소설리스트

第二章 (159/254)

일 차 격돌의 패배.

중앙 본대는 덮쳐 오는 일만의 마교도를 버텨 내지 못하고 청해호에서 퇴군한다.

다행히도 퇴로를 미리 준비해 둔 덕분에 썰물 빠지듯이 물러났다.

그사이 좌군과 우군은 퇴군을 도우며, 옆에서 마교도와 격전에 들어섰다.

“화산파다!”

마교도 중 누군가가 한곳을 가리 켰다.

이천에 달하는 좌군 병력.

무림맹 예하로 여러 깃발이 올라왔는데, 그중 앞장선 건 화산파였다.

매화검장 위지결을 선두로 화산파의 검수들이 살기등등한 모습으로 달려들고 있었다.

“마교도를 살려 두지 마라.”

위지결이 검극으로 마교도를 가리켰다.

“화산의 검을 보여 줘라!”

“예!”

화산파의 제자들이 동시에 뛰쳐나가는 건 장관이었다.

그 뒤로 공동파, 청성파, 개방도가 따랐다.

전력의 분배는 화산파가 천삼백, 공동파 삼백, 청성파 삼백, 개방도 백을 더해 이천이었다.

화산파가 마교도에게 갖게 된 원한이 얼마나 깊은지 알 수 있는 숫자였다.

“캬하핫! 이것 참, 무더기로 나왔구나!”

개미 떼처럼 우글거리는 무리 중, 피부가 시체처럼 핏기가 없고 희끗하게 질린 머리카락을 뒤로 휘날리는 장신의 무인이 보였다.

얼굴은 사람의 뼈로 된 가면을 쓰고 있어서 눈 정도만 보였다.

북사호법(北死護法)! 엄구유!”

인상착의를 보자 별호와 이름이 바로 나왔다.

마교의 사대호법 이면서 악명 높은 대마두다.

위지결은 엄구유를 보자마자 검을 쥐고 몸을 날렸다.

소맷자락이 부풀어 오르면서 검압이 쁨어졌다.

쐐애애액!

앞으로 쭉 뻗어 가며 그어지는 직선.

엄구유는 피하지 않고 가만히 있다가, 검이 코앞에 오자 잡았다.

위지결의 검이 엄구유의 손바닥을 간단하게 꿰뚫고, 손목에서부터 시작되어 팔을 둘로 갈랐다.

그대로 팔을 날려 버릴 속셈이었지만, 무슨 일인지 검이 기세를 낮추다가 도중에 멈춰 버렸다.

“으하하! 제 발로 걸어 들어왔구나!”

엄구유의 입가에 광기 어린 웃음이 맺혔다.

북사호법의 마공은 불마공(不魔功)이라는 것이었는데, 뇌가 파괴되지 않으면 죽지 않는 무공이었다.

설사 심장이 파괴되어도 순식간에 복구시키는 재생력을 지녔는데, 검이 들어오면 피와 살을 융화시켜서 지금처럼 꼼짝도 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능력만 보자면 신공에 견줄 정도이나, 마성이 심하고 식인을 주기적으로 해야 하는 부작용이 있다.

그리고 마공이 대부분 그렇듯, 경지의 벽을 넘는 데도 한계가 심하다.

그래도 재능이 따라 줘서 극마까지는 어찌어찌 오를 수 있었다.

“자아, 그 잘나신 영웅 곁으로 보내 주마!”

엄구유가 융화된 검을 잡은 채로, 다른 팔을 뒤로 크게 젖혔다가 앞으로 쭉 뻗었다.

굳센 주먹이 위지결의 흉부를 노리고 날아갔다.

서걱!

“어?”

엄구유의 입에서 얼빠진 목소리가 나왔다.

그 눈에 비치는 건 손목 채로 잘린 주먹이었다.

해골로 된 가면의 눈 부위.

눈동자가 좌우로 움직이면서 상황을 파악한다.

“계집……?”

위지결의 뒤, 이제 갓 약관이 된 여인이 보였다.

그것도 눈이 돌아갈 정도의 미녀다.

손목이 잘린 순간에도 음욕을 보이는 게 마교도 다웠다.

미녀, 낙소월이 손목을 틀었다.

검이 빙글 돌아가며 제자리를 잡고, 수평으로 벤다.

느리게 흘러가는 시간 속.

검이 대기를 깨끗하게 양단하면서 엄구유의 눈과 귀 사이의 움푹 들어간 곳을 살며시 파고들었다.

푸욱.

낙소월의 표정은 얼음장처럼 차가웠다.

“검에 흔들림이 없고, 속도와 날카로움에도 군더더기가 없구나. 아직 어린데도 훌륭한 실력이로다.”

엄구유가 머리에 힘을 주며 검을 밀어냈다.

검은 살을 파고들고 들어갔지만, 두개골 앞에서 멈췄다.

고속으로 재생된 살덩어리에 잡혀 버렸다.

위지결이 아쉬운 듯 눈썹을 구부렸다.

엄구유의 약점인 뇌를 파괴할 수 있는 기회인데 놓쳤다.

하기야, 아무리 낙소월이 매화검수 중에서도 독보적인 재능을 보인다고 해도 아직 약관에 불과하다.

“흐!”

엄구유가 뒤로 멀찍이 떨어졌다.

살에 박혀 있던 검 두 자루가 슥빠졌다.

위지결과 낙소월은 검을 추스르며 자세를 바로잡았다.

“제법 하는…… 응?”

엄구유가 팔을 늘어뜨리며 머리를 옆으로 기울였다가, 무릎을 탁 치며 탄성을 내질렀다.

“이십사! 매화검수로구나!”

위지결과 낙소월의 뒤로 유난히 기도가 매서운 검수들이 나타났다.

낙소월까지 합해 정확히 이십사 명이었다.

“여봐라!”

엄구유가 멀쩡한 팔을 뒤로 넘기자, 근처의 마교도가 쪼르르 다가왔다.

수하로 보이는 마교도는 무슨 일이냐고 물어보려다가, 입으로 외마디 비명을 냈다.

북사호법은 시선도 돌리지 않은 채로 마교도의 손목을 붙잡고 잡아 뜯었다.

‘우지끈’ 하고 살이 뜯겨지며 손목뼈가 고스란히 드러낸 채 분리됐다.

수하의 손을 잡아 뜯은 엄구유는 자신의 절단된 손목 부위에 아무렇게나 대충 붙이고는 크게 웃었다.

“화산의 검수들이 복수귀가 됐구나!

오냐! 그 증오가 몹시 마음에든다! 상대해 주지!”

좌군 이천, 우군 역시 이천.

우군은 일천의 소림사를 필두로 모용세가 삼백, 아미파 삼백, 종남파 삼백, 개방 백여 명이 참전했다.

우군 역시 좌군 못지 않게 그 기세가 굉장했다.

특히나 소림의 무승의 위용이 대단하였다.

“크아악!”

“이 땡중 새끼들아!”

마교도의 신경질적인 목소리.

무승들이 주먹과 봉을 휘두를 때마다 마교도는 추풍낙엽처럼 쓰러진다.

“허, 소림사가 날아다니는구나.”

“소림이 예전보다 못하다고 했는데, 헛소문이었군.”

“과연 북두의 소림 인가.”

우군의 정파인들이 그걸 보고 감탄을 금치 못했다.

“……”

종남의 은하노사는 그 사이에 섞여 가만히 있었다.

장기인 은하적성지로 우글거리는 마교도의 머리나 심장에 구멍을 뚫었지만, 심려 깊은 표정이었다.

‘마치…… 아수라를 보는 것 같구나.’

소림은 무승이다. 거친 거야 당연하다.

그러나 지금의 모습은 무언가가 달랐다.

단순히 거친 것만이 아니라 마치, 분노와 힘에 사로잡힌 것 같았다.

‘신승께서 돌아가신 이후로 무언가가 이상하오.’

선승, 혜만은 생전에 용서와 자비를 강조했다.

절대적인 무공을 소유했음에도 대단히 여기지 않았으며, 또한 되도록 평화적인 방법을 중요시했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무승들이 활활 타오르고 있다.

무엇에 불타는지 모른다.

그들을 이끄는 현 소림사의 방장에는 전 방장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소림의 힘을 보여 줘라!”

홍고가 사자후를 터뜨렸다.

그러나 일반적인 사자후와는 달랐다.

잡념을 지워 내는 청명해야 할 소리가, 정말 사자처럼 짐승의 것을 닮아 있었다.

“후웁!”

홍고가 발을 힘껏 내디디며 정권을 질렀다.

“으아악!”

“악!”

모래 바닥을 발로 쳐낸 것처럼, 마교도가 신권에 맞아 나가 떨어지는 게 보였다.

“소림을 우습게 본 것이 어떤 의미인지 보여 주겠다.”

홍고가 염주 알을 꽉 쥔다.

손등에 도드라진 힘줄이 유난히 잘 보였다.

‘그래……’

피 한 방울 흘리지 않을 것 같은 그 얼굴에 웃음이 맺혔다.

그러나 부처의 자비를 연상시키는 웃음은 아니다.

승려치곤 너무나도 차가웠다.

‘이것이 소림입니다, 사부님.’

북두소림, 천년소림.

주변의 시선이 달라진다.

역시나소림이라는 눈빛이었다.

불법이 아닌 무공이 소림사를 증명했다.

신승의 죽음 이후 애도의 물결이 퍼졌고, 소림은 분노했다.

그리고 얕잡아 보는 소문도 사라졌다.

‘소림의 분노가 얼마나 무서운지 알게 된 거다.’

온건적이던 혜자 배분도 이번 만큼은 참지 않았다.

누구 할 것 없이 복수를 부르짖었다.

전 방장의 죽음은 소림을 규합시켰고, 그 힘을 폭발시켰다.

‘이것이……’

홍고가 꽉 쥔 주먹을 내려다보았다.

가증스러운 마교도의 피로 범벅이 되어 있었다.

‘제가 원하는 소림입니다.’

곤륜파 제자 천여 명, 사천당가와 제갈세가에서 각각 삼백, 개방에서 사백 그 외 무림맹 소속 천.

중앙 본대의 구성원이었다.

좌군과 우군은 그래도 측면에서부터 치고 빠지는 방식으로 피해를 최소화했지만, 본대는 아니었다.

맨 처음 일만여 명의 마교도에게 급습을 당해서 그런지 피해가 컸다.

오백 명의 무인이 단번에 당했다.

그래도 불행 중 다행이건 무림맹의 지휘부가 당황하지 않고 적절한 판단하에 대응했던 점이었다.

“흩어지지 않도록 주의하세요. 또한 전력의 차이가 심하니 기문동진 및 진법을 유지하셔야 해요.

마음은이해하지만, 사형제가 눈앞에서 살해당하셔도 이성을 잃지 않도록 조심하세요.”

제갈수란은 모략도 모략이지만, 그 무기는 냉철함에 있다.

시시각각 변하는 전장의 상황을 빠르게 판단하고, 호위 무공을 포기한 대신 지휘를 위해 성량을 높이는 데 투자했다.

그 덕에 지휘 체계가 좀 더 빨랐다.

또한 아직 이십 대에 불과한 여인이 무림맹 본대를 수족처럼 움직이는 데는 가문과 명성의 힘이 컸다.

제갈세가라는 지략의 명가. 이 명성은 신뢰를 주었다.

가끔씩 이 이름이 악영향을 끼쳐 무능력한 사람의 명령을 따라 괴멸할 때도 있지만, 지금은 아니다.

무엇보다 모사미봉이라는 정파의 후기지수가 정말 큰 도움이 됐다.

‘그래도 모사미봉이 아닌가.’

‘비록 어리지만 그 두뇌는 대단하지.’

‘하물며 부군사의 여동생이 아닌가.’

‘군사의 손녀이기도 하지.’

기득권 계층이 능력과 인성을 얻는다면 그만큼 든든한 건 없다.

다만 반대로 그게 없다면 재앙이다.

“곤륜의 제자들은 숙적의 목숨을 끊어라!”

“지긋지긋한 곤륜의 말코들!”

곤륜파와 마교도의 격전은 처절했다.

서로 오랫동안 싸워 온 만큼 원한도 깊었다.

또한 그만큼 서로에 대해 잘 알고 있기도 했다.

특히 곤륜파는 마교와 붙으면 대체적으로 우위를 점했는데, 이는 오랫동안 싸워 오면서 얻은 경험에서 나오는 것도 있지만 마교의 저돌적인 성격 때문이었다.

마공의 부작용이란 생각 이상으로 맛이 갔다.

싸우는 도중에 시간(兒孫)을 하는 일도 있고, 앞뒤를 안가리고 근처의 아군까지 죽여 버리는 일도 흔하다.

마도가 괜히 마도가 아니다.

이런 상황인데도 스스로 붕괴하지 않는게 신기할 따름이다.

빛이 사라지고 어둠이 왔다.

노을이 지자 중원은 금세 어두워졌다.

정마대전의 최전선은 이제 막 소강상태에 들어섰다.

“천기여. 기세가 좋거늘 어째서 멈추는가?”

천마가 전황을 살피며 아쉬워했다.

“그걸 말이라고 묻느냐. 교주인 네놈이 잘 알고 있지 않느냐. 저 짐승놈들 탓이다.”

천기가 눈살을 찌푸리며 턱짓으로 가리켰다.

격전은 멈췄지만, 마교도는 아직 격분 상태다.

부대 중간중간에서는 마성에 취해 날뛰는 교도를 진정시키려는 모습이 자주 보였다.

“지휘관의 입장에서 너희 마교도는 최악이다.

전쟁이라는 지옥에 있다보면 맛이 가버리기는 하지만, 너희 같이 지랄 맞지는 않다.”

마교도의 마성이란, 알기 쉽게 말하자면 사람의 포악성이나 성욕, 식욕 등을 극대화시킨다.

문제는 이것이 전투 도중 활성화되고 지속될 경우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커지는 것이었다.

“사람에게는 교감 신경의 말단에서 분비되는 부신(副督)이라는 것이 있는데, 위기 상황에 처하면 이 성분을 분비해 신체 능력을 향상시킨다.

이것이 소위 ‘마공’이라 불리는 것의 정체지.”

“호오. 마공을 수련한 것도 아닌데 용케 그 원리를 알아냈구나.”

“신체 능력을 향상시키는 대신, 몸 여러 곳에 문제가 생기지. 기본적으로 내공이 소모되고, 혈압이 오르면서 끝내 뇌에 영향이 가게 되어 맛이 가버린다.

문제는 멈추지 않으면 시간이 갈수록 머리에 문제가 늘어나니, 일반적인 무인과 달리 정기적인 휴식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통제가 불가능해지지.”

천기는 마교도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들은 너무나도 비효율적이었다.

극마나 탈마에 오르면 통제 불능현상까진 오지 않는다.

얼마든지 제어할 수 있다.

문제는 이러한 경지에 오르는 데 천부적인 재능을 비롯해 정신력 등의 여러 조건이 요구되는 점이었다.

강한 힘 대신 마성의 유혹이 워낙 심하다 보니, 경지의 벽을 넘기는 것이 죽을 만큼 어려웠다.

“손자병법 3장 모공(謀攻)편에서 지피지기(知彼知己) 백전불태(百戰不始) 부지피이지기(不知彼而知己)일승일부(一勝一負) 부지피부지기(不知彼不知己) 매전필태(每戰必始)라는 구절이 있다.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번 싸워도 위태로움이 없으며, 적을 알지 못하고 나를 알면 한번 이기고 한 번 지며, 적을 모르고 나를 모르면 싸움마다 반드시 위태롭다.”

천기는 숨을 내쉬더니 다음 말을 이었다.

“적을 알아야 하는 건 당연하며, 나 역시 잘 알아야 하지 않겠나. 설사 마공과 연이 없다고 해도, 전략을 펼치려면 군사에 대해 전부 알고 있어야 한다.”

“정말로 탐나는 인재로다. 아쉽구나, 아쉬워.”

천마는 진심으로 아쉬운 눈길로 천기를 바라봤다.

“그러나 천기여. 네 생각과 달리 사람에게 절대적이란 것은 없도다. 그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니, 네 뜻대로 인형처럼 척척 움직이지는 않을 것이다.”

“나도 알고 있다.

몇 번이나 말하지만 그렇기에 너희 마교도는 최악이다.

짐승도 습성이라는 것이 있어 유추할 수 있기 마련인데 너희에게는 그런 것이 없다.”

“하하하. 그래, 그렇지.

천기께서 그리 칭찬하니 몸 둘 바를 모르겠군.”

“원래대로라면 마교라는 말을 직접 움직이지 않고 마움껏 날뛰도록 하려 했거늘……”

천기는 천마의 앞인데도 거리낌 없이 말했다.

천마는 무릎을 치며 그저 웃을 뿐이었다.

“천기님.”

뒤에서부터 기척이 느껴졌다.

“어디냐.”

천기가 눈도 돌리지 않고 답했다.

“천선성의 사병입니다.”

“말해라.”

“옥형성에서 패신군의 암살에 실패했다는 연락입니다.”

“……”

천기의 표정에는 별로 변화가 없었다.

내색하지 않으려는 게 아니라, 대충 예상해서 그랬다.

‘생각보다 범상치 않은 놈이렸다.’

패신군이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강남에서 강북을 향해 쉬지 않고 달리고 있다.

그래서 나름대로 내공의 소모를 계산해 배치했는데 보기 좋게 실패해 버렸다.

하지만 대충은 그리될 줄 알았다.

기본적으로 절대고수라 불리는 이들은 사람의 한계를 넘어선 괴물이니까.

완벽히 계산할 수는 없었다.

‘도대체 뭐하는 놈이냐?’

천기가 바람에 펄럭이는 빈 소매를 쥐면서 눈살을 찌푸렸다.

처음에는 추종자를 모아 독자 세력을 구성하고, 사도천주의 자리를 꿰차려는 줄 알았다.

그런 거라면 암천회 입장에서는 대환영이었다.

안 그래도 사문반란 이후로 사도천 내부를 살피기가 어려워졌다.

그래서 새로이 첩자를 심을 계획을 세우고 있었는데, 마침 신진 세력이 등장하게 됐다.

그래서 추종자들에 섞어 보내려고 사전에 손을 썼다.

일부러 패신군의 위치도 알려 줬다.

문제는 기대와는 정반대의 일이 벌어진 것.

패신군이 추종자들을 모아 사도천주에게 내주는 짓을 했다.

덕분에 사도천에 다수의 첩자가 들어갔으니 의도의 반은 성공했지만, 나머지 반이 대실패라 미묘했다.

‘그 정도 자리에 오른다면 욕심을 갖기 마련이다.

그건 상천칠좌라는 절대고수도 마찬가지다.’

음신 역시 그랬다.

그의 숨겨진 욕망과 불만을 찾아내고, 파고들어 암천회로 끌어들였다.

그러나 패신군에게는 없었다.

무슨생각인지도 알 수가 없었다.

무지(無知)라는 건 짜증을 치솟게 했다.

‘무엇보다 지금 향하고 있는 곳은……’

정마대전의 불안한 요소는 모사미봉도, 무당파의 상천칠좌도, 무림맹주도, 소림방장도 아닌, 전혀 다른세력의 절대고수.

사파의 패신군이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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