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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산전생-22화 (22/254)

24화

第十三章영웅배로(英雄背唯)

홋날 천재 남매라 불리게 될 두

사람의 예상은 정확하게 들어맞았

댜 그 불안감은 현실이 됐댜

옹건의 무사들은 광견삼두의 출전

으로 빠져나가 있는 상태다.

남아 있는 건 부상자와 아녀자. 그

리고 비록 실력과 숫자는 적으나 그

들을 지키는 하수들 몇몇이 있었다.

"저, 저게 뭐야!"

망루 위에 서 있던 무사가 경악했

댜 그러자 반대편에 서 있던 무사

가 뭔 일 있나 하고 시선을 옮겼다.

"악 ! 사도천이다!"

내력을 시각에 집중해야 겨우 볼

수 있는 거리에서 사도천 무리가 다

가오는 게 보였다.

적게는 백 명 많게는 백오십 명

정도였다.

무사들은 그들을 보고 광견삼두의

출전이 양동이라는 걸 깨닫게 됐다.

그러냐 늦어도 너무 늦었다.

"어, 어떻게 하지?"

지휘권을 가지고 있을 만한 사람은

전부 출전했다.

이 중에서 제일 강해 봤자 이류

무사, 그것도 이제 막 오른 사람일

뿐이댜 부상자들 중에선 높은 무위

의 무사도 있었지만, 의식도 제대로

찾지 못했다.

“도, 도망쳐야 해 . ”

경상자들까지 포함해서, 그럭저럭

움직일 수 있는 무사들을 합쳐 봤자

삼십여 명 정도다.

그것도 제일 강한 사람이 이류 무

사댜 이 전력 가지곤 절대 저 백

명에게 이길 수 없었다.

"부상자들이랑 아녀자들은 어쩌

고?"

누군가가 물었다. 그 말에 분위기

가 무거워졌다.

“그, 그건…….”

놔두고 가자, 라는 말은 차마 할

수가 없었다.

그 말을 하는 순간 가슴속에 무언

가가 무너질 것 같았다. 그러나 현

실적으로 그럴 수밖에 없다.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하고 였을

때 안쪽에서 이제 막 성년이 되었

을 법한 소년이 걸어 나왔다.

"허미, 설마 양동일 줄은 몰랐네.”

소년, 주서천이 땅을 박차고 높이

도약해 망루 위 에 올랐다. 무사들이

깜짝 놀라 옆으로 비켜섰다.

“흠, 대충 세어 보면 백 정도. 고

수가 었을 수도 었겠지만, 사백께서

전장에 계시니 그럴 리가 없겠지.”

주서천이 팔짱을 끼고 고심에 잠겼

그런 주서천을 보고 망루 밑에 있

던 무사들이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그렇지 ! 화산파의 제자가 있었잖

아! 그것도 연화각원이라고! 우린

살았어!“

“멍청아, 저 꼬맹이는 저렇게 보여

도 열두 살밖에 되지 않았다고!"

”엥?"

처음에 두 팔을 뻗어 기뻐하던 무

사는 열두 살이라는 말을 듣더니 이

내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주서천이 워낙 또래 아이들보다 큰

것도 있지만, 풍기는 분위기 또한

성숙했기 때문이었다.

"호흐혹! 너 대체 얼마나 소식이

느린 거야? 저 꼬맹이는 내화외빈이

라고. 내공만 무식하게 많을 뿐인,

그 외의 것은 전부 비어 있는 무능

한 놈이란 말이다!"

다른 삼류 무사가 머리를 쥐어뜯으

면서 절망했다.

“우린 이제 다 죽었어 !"

"항복하면 목숨은 살려 줄까?"

“아까 보니까 제갈세가의 천재들도

왔다며? 그런데 왜 양동을 생각하지

못한 건데!"

무사들이 끼리끼리 모여서 절규했

댜 극단적 인 상황에 빠지니 듣기

민망한 저급한 욕설도 나왔다.

주서천은 망루에서 혼돈과 절망으

로 가득 찬 무사들을 내려다보면서

피식, 하고 웃었다.

전란의 시대 때, 이렇게 양동에 걸

렸을 경우 거점을 포기하고 도망치

는 일은 수도 없이 많았다.

도주하는 데 방해된다며 부상자와

아녀자들을 내버려 두고 도망친 경

우도 있을 정도였다.

그에 비해 이곳의 삼류 무사들은

욕하고 운명을 저주할지언정 도망치

지는 않았다.

“무공이 삼류라고 그 마음까지 삼

류라는 건, 역시 편견이란 말이지 .

저렇게 훌륭한데 말이야. 하, 그나저

나 운도 지지리도 없지.”

주서천은 웃음을 거두고 눈썹을 험

악하게 구부렸다. 무사들의 행동에

찬사를 보내며 훈훈한 미소를

으나, 상황은 그렇게 여유롭지

‘부상자를 제외하고 전력에

지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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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있는 건 이류 무사 한 명, 삼류

무사 이십 명. 적다.'

적이 어떠한 전력인지 알 수 없지

만 이 정도 전력, 그것도 사기가 최

하인 상태에서는 싸우기가 힘들었

‘그 천재들이라면 아마 양동이라는

걸 눈치챌지도 몰라. 분명 지원 병

력을 보내겠지. 그러면, 그 전까지만

버티면 된다.'

주서천이 망루에서 내려와 주변을

둘러봤댜 다들 오늘 죽을 것이라면

서 절망하고 있었다.

도…·아마 원래의 역사대로라면 이

곳은 양동에 걸려 전멸했거나, 인질

로 잡혔을 거다.'

원래 주서천이라는 인간은 여기에

없었댜 연화각원이 아니 었으니 당

연했댜

제갈승계도 마찬가지다. 원래라면

여기에 었어서는 안 됐다.

출전할 당시만 해도 제갈삭은 제갈

승계에게 전장을 보여 주기만 하려

했댜 하지만 제갈상이 나서면서

‘숙부님 . 상황이 좋지 않으니 두고

가는 게 좋을 듯합니다. 주 소협도

있지 않습니까?' 라며 말렸다.

비록 내공만 무식하게 많지만, 제

갈상이 보기에 주서천은 제갈승계보

다는 정상이었다.

나이 또래에 비해 충분히 개념이

똑바로 박힌 것 같아 믿고 맡길 수

있었댜

‘보아하니 아까 소란을 듣고 숨은

것 같은데 , 차라리 잘됐어. 어차피

싸우라고 할 생각 없으니까.'

제갈승계는 무공을 못 한다. 내공

심법을 익히긴 했지만 그것도 고작

이성이다. 그걸로 어떻게 싸우라고

하겠는가.

일반인과 싸워도 이길 수 있을지가

의문. 어차피 방해밖에 되지 않으니

차라리 발광하지 않고 얌전히 숨어

있는 편이 좋았다.

“자, 그럼 한번 시작해 볼까나.”

스르릉.

주서천이 검을 빼 들었다.

옹안 지부의 대문이 요란한 소리를

내며 박살 났다.

그다지 크지도 않은 문으로 사도천

의 무사들이 꾸역꾸역 들어오려 하

고 있다.

"까아악!”

부상자들을 치료하던 의녀(醫女)들

이 비명을 질렀다. 피를 보고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던 그녀들의 얼굴

이 새파랗게 질렸다.

"크하하하! 이리 오거라!"

제일 앞에 서 있던 사도천의 무사

가 소리쳤다. 산적처럼 아무렇게나

자란 수염이 특징이었다.

“나는 귀주의 우는 아이도 뚝 그치

게 한다는 막원갑…… 으웅? 뭐냐,

이 꼬맹이는?"

막원갑이 어리둥절한 얼굴로 정면

을 주시했다.

장원 안, 이제 막 성년이 된 듯한

주서천이 서서 검을 늘어뜨린 재 침

입자들을 쳐다보고 있었다.

“어차피 죽을 놈에게 댈 이름은 없

댜"

주서천이 검을 세워서 자세를 잡았

”뭐라고? 크하하하!"

막원갑이 주서천의 말에 웃음을 터

뜨렸댜 황당함 반, 비웃음 반이었

“꼬맹아, 설마하니 혼자서 우리를

상대할 생각이냐?"

“아니 . 혼자는 아니 다. ”

주서천이 왼손을 들었다. 그러자

이십 명의 삼류 무사들이 나와 부서

진 대문 근처를 둘러쌌다.

‘이런 . ’

막원갑이 아차 했다. 아직 대문을

넘지도 못하고 뒤에서 따라오는 무

사들이 많았다.

옹안 지부에 싸울 사람이 남아 있

지 않다는 걸 알고 었어서 다들 여

유를 부렸다.

대문 근처에서 빠져나온 자들이 겨

우 십오 명. 다들 쓸데없이 덩치만

커서 공간도 별로 없었다.

"수비세 . ”

주서천의 명령에 삼류 무사들이 자

세를 바꿨다. 다들 긴장과 불안으로

가득한 표정이었다.

“대문을 이용할 생각은 칭찬할 만

하다만, 그렇다고 우리를 막을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마라.”

막원갑은 정말 찰나라 말할 정도의

순간 불안한 표정을 지었다가, 이내

금방 자신감 가득한 미소를 지었다.

옹안 지부에 고수가 있는 것도 아

닌데 겁먹을 필요가 없었다.

"꼬맹이, 네놈이 너무 당당하다 보

니 조금 당황했다. 우리를 우습게

본 죄, 이 칼로 똑똑히 묻도록 하

마!“

막원갑이 칼끝으로 주서 천을 가리

켰댜

”쳐라!"

”와아아아아!"

사도천의 무사들이 함성을 내질렀

댜 문예 몰려 있던 무사들이 칼을

위협적으로 휘둘렀다.

옹안 지부의 무사들은 주춤거렸지

만, 이내 물러설 곳이 없다는 걸 깨

닫고 필사적으로 검을 부딪쳤다.

“꼬맹이, 뭘 믿고 그렇게 나서는지

궁금하구나!“

사도천 무사들 중에서 제일 덩치가

산만 한 자가 포위를 뚫으면서 멧돼

지처럼 돌격했다.

멧돼지의 송곳니는 없었으나, 그

대신에 흉악한 칼이 손에 쥐어져 있

었댜

"죽어라!"

칼이 날아온다. 상단에서 하단으로.

깨끗할 정도로 일직선을 그려 내는

도법이었다.

대단한 휘두름은 아니었다.

고작 삼류의 수준에 불과했다.

" ••••••• "

눈이 감긴댜 세상이 느릿하게 홀

러갔다. 주변의 소리가 고막을 지나

뇌를 울렸다.

와아아아아!

찰나라고 부르기 힘들 정도의 순

간. 그 짧은 순간에 과거의 기억이

범람하여 주변에 영향을 줬다.

전란의 시 대 싸움밖에 모르던 시

시체가 산을 이루고, 피가 강을 형

성했댜

정신을 차리면 그곳에 서 있었다.

도복은 누군가의 피인지도 모를 정

도로 새빨갛게 변색되어 있었다.

손에는 검을 쥐고 있었고, 다리는

떨렸댜 정면에는 누군가의 등이 보

였댜 영웅의 둥이었댜

‘항상 등을 보았댜'

누군가의, 듬직한 등을 보았다.

남자도 여자도인지도 모를 등이다.

노인인지도 아이인지도 성년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한 가지 알 수 있었던 건

그 등이 그 누구보다 태산처럼 거대

하게 느껴졌다는 점이었다.

“이제는."

주서천이 검에 힘을 주었다.

“하하, 겁을 먹고 오줌 지렸구냐!"

덩치 큰 무사가 가만히 있는 주서

천을 보고 웃었다.

“내 가 ....... "

하단전에서부터 내공을 끌어 올렸

매화에서 얻은 내공이 폭발적인 힘

올발휘한댜

배꼽 아레 하복부 쪽에서 시작된

내기는 튼튼하게 다져진 기맥을 타

고 몸을 돌아 손과 연결된 검으로

향했댜 왠지 모르게 매화 향이 은

은하게 퍼지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등이다.”

서-걱!

“어?"

검이 바람 소리를 내면서 선을 그

렸댜 한 일(一) 자를 세로로 세운,

흔들림 하나 없는 선이었다.

그 선은 새하얗게 빛났으나, 이옥

고 붉은빛으로 타오르며 혈선(血線)

으로 변했다.

덩치 큰 무사의 칼이 공중에서 멈

춰 섰다.

눈은 동그랗게 떠졌다. 자신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모르겠다는

표정이었다.

정수리 부분이 쩍, 하고 갈라졌다.

그리고 정수리를 시작으로 가랑이까

지 혈선이 새겨졌다.

뚜욱.

가랑이 아래로 물방울이 떨어졌다.

새빨간 피였다.

보기 흉한 가슴 위로 피가 흘러나

왔댜

"말도 안…… . ”

그 말은 이어지지 못했다.

쩌억!

덩치 큰 그 몸뚱이가 더 이상 버

티지 못했다.

그 몸은 장작처럼 둘로 갈라져 버

리며 쓰러졌다.

" ....... "

순간 정적이 전장을 가득 메웠다.

사도천 무사들을 포위하면서 필사

적으로 막고 있던 옹안 지부의 무사

도, 그 적들도 상황을 이해하지 못

했댜

"매화가 길가에 있다(梅花路傍).”

주서천이 여전히 미동하지 않는,

수비식을 취한 채 읊조렸다.

"매화와 나비처럼 춤춘다(梅花蝶

舞)."

파앗!

주서천의 몸이 사라졌다. 정말로

사라진 건 아니 다. 삼류들의 눈에는

보이 지 않는 속도로 움직 였다.

주서천은 정면의 사도천 무사들에

게 파고들어 유려한 몸놀림으로 빙

글돌았댜

"매화가 염기를 뱉어 낸다(梅花吐

聽).”

주서천이 검을 휘둘렀다. 그의 검

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기운들이 일

렁이면서 주변을 슥 훑었다.

주변에 둔 사도천의 무사는 셋.

"매화가 피어나 날카롭게 이끈다

(梅開利導) . "

그리고 그 기운이 안에서 만개하면

서 매서운 기운들을 토해 냈다. 어

떠한 무언가가 그들을 푸욱 찔렀다.

“캬아아악!”

사도천 무사 셋이 비명을 지르면서

뒤로 쓰러졌다.

자세히 보면 가슴 등의 사혈에 구

멍이 났댜

"뭐, 뭐냐.”

막원갑의 목소리가 떨렸다. 여기에

있는 그 누구도 상승의 검법이 어떠

한 것인지 눈치채지 못했다.

”뭐냐고!"

막원갑이 눈을 부릅뜨면서 소리쳤

주서천이 검을 털어 묻은 피를 닦

았댜

옹안 지부의 무사들이 주서천을 멍

하니 바라보았다.

작지만, 또 커다란 등이었다.

“지나가던…….”

주서천이 입꼬리를 비틀어 올렸다.

"화산의 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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