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화산전생-9화 (9/254)

9화

시간이 흘렀다. 한 달 정도의 시간

이었댜

동매는 아직 지지 않았다.

바깥은 아직 눈부실 정도로 새하얀

눈으로 가득하고, 찬바람이 분다. 사

대제자들은 빗질하기에 바빴다.

"후우 .. … .. "

주서천은 감았던 두 눈을 슬며시

떴댜

‘드디 어 전부 내 것으로 만들었다.’

한 달 전, 주서천은 수령신과를 복

용했댜

다만 영약의 기운이 생각보다 상당

했댜 아이의 몸 지금의 경지로는

한 번에 흡수할 수 없었다.

그래서 한 달이란 시간을 투자해서

몸에 별 탈이 없도록 천천히 흡수했

댜 그 내공이 반 갑자댜

반 갑자, 즉 삼십 년!

무려 삼십 년 내공을 고작 한 달

만에 쌓다니!

원래의 내공 이 년 반, 그간 한 달

동안 매화생공을 운용한 반년까지

합하면 무려 삼십삼 년이었다.

“아쉽군.”

주서천이 입맛을 다셨다.

수령신과가 품은 기운은 상당했다.

어쩌면 반 갑자가 아니라 일 갑자의

내공을 쌓았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정말 안타깝게도 몸이 따라

주지 못했다.

그릇에 물을 계속 따르면 넘치기

마련.

단전도 마찬가지였다.

수령신과의 기운 모두를 흡수하기

에는 크기가 작았고, 그렇기에 육십

년 내공 전부를 자기 것으로 만들

수 없었다.

‘그래도 버린 건 아니니까 이걸로

참도록 하자.’

그 대신 나머지 반은 혈맥(血脈)

기맥(氣脈)에 투자했다. 통로를 넓

히고 무너지지 않게 튼튼히 다졌다.

다만 고통이 좀 동반됐다. 원래라

면 순서에 맞게 조금씩 확장해야 했

는데, 단번에 확 넓혀서 그렇다.

내공, 특히 회복이나 재생 에 뛰어

난 수목기로 쓴 덕에 내상을 입지는

않았댜 아팠을 뿐이었댜

“후, 드디어 매화기공을 대성했다.”

그간 십성에서 정체됐던 건 내공이

부족해서였다.

부족했던 것이 채워지자 경지도 자

연히 올랐다.

"드디어 영약에 실린 기운을 자기

것으로 만들었구나. 하루하루가 고

난이었을 텐데, 정말 장하다.”

호법을 서고 였던 유정목이 칭찬해

줬댜

근 한 달 동안, 스승의 건강을 신

경 썼다.

영약 복용 이후 다행히 더 이상

기침을 하거나 아파하는 모습을 보

이지 않았다.

그래도 아직 한 달밖에 되지 않았

기에 의심을 완전히 거둘 수는 없었

댜 아직 지켜보는 중이었댜

"음, 삼십삼 년이라…….”

유정목은 제자를 진맥하곤 감탄사

를흘렸댜

“영약이 대단하긴 대단해.”

아홉 살의 나이에 이 정도 내공을

갖는 건 결코 정상적이지 않다. 화

산파처 럼 대문파도 마찬가지다.

명문세가의 경우, 대를 이올 사람

이 한 명밖에 없다면 나이에 상관없

이 영약을 퍼줄 수는 있다.

그러나 이러한 특수한 경우를 제외

하면 영약을 함부로 내줄 수는 없

그렇다 보니 내준다 해도 무공에

대한 재능이나, 또 성년이 된 이후

성격을 꼼꼼히 살핀다.

그만큼 얻기 힘든 것이니, 어릴 때

내공이 이렇게나 넘치는 경우는 보

기 드물었다.

"좋아, 이 정도면 슬슬 증진 체조

를 시작해도 괜찮겠구나. 오늘부터

는 이 사부와 함께하도록 하자.”

"증진 체조……?"

낯선 단어에 주서천은 머리를 갸웃

거렸댜

기억을 못 하는 건인지, 아니면 처

음 듣는 건지는 모르겠으냐 회귀 이

전의 기 억 속에는 없었다.

이에 유정목이 부드럽게 웃으면서

설명해 줬다.

“이 병약한 체질을 어떻게 해 보려

고 고안해 낸 체조법이다. 이름은

그냥 내가 아무렇게나 지은 것이고,

육체 수련법의 일종이라고 생각하면

된단댜"

과거, 유정목은 남들보다 건강하지

못한 몸을 어떻게든 고치기 위해 갖

은 노력을 했다. 그 노력은 매화검

수에서 떨어진 이후로도 계속됐다.

그러다 보니 정말 다양한 방법이

추구됐고, 그중 하나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건강 증진 체조였다.

‘한데, 전생에서는 그런 가르침은

받지 않았는데……?'

주서천의 의문은 곧 유정목에 의해

서 풀렸다.

“지금 네 몸에는 무려 삼십삼 년이

라는 내공이 잠들어 있다. 대단한

양이지 . ”

참고로 유정목은 매화생공에 대해

서 모른다.

일 년을 제외한 삼십이 년 내공

전부 영약을 복용함으로 얻은 것으

로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것 이 무조건 좋은 것이

라고는 볼 수 없단다.”

헹? 그게 무슨 소리지?'

주서천은 유정목의 지적에 어리둥

절했댜

이래 돼도 영약의 기운을 제대로

흡수하고 또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서 상당히 많은 노력을 했다.

전생의 기억 전부를 운용했는데,

그게 좋지 않다고 지적하니 솔직히

고개를 갸웃거리게 됐다.

하늘 같은 스승에게는 무척 죄송스

러운 생각이긴 하지만, 무공에 대한

건 주서천이 한참 위다.

“무림에는 건기건체(健氣健體)라는

격언이 있다.”

건강한 기는 건강한 육체에 것든

곧 내공과 육체의 조화(造化)를 뜻

한댜

“균형이란 건 중요한 법. 사람의

몸이란 건 생각보다 세심해서 그 균

형이 조금이라도 깨지면 망가지기

마련이지. 지금 너의 몸도 그렇단

다.”

‘아하!’

주서천이 그제야 머리를 끄덕이면

서 이해했다.

방금 가르침으로 몰랐던 걸 깨달은

건 아니다.

당연히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이거야 원, 전부 안다고 말할 수

도 없는 노릇이고.'

그런 중요한 걸 주서천이 모르고

있을 리 없었다.

몸을 만드는 거 야 앞으로 천천히

할 생각이었다.

‘음, 과연 기억이 나지 않았던 게

아니라, 없었던 일이었군그래.'

전생이야 균형이고 뭐고 간에 가르

치는 것을 겨우 따라갈 정도로 바빴

그런 상황에서 독자적으로 만든 육

체 수련을 가르칠 수 있을 리 없었

“그럼 오늘부터 가르침을 받도록

하겠습니다. ”

주서천은 이해한 척하면서 순수하

게 기뻐했다.

전생에 없었던 스승과의 기억이었

쩝, 그런데 체조 정도로 괜찮을

까? 아무래도 나중에 따로 몰래 나

와서 수련을 해야 할 것 같은데

...... ’

애초에 병약했던 사람을 대상으로

한 체조법.

과연 그게 얼마나 도움이 될지가

의문이었댜

별거 있겠어?'

주서천은 유정목을 보면서 바보같

이 웃었다.

* * *

증진 체조, 사흘째 .

사람은 후회라는 걸 한다.

그건 연령이냐 성별에 상관없이 한

주서천도 그랬다.

그는 사흘 전, 바보같이 웃었던 자

신을 욕했다. 왜 우습게 본 것이냐

며, 몇 번이나 욕하고 울부짖었다.

‘끄아아아아아악!’

온몸에서 끔찍할 정도의 고통이 느

껴졌댜

이 정도 고통은 전생에서도 손에

꼽힐 정도였다. 아니, 어쩌면 인생을

통틀어 처음일지도 몰랐다.

뭔가가 잘못됐댜'

팔, 아니 온몸에서 느껴지는 고통

에 주서천이 생각했다. 뼈는 삐걱거

리고, 근육이 찢어질 것 같았다.

손톱은 이미 몇 개 부러졌고, 손은

물집으로 가득했다. 그에 따른 아픔

이 장난이 아니었다.

사흘 전, 증진 체조를 시작했다.

처음에는 평범하게 체조를 했다.

유정목이 가르치는 대로 몸을 풀었

말 그대로 체조였다.

그다음에는 일 장의 거리를 경공으

로 펼쳐 왕복하는 일이었다.

시키는 대 로 하니 금방 내공을 소

모했댜

이후 유정목에게 칭찬을 받은 뒤,

그의 손에 이끌려 어디론가 향했다.

절벽의 아래였다.

“자, 이제 여길 오르면 된단댜"

" ·· ·· ••? " •

주서천은 순간 두 귀를 의심했다.

화산은 중원오악(中原五岳) 중 서

악(西岳)으로 불리며 많은 이들에게

영산으로 칭송받는 곳이었다.

그 외관 또한 실로 대단해서, 누구

나 화산을 인근에서 보게 된다면 그

아름다움에 넋을 잃는다.

하나, 아름다운 장미에는 가시가

있는 법.

영산인 동시에 명산(名山)인 화산

은 동시에 험준하기로도 유명하여

무인이 아닌 이상 찾지 않는다.

화산파가 위치한 연화봉(蓮花峰)은

그나마 길을 만들어 놔서 등반하기

가 쉬운 편이었다.

하지만 그 외의 지역은 그렇지 않

댜 최소 이류가 아니라면 버티기

힘들 정도였다.

그리고 주서천은 그 외부의 지형이

나 높이도 제대로 가늠을 수 없을

정도의 절벽을 등반하고 있었다.

“조금만 더 힘내 거라. 네가 처음

이라 그렇지, 원래는 별거 아니다!"

머리 위에서 스승의 목소리가 들려

왔댜

별거 아니라고?'

주서천은 절벽에 들러붙은 채로 침

을 꿀꺽 삼켰다.

부들부들.

열 손가락 전부 돌 모서리 부위에

베였댜 피가 굳은 자국이 군데군데

남아 었고, 손을 옮길 때마다 상처

는 늘어나기만 했다.

이까짓 상처 정도는 그다지 중요한

건 아니다. 온몸의 근육이 쑤셔서

말이 아니었다.

아랫배와 더불어 온몸에 긴장과 힘

이 들어갔다.

힘들다고 그것을 풀 수는 없었다.

만약 여기서 풀었다간 아래로 떨어

져 몸이 성치 못한다.

만약 내공이라도 있었다면 어찌어

찌 버틸 수 있었겠지만, 그렇지 않

으니 환장할 노릇이 었다.

힘들고, 지치고, 온몸은 쑤시고. 어

디 하나 성한 곳이 없었다. 그만큼

고된 수련이었다.

아니, 애초에 아홉 살밖에 되지 않

은 어린아이를 이렇게 무리시키는

것 자체가 이상하다.

아무리 내공이 남들보다 많다고 해

도 절벽을 등반시키다니. 잘못되어

도 단단히 잘못됐다.

‘내가 잘못 생각했다!'

주서천은 증진 체조라고 우습게 본

걸 단단히 후회했다.

병약했던 사람이 건강을 위해 만든

체조라 하여, 그냥 몸풀기 운동에

불과할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사고방식 자체가 잘못됐다.

소유검, 유정목.

그가 어떤 사람인지부터 제대로 인

식해야 했다.

유정목은 남들보다 몇 배나 불리한

체질을 지녔음에도 불구하고, 매화

검수의 후보에 올랐던 남자다.

형편 좋게 재능이라는 이름만으로

오른 게 아니다.

남들보다 몇 배나 되는 노력이 필

요했댜

체질을 전부 고칠 수는 없었지만,

그래도 그걸 보완하기 위해 안 보이

는 곳에서 남들보다 노력했다.

결과적으로 보면 그 체질 탓에 매

화검수를 포기했어야 했지만, 그 노

력과 실력이 없어지는 건 아니다.

실제로 화산파 내부에서도 유정목

에 대한 평가는 상당히 높은 편이었

고, 그만큼 아쉬워했다.

어쨌거나 그러한 사람이 과연 그

체질적인 결함을 손쉽게 보완했을

까? 당연히 아니다.

던1으으옥!”

안간힘을 내면서 다시 등반을 시작

했댜

몸과 마음이 당장 그만두라고 비명

올 질러 댔다.

‘이렇게 말도 안 되는 강도라

나… .. !'

새삼 스승에 대한 촌경심이 피어올

랐댜

내공 없이 절벽을 등반하는 것.

확실히 효과는 좋다.

무인의 경우 무의식적으로 내공을

사용해서 고통과 몸의 부담을 줄인

댜 내공을 쓰면 몸의 기능을 보호

해 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훈련 자체가 잘 진행되지 않는

자고로 몸이란 건 부러지고, 찢어

지고, 다치면서 그 전보다 한층 더

단단해지기 마련이다.

마치 철과 같이, 두드리면 두드릴

수록 그 내구성은 진화하게 된다.

즉 그 이론상 이 절벽 등반은 육

체를 단련하기에 최적의 환경인 셈

이었댜

내공은 전부 소진했고, 조금이라도

긴장과 힘을 풀면 죽을지도 모르니

상시 힘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

근육에 부담이 가니 자연히 단련이

되고, 끊임없이 힘을 써야 하니 훈

련에 있어선 완벽 그 자체였다.

다만 단점이 있다면 세 가지다.

“사부남 저 진짜 이러다가 죽습니

다."

첫 번째는 하나밖에 없는 목숨.

"저 아홉 살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한창 자라야 할 몸인데 솔직히 이건

좀 심한 것 같습니다.”

두 번째는 아직 아이의 몸이라는

것 무리하면 성장에 문제가 생길지

도 모른다.

“오, 정말로 좋은 질문을 했구나.

괜찮댜 네 몸에는 상상 이상의 내

공이 숨겨져 있어서, 그 부분은 운

기조식을 할 때 알아서 해결해 줄

게댜 내공이란 건 곧 생명 그 자체

이기도 하니까.”

‘들켰나 ....... '

주서천도 그 정도는 안다. 모를 리

가 없다.

아니, 반대로 유정목이 생각하는

것 이상이었다.

매화에서 흡수해 온 생기의 성장

촉진과 재생력은 완벽 그 자체이다.

그리고 세 번째.

“사부남 한 번만 도와주십시오. 진

짜 너무 힘듭니다. 정말로 눈물이

날 것 같습니다.”

정말로 끔찍하게 힘들다는 것.

온갖 풍파를 겪은 사람조차도 포기

하게 만드는 고통. 두 번째는 그렇

다 쳐도 첫 번째만큼 중요했다.

여기서 힘을 풀고 포기하면 죽는

댜 그 정신적인 압박감은 두말할

것 없고, 육체적인 고통까지. 몸과

마음이 완전히 지쳐 버릴 정도로의

고된 훈련이었다.

이런 걸 군말 없이 해낸다는 건

결코 정상이 아니다.

‘쉬펄.’

눈물이 찔끔 흐를 것만 같았다.

원래 주서천은 노력하고 필사적인

인물이 아니다.

요행으로 어찌어찌 살아남아서, 어

쩌다 보니 운이 좋아서 화산오장로

에 올랐던 것뿐이었다.

그 성격은 회귀한 뒤로도 마찬가지

애초에 회귀 이후 계획을 세운 것

자체가 요행의 집합체. 매화생공도

마찬가지였다.

남들보다 적은 노력과 정신력의 소

모로 많은 결과물을 낼 수 있어서였

수령신과의 경우는 스승을 살릴 수

있는 방법이 그것밖에 없어 필사적

으로 바둥거 린 것뿐이 었다.

영웅을 동경했으나, 멀었던 사람.

“그래, 많이 힘들겠자… ... ”

유정목이 제자를 내려다보며 슬픈

표정을 지었다.

그의 눈동자는 물기에 젖어 파르르

떨렸다.

“사부님 · · · · · · ! "

주서천이 유정목의 얼굴을 보고 환

하게 웃었다.

“그렇지만 그건 잠깐의 고통일 뿐,

그 고통 또한 지나갈 게다.”

"예?"

주서천이 두 귀를 의심했다.

“나 역시 어릴 적, 그 부근을 오르

면서 몇 번이나 의문을 던졌다. 그

리고 어떻게든 이를 악물고 오르니

되더구나. 너도 무사히 성공할 수

었을 게다.”

유정목이 주먹을 불끈 쥐어 보이며

힘내라는 듯이 평소처럼 부드럽게

미소 지었다.

” · · · · · · 아. ”

주서 천은 그 미 소를 보고 절망했

‘사부님, 정녕…… 정녕 그런 분이

셨습니까 ...... ,,

강호에는 이 런 말이 있다.

자신이 할 수 있다고 남도 해낼

수 있을 거 라는 소리는 하지 말라.

무인이건 뭐건 간에 자고로 사람에

게는 각자 한계라는 것이 존재한다.

냐도 했으니, 너도 할 수 있다.

가르침 부류의 안 좋은 것 중 하

나로 꼽을 수 있다.

물론 경우 자체는 주서천이 유정목

보다 낫다.

당시 유정목에겐 같은 나이 대의

제자들보다 더 우위에 선 내공도 없

었으며, 그에 알맞은 육체와 일평생

을 이미 살아온 성숙한 정신도 없었

그러나 그 의지만큼은 남달랐다.

당시 스승이 시킨 것도 아닌데 누

구의 도움도 없이 자발적으로 절벽

을 혼자 등반하는 것.

그것 자체의 발상과 실행으로 옮기

는 건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

댜 지금 생각해도 대단한 일이었댜

주서천조차도 현생이 아니라 전생

이라 할지라도 이처럼은 못 한다.

노력만큼은 화산파 내에서도 발군!

주서천과는 완전히 반대였다.

"못 하겠습니다.”

“괜찮다! 밤이 될 때까지, 새벽이

될 때까지도 함께 있어 주마! 배가

고프면 함께 벽곡단을 먹자꾸나!"

유정목이 힘내라는 듯이 소리쳤다.

쿠르르르.

먹자꾸나…… 꾸나…… 나…….

"히 1"

디 •

주서천이 식겁했다.

스승의 웅원하는 목소리는 메아리

가 되어 머리 위쪽에 있던 자갈들을

우수수 떨어트렸다.

‘정말로 이런 생각하기 싫지만

••••••

주서천이 울상을 지었다.

‘사부남 이제 보니 더럽게 못 가

르치시는구나!’

유정목의 인성은 올바르다. 정말로

정직하다.

하지만 다르게 말하면 요령이 없

고, 고지식했다.

즉, ‘어떻게든 노력과 열정,

로!' 라는 사고방식으로 똘똘

사람이라는 의미였다.

의지

뭉친

‘아아, 이 어찌나 사람다우신 사부

님인가!'

재능과 의지를 내리고 병약한 체질

올주었댜

훌륭한 성품과 인성을 내리고 고지

식함을 주었다.

“정말로 미안하다. 나도 이러한 고

통은 주고 싶지 않았단다. 하지만

그대로 둔다면, 분명 많은 내공에

의하여 게으르게 될 게다…….”

유정목은 절벽 아래에서 하나밖에

없는 제자가 절벽을 등반하는 걸 보

며 진심으로 아파했다.

원래 제자에게 정이 특히 많으며

성격이 모질지 못한 그의 입장에선

당장이라도 제자를 돕고 싶었다.

“괜찮습니댜 다시 생각하니까 조

금 게을러져 도 될 것 같습니다. 이

미 전 앞서 있지 않습니까, 사부님.”

주서천이 초조한 기색으로 말했다.

“아니, 앞으로 너의 미래를 위해서

라도 그럴 수 없단다. 부디 이 사부

를 용서하려무나. 아니, 차라리 미워

하거랴"

“아니요, 사부님. 정말로 전 괜찮습

니다. 제가 잘못 말했습니다. 게으르

지 않게 살 데니, 함께 다른 방법을

찾아 주셨으면 합니 다. 사부님 한

번만 도와주십시오.”

손에 슬슬 힘이 풀렸다. 휴식을 너

무 취했다. 다시 오르기는 해야 하

는데 미치도록 싫었다.

‘이건 회귀 이전에 사부님에 대해

서 몰랐던 불초, 제자에 대한 벌이

다!'

정말로 이런 면이 있을 줄 상상도

못했댜

아니, 솔직히 모를 만했다.

회귀 이전에 주서천은 일반적인 수

련을 따라가는 것만으로도 벅찼었

고, 유정목은 건강하지 못했다.

그렇다 보니 당연히 유정목이 주서

천을 이렇게 제대로(?) 가르칠 만한

일 자체가 별로 없었다.

"진짜, 진짜 너무 힘듭니다. 이러다

가 저 죽습니다.”

주서천의 목소리가 다급해졌다.

“도울 수 없는 날 원망해도 좋다.

그러니, 함께 힘내도록 해 보자. 난

널 믿는다.”

유정목이 눈물을 글썽이면서 살짝

웃었댜

그 웃음은 마치 원시천촌을 연상케

했댜

주변의 안개가 슥 사라지고, 구름

이 걷히고, 어둠 속에서 내리는 한

줄기 빛과 같을 정도로 눈부셨다.

그 미소를 보면서 주서천은 입가에

미소를 그려 내면서 생각했다.

겁펄…… 좇됐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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