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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버스 STFT 챔피언쉽 16강(4) (146/170)
  • 유니버스 STFT 챔피언쉽 16강(4)

    유니버스 STFT 챔피언쉽 16강(4)

    라프탈의 플레이어 카이손은 아이템이 아닌 황금 주머니와 수수께끼 구슬을 선택했다. 그 이유는 이번에도 확률에 운명을 걸 작정이었기 때문이다.

    “어차피 내 실력으로는 못 이겨. 끽해야 6등이나 7등이겠지. 그러니 도박을 하는 게 제일 나아.”

    카이손은 현실적으로 생각했다. 실력으로 안 되는데, 굳이 실력으로 할 필요가 있냐고.

    그래서 조커 카드를 뽑기 위해 황금 주머니를 선택했고, 매우 낮은 확률로 대박이 나오는 수수께끼 구슬을 선택한 것이다.

    파스스스···.

    [수수께끼 구슬이 아무것도 남기지 않고 사라집니다. 그 어떠한 것도 획득하지 못했습니다.]

    “큭!”

    카이손은 빠드득 이를 악물었다. 2차전에서 느꼈던 행운이라면 필시 좋은 아이템이 나올 거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괜찮아. 어차피 기대도 하지 않았으니까.’

    카이손은 애써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조커 카드에 손을 뻗었다. 그리고 3장을 구매했다.

    [바로 그거지!!]

    [가라, 카이손! 너로 정했다!!]

    찬사를 보낸 존재는 행운의 신이었다. 카이손은 행운의 신이 좋아하는 몇 안 되는 플레이어 중 한 명이었다.

    “제발 부탁한다!!”

    카이손은 기적을 바라는 절실한 마음으로 조커 카드 3장을 한꺼번에 개봉했다.

    그러자 믿기 어려운 일이 벌어졌다.

    [조커 카드 속에 잠들어 있던 영웅 와이번(★★★★)이 날개를 펼치고 날아오릅니다.]

    [조커 카드 속에 누워 있던 영웅 바실리스크(★★★★)가 입을 벌리며 밖으로 빠져나옵니다.]

    [조커 카드 속에서 웅크리고 있던 영웅 키메라(★★★★)가 혐오스러운 눈길로 당신을 응시합니다.]

    “?!!”

    카이손은 대박이라고 소리쳐도 모자람이 없는 4골드·4성 챔피언들의 등장에 운명을 느꼈다.

    심지어 전부 괴물이다, 괴물! 이것저것 섞인 게 아니라 세 마리다 괴물이다!

    “이번에도···. 이길 수 있어! 이길 수 있다고!!”

    카이손은 승리를 확신했고, 그를 지켜보는 같은 서버의 플레이어들도 희망을 품었다.

    “최후의 발악이네.”

    이것이 카이손의 성공을 지켜보던 베르트랑의 생각이었다. 그녀는 카이손의 성공을 혹평했다. 그 이유는 ‘진짜’가 보기에 ‘가짜’의 어설픈 행운이었기 때문이다.

    “저걸로 4위는 할 수 있지만 1위는 못하지.”

    베르트랑은 그 사실에 대해 전혀 모르는 카이손을 동정하면서도 코웃음을 쳤다. 왜냐하면 그녀에게 있어 카이손은 가짜에 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시시한 가짜.

    그래서 흥미가 없었다.

    ‘그나저나 이상현은···. 수수께끼 구슬에 대해 무언가를 알고 있는 걸까? 선택에 머뭇거림이 없던데.’

    베르트랑은 더 중요한 일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물론 그 시간은 오래가지 않았다. 몹시 귀찮았기 때문이다.

    ‘뭐, 나중에 생각하자. 피곤하니까.’

    참으로 그녀다운 행동이었다.

    나는 16강(3-6)에서 악마 조합을 선택한 크로노스를 쓰러뜨리고, (3-7)에서 괴물이 되어버린 카이손을 만나 패배했다.

    “4성 챔피언이 셋이라니. 조커 카드도 실력인가?”

    카이손을 보니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었다. 조커 카드도 실력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물론 허무맹랑한 생각이라 대충 웃어넘기며 조합을 수정했다.

    나는 9마법사에서 6마법사+10땅으로 방향을 바꿨다. 그 이유는 카이손의 괴물들에게 마법사들이 찢겨 나갈지도 모른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시무르그가 있어서 어떻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없는 건 아니지만 1패를 기록한 이상 어쩔 수 없다. 지금보다 안전한 조합으로 바꿔야 한다.

    STFT에서는 ‘땅 마법사’라고 불린 이 조합의 구성은 이렇다.

    고블린 주술사(2)【땅▶괴물+마법사】

    연금술사(3)【물, 땅▶전사+마법사】

    오크주술사(3)【물, 땅▶괴물+마법사】

    스핑크스(3)【땅, 질서▶그림자+수호자】

    지니(4)【물, 불, 바람, 땅▶요정+마법사+악마】

    사령술사(4)【땅▶언데드+마법사】

    가고일(4)【땅, 질서▶그림자+수호자+요정】

    늑대인간(4)【땅▶그림자+짐승】

    황금사자(5)【땅, 질서▶그림자+수호자】

    타이탄(6)【땅▶그림자+마법사】

    1골드 챔피언이 없는, 2골드 챔피언부터 모아야 하는 매우 값비싼 조합이다.

    오죽하면 9마법사보다 더 만들기 어렵다는 말까지 나왔을까? 진짜 골드를 빨아먹는 하마다.

    물론 완성하면 9마법사 만큼이나 강력하다. 스핑크스, 가고일, 황금사자로 이어진 수호자 라인은 9마법사에서는 볼 수 없는 단단함을 선사하며, 타이탄을 복제하면 9마법사보다 더 센 거 아니야? 라는 말이 저절로 나온다.

    나는 영웅의 전당에서 땅 마법사에게 필요한 황금 주머니를 선택했다.

    [황금 주머니에서 89골드가 나왔습니다.]

    100골드가 아니라서 아쉽다고 말하면 욕을 듣겠지.

    만약 50골드 이하였다면 요정의 고깔모자를 선택했어야 했다고 후회했을 것이다.

    마법사 특성을 만들어주는 요정의 고깔모자를 획득하면 리빙아머나 미믹에 끼워 넣어 6그림자를 만들 수도 있으니까.

    다행스럽게도 89골드가 나왔으니 후회는 없다.

    지금 나에게 필요한 것은 골드고.

    더 많은 골드니까.

    [30초가 모두 지났습니다.]

    [유니버스 STFT 챔피언쉽 16강(3-8)]

    [상대: 7위 엘렌(71)]

    [잔여 라이프(92)]

    [전투가 시작됩니다.]

    각자의 역할을 정해 놓았으나 반드시 지켜야 하는 건 아니다.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유동적으로 바꿀 수 있다.

    첫 번째 죽음의 방에서 악마의 성배와 이프리트의 램프를 선택한 잭 로어는 계획을 수정했다.

    ‘4성 이프리트와 2성 드래곤이라면 충분히 1위를 노려볼 수 있어. 드래곤의 경우 무리를 하면 3성도 만들 수 있고. 물론 카이손이 있어서 쉽지 않겠지만···. 두 번째 죽음의 던전에서 악마 조합에게 필요한 아이템을 획득한다면···.’

    잭 로어는 자신이 1위를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판단했다. 근거 없는 판단이 아니었다. 충분한 근거를 둔, 정확한 계산 하에서 이루어진 판단이었다.

    ‘내가 이긴다.’

    잭 로어에게 누가 이기느냐는 중요하지 않았다. 이상현이 이기든 자신이 이기든 지구의 승리니까.

    그래서 잭 로어는 가능성이 있다면 자신의 손으로 1위를 차지할 생각이었다.

    4골드·4성 챔피언 셋을 뽑은 카이손을 막을 수 있는 지구 플레이어는 없었다. 시작과 동시에 신의 사자를 뽑은 이상현조차도 막는 건 불가능했다.

    그 결과 카이손은 7연승과 함께 1위를 차지했다.

    [유니버스 STFT 챔피언쉽 16강(A조)]

    [1위: 카이손(90)│9승, 2패]

    [2위: 이상현(85)│9승, 2패]

    [3위: 잭 로어(79)│8승, 3패]

    [4위: 신하영(70)│7승, 4패]

    [5위: 엘리자베스(56)│4승, 7패]

    [6위: 시타(51)│3승, 8패]

    [7위: 크로노스(50)│2승, 9패]

    [8위: 엘렌(43)│2승, 9패]

    지구 측 플레이어들에게 다행인 점은 카이손이 1위를 차지해준 덕분에 주력인 이상현과 잭 로어와 신하영이 한 방에 들어갈 수 있다는 점을 것이다.

    엘렌과 크로노스와 시타는 곧장 죽음의 방으로 들어갔다. 자폭을 걱정할 필요도 없으니 눈치를 볼 이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엘리자베스는 악마의 방이 아닌 사자의 방으로 들어갔다. 그 이유는 카이손을 견제하기 위함이었다.

    뭐, 카이손이 다른 방으로 들어갈 수도 있지만 그럴 확률은 낮아 보였다.

    신하영과 잭 로어와 이상현은 악마의 방으로 들어갔다. 죽음의 방이 아닌 게 무척이나 아쉬웠지만 그래도 만족했다.

    “쳇! 빌어먹을!”

    카이손은 난이도가 낮은 사자의 방으로 들어가야 한다는 게 마음에 들지 않았다. 게다가 그곳에 들어가면 견제까지 받아야 해서 두 배로 마음에 들지 않았다.

    “아니지. 굳이 들어갈 필요는 없지.”

    견제하리라는 것을 뻔히 알고 있는데 적의 의도대로 사자의 방에 들어가야 할까?

    카이손은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사자의 방보다는 못해도 견제를 받지 않는 괴물의 방에 들어가는 게 좋지 않을까? 하는 합리적인 판단이 나왔다.

    “아쉽지만···. 견제를 받는 것보다는 낫겠지.”

    그래서 카이손은 사자의 방이 아닌 괴물의 방에 들어갔다.

    과연, 이 선택이 어떤 결과를 불러올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이다.

    “그런가! 네놈은! 네놈은 그 누구도 풀지 못한 수수께끼 구슬의 비밀을 푼 것이냐?!”

    이상현에 대해서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고 자부하는 킬리언은 확신했다.

    이상현이 수수께끼 구슬의 비밀을 풀었다고.

    “크흐흐! 역시! 역시 네놈이다! 나조차도 머리가 아파서 포기한 것을 풀다니!!”

    킬리언이 이토록 확신하는 이유는 이상현이 두 번째 죽음의 던전에서 수수께끼 구슬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그것도 ‘요정의 고깔모자’와 같은 마법사 조합에 괜찮은 아이템들을 놔두고 말이다.

    “최고다, 이상현!!”

    킬리언은 진심으로 감탄했다.

    [푸르스름한 수수께끼 구슬(??)을 획득했습니다.]

    [황금 주머니(1~100)를 획득했습니다. 황금 주머니에서 72골드가 나왔습니다.]

    내가 요정의 고깔모자나 오래된 마법서와 같은 마법사 아이템을 놔두고 수수께끼 구슬을 선택한 이유는, 첫 시작과 마찬가지로 50%이기 때문이다.

    대박 아니면 꽝.

    그 확률이 50%다. 자그마치 50%!

    물론 운명이 걸린 게임이라는 점을 생각해본다면 50%라는 숫자가 50%가 아닐지도 모른다. 그러니 무모하게 도전하기보다는 안전을 추구하는 게 나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언제나 그렇듯이 용기 있는 자만이 아이템을 획득하는 법이다.

    나는 과감하게 도전장을 던졌고.

    지금 그 결과를 지켜보고 있다.

    두근두근.

    심장이 떨린다.

    푸스스으으.

    [푸르스름한 수수께끼 구슬이 부서지면서 정체를 알 수 없는 물건을 내놓았습니다.]

    [가이아의 축복을 획득했습니다.]

    “!!”

    짜릿한 떨림의 끝에.

    가이아의 축복이라는, 땅 속성으로 변경해주는 속성 아이템을 획득했다.

    [가이아의 축복]

    ↳해당 아이템을 장착하면 속성이 땅 속성으로 바뀐다. 땅 속성의 챔피언이 장착하면 5초 동안 그 어떤 피해도 받지 않는다.

    사기급 아이템은 아니다.

    그러나 잘 쓰면 사기급이다.

    가령 드래곤처럼 불 속성 챔피언에게 가이아의 축복을 장착시키면 이보다 좋을 수가 없다.

    나에게는 마법사를 고용해서 용암나무 지팡이와 함께 가이아의 축복을 장착시키는 방법도 있다.

    물론 마법사를 고용할 바에야 5~6골드 챔피언을 고용해서 장착시키는 게 더 나을 것이다.

    “후후후.”

    운명의 장난일까? 아니면 악마의 호의일까? 크로노스는 두 번째 죽음의 방에서 ‘악마의 성배’와 ‘이프리트의 램프’를 획득했다.

    16강(3-10)에서 ‘악마 조합’으로 바뀐 잭 로어에게 일격을 당했던 크로노스에게는 기적과도 같은 일이었다.

    ‘여기서 모든 게 정해질 것이다. 만약 이프리트의 램프에서 5성이 나온다면···. 그때는 내가 살아남겠지만. 반대로 4성 이하라면···. 난 사라질 것이다.’

    선택한 조합이 겹쳤을 때, 살아남는 쪽은 언제나 한 명이었다. 하물며 두 사람 모두 ‘똑같은’ 아이템을 획득했다.

    둘 중 한 명은.

    바로 이곳에서 죽을 것이다.

    ‘간다.’

    크로노스는 자신을 믿었다.

    그리고 이상현과의 운명을 믿었다.

    스아아아아.

    후우욱.

    [이프리트의 램프에 갇혀 있던 무시무시한 악마가 당신의 부름에 반응합니다.]

    [전설의 이프리트(★★★★★)가 소환되었습니다! 악마가 당신을 향해서 고개를 조아립니다.]

    『부르셨습니까, 주인님? 저는 당신의 종입니다.』

    『명령을 내려주십시오.』

    운명은 틀리지 않았다.

    운명은 정직했다.

    그리고 운명은 하나였다.

    “이상현!!!”

    크로노스는 자신의 운명을 다시금 확인했고, 카이손이나 잭 로어 따위가 끼어들 틈이 없다고 확신했다.

    “이번에는···. 반드시 내가 이긴다!!”

    아크가 판단하기에 1위를 할 수 있는 플레이어는 4명이었다. 이상현과 잭 로어와 크로노스와 카이손. 이 4명이었다.

    그러다 두 번째 죽음의 던전에서 이상현과 크로노스로 좁혀졌다.

    잭 로어와 카이손은 아니었다. 잭 로어는 크로노스에게 밀렸으며, 엉뚱한 아이템을 획득한 카이손은 논외였기 때문이다.

    만약 이상현과 크로노스 둘 중 1명을 고르라고 한다면 아크는 일말의 주저 없이 이상현을 고를 것이다. 그 이유는 이상현인 것도 있지만 ‘마법사’ 조합이 분명한 이상현을 이길 수 있는 조합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미묘하게 다른 것 같단 말이지.’

    아크는 미간을 찌푸렸다. 마법사 조합이 분명한데, 마법사가 아닌 것 같았다.

    ‘으음···.’

    아크의 머릿속은 복잡해졌다.

    나는 16강(3-12)에서 크로노스를 만났다. 죽음의 방에서 잭 로어가 획득했던 아이템들을 획득한 모양인지 크로노스는 몰라보게 달라져 있었다.

    지금으로써는 이기는 게 불가능했다.

    “아무래도 행운의 여신은 내 편인 것 같군.”

    맞은 편에 서 있는 리자드맨이 지껄였다. 나는 입이 근질근질한 크로노스와 어울려 주었다.

    “악마 조합이지?”

    “그렇다. 네놈의 피닉스 조합을 카운터치기 위해서 선택했지!!”

    현재 나는 적들을 속이기 위해서 피닉스 조합인 것처럼 위장하고 있다. 물론 깜짝 쇼를 펼치기 위함은 아니고 운이 나쁘게도 그쪽으로 잘 떴기 때문이다. 마법사 조합을 해보면 알겠지만 이런 경우가 흔히 벌어진다.

    그래서 ‘임시방편’으로 사용하고 있을 뿐이다. 어차피 땅 마법사 조합의 핵심은 타이탄이니 그때까지만 사용해도 문제없고, 또 허약한 마법사들보다는 이쪽이 더 잘 버틴다.

    라이프 감소를 막는다는 측면에서 본다면 나쁘면서도 좋은 상황인 셈이다.

    “내가 다른 조합을 한다면?”

    “그러길 바란다면?”

    나의 도발에 크로노스가 코웃음 쳤다.

    얼굴에는 가벼운 웃음이 가득했다.

    “바꾸기에는 너무 늦었다. 물론 바꿀 수야 있겠지. 다 팔아버리면 그만이니까. 하지만 추천해주고 싶지 않군. 시시한 게임 따위는 하고 싶지 않으니.”

    “그렇게까지 말하니 더 하고 싶어지네.”

    두 번째 죽음의 던전 ‘앞’이었다면 바꿔도 괜찮다. 아직 완전히 늦은 건 아니니까.

    그러나 두 번째 죽음의 던전 ‘뒤’다. 이제는 바꾸면 99%는 망한다. 가뜩이나 레벨도 높은데 1골드 챔피언부터 새로 뽑아야 하는 것도 문제지만, 아이템이 무용지물이 되기 때문이다.

    물론 내 경우에는 어떤 조합에 넣어도 좋은 아이템들만 있어서 아이템 문제는 없지만, 일반적으로는 그렇다.

    나는 패배로 기울어가는 승부를 바라본 다음에 말했다.

    “운에 대한 부분은 넘어가더라도 준비를 많이 해온 것 같네. 피닉스 조합을 떠올린 것을 보면 말이야.”

    “널 이겨야 하니까.”

    좋은 대답이다.

    만약 이곳이 유니버스 STFT가 아니었다면 친구 추가를 했을지도 모른다.

    “가능하다면 최대한 늦게 만나고 싶군. 완성하지 못한 조합으로는 널 이길 수 없으니까.”

    “약한 소리를 다 하는군. 신의 사자를 가진 놈이.”

    “그러게. 어쩌다 이렇게 됐을까? 신의 사자를 획득했을 때만 해도 이렇게 될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는데 말이지.”

    솔직히 말해서 이건 진심이다. 이렇게까지 게임이 어려워질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그래서 나는 쓴웃음을 지었다.

    “이상현. 더 강해져라. 그래야 널 꺾는 보람이 있으니까.”

    “그래.”

    나는 패배를 받아들였다.

    이로써 나는 3패를 기록했다.

    [유니버스 STFT 챔피언쉽 16강(A조)]

    [1위: 카이손(90)│10승, 2패]

    [2위: 이상현(78)│9승, 3패]

    [3위: 잭 로어(73)│8승, 4패]

    [4위: 신하영(70)│8승, 4패]

    [5위: 엘리자베스(56)│5승, 7패]

    [6위: 크로노스(50)│3승, 9패]

    [7위: 시타(45)│3승, 9패]

    [8위: 엘렌(37)│2승, 10패]

    꼴찌였던 크로노스가 빠르게 치고 올라오기 시작했다.

    내가 땅 마법사 조합을 완성하기 전까지는.

    이러한 흐름이 쭉 이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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