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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발전(6) (139/170)

선발전(6)

선발전(6)

선발전(3-20)에서 신하영을 만난 강무혁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어째서 강무혁이 깜짝 놀란 것일까? 그 이유는 사령관과 발키리가 나란히 있었기 때문이다.

“사령관과 발키리를 함께 뽑았다고···?”

군중제어기술에 대한 저항력을 가지게 해주는 사령관은 좋은 챔피언이지만 그만큼 약한 챔피언이다. 발키리와 비교하는 게 민망할 정도로 약하다.

그래서 강력한 발키리로 갈지 아니면 보조에 초점을 맞춘 사령관으로 갈지 선택해야 하는데, 그 두 가지를 모두 선택했다고? 그럴 수가 있다는 말인가?

“혹시 이상현이 가르쳐 줬나? 아니면 스스로 알아낸 건가? 빌어먹을. 이렇게 되면······.”

양자택일이 아닌 두 마리의 토끼를 다 잡은 전사를 무슨 수로 이길 수 있을까?

강무혁은 고개를 저었다.

예상대로 쿤드라가 전사들을 상대로 분전하며 날뛰고 있다. 하지만 그게 전부라서 판을 뒤집는 건 불가능했다.

당장 전사 오우거만 해도···. 괴물 오우거를 찢어버린 상태다. 그런 상황에서 어찌 승리를 바랄 수 있을까?

“···비장의 무기가 있었군.”

강무혁은 신하영에 대한 평가를 수정했다.

선발전(3-21)에서 신하영을 만난 알렉스 로드 윈도 사령관과 발키리를 동시에 뽑았다는 사실에 매우 놀라워했다.

“이러면 이야기가 달라지는데. 흐음. 라이프가 변수군. 패배가 한 번밖에 없는 신하영과 달리 나는 많이 패배했으니까. 물론 운이 좋으면 어떻게 될지는 모르지만.”

알렉스 로드 윈은 뜻밖의 반전에 흥미를 느꼈다. 당연히 신하영에 대한 평가도 상승했다.

“모든 게 이번 영웅의 전당에서 결정되겠네.”

“!!”

김인식은 두 개의 아이템을 보았다. 하나는 발키리의 날개이고 다른 하나는 수호자의 검이었다.

현재 김인식에게는 수호자의 방패와 갑옷, 장갑, 신발이 존재한다. 그 말은, 수호자의 검을 선택하고 투구만 획득할 수 있으면···. 최후의 수호자라는 궁극의 아이템을 만들어 마지막 선발전에서 우승할 수 있다는 뜻이다.

“어차피 5등 아니면 4등이다. 내 선택은 수호자의 검이다.”

김인식은 1등이라는 영광스러운 목표를 지나치지 못했다.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못 지나치듯이, 확률이라는 믿을 수 없는 녀석에게 손을 뻗었다.

두근두근.

[수호자의 검을 획득했습니다.]

만약에, 정말로 만약에 수호자의 투구를 획득한다면 지금의 선택은 무모한 도전이 아니라 칭찬받아 마땅한 도전이 될 것이다.

“한 번 해보자.”

발키리의 날개.

그것이 강무혁의 눈에 보였다.

“?!!”

강무혁은 조금도 머뭇거리지 않았다. 발키리의 날개를 본 순간 마치 운명에 빠진 것처럼 손을 뻗어서 선택했다.

[발키리의 날개를 획득했습니다.]

흥분도 잠시.

‘그런데 김인식은 뭘 선택했기에 발키리의 날개를 선택하지 않은 거지? 혹시 더 좋은 걸 가져갔나?’

강무혁이 판단하기에 세 번째 영웅의 전당에서 가장 좋은 아이템은 발키리의 날개였다. 그런 발키리의 날개를 선택하지 않았으니, 얼마나 좋은 아이템이란 말인가?

강무혁은 그게 몹시 궁금하면서도 두려웠다.

‘곧 알게 되겠지.’

알렉스 로드 윈은 얼굴을 찌푸렸다. 그 이유는 마음에 드는 아이템이 하나도 없었기 때문이다.

진짜 단 하나도 없었다.

알렉스는 긴 한숨을 내뱉었다.

‘불행 중 다행이라면···. 파라오의 관에서 미노타우로스의 도끼가 나왔다는 점이겠지.’

보급 조합을 선택한 자만이 누를 수 있는 혜택은 알렉스 로드 윈에게 미노타우로스의 도끼 말고도 요정의 이파리와 기병대의 창, 그림자 망토, 단단한 방패, 날카로운 검, 트롤의 피를 제공한 상태였다.

‘어쩔 수 없군.’

알렉스 로드 윈은 그나마 도움 되는 아이템을 선택했다.

[죽은 자의 손톱을 획득했습니다.]

세 번째 영웅의 전당에서 선택할 만한 아이템은 아니지만, 땅+그림자+언데드 조합이니 그래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에서였다.

‘제우스의 번개가 나왔더라면···. 뭐, 그 전에 다른 녀석이 가져갔겠지만.’

알렉스 로드 윈은 아쉬움을 삼켰다. 마음 같아서는 지금까지 획득한 아이템들을 다 팔아서라도 제우스의 번개를 획득하고 싶었다.

[고대 괴물의 벽화를 획득했습니다.]

이상현은 고대 괴물의 벽화를 선택했다.

이상현이 이것을 선택한 이유는 고대 괴물의 뼈를 획득할 수만 있으면 하라톤을 4성 혹은 5성까지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가능성은 있으니까.’

확률은 높다. 고대 괴물의 뼈는 의외로 잘 나오는 아이템이니까. 그리고 하라톤뿐만 아니라 늑대를 늑대인간으로 만들 수 있는 하울링도 있다.

다만, 어디까지나 확률의 영역이라서 어떻게 될지는 지켜봐야 안다. 실컷 조합 아이템을 모았는데, 마지막 아이템이 나오지 않아서 만들지 못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니까.

‘한 번 기다려보자.’

이상현은 인내심을 가지고 조용히 기다렸다.

신하영은 세 번째 영웅의 전당에서 일종의 두려움을 느꼈다. 그 이유는 괜찮은 아이템이 하나도 없었기 때문이다.

‘앞에서 다 가져간 걸까? 아니면 처음부터 없었던 걸까?’

장막 때문에 아무것도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섣불리 속단하면 안 되지만, 자신의 상상력을 저주할 수밖에 없었다. 솔직히 어느 누가 이런 상황에서 냉정함을 유지할 수 있을까?

신하영은 이를 악물며 아이템을 선택했다.

[하이에나의 검을 획득했습니다.]

하다못해 황금 주머니라도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고를 아이템이 없어서 하이에나의 검을 선택하다니. 오름세이던 흐름이 내림세로 돌아선 것일까?

신하영은 애써 자신을 위로했다.

‘괜찮아. 네 번째 영웅의 전당까지 충분히 버틸 수 있으니까. 그리고 죽음의 던전도 있어.’

그러나 그럴수록 마음속의 두려움이 커졌다.

‘이상현!!’

김인식은 선발전(3-22)에서 이상현과 만났다.

지금의 전력으로는 무슨 수를 써도 이상현을 이길 수 없다는 것을 김인식은 잘 알고 있었다. 설령 황금사자가 복제되어도 이기지 못할 것이다.

그래서 김인식은 순순히 패배를 받아들이면서도 라이프 감소가 적기를 바랐다.

‘수호자의 투구만 획득하면, 그때는···!!’

최후의 수호자를 만들면 그때는 모든 게 끝난다. 1라이프? 1라이프만으로도 충분하다.

6골드·6성의 챔피언을 뽑는 게 아니라면 무조건 최후의 수호자가 이긴다.

최후의 수호자는 그 정도로 사기 아이템이다.

‘절대 이대로 끝낼 수는 없어!’

김인식은 숨을 죽이며 반전을 노렸다.

과연, 그 반전이 찾아올지는 미지수였다.

강무혁은 선발전(3-23)에서 이상현을 만났다. 보통은 이상현과 만나면 싫어하기 마련인데 강무혁은 반대였다.

강무혁은 짐승 조합의 이상현과 만나기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었다.

“잘 만났다!!”

3성 쿤드라를 완성했기에 해볼 만한 싸움이었다. 오우거가 3성인 게 다소 마음에 걸리지만, 그 부분은 신하영이 4성 오우거를 가지고 있으니 어쩔 수가 없었다.

「키에에엑!!」

예상대로 괴물들은 초반부터 짐승들을 찍어누르며 승기를 잡았다. 라이거에게 뒤를 내주기는 했지만, 라이거 하나에 무너질 만큼 나약하지는 않았다.

무엇보다 쿤드라가 하라톤을 막아주고 있었다.

「쿠···워···어···.」

저항할 수 없는 공포가 하라톤을 빠르게 먹어치웠다.

쿤드라는 짐승을 잡아먹는 괴물이었다.

“됐어!!”

강무혁은 자신의 승리를 확신했다.

잠시 후, 승패가 정해졌다.

「킈이이이!!」

하라톤을 먹어치운 쿤드라의 포효가 전장을 뒤흔들었다.

강무혁은 주먹을 불끈 쥐고 소리쳤다.

“내가 이겼어!!”

이상현을 상대하기 위해서 선택한 괴물 조합이 빛을 보는 순간이었다.

알렉스 로드 윈은 선발전(3-24)에서 이상현을 만났다.

운이 좋게도 복제된 챔피언은 타이탄과 황금사자였다. 각각 3성과 4성이었으며, 아이템 또한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타이탄은 6명만 더 모으면 4성을 바라보는 위치였다.

‘이제 조금만 더 가면 돼! 4성 타이탄만 만들어내면 그때는 흐름이 완전히 바뀔 거야!’

현재 알렉스 로드 윈의 라이프는 11. 이제 한 번 혹은 두 번 패배하면 탈락하는 라이프지만, 4성 타이탄을 만들면 달라질 게 분명하다.

그래서 알렉스는 포기하지 않았다.

아니, 포기할 수가 없었다.

조금만 더 가면 도착하는데 포기하라고? 어림도 없는 소리!

알렉스는 승리를 움켜쥐며 소리쳤다.

“다 부숴버려!!”

하늘 높이 우뚝 선 두 명의 타이탄은 마법사 타이탄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강력했다.

우르르르콰과과광!!

무시무시한 우레는 전장을 지배하는 신이자, 승패를 결정짓는 심판관이었다.

네 번째 죽음의 던전을 앞둔 선발전(3-25).

바로 그곳에서 이상현과 신하영이 만났다. 신하영의 챔피언에는 변화가 있었는데, 3성이었던 데스나이트가 4성이 되었으며, 사령관과 발키리가 3성이 되었다.

반대로 이상현의 챔피언들은 변화가 없었다.

‘이번에는 내가 이겨!!’

신하영은 자신의 챔피언들과 이상현의 챔피언을 보고, 이길 수 있다고 확신했다.

확신은 결코 자만이 아니었다. 정확한 계산에서 나온 완벽한 판단이었다.

「돌겨어어억!!」

신하영의 전사들은 단숨에 짐승들을 몰아붙이며 승기를 붙잡았다. 짐승들에게는 운이 좋게도 하라톤이 복제된 상태이기는 하지만 이전과 비교하면 그 힘이 약했다.

「그때의 우리라고 생각하지 마라!」

「우리에게는 사령관님이 계시다고!」

「무시무시한 해골바가지도 있다!」

쾅! 콰앙! 콰광!!

파괴신으로 돌변한 하라톤은 강력했다. 활활 타오르는 피닉스의 심장까지 있으니 오죽하겠냐만···.

푸욱! 데스나이트의 죽음의 검이 하라톤의 심장을 꿰뚫었다.

「······」

죽음의 검은 하라톤에게서 영원한 생명을 빼앗아갔다.

「크···아아······.」

쿠웅. 거대한 하라톤이 쓰러졌다. 그리고 하이에나 왕의 목이 잘렸을 때 승패가 났다.

전사들의 압도적인 승리였다.

「우와아아아!!」

「우리가 승리했다! 짐승들을 물리쳤다!!」

승리는 나약해진 마음을 깨끗하게 씻어주었다.

‘이길 수 있어!!’

신하영은 자신을 믿었다.

[선발전 중간 순위]

[1위: 신하영(89)│24승, 1패]

[2위: 이상현(52)│20승, 5패]

[3위: 알렉스 로드 윈(11)│14승, 11패]

[4위: 강무혁(23)│13승, 12패]

[5위: 김인식(7)│11승, 14패]

[6위: 김원호(0)│6승, 15패]

[7위: 왕슈잉(0)│4승, 15패]

[8위: 리 쉔(0)│3승, 15패]

이상현의 3연패와 신하영의 4연승이 예고해주고 있었다.

선발전 마지막 게임의 승자는 신하영이라고.

물론 마지막까지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만약 이상현이 네 번째 죽음의 던전에서 원하는 아이템을 손에 넣고, 신하영이 손에 넣지 못한다면 지금의 위치가 뒤집힐 것이 불 보듯 뻔하니까.

그리고 이상현과 신하영만 있는 게 아니다. 현재 5위인, 5위로 끝마칠 확률이 가장 높은 김인식에게도 이번 게임을 뒤흔들 힘이 존재했다.

‘죽음의 방은 안 돼. 악마의 방도 아니야. 사자의 방으로 들어갈까? 사자의 방일 것 같기도 한데···. 아니, 괴물의 방으로 들어가자. 네 번째 죽음의 던전이라는 점을 생각해본다면 괴물의 방에서 나올 확률이 가장 높아!!’

김인식은 수호자의 투구라는 ‘평범한’ 아이템을 획득하기 위해서 난이도가 보통인 괴물의 방으로 들어갔다.

당연히 다른 플레이어들은 그 모습을 의심에 가득 찬 표정으로 쳐다볼 수밖에 없었다.

‘죽음의 방이 아니야?’

‘무슨 생각이지?’

‘괴물의 방이라고? 어째서?’

단 한 사람만이 김인식의 의도를 알아차렸는데, 그 사람은 바로 이상현이었다.

“······.”

그러나 이상현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마음 한구석에서 김인식을 응원하고 있었다.

강무혁은 종말의 괴물을 획득하기 위해서 죽음의 방으로 들어갔다.

‘종말의 괴물만 나온다면···. 내가 이길 수 있어!’

괴물 조합을 사기 조합으로 만들어주는 종말의 괴물만 획득할 수 있다면 얼마든지 역전시킬 수 있다고 생각했다.

틀린 판단은 아니었다. 언데드를 주력으로 쓰는 플레이어가 없다는 점을 생각해본다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었다.

알렉스 로드 윈은 강무혁을 따라서 죽음의 방으로 들어갔다. 목적은 제우스의 번개를 획득하기 위함이었다.

‘제우스의 번개가 아니더라도 쓸만한 아이템이 나온다면···. 충분히 뒤집을 수 있어.’

10땅인 만큼 가능성은 열려 있다. 만약 발키리의 날개와 같은 아이템을 획득한다면 그리고 그 발키리의 날개를 획득한 챔피언이 복제된다면 그때는 그 누가 막을 수 있을까?

“······.”

이상현은 가만히 지켜보다가 사자의 방으로 들어갔다. 죽음의 방도 악마의 방도 그렇다고 괴물의 방도 아닌 사자의 방.

‘사자의 방이라고?’

당연히 죽음의 방으로 들어갈 줄 알았던 신하영은 깜짝 놀라서 쳐다보았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정신을 차리고 죽음의 방으로 들어갔다. 지금 필요한 것은 골드도 애매한 견제도 아닌 아이템이었기 때문이다.

승리에 필요한 아이템.

‘반드시 이길 거야!!’

신하영이라는 플레이어는 승리를 간절히 원하고 있었다. 선발전 통과만이 목적이 아니라 이상현에게 인정받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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