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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발전 (134/170)

선발전

선발전

각 서버에 쥐와 너구리를 닮은 GM이 나타나 말했다.

『선발전은 총 3게임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간단히 말하자면 포인트가 높은 8명을 뽑는 게임입니다.』

『1위는 80포인트! 2위는 50, 3위는 40, 4위는 30, 5위는 20, 6위는 10, 7위는 0, 8위는 -10포인트입니다.』

『16명 중에서 8명 안에만 들면 되는 게임이니 생각보다는 간단할 겁니다.』

『여기서 한가지 알아야 할 사실! 예선전에서 1위를 한 플레이어가 특별한 선물을 받았다는 걸 기억하고 계시죠?』

GM의 말에 플레이어들이 술렁거렸다. 이러한 반응을 원했던 GM은 실실 웃으며 말했다.

『1위를 해보셨다면 알겠지만, 1위 보상이 바로 포인트였습니다, 포인트!!』

『몇 포인트냐? 2위 아랫분들은 궁금하시겠죠? 뜸 들이지 않고 바로 말하겠습니다. 자그마치 20포인트입니다.』

『아시겠습니까? 20포인트입니다! 우와! 예선전에서 두 번만 1위를 했어도 99% 진출이네요?』

20포인트라는 말에 술렁거림은 몇 배로 커졌다. 특히, 서버 13279의 플레이어들은 큰 충격을 받았다.

‘20포인트라고? 그렇다면 이상현은 통과잖아.’

‘지금까지 계속 1위를 했으니까···.’

‘볼 것도 없이 통과네.’

‘어쩐지 말을 안 하더라니.’

‘이래서 입을 다물었군!’

충격은 곧 질투심으로 변했다. 선발전을 시작하기도 전에 통과했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부러웠기 때문이다.

GM은 그러한 반응을 즐겼다.

『참고로 선발전 포인트는 타인에게 양도할 수 있습니다.』

『아시겠습니까? 이상현씨처럼 포인트가 남아도는 사람은 함께할 사람을 선택할 수 있다는 거죠.』

GM의 사족에 서버 13279의 플레이어들은 신하영을 쳐다보았다.

신하영. 그녀는 이상현의 연인이었다.

신하영은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GM은 에헴! 예의를 차리며 말을 덧붙였다.

『물론 저희는 분란을 조장하지 않습니다! 유니버스 STFT는 팀 게임이니까요! 그러니 누가 누구에게 포인트를 주었는지는···. 나중에 공개하겠습니다!』

『떨어질 사람은 밑바닥에 떨어지고, 올라갈 사람은 올라간 다음에 말이죠.』

GM의 말에 서버 13279의 플레이어들은 쉽게 상상할 수가 있었다. 이상현이 신하영에게 포인트를 넘겨주었음을.

굳이 어렵게 생각할 것도 없었다.

“······.”

이상현은 플레이어들의 시선을 받으면서도 침묵을 지켰다.

침묵은 긍정일까? 아니면 부정일까?

플레이어들은 애써 고개를 저으며 마음을 가라앉혔다. 괜히 시끄럽게 떠들어봤자 아무런 의미도 없으니까.

그래, 속만 쓰릴 뿐이다.

짝! GM이 손뼉을 쳤다. 플레이어들의 시선이 모였다.

『잡담은 여기까지 하고.』

『지금부터 선발전을 시작하겠습니다.』

『선발전은 두 팀으로 나눠서 진행되며, 반드시 한 번씩은 만나게 되어 있습니다.』

『그러니 ‘1위’와 만났다고 해서 절망하지는 마십시오. 행운은 달라도 조건은 똑같으니까요.』

띠링!

[유니버스 STFT 챔피언쉽 본선 대표자 선발전]

[이상현(100)│0승, 0패]

[잭 로어(100)│0승, 0패]

[카라할스(100)│0승, 0패]

[리 쉔(100)│0승, 0패]

[신하영(100)│0승, 0패]

[엘리자베스(100)│0승, 0패]

[쿠론(100)│0승, 0패]

[제임스(100)│0승, 0패]

드디어 선발전이 시작되었다.

지금까지 한 팀으로써 활동해왔던 동료들과 경쟁하는 선발전이, 그 막을 올린 것이다.

『어? 뭔가 할 말이라도 있으신가요?』

앞으로 걸어 나온 사람은 이상현이었다. 그 돌발적인 행동에 모두가 이상현을 보았다.

이상현은 자신을 바라보는 사람들에게 말했다.

“여러분들에게 한 가지 약속해드리겠습니다. 저는, 지금까지 획득한 포인트를 그 누구에게도 쓰지 않을 겁니다. 심지어 저 자신에게도.”

Single & Team fight Tactics.

STFT는 혼자서 하는 게임이자 팀으로 하는 게임이다.

유니버스 STFT도 마찬가지.

혼자서 하는 것처럼 느껴져도 팀 게임이다.

그래. 팀 게임이다, 팀 게임.

아무리 혼자서 날뛰어도 팀이 이기지 못하면 떨어진다. 탈락한다. 개인의 승리는 1승에 불과할 뿐이다.

그게 현실이고, 유니버스 STFT다.

팀이지만 적으로 활동했던 서버가 떨어진 이유도, 적이지만 팀으로 활동했던 서버가 살아남은 이유도 팀이었기 때문이다.

서버 13279가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도.

팀으로서 싸웠기 때문이다.

만약 서로를 불신하고 외면했다면 최종 예선전은커녕 2차, 3차 예선전에서 떨어졌을 것이다.

적이지만 팀으로 활동했기에, 서로를 믿었기에, 최종 예선전을 통과한 것이다.

그러니 그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설령 서로에게 칼을 겨누게 된다고 해도, 그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그러니 결단을 내려야 한다. 튜토리얼이 끝나고 있었던 순위 쟁탈전을 막았던 것처럼, 이것도 막아야 한다. 팀이 분열하는 것만큼은 막아야 한다.

하지만 어떻게?

어떻게 막을 수 있을까?

답은 의외로 간단할 것이다.

‘포인트’를 쓰지 않으면 된다. 분란을 가져오는, 오직 나만이 가지고 있는 권력과도 같은 포인트를 그 누구에게도, 심지어 나 자신에게도 쓰지 않으면 최소한의 믿음은 줄 수 있다.

그 탓에 선발명단에서‘제외’될 수도 있지만, 설령 제외되더라도 어쩔 수 없다.

STFT를 12년이나 했으면서도 졌다는 건, 유니버스 STFT 챔피언쉽에 도전할 자격이 없다는 뜻이니까.

그리고 사람들의 실력이 나를 쓰러뜨릴 만큼 상승했다는 뜻이니, 그것 또한 나쁠 것 없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모두에게 말했다.

포인트를 사용하지 않겠다고.

“모두 팀으로써, 팀으로써 최선을 다해주시기 바랍니다.”

유니버스 STFT는 팀 게임이다.

어째서 이상현은 팀 게임이라는 것을 강조했을까? 그 의문이 김원호를 사로잡았다.

‘팀 게임, 팀 게임···. 새삼 그 사실을 강조할 필요가 있었을까? 아니야. 특별한 이유가 있어. 이상현이 팀 게임이라는 것을 강조한 이유가. 포인트를 아무에게도 쓰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부터 그래. 이유. 무슨 이유? 그거야···.’

김원호는 간단한 결론에 이르렀다. 그러자 이상현이 팀 게임을 강조한 이유를 알 수 있었다.

‘···그렇군. 그래서였어.’

물론 자신이 알아낸 것이 100% 옳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김원호는 그것이 옳다고 확신했다.

‘그렇다면 내가 취해야 할 행동은···.’

김원호는 김인식을 바라보았다. 자신보다 나이는 적지만 영리하고 침착한 플레이어.

김원호는 마음을 단단히 굳혔다.

‘한 번 해보자.’

서버 13279에 불협화음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겉과 달리 그 속을 들여다보면 배신이 가득했다.

이상현과 신하영, 김원호와 김인식 그리고 쿠론과 에이든을 제외하면 그 누구도 동료를 진심으로 믿지 않았다. 믿는 척만 할 뿐, 기회가 된다면 언제든지 돌아설 수 있었다.

말하자면 비즈니스적인 관계라고 해야 할까? 어디까지나 팀으로 활동할 뿐이지 결코 팀이 아니었다.

그러나 예선전을 거듭할수록 그러한 생각이 달라졌다. 그 이유는 팀과 팀이 아닌 것의 차이가 컸기 때문이다.

팀이지만 적인 것과.

적이지만 팀인 것이 다르듯이.

팀으로 싸울 때와.

팀으로 싸우지 않을 때의 차이는 컸다.

만약 팀으로 싸우지 않았다면 ‘짝수’가 맞지 않는다고 서버를 솎아냈을 때 탈락했을 것이다.

‘흠. 그렇단 말이지.’

강무혁은 이상현의 말뜻을 알아차렸다. 왜 팀으로 싸워야 하는지, 팀이어야 하는지를 단번에 파악한 것이다.

‘그렇군.’

잭 로어도 이상현의 말뜻을 알아차렸다. 그래서 자신과 함께할 사람을 찾아보았다.

‘엘리자베스! 그녀라면···. 등을 맡길 수 있다.’

순위 쟁탈전에서 망신을 당했던 알렉스 로드 윈도 이상현이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를 알아차렸다.

‘이들 중에서 믿을 수 있는 사람은···. 마모나인가. 그나마 말이 제일 잘 통하니까.’

그래서 강무혁과 잭 로어처럼 팀으로써 함께할 사람을 찾아보았다.

‘거짓말하고 있네.’

‘이길 자신이 있으니까 저런 소리를 하는 거겠지.’

‘떨어질 것 같으면 몰래 쓰겠지.’

몇몇은 여전히 이상현을 의심의 눈초리로 쳐다보고 있었지만, 이상현의 말뜻을 조금이라도 알아차린 사람들은 자신과 함께할 동료를 찾기 위해서 노력했다.

“야, 우리 둘 중에서 하나가 살아야 한다면 누가 살아야 하겠냐?”

“당연히 나지. 그걸 말이라고 하니?”

“뭐라고?! 빈말이라도 나라고 말해줘야지!!”

“쿠론. 사람이 정직해야지.”

“정직은 무슨! 그럴 때는 연인의 기분을 맞춰주는 게 기본 아니야?”

“아, 그랬나?”

쿠론과 에이든은 티격태격 싸우면서도 마음속으로는 서로를 믿고 있었다.

GM은 이번에도 나선 이상현을 바라보며 씩 웃었다.

『역시, 이상현씨는 재미있네요.』

입가에 맺힌 미소는 진심이었다.

다른 서버의 상황은 어떨까?

다른 서버의 상황은 매우 나빴다. 그 이유는 처음부터 팀이지만 적이었기 때문이다. 이기기 위해서 적이지만 팀으로 활동했을 뿐이지 철저히 적이었다.

게다가 이상현처럼 중심을 잡아주는 플레이어가 몇 명 없었다. 설령 있다고 해도 자신의 포인트를 포기하면서까지 팀을 생각하지는 않았다.

빠드득!!

무토는 지금의 상황이 몹시 마음에 들지 않았다. 왜냐하면 다른 플레이어들이 자신을 ‘경계’했기 때문이다.

수군수군. 두려운 무언가를 바라보듯이 여차하면 제거할 마음조차도 품은 게 보였다.

‘이 자식들이···.’

누구 덕분에 여기까지 올라왔는데.

누구 덕분에 그 치열한 예선전을 통과했는데.

감히 나를 제거하려고 해?

무토는 뿌드득 이를 악물었지만, 분노를 표출하지는 않았다. 건드리면 펑! 하고 터질 게 분명했기 때문이다.

‘두고 보자.’

무토는 현명하게 다음을 기약했다. 물론 다음이 언제 올지는 알 수 없었다. 좋든 싫든 팀으로 활동해야 하니까.

하지만 적어도 돌이킬 수 없는 씨앗이 싹을 틔웠다는 것만큼은 분명했다.

아아! 지금의 불화는 무토 개인은 물론이고 서버 차원으로서도 매우 불행한 일이었다.

킬리언이 속한 서버 20000의 상황도 비슷했다.

시기와 질투, 경계, 제거 등등 선발전 통과가 확실한 킬리언을 팀으로 보지 않고 적으로 보았다.

애초에 킬리언의 성격 자체가 들끓는 기름이라서 물들과 섞이는 건 불가능했다.

‘이상현, 이상현, 이상현.’

물론 킬리언은 조금도 신경 쓰지 않았다. 이미 유니버스 STFT 챔피언쉽 본선 진출을 확정지었기 때문이다.

뭐, 그런 것을 떠나서 이기면 그만이라 신경 쓸 이유가 없었다. 그리고 그런 하찮은 것에 관심을 가질 만큼 킬리언은 한가롭지 못했다.

‘이상현.’

킬리언은 오직 이상현만을 생각했다. 이것을 두고 사랑이라고 한다면 사랑일 것이다. 집착도 사랑의 일종이니까.

‘꼭 다시 만나자.’

이상현을 다시 만날 생각을 하니.

저절로 웃음이 나왔다.

서버 07782의 1위 네메시스는 팀의 분열을 막기 위해서 극약처방을 내놓았다.

“공평하게. 여러분 모두에게 10포인트씩 나눠드리겠습니다. 저를 포함한 모두에게 말이죠.”

10포인트씩 준다는 말에 소리 없이 들끓던 분위기가 변했다. 네메시스는 그 분위기를 놓치지 않고 단단히 쐐기를 박았다.

“나중에 포인트가 공개되었을 때 거짓말이면 저를 믿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러자 플레이어들의 눈빛에서, 마음에서, 조금이지만 분열의 싹이 수그러들었다.

네메시스가 이처럼 극약처방을 내린 이유는 팀의 분열을 막기 위함도 있지만, 자신의 걸림돌이 생기는 걸 지켜볼 만큼 무신경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포인트를 나눠준다고 해서 문제가 될 것도 없었다. 대표자 선발전에서 당당히 1위를 차지하면 그만이니까.

“우리도 팀이라는 사실을 잊지 마십시오.”

네메시스는 팀을 강조했다.

그러나 네메시스의 마음에는 팀이 없었다.

오직 자신뿐이었다.

“아시겠습니까?”

네메시스의 눈빛은 차가웠다.

서버 08085의 크로노스는 팀이 분열하든 말든 조금도 개의치 않았다.

그딴 것보다는 자신에게 절망을 맛보여준 이상현을 쓰러뜨릴 방법을 찾는 게 백배 천배는 더 중요했다.

‘어떻게 하면 이상현을 이길 수 있을까?’

‘그 이상현을 쓰러뜨릴 수 있을까?’

‘어지간한 행운으로는 이길 수 없어. 6성 쿤드라조차도 패배했으니까.’

크로노스에게 팀은 거추장스러운 허울에 지나지 않았다. 양의 탈을 쓴 늑대라고 해야 할까?

팀이지만 팀이 아닌 적이었다. 비단 크로노스뿐만 아니라 모두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서버 08085는 비슷한 자들끼리 모인 집단이었다.

‘쿤드라 뿐만이 아니지. 그와 비슷한 행운조차도 이상현을 능가하지 못했어.’

크로노스의 눈이 오싹할 정도로 붉게 물들었다.

‘실력. 오로지 실력으로 승부를 봐야 해. 그것 말고는 답이 없어. 그게 이상현을 이길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야.’

해답을 찾아낸 크로노스는 이상현과 만날 준비를 했다.

서버 19921의 레오나는 팀의 분열이 곧 탈락이라고 생각했다. 본선에 진출하자마자 탈락할 것이라고 말이다.

하지만 레오는 팀의 1위가 아니었다. 1위는 다른 플레이어였다. 그 탓에 발언권이 약했다. 냉정히 말해서 그녀가 하는 말을 무시할지도 몰랐다.

‘내가 이상현이었다면, 만약 그랬다면······.’

레오나는 나약해지려는 마음을 다잡았다.

‘난 이상현이 아니야. 그러니까 내 방식대로 해야 해. 설령 실패하더라도 포기하면 안 돼.’

이상현을 통해서 끈기를 배웠던 레오나는 이번에도 포기하지 않고 시도했다.

“여러분! 지금, 저희끼리 다퉈서는 안 됩니다! 이번 선발전도 튜토리얼 때 있었던 순위 쟁탈전처럼 함정입니다! 비록 누군가는 탈락하게 될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저희가 팀이라는 사실을 깨트려서는 안 됩니다!”

1위가 아닌 탓에 발언권이 없다시피 했지만 그래도 몇몇은 레오나가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 알아들었다.

“최선을 다해서 싸우되 서로를 원망하면 안 됩니다. 왜냐하면 이번 싸움은···. 종족의 운명을 걸고 싸우는 대표자를 선발하는 선발전이니까요.”

레오나는 진심을 담아서 외쳤다.

베르트랑이 속해 있는 서버 15006은 다른 곳과 달리 비교적 평온했다. 그 이유는 베르트랑이 ‘포인트’를 받자마자 모두에게 공개했었기 때문이다.

“와, 1위 보상이 포인트네? 어디에 쓰는지는···. 나중에 선발전에도 쓸 수 있다고 하네? 우대권 같은 건가?”

그래서 아쉬움을 느낄지언정 베르트랑을 노려보는 플레이어는 없었다. 예선전에서 1위를 기록하지 못한 건 어디까지나 운과 실력이 부족한 탓이었으니까.

“뭐, 어떻게든 되겠지.”

그녀의 행동에서부터 알 수 있지만, 그녀는 미움받는 존재가 아니라 그냥 그러려니 하는 존재다.

운이 좋은 게으름뱅이? 딱 그 정도라서 경쟁 대상으로 삼기에는 많이 부족했다.

솔직히 그녀를 상대로는 의욕이 생기지 않았다. 매사가 건성이라서···. 죽는 것도 귀찮아할 것 같았다.

“대충해, 대충! 죽느냐 사느냐는 어차피 신에게 달려 있잖아? 위대한 행운의 신의 손에~!”

운이 좋은 것을 보면 알 수 있듯이, 그녀는 행운이 신이 가장 좋아하는 VIP 고객이다.

“어떻게든 잘 될 거야! 난 믿어!”

베르트랑은 대충 선발전을 준비했다.

서버 11111의 아크는 ‘선발전’이 튜토리얼 때 있었던 ‘순위 쟁탈전’처럼 플레이어들을 분열시키는 야비한 수작이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무슨 일이 있어도 분열은 막아야 해. 분열을 막지 못하면···. 적과 싸우기도 전에 탈락할 거야.’

아크는 선발전으로 인해 팀이 분열될 거라고 판단했다. 튜토리얼 때처럼 팀이지만 적이 될 것이라고 말이다.

‘하지만 무슨 수로? 무슨 수로 이들을 막지? 모두에게 포인트를 나눠줘야 하나? 물론 그럴 일은 없겠지만, 만에 하나 내가 떨어진다면 그때는······.’

아크는 자신의 운명을 믿으면서도 머뭇거렸다.

물론 그것도 잠시.

‘날 믿자! 난 운명에 선택받은 존재야!!’

아크는 자신의 운명을 믿었다. 자신이라면 포인트가 없더라도 선발전을 통과할 수 있을 거라고 말이다.

“여러분! 우리끼리 싸워서는 안 됩니다. 우리는 한 팀입니다! 우리의 고향을 위해서 싸우는 동료입니다! 만약 제가 가지고 있는 포인트 때문에 싸우는 거라면···. 저는 이 포인트를 포기하겠습니다. 모두 여러분에게 나눠 주겠습니다.”

아크의 선언에 분위기가 달라졌다. 하지만 플레이어들의 눈동자에는 순위 쟁탈전에서 날뛰었던 아크의 모습이 남아 있었다. 1위를 하겠다고 날뛰었던.

그 점이 이상현과는 달랐다.

“저를 믿어주십시오.”

그 탓에.

위선자처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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