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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버스 STFT 그림자 조합 (96/170)
  • 유니버스 STFT 그림자 조합

    유니버스 STFT 그림자 조합

    서버 13279의 성적은 6승 10패. 그리고 2위 서버 20000의 성적은 3승 13패.

    2라운드부터 포인트를 이용한 골드러쉬가 가능하다는 점을 생각해본다면 3승의 차이는 어마어마했다.

    물론 그렇다고 뒤집을 수 없는 격차는 아니었다.

    운이 가장 큰 변수로 존재하는 STFT의 특성상, 그 운에 따라 얼마든지 뒤집힐 수가 있으니까.

    가령 서버 13279가 1승도 거두지 못하고 전패를 한다면, 서버 20000이 4승을 거두면 1위와 2위가 바뀌는 것이다.

    뭐, 그게 말처럼 쉽지는 않겠지만.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충분히 가능하다.

    하물며 운명이 걸린 게임이 아닌가?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다.

    그래서 서버 13279의 플레이어들은 우승이 보인다고 방심하지 않고, 2라운드에 돌입했다.

    『자, 2라운드 첫 번째 출전자를 정해볼까요?』

    쥐와 너구리를 닮은 GM의 말에, 서버 13279의 플레이어들은 이상현을 바라보았다.

    이상현은 사람들의 시선을 한몸에 받으며 앞으로 걸어 나왔다. 그러고는 GM에게 말했다.

    “내가 첫 번째 출전자야.”

    『역시!!』

    GM이 짝짝짝! 손뼉을 치며 진심으로 기뻐했다.

    아무래도 GM은 서버 13279의 플레이어 중에서 이상현이 가장 마음에 드는 듯했다.

    『좋아요, 아주 좋아요!! 이상현씨가 2라운드 시작부터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정말 기대되네요!!』

    이상현은 쓴웃음을 지으며 GM을 따라갔다.

    그리고 게임이 시작되었다.

    [2차 예선전(2-1)이 시작됩니다.]

    [1번 플레이어: 이상현(100)]

    [2번 플레이어: 킬리언(100)]

    [3번 플레이어: 네메시스(100)]

    [4번 플레이어: 뮤칼(100)]

    [5번 플레이어: 크사르(100)]

    [6번 플레이어: 라 하르알(100)]

    [7번 플레이어: 카심(100)]

    [8번 플레이어: 델(100)]

    [10, 9, 8, 7···. 2, 1]

    [게임 시작]

    서버 13279의 플레이어들은 이상현에게 1000포인트를 모아주었다. 이상현은 자신의 3000포인트 중에서, 자신에게 500포인트를 걸고, 남아있는 2500포인트와 1000포인트를 합쳐서 350골드로 바꾸었다.

    [잔여 포인트 0]

    기본 골드가 50골드라는 점을 생각해본다면.

    시작부터 400골드라는 어마어마한 골드가 생긴 것이다.

    “진짜 든든하네.”

    이상현은 시작 아이템으로 무난하게 부러진 검(6골드)을 선택했다. 혹시 나중에 부러진 검을 하나 더 획득하게 된다면 수호자의 검을 만들 수 있을 테니까.

    “리빙아머라. 게다가 6리빙아머네.”

    이상현의 시작 챔피언은 리빙아머였고, 챔피언 상점에는 리빙아머 여섯 명이 있었다.

    “이렇게 잘 나왔는데 다른 조합을 할 수는 없지.”

    이상현은 머릿속으로 생각해두었던 ‘그림자 조합’을 선택했다.

    [리빙아머(★★) 두 명이 탄생했습니다.]

    [리빙아머(★)가 합류했습니다.]

    [398골드 남았습니다.]

    챔피언 변환 버튼을 누르니.

    또다시 그림자들이 나타났다.

    [슬라임(★)┃미믹(★)┃미믹(★)┃미믹(★)┃리빙아머(★)┃리빙아머(★)]

    [괴물 리빙아머(★★★)가 탄생했습니다.]

    [미믹(★★)이 탄생했습니다.]

    이상현은 슬라임을 제외한 나머지 챔피언들만 구매했다. 그 이유는 슬라임이 ‘수호자’가 아니기 때문이다.

    “계속 간다.”

    [챔피언 변환 버튼을 눌렀습니다.]

    [새로운 챔피언들이 나타났습니다.]

    이상현은 5성 챔피언을 만들 작정으로.

    100골드만 남기고 다 써버릴 작정으로.

    챔피언 변환 버튼을 누르고 또 눌렀다.

    그 속도가 어찌나 빠른지 손이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영웅 리빙아머(★★★★)가 탄생했습니다.]

    [영웅 미믹(★★★★)이 탄생했습니다.]

    [영웅 리빙······.]

    [전투까지 10초 남았습니다.]

    그러다 딱 3초를 남겨두고.

    [전설의 리빙아머(★★★★★)가 탄생했습니다.]

    [전설의 미믹(★★★★★)이 탄생했습니다.]

    [레벨 2가 되었습니다.]

    [133골드 남았습니다.]

    5성 챔피언 두 명을 만들었다.

    [30초가 모두 지났습니다.]

    [2차 예선전(2-1)]

    [상대: 7번 카심(100)]

    [잔여 라이프(100)]

    [전투가 시작됩니다.]

    이상현이 400골드라는 어마어마한 골드를 가지고 시작했음에도 마법사 조합을 선택하지 않은 이유는 두 가지다.

    첫 번째. 마법사 조합이 심각한 너프를 먹었기 때문이다.

    STFT에서는 9마법사가 완성된 조합이었다. 그런데 이곳 유니버스 STFT에서는 10마법사가 완성이다.

    9에서 10으로 너프를 먹은 것이다.

    어차피 마법사 조합의 완성은 타이탄이니 아무 상관 없는 거 아니야? 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지가 않다.

    마법사 조합은 그렇지 않아도 뒤죽박죽인 조합인데, 이제는 오크주술사라는, 오크전사와 오크궁수를 뽑지 않으면 나오지 않는 챔피언까지 뽑아야 한다.

    그 탓에 빈자리에 넣을 수 있었던 드래곤이나 실피드와 같은 강력한 챔피언을 넣을 수 없게 된 것은 치명적이다.

    요정의 고깔모자가 무조건 나온다는 보장도 없는데, 오크 주술사를 넣으라는 말은.

    타이탄의 어깨가 두 배로 무거워진다는 뜻이다. 만약 상대방에게 하이에나 왕이 존재한다면 마법사 조합이고 나발이고 100% 패배할 것이다.

    두 번째. 그림자 조합에 유리한 흐름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STFT는 그때마다 나올 확률이 높은 조합의 챔피언들이 잘 나오는 경향이 존재한다. 게임의 전체적인 흐름이라고도 말하는데, 6리빙아머가 나왔다는 말은 그림자 조합이 잘 나온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가 있다.

    물론 아닐 수도 있다. 일시적인 행운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러한 흐름이 존재하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운빨좆망겜임에도 고수가 초보자들보다 훨씬 높은 승률을 기록하는 이유는 그러한 흐름을 잘 파악하고 따라가기 때문이다.

    잘 나오는 조합을 파악하고, 그 조합을 가장 빠르게 완성하는 사람이 승리한다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다.

    이 두 가지 이유를 들어.

    이상현은 마법사 조합이 아닌 유니버스 STFT 그림자 조합을 선택했고, 1스테이지만에 5성 리빙아머와 미믹을 완성했다.

    [전설의 리빙아머(★★★★★)]

    속성: 땅, 질서

    직업: 그림자, 수호자

    공격력: 305

    방어력: 305

    체력: 4050

    마나: -

    스킬: 영원한 수호자

    [전설의 미믹(★★★★★)]

    속성: 땅

    직업: 그림자, 수호자

    공격력: 432

    방어력: 203

    체력: 3545

    마나: 20/75

    스킬: 와악!

    전사 조합의 챔피언들과 비교하면 능력치가 조금 떨어지지만, 그림자 조합의 진가는 땅속성과 수호자에 있다.

    리빙아머(1)【땅, 질서▶그림자+수호자】

    미믹(1)【땅▶그림자+수호자】

    방패전사(1)【땅, 질서▶전사+수호자】

    골렘(1)【땅▶요정+수호자】

    허수아비(1)【땅, 질서▶요정+수호자】

    트롤(2)【땅▶괴물+수호자】

    미라(2)【땅▶언데드+수호자】

    스핑크스(3)【땅, 질서▶그림자+수호자】

    가고일(4)【땅, 질서▶그림자+수호자+요정】

    황금사자(5)【땅, 질서▶그림자+수호자】

    10땅+10수호자+4질서+3그림자+2요정!

    땅 혹은 수호자 조합이라고도 불리는데, 핵심 챔피언이 전부 그림자라서 STFT에서는 그림자 조합이라고 불렸다.

    뭐, 이 조합을 보고 1골드 챔피언이 절반이라서 약한 거 아니야? 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다 완성된 조합과 붙어보고 나면 “왜 안 죽어?”라는 말을 자신도 모르게 중얼거리고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딱 봐도 잘 안 죽게 생긴 녀석들만 있지 않은가? 샌드백계의 양대산맥도 그렇고.

    눈에 보이는 것만큼이나 진짜 질긴 조합이다.

    어지간해서는 죽이지 못한다.

    철컹, 철컹.

    전설의 리빙아머가 적을 향해서 느릿느릿하게 걸어갔다. 리빙아머 옆으로는 미믹이 낡은 상자 뚜껑을 딱딱! 부딪히며 손인지 발인지 알 수 없는 것으로 아장아장 걸었다.

    맞은편에는 전설의 늑대가 달려오고 있었다. 늑대의 눈빛은 대단히 사나웠고 살기로 가득 차 있었다.

    전설의 늑대 옆으로는 영웅 멧돼지가 성난 울음소리를 “꿰에에엑!!” 토해내고 있었다.

    5성 둘과 5성+4성의 싸움이다.

    일반적으로 본다면 5성 쪽이 훨씬 더 유리해 보이지만.

    조합이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의 싸움은···.

    예측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다.

    콰직!!

    전설의 늑대의 물어뜯기가 리빙아머를 고철에 가까운 상태로 만들었다. 물론 리빙아머는 감정이 없는 수호자답게 당황하지 않고 기계적으로 반격했다.

    서걱!!

    청동검이 전설의 늑대의 머리에 큰 상처를 만들었다. 피를 부르는 공격이었으나 물어뜯기보다는 약했다.

    “크허어엉!!”

    전설의 늑대가 울부짖었다.

    그 옆으로 전설의 미믹과 영웅 멧돼지가 부딪혔다.

    영웅 멧돼지는 다짜고짜 머리부터 들이박으며 미믹을 밀어내려고 했다.

    “꾸우욱?!!”

    하지만 밀어낸 거리는 고작해야 1칸에 불과했다. 영웅 멧돼지는 당황해서 머리를 흔들며 뒤로 뺐다.

    “와악!!”

    그때를 놓칠세라 전설의 미믹이 입을 크게 벌리며 힘껏 고함을 질렀다. 그러고는 낡고 날카로운 녹슨 못(이빨)으로 영웅 멧돼지를 마구 물어뜯었다.

    콰득콰드득!!

    녹슨 못이 두꺼운 털가죽을 뚫고 들어가 상처를 입혔다.

    “꿰에엥!!”

    영웅 멧돼지는 끔찍한 고통에 비명을 질렀다.

    그림자들과 짐승들의 싸움은 한동안 이어졌다. 어느 쪽이 우세하다고 말할 수 없는 상황이었으나.

    전투의 승자는 공격성이 뛰어난 짐승들이었다.

    전설의 늑대는 상처투성이로 변한 몸을 이끌고 승리의 포효를 내질렀다.

    “아우우우!!”

    [2차 예선전(2-1)에서 패배했습니다.]

    [라이프가 줄어듭니다.]

    [95라이프가 남았습니다.]

    5성 둘과 5성+4성의 대결이었지만 패배했다.

    뭐, 안타깝기는 해도 실망할 일은 아니다.

    조합의 힘이 발휘되기 전의 유니버스 STFT 그림자 조합은 약한 게 분명한 사실이니까.

    게다가 늑대는 해골전사 다음으로 강력한 1골드 챔피언이다. 전투 시작부터 사용할 수 있는 물어뜯기는 1골드 챔피언이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강력하다.

    늑대가 짐승 조합의 초중반을 책임질 수 있는 것도 물어뜯기에 있다.

    그래.

    져도 이상하지 않은 대결이었다.

    “훗.”

    그래서 나는 조금도 개의치 않고, 챔피언 상점을 살펴보았다. 챔피언 상점에는 리빙아머와 미믹만 뽑은 보람이 있게 조합에 필요한 챔피언들이 올라와 있었다.

    “역시!”

    [미믹(★)┃리빙아머(★)┃트롤(★)┃골렘(★)┃허수아비(★)┃방패전사(★)]

    나는 즉시 녀석들을 구매했다.

    [트롤(★)이 합류했습니다.]

    [골렘(★)이 합류했습니다.]

    [허수아비(★)가 합류했습니다.]

    [방패전사(★)가 합류했습니다.]

    [148골드 남았습니다.]

    그다음으로 챔피언 변환 버튼을 몇 번 눌러서.

    [괴물 골렘(★★★)이 탄생했습니다.]

    [괴물 허수아비(★★★)가 탄생했습니다.]

    [괴물 방패전사(★★★)가 탄생했습니다.]

    [트롤(★★)이 탄생했습니다.]

    [99골드 남았습니다.]

    1골드 챔피언들을 3성 전사로 만들었다.

    물론 이것으로는 많이 부족하다. 조합의 절반을 차지하는 만큼 최소 4성은 만들어야 한다. 하물며 골드러쉬가 가능한 2라운드가 아닌가?

    3성으로는 어림도 없다. 최소 4성이다.

    “자, 그러면···.”

    그래서 나는 느긋한 마음으로, 여차하면 영웅의 전쟁터까지 연패를 할 각오로.

    승부를 기다렸다.

    [30초가 모두 지났습니다.]

    [2차 예선전(2-2)]

    [상대: 8번 델(100)]

    [잔여 라이프(95)]

    [전투가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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