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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전략(6) (81/170)
  • 두 번째 전략(6)

    두 번째 전략(6)

    이상현은 1차 예선전(2-12)에서 만난 아브리겔에게 패배했으며, (2-13)에서 만난 무토에게도 패배했다.

    그리고 (2-14)에서 만난 코스토에게도 패배했다. 3연패를 기록한 것이다.

    그 결과 이상현의 라이프와 순위는.

    [1차 예선전 중간 순위]

    [1위: 4번 세란(81)│11승, 3패]

    [2위: 6번 아브리겔(80)│11승, 3패]

    [3위: 8번 코스토(82)│10승, 4패]

    [4위: 1번 카리스(64)│8승, 6패]

    [5위: 5번 이상현(62)│7승, 7패]

    [6위: 3번 신지드(43)│4승, 10패]

    [7위: 7번 무토(37)│3승, 11패]

    [8위: 2번 하폰(25)│2승, 12패]

    4위에서 5위로 한 단계 주저앉았으며, 50라이프를 바라보는 지경이 되었다.

    물론 나쁜 소식만 있는 건 아니었다. 3연패를 하는 과정에서 운이 좋게도 흡혈귀를 3성으로 만들고, 가고일과 황금사자를 영입해 2성으로 만들었다. 또한, 3성의 사령술사를 하나 더 만들었다.

    이제 사령술사를 아홉 명만 더 모으면 4성이 되는 것이다.

    “큭큭큭!! 네가 사용했던 전법에 당하니까 기분이 어때?”

    “······.”

    무토는 영웅들과 싸우는 틈을 이용해 이상현에게 시비를 걸었다. 무토의 의기양양한 표정은 벌써 승리에 취해 있었다.

    “솔직하게 대답해줄까?”

    물론 STFT 12년차 고인물인 이상현에게는 통하지 않는 얄팍한 도발이었다.

    이상현은 아랫사람을 치하하듯이 웃으며 말했다.

    “연구를 제법 잘했어. 제법이더라고. 그런데 나와 싸우기 전에 먼저 죽지 마. 그러면 복수도 하지 못하고 처량하게 퇴장하는 거잖아?”

    “뭐, 뭐라고?!”

    “앞으로 세 판만 더 지면 아웃이잖아? 현재 1, 2, 3위랑 만나면 아웃당할 것 같은데···. 아니야?”

    “너, 너 이 자식···!!”

    무토가 이상현을 찌를 듯이 노려보았다. 분노가 형상화된 표정은 무시무시했다.

    물론 이상현은 태연자약했다.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고 여유롭게 오른쪽 입꼬리를 위로 끌어올렸다.

    “열심히 살아. 혼자서 죽지 말고.”

    “이, 이이이이···!!!”

    건드리면 폭발할 기세였다.

    이때 GM이 나타나 『지금, 게임을 하다 말고 무슨 짓이에요? 당장 자리로 돌아가세요. 탈락시켜버리기 전에.』 엄중한 경고와 함께 두 사람을 갈라놓았다.

    “힘내, 파이팅! 넌 할 수 있어!”

    이상현은 마지막까지 도발을 잊지 않았다. 그 도발에 무토가 펑! 터졌지만 아무 일도 없었다.

    ‘어떤 아이템이 나오려나?’

    이상현은 처음부터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여유로운 표정으로 영웅의 전쟁터를 바라보았다.

    황혼에서 나타난 영웅들은 빠르게 정리되는 중이었다. 이제 얼마 지나지 않으면 황혼은 사라질 것이며, 영웅의 전당이 나타날 것이다.

    영웅의 전당에서 과연 어떤 아이템이 나올 것인가. 그것이 이상현의 관심사였다.

    ‘황금 주머니도 나쁘지 않은데···. 복불복이 너무 심해졌단 말이지.’

    결단코 무토는 아니었다.

    무토는 끽해야 3순위였다.

    ‘흐음.’

    나는 16개의 아이템을 빠르게 살펴보았고, 그중에서 나에게 필요한 2개를 찾아냈다.

    2개의 아이템은 드래곤 하트와 오즈의 바람이었다.

    마나를 빠르게 채워주는 드래곤 하트와.

    무작위로 하나의 챔피언을 3~30초 동안 날려버리는 오즈의 바람.

    어느 쪽이 좋으냐고 묻는다면···.

    당연히 오즈의 바람 쪽이 더 좋다.

    최대 30초 동안 하나의 챔피언을 날려버리는 효과는 결코 무시할 수가 없다.

    가령, 6성 챔피언이나 6골드 챔피언이 걸리면 진짜 세상 이렇게 성가신 아이템도 없다.

    뭐, 드래곤 하트를 선택해서 사령술사에게 넣어주는 방법도 있지만···.

    오즈의 바람이 더 효과적이다.

    그래서 나는 오즈의 바람이 남아있기를 바랐는데, 첫 번째 선택자인 하폰이 오즈의 바람을 선택했다.

    시작과 동시에 사라진 것이다.

    “······.”

    ···날 견제하기 위해서 오즈의 바람을 가져간 것은 결코 아닐 것이다.

    ···뭐, 필요해서 가져간 것도 아닌 것 같지만.

    여하튼 STFT에서는 흔한 일이다.

    너무 흔해서.

    기분 상할 것도 없다.

    아이템이 저것만 있는 게 아니니까.

    드래곤 하트도···.

    “······.”

    이번에는 6위이자 세 번째 선택자인 신지드가 드래곤 하트를 가져갔다.

    ···드래곤 하트를 세 개 모아서 여의주를 만들 생각인 건 아니겠지?

    후우우.

    정신을 차리자.

    지금은 쓸데없는 생각을 할 때가 아니니까.

    [네 번째 선택자]

    [5번 플레이어 이상현]

    나는 그 속을 들여다볼 수 없는 수수께끼 구슬로 다가가 그것을 집어 들었다.

    어설픈 견제를 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복불복이라도 노려보자는 생각에서였다.

    물론 결과에 따라 어설픈 견제가 더 나을 수도 있다. 하지만 때때로 이런 도전을 통해서 뜻밖의 결과를 얻는 법이다.

    [수수께끼 구슬(??)을 선택했습니다.]

    [망자의 메아리를 획득했습니다.]

    [망자의 메아리]

    ↳언데드 전용 아이템. 모든 적 챔피언에게 1초마다 10%의 확률로 망자의 목소리를 들려준다. 망자의 목소리를 들은 적 챔피언은 3초 동안 엉뚱한 곳으로 움직인다.

    “호.”

    뜻밖의 결과다.

    당연한 말이겠지만 좋은 의미로.

    뜻밖의 결과다.

    “괜찮네.”

    그래서 나는 만족했다.

    1차 예선전(2-15)에서 만난 상대는 1번 플레이어 카리스였다.

    나는 카리스를 상대로 패배했다. 충분히 이길 수 있는 싸움이었는데, 진짜 한 끗 차이로 패배했다.

    “한 발이 모자랐네.”

    아쉬운 패배였지만, 챔피언 상점에서 사령술사 셋을 구매할 수 있어서 크게 아쉽지는 않았다.

    1차 예선전(2-16)에서 만난 상대는 2번 플레이어 하폰이었다.

    하폰은 연전연패를 거듭하는 중이었고, 남아있는 라이프가 10에 불과한 상태였다.

    ‘일부러 지는 전략은 아니겠지?’

    나는 하폰을 상대로 무난한 승리를 거두었고, 하폰은 (2-16)을 마지막으로 퇴장했다.

    굉장히 씁쓸한 퇴장이었는데, 그 이유는 하폰이 비명을 지르며 절규했기 때문이다.

    ‘그냥 안 풀린 거구나.’

    1차 예선전(2-17)에서 만난 상대는 악마 조합의 신지드였다.

    내 드래곤 하트를 훔쳐간 녀석으로.

    순위는 나보다 낮지만.

    조합적인 힘에서는 나보다 더 강했다.

    말하자면 6궁수+5바람으로는 이길 수 없는 상대였다.

    뭐, 그래도 제법 많이 쓰러뜨려서.

    감소한 라이프는 7밖에 되지 않았다.

    1차 예선전(2-18)에서 만난 상대는 현재 1위인 세란이었다.

    “죽어. 이대로 죽어버려.”

    세란은 나에게 무시무시한 독기를 품고 있었는데, 그녀는 그럴 필요가 전혀 없음에도 용병의 구슬까지 사용해서 나의 라이프를 깎아냈다.

    그 탓에 11라이프가 감소하고 말았다.

    1승 3패.

    그것이 나의 성적이었다.

    그 결과 나의 라이프와 순위는.

    [1차 예선전 중간 순위]

    [1위: 4번 세란(74)│14승, 4패]

    [2위: 6번 아브리겔(70)│14승, 4패]

    [3위: 8번 코스토(73)│13승, 5패]

    [4위: 1번 카리스(34)│9승, 9패]

    [5위: 5번 이상현(39)│8승, 10패]

    [6위: 7번 무토(37)│7승, 11패]

    [7위: 3번 신지드(15)│5승, 13패]

    [8위: 2번 하폰(0)│2승, 14패]

    이전과 비교해서 처참해졌다.

    뭐, 순위가 떨어진 것은 아니다.

    여전히 5위다.

    그러나 연패를 거듭했던 무토에게 거의 따라잡혔으며, 남은 라이프가 40도 되지 않는다.

    긍정적으로 보자면.

    그래도 사령술사를 4성으로 만들었으며.

    가고일을 3성으로 만들었다.

    적어도 챔피언 뽑기에서는 승리를 거둔 것이다.

    나는 세 번째 죽음의 던전에서.

    이번에도 시련의 방을 선택했다. 그 이유는 아이템이 아닌 황금 주머니를 획득하기 위함이었다.

    현재 내가 가지고 있는 골드는 72골드다. 9레벨을 만드느라고 80골드를 쓴 탓인데···. 그렇다고 꼭 황금 주머니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괴물 고블린과 괴물 용병을 팔아버리면 10골드 정도는 마련할 수 있고, 또 통과하면 19골드가 생길 테니.

    100골드는 충분히 마련할 수 있다.

    뭐, 그래도 아쉬운 게 아쉬운 거라서.

    황금 주머니가 필요하다.

    아이템은 필요 없다.

    이미 나에게 필요한 아이템은 전부 나왔으니까.

    「···더···많은···죽음이···.」

    「필요···하···다.」

    콰직!!

    [보스몬스터인 해골전사(★★)와 유령(★★)과 구울(★★)과 반시(★★)와 미라(★★)와 흡혈귀(★★)와 듀라한(★★)과 사령술사(★★)와 데스나이트(★★)의 몸에서 세 개 개의 보물이 나왔습니다.]

    [1. 황금 주머니(1~100)]

    [2. 리치의 해골]

    [3. 죽은 자의 손톱]

    [30초 안에 두 개를 선택하십시오.]

    정정하겠다.

    아이템은 필요하다.

    몹시 중요하다.

    중대사항이다.

    [황금 주머니(1~100)를 선택했습니다.]

    [66골드를 획득했습니다.]

    [리치의 해골을 선택했습니다.]

    [리치의 해골]

    ↳사령술사 전용 아이템. 해당 아이템을 장착한 사령술사가 스킬(시체 살리기)을 사용하면, 시체가 좀비가 아닌 구울로 부활한다.

    서버 13279의 사람들의 분위기는 처참했다. 어느 정도로 처참하냐면 이상현을 향해서 “···큰소리치더니만.”, “이러다 7등으로 끝나겠네.”, “···역시 운빨이었나.” 와 같은 불만들을 쏟아낼 정도였다.

    끝까지 지켜봐야 한다는 사람은 소수였다. 김원호조차도 “망했군.”이라고 말하며 체념할 정도였다.

    몇몇은 “차라리 1라운드 때 사용했던 전략을 사용할 것이지. 괜히 쓸데없는 전략을 꺼내 들어서···.” 이상현의 전략에 문제를 제기하며 짜증을 냈다.

    “흐음···.”

    김인식은 끝까지 지켜봐야 한다는 눈빛이었다. 그 이유는 이상현이 조급해하기는커녕 오히려 여유로운 태도로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무슨 생각이지? 무언가 있나? 도대체 무엇을 노리는 거지?’

    김인식은 이상현의 의도를 파악하고 싶었다. 숨겨둔 무언가가 있는 듯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STFT 고수가 아니었기에 파악하는 건 요원한 일이었다.

    마음이 복잡한 사람들과는 달리 신하영은 처음부터 끝까지 이상현을 믿고 또 믿었다.

    ‘힘내, 상현!!’

    [오~! 드디어 축배를 드네?]

    바람의 신의 비아냥거림에도 죽음의 신은 조금도 개의치 않았다. 오히려 즐겁다는 듯이 웃었다.

    [큭큭큭!! 마음대로 지껄여라. 어차피 승부는 정해졌으니까. 이제 곧 이상현은 모든 것을 잃고 추락할 것이다. 1000포인트! 그 많은 포인트를 한 번의 실수로 모두 날려버리는 것이지. 그렇게 되면···. 크하하하!!]

    죽음의 신은 이번에야말로 이상현이 몰락할 것이라고 예언했다.

    [꼭 삼류악당처럼 웃네.]

    바람의 신은 그런 죽음의 신을 한심하다는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그러나 반박하지는 않았다. 죽음의 신의 말대로 이상현은 얼마 버티지 못하고 탈락할 테니까.

    그렇게 되면···.

    [아쉽지만 어쩔 수 없지. 과거는 과거고 현재는 현재니까.]

    바람의 신은 조용히 고개를 저었다. 바로 이때, 등 뒤에서 두 명의 신이 나타났다.

    [그래, 어쩔 수 없지!]

    [이상현이라도 어쩔 수 없어!]

    [질 때는 져야 하는 거야!]

    [아무렴!]

    땅의 신과 생명의 신이었다.

    두 신은 단짝이라도 된 것처럼 이상현이 몰락할 것이라고 이구동성으로 떠들어댔다.

    그라울러는 굉장히 애매한 챔피언이다. 그 이유는 궁수조합이면서도 궁수들과 섞일 수 없는 언데드이기 때문이다.

    다른 조합을 배척하는 언데드!

    그 탓에 언데드 조합으로 시작하면 6궁수를 만들 수 있는 확률이 0%이며, 전사 조합의 궁수로 시작해도 그 확률이 극악이다.

    왜냐하면 반드시 사령술사를 뽑아야 하고, 10레벨을 만들어도 나타날 확률이 1%도 안 되는 그라울러가 나오기만을 바라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6궁수 그라울러는 이론상의 조합이었다. 실전에서는 거의 볼 수 없는 이론상의 조합.

    그러한 이유 탓에, 이처럼 좋은 능력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궁수 그라울러는 천대받았다.

    [죽음의 메아리]

    ↳사거리 안에 있는 적에게 80% 명중률을 가진 기본 공격을 가한다. 기본 공격이 적중하면 그 즉시 또다시 기본 공격을 가하며, 공격이 적중할 때마다 명중률이 10%씩 감소한다(공격이 실패할 때까지 감소한다).

    공격이 실패하면 2초 동안 행동이 멈추며, 다시 공격하거나 공격대상이 바뀌면 명중률 또한 초기화된다.

    명중률만 높으면 적이 죽을 때까지 공격하는 무시무시한 스킬!

    하지만 6궁수가 아닌 그라울러의 사거리는 고작해야 2칸에 불과하다. 1골드 챔피언인 창병의 사거리가 2칸이라는 점을 생각해본다면, 이게 궁수인지 근접 챔피언인지 구분할 수가 없다.

    그래서 굉장히 애매한 챔피언인데···.

    [괴물 그라울러(★★★)가 탄생했습니다.]

    [88골드 남았습니다.]

    [괴물 그라울러(★★★)]

    속성: 땅

    직업: 언데드, 궁수

    공격력: 264

    방어력: 352

    체력: 3996

    마나: -

    스킬: 죽음의 메아리

    이상현이 유니버스 STFT에서.

    6궁수 그라울러를 완성했다.

    [영웅 궁수(★★★★)가 고정됩니다.]

    [괴물 하이에나 궁수(★★★)가 고정됩니다.]

    [괴물 켄타우로스(★★★)가 고정됩니다.]

    [괴물 엘프(★★★)가 고정됩니다.]

    [괴물 오크궁수(★★★)가 고정됩니다.]

    [괴물 그라울러(★★★)가 고정됩니다.]

    [영웅 사령술사(★★★★)가 고정됩니다.]

    [괴물 흡혈귀(★★★)가 앞으로 나아갑니다.]

    [괴물 가고일(★★★)이 고정됩니다.]

    [황금사자(★★)가 고정됩니다.]

    [궁수(6)를 만들었습니다.]

    [궁수들의 사거리가 +15칸, 명중률이 +200% 증가합니다.]

    [바람(5)을 만들었습니다.]

    [모든 적 챔피언의 이동속도가 40% 감소합니다.]

    [땅(5)을 만들었습니다.]

    [땅 속성 챔피언 한 명을 무작위로 복제합니다.]

    [요정(2)을 만들었습니다.]

    [요정들의 공격회피 능력이 +5% 상승합니다.]

    [언데드(2)를 만들었습니다.]

    [언데드 챔피언이 적 챔피언을 공격하면 체력과 최대체력을 20 감소시킵니다.]

    [괴물 그라울러(★★★)에게 죽음의 왕관이 씌워집니다.]

    [괴물 그라울러(★★★)에게 지휘관의 활이 지워집니다.]

    [아이템의 효과가 적용됩니다.]

    그것도 6궁수+5바람+5땅+죽음의 왕관+지휘관의 활을 든 그라울러를.

    「그워어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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