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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전략 (76/170)

두 번째 전략

두 번째 전략

다 함께 모의게임을 해본 덕분일까? 서버 13279의 플레이어들은 예상보다 더 뛰어난 선전을 펼쳤다.

[1차 예선전 결과]

[1위: 서버(13279)│5승, 11패]

[2위: 서버(18821)│3승, 13패]

[4위: 서버(02339)│2승, 14패]

[4위: 서버(17525)│2승, 14패]

······.

그 결과 서버 13279는 1위 자리를 차지했으며, 2위와의 격차를 2승으로 벌렸다.

2승. 작은 것처럼 보여도 절대 작지 않았다. 평균 승률을 고려한다면 어마어마한 격차였다.

물론 따라잡힐 여지가 없는 건 아니다. 하지만 다르게 말하면 이쪽이 더 벌릴 여지도 있다는 뜻이다.

그래서 서버 13279의 플레이어들은 벌써 1위가 된 것처럼 들떠 있었다.

뭐, 속으로는 포인트를 계산하느라고 굉장히 바빴지만, 그래도 겉으로는 기뻐했다.

GM이 나타나 모두에게 말했다.

『이것으로 1라운드가 모두 끝났습니다.』

『이제 여러분들은 더욱더 치열한 2라운드에서 혈투를 벌여야 할 것입니다.』

『물론 그냥 하면 재미없겠죠? 우후후! 그래서 특별한 이벤트를 준비했습니다~!!』

특별한 이벤트? 사람들의 관심이 모두 GM에게로 모여들었다.

여덟 개의 서버, 128명의 시선을 모은 GM이 음흉한 미소를 드러내며 말했다.

『지금부터는 포인트를 골드로 바꿀 수 있습니다.』

『이게 무슨 말이냐? 간단히 말해서 10포인트를 1골드로 바꿀 수 있다는 뜻입니다.』

술렁술렁!

사람들의 머릿속이 갑자기 복잡해졌다.

사람들이 어지러워할수록 GM의 미소가 더더욱 향기로워졌다.

『예를 들어, 승리가 절실한 서버가 있다고 가정을 해보겠습니다. 그 서버의 플레이어들이 500포인트를 모아서 출전자에게 건네주면, 출전자는 +50골드를 들고 시작하는 것입니다.』

『이해가 되셨나요?』

『물론 단 1포인트도 안 쓰셔도 됩니다. 그러나 승리가 절실한 서버라면···. 우후후! 물론 승리로 인한 혜택을 보는 건 1위 서버뿐입니다.』

『나머지 2, 3, 4위는 포인트로 승부를 봐야 합니다. 그러니 잘 생각하고 결정해주십시오.』

『아차차! 깜빡했는데, 2라운드는 30분 후에 시작될 예정이니, 모쪼록 잘 준비해주시기 바랍니다.』

GM은 언제나 그렇듯이 자기 할 말만 해버리고 가버렸다.

남겨진 사람들은 GM이 사라진 자리를 한동안 바라보았다. 그러다가 퍼뜩 정신을 차렸다.

그들에게 주어진 문제는 단순하면서도 복잡했다.

포인트와 골드와 승리.

이 간단한 문제에 1차 예선전 2라운드의 모든 것이 걸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예상대로 2라운드가 시작되자마자 ‘골드러쉬’가 폭발했다. 특히 승리가 절실한 서버가 작정하고 포인트를 쏟아부었는데···.

“1-1부터 5성은 뭐냐?”

“···그러게.”

“미친놈들인가.”

“제정신이 아니군.”

“그만큼 승리가 절실하다는 거겠지.”

최소 1000포인트를 쏟아부었는지, 시작부터 5성을 만들어냈다.

“···적에게 걸어서 다행이네.”

“뭐, 우리는 벌어놓은 게 많으니까.”

“이번 판에 번 거, 다음 판에 걸면 돼.”

“200포인트 걸었는데, 설마 이기는 건 아니겠지?”

“일부러 질 건데 이기기는 무슨.”

골드러쉬를 한 서버들과 달리 서버 13279는 평온했다. 그 이유는 출전자를 포함한 16명 전원이 적에게 걸었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승리가 아닌 포인트를 노린 것이다. 당장 필요한 건 승리가 아니라 포인트니까.

그래서 아무런 긴장감 없이, 여유로운 표정으로 게임을 지켜보았다.

“···아무리 승리가 절실하다지만 저건 조금 심한 것 같은데?”

“정말요. 너무 급해 보여요.”

이상현과 신하영은 각자 팔짱을 끼고 2라운드 첫 번째 게임을 지켜보고 있었다.

목소리와 달리 두 사람의 표정은 심각하지 않았다. 조금 걱정하는 정도? 딱 그 정도의 표정이었다.

“두 번째 판도 지켜보는 게 나을까?”

“그건···. 위험하지 않을까요?”

“위험?”

“계속 팀 포인트가 감소하면 위험할 것 같아요. 그리고 우리가 고개를 숙이고 들어갈 이유도 없잖아요?”

“하긴···.”

신하영의 생각에 이상현이 고개를 끄덕였다.

“골드가 많다고 해서 무조건 이기는 건 아니니까.”

STFT는 기본적으로 운빨 게임이다. 아무리 골드가 많아도 운이 나쁠 때는 절대 못 이긴다.

가령, 아무것도 없는 플레이어가 조커 카드로 5성만 뽑아도 50골드 이상을 벌어들인다.

그러니 포인트 좀 벌겠다고 손 놓고 있다가는 큰일 날 수도 있다.

“다른 사람들과 한 번 얘기해보자.”

“네, 그래요.”

생각을 정리한 이상현과 신하영은 사람들에게로 갔다. 물론 어떻게 될지는 의논해봐야 한다.

당장 승리를 많이 쌓아둬서, 승리보다는 포인트를 더 벌고 싶은 사람도 있을 테니까.

2위, 4위, 3위, 3위, 2위···. 순위로 본다면 결코 낮은 순위는 아닐 것이다.

하지만 1위만이 모든 것을 가져가는 비정한 승부의 세계에서 2위나 8위나 그게 그거였다.

서버 13279의 플레이어들은 참담한 심정을 감추지 못했다. 1라운드에서 5승으로 기분 좋게 출발했는데, 눈을 떠보니 어느새 12연패를 했기 때문이다.

[1차 예선전 결과]

[1위: 서버(13279)│5승, 23패]

[3위: 서버(04211)│4승, 24패]

[3위: 서버(18821)│4승, 24패]

[8위: 서버(02339)│3승, 25패]

[8위: 서버(19832)│3승, 25패]

[8위: 서버(17525)│3승, 25패]

[8위: 서버(12451)│3승, 25패]

[8위: 서버(08021)│3승, 25패]

게다가 전부 3승씩을 거두었다. 이제 8위하고 차이라고 해봐야 고작해야 2승에 불과하다.

물론 아직도 1위이며, 남아있는 게임의 수가 4게임에 불과하다는 점을 생각해본다면 5승은 안정권인 건 분명한 사실이다. 승이 골고루 나눠진 덕분에 최소 4위는 확보했으니까.

하지만 1위가 아니면 큰 의미가 없지 않은가? 1위를 제외한 2위부터 6위까지는 포인트 싸움인데, 포인트 싸움에서 이쪽이 이긴다는 보장이 어디에 있다는 말인가?

그래서 서버 13279의 플레이어들은 초조함을 느끼고 있었다.

이대로 1위를 빼앗길지 모른다는 불안감과 포인트에서 밀릴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두 개의 불안감이 겹쳐져 제대로 싸울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다.

‘마지막에 할 생각이었지만···. 분위기를 바꿀 필요가 있어. 1승이라도 5승과 6승은 완전히 다르니까.’

바로 이때.

이상현이 앞으로 나섰다.

“제가 출전하겠습니다.”

“···이상현씨가요?”

“네. 아무래도 분위기를 바꿀 필요가 있을 것 같아서요.”

“···이상현씨가 출전한다면 믿음직스럽지만. 솔직히 포인트가 부족해서 얼마나 도와드릴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서버 13279의 전체 포인트는 많이 감소한 상태였다. 왜냐하면 골드러쉬를 했다가 뼈아픈 실패를 맛보았기 때문이다. 그것도 세 번씩이나.

이상현이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

“아뇨. 저를 도와주실 필요는 없습니다. 제 포인트만으로도 충분합니다. 그러니···. 포인트가 부족하신 분들은 저에게 걸어주세요.”

“네···?”

“기막힌 전략이 떠올랐거든요. 믿으셔도 좋습니다.”

이상현의 목소리에는 자신감이 가득했다. 그 덕분일까? 가라앉았던 분위기가 조금은 달라졌다.

“뭔가 비책이라도?”

“말로 설명하기는 어렵고···. 지켜보시면 아실 겁니다.”

이상현은 자세한 설명을 하지 않았다.

자세한 설명을 못 하는 것인지 아니면 진짜 무언가가 있는 것인지. 사람들은 헷갈렸지만 그래도 이상현이라서 믿어보기로 했다.

이상현이 모두에게 말했다.

“아, 혹시 적에게 거실 거라면 지금부터는 참아주시기 부탁드립니다. 모두 아시다시피 알게 모르게 팀 포인트가 많이 감소한 건 사실이니까요. 그리고 보시면 아시겠지만 우리는 최소 4위 확정입니다. 괜히 팀 포인트 때문에 목이 잘리는 사태만큼은 피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사람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상현의 말이 백번 옳았기 때문이다.

아무리 순위가 중요해도 목숨보다 중요하겠는가?

하물며 팀 포인트가 많이 감소한 상태다.

더는···.

위험하다.

적에게 걸면 위험하다는 공감대를 만들어둔 이상현은 사람들이 더는 멍청한 짓을 하지 않기를 바라며, GM을 따라 배신의 전장으로 갔다.

‘나 하나 정도는 괜찮겠지.’

안타깝게도 역사가 가르쳐 주듯이, 다른 마음을 품는 사람은 언제 어디서나 존재했다.

[‘적’에게 100포인트를 걸었습니다.]

[잔여 포인트 150]

[‘적’에게 250포인트를 걸었습니다.]

[잔여 포인트 90]

나는 남아있는 1000포인트를 전부 사용했다.

“500포인트를 골드로 바꾸겠다. 그리고 남아있는 500포인트를 전부 나에게 걸겠다.”

[500포인트가 50골드로 바뀝니다.]

[이상현에게 500포인트를 걸었습니다.]

[잔여 포인트 0]

그러자 GM이 나타나서 짝짝짝! 박수를 치며 기뻐했다. 목소리는 무척이나 경박스러웠다.

『와아아! 한 번에 1000포인트를 쓰다니! 점점 더 마음에 들어요! 그래요! 바로 그런 자세요! 저는 플레이어들에게 그런 화끈한 자세를 원했어요! 이제야 유니버스 STFT답네요! 아주 좋아요!』

『자자, 한 방에 가십시다! 인생은 한 방이니까요! 아이템 선택 차례입니다~!!』

띠링!!

[수수께끼 구슬(?): 10골드]

[수수께끼 구슬(?): 10골드]

[날카로운 검: 10골드]

[단단한 방패: 9골드]

[예리한 단검: 8골드]

[부러진 검: 6골드]

[부러진 방패: 6골드]

[요정의 날개: 6골드]

[눈먼 화살: 5골드]

[튼튼한 활: 5골드]

등장한 아이템들은 무난했다.

운에 맡긴다면 수수께끼 구슬도 나쁘지 않겠지만···. 12년 경험이 말해주고 있다. 저것들은 꽝이다.

“······.”

나는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5골드 아이템 두 개를 선택했다.

참고로 골드가 허락한다면.

아이템을 두 개도 선택할 수 있다.

물론 그것을 눈뜨고 지켜보는 경우는 거의 없지만.

[눈먼 화살을 선택했습니다.]

[튼튼한 활을 선택했습니다.]

[5, 4, 3, 2, 1]

[눈먼 화살과 튼튼한 활을 낙찰받았습니다.]

[0골드가 남았습니다.]

시작이 좋다고 해야 할까?

아니면 나쁘다고 해야 할까?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이다.

아이템을 두 개 선택했다고 해서, 그 아이템들을 반드시 사용한다는 보장은 없으니까.

『모두 아이템을 선택하셨나요? 그럼, 본 게임으로 넘어가겠습니다!!』

[1차 예선전(2-1)이 시작됩니다.]

[1번 플레이어: 카리스(100)]

[2번 플레이어: 하폰(100)]

[3번 플레이어: 신지드(100)]

[4번 플레이어: 세란(100)]

[5번 플레이어: 이상현(100)]

[6번 플레이어: 아브리겔(100)]

[7번 플레이어: 무토(100)]

[8번 플레이어: 코스토(100)]

[궁수(★)┃궁수(★)┃궁수(★)┃궁수(★)┃궁수(★)┃궁수(★)]

시작이 좋은 거였다.

시작 챔피언이 궁수에다가.

챔피언 상점에 6궁수가 있다니!

이보다 훌륭한 스타트는 없을 것이다.

[궁수(★★) 두 명이 탄생했습니다.]

[궁수(★)가 합류했습니다.]

[94골드 남았습니다.]

나는 궁수(★★)를 전장에 배치하고 재빨리 챔피언 변환 버튼을 눌렀다.

[챔피언 변환 버튼을 눌렀습니다.]

[새로운 챔피언들이 나타났습니다.]

[방패전사(★)┃궁수(★)┃궁수(★)┃창병(★)┃고블린(★)┃창병(★)]

좋다. 아주 좋다!

첫 번째 변환부터 고블린이라니!

이보다 좋을 수가 없다.

[괴물 궁수(★★★)가 탄생했습니다.]

[고블린(★)이 합류했습니다.]

[88골드 남았습니다.]

나는 당연히 고블린을 구매했고, 챔피언 변환 버튼이 아닌 레벨 업 버튼을 눌렀다.

그 이유는 이래야지만 모으는 직업이 전사가 아닌 ‘궁수’로 바뀌기 때문이다.

[레벨 업 버튼을 눌렀습니다.]

[레벨 2가 되었습니다.]

[챔피언 변환 버튼을 눌렀습니다.]

[새로운 챔피언들이 나타났습니다.]

[궁수(★)┃궁수(★)┃고블린(★)┃하이에나 궁수(★)┃고블린(★)┃골렘(★)]

오, 하이에나 궁수!

좋다!

[궁수(★) 두 명이 합류했습니다.]

[고블린(★★)이 탄생했습니다.]

[하이에나 궁수(★)가 합류했습니다.]

[74골드 남았습니다.]

나는 남아있는 골드를 모두 써버릴 작정으로 챔피언 변환 버튼을 빠르게 눌렀다.

[챔피언 변환 버튼을······.]

··················.

············.

······.

[영웅 궁수(★★★★)가 탄생했습니다.]

[괴물 고블린(★★★)이 탄생했습니다.]

[괴물 하이에나 궁수(★★★)가 탄생했습니다.]

[레벨 3이 되었습니다.]

[11골드 남았습니다.]

영웅 궁수, 괴물 고블린, 괴물 하이에나 궁수, 3레벨!

나는 불과 30초 만에 이 모든 일을 해냈다.

[영웅 궁수(★★★★)가 고정됩니다.]

[괴물 고블린(★★★)이 고정됩니다.]

[괴물 하이에나 궁수(★★★)가 고정됩니다.]

[궁수(2)를 만들었습니다.]

[궁수들의 사거리가 +3칸, 명중률이 +30% 증가합니다.]

배치 또한 완벽하다.

가로 끝과 중앙과 세로 끝.

궁수답게 멀찍이 분산시켜 놓았다.

아이템은 당연히.

영웅 궁수에게 장착시켰다.

[30초가 모두 지났습니다.]

[1차 예선전(2-1)]

[상대: 1번 카리스(100)]

[잔여 라이프(100)]

[전투가 시작됩니다.]

자, 이제 어떻게 될까?

두 번째 전략으로 꺼내든.

궁수 조합은···.

과연 어떤 힘을 발휘할까?

두근두근!!

나는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전투가 시작되기를 기다렸다.

「공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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