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전사 러쉬(5)
9전사 러쉬(5)
[발키리(★)┃가고일(★)┃소드마스터(★)┃암살자(★)┃서펜트(★)┃리빙아머(★)]
10레벨을 달성하기가 무섭게.
발키리와 소드마스터가 나타났다.
9전사 최종 빌드의.
두 챔피언이.
한꺼번에 내 품으로 날아든 것이다.
[발키리(★)가 합류했습니다.]
[소드마스터(★)가 합류했습니다.]
[28골드 남았습니다.]
나는 당연히 두 챔피언을 구매했고.
이제는 필요 없어진 챔피언들을 정리했다.
[궁수(★★)를 판매했습니다.]
[검사(★★)를 판매했습니다.]
[6골드를 회수했습니다.]
두근두근!!
전장에 챔피언들을 배치하면.
9전사 최종 빌드를.
완성한다.
[괴물 창병(★★★)이 앞쪽으로 나아갑니다.]
[괴물 방패전사(★★★)가 앞쪽으로 나아갑니다.]
[괴물 성직자(★★★)가 앞쪽으로 나아갑니다.]
[괴물 그리즐리베어(★★★)가 앞쪽으로 나아갑니다.]
[괴물 듀라한(★★★)이 앞쪽으로 나아갑니다.]
[기병대(★★)가 앞쪽으로 나아갑니다.]
[유니콘(★)이 앞쪽으로 나아갑니다.]
[데스나이트(★)가 앞쪽으로 나아갑니다.]
[소드마스터(★)가 앞쪽으로 나아갑니다.]
[발키리(★)가 앞쪽으로 나아갑니다.]
[전사(9)를 만들었습니다.]
[전사들의 공격력과 방어력이 +150, 체력 +1500이 상승합니다.]
[수호자(6)를 만들었습니다.]
[수호자들이 적 챔피언에게 받는 피해와 군중제어기술의 효과가 30% 감소합니다.]
[물(5)을 만들었습니다.]
[물 속성 챔피언들의 체력이 +100% 증가합니다.]
[질서(4)를 만들었습니다.]
[질서 속성 챔피언들이 적에게 받은 피해의 25%를 적에게 반사합니다.]
9전사+6수호+5물+4질서!!
바로 이것이 9전사 최종 빌드다.
공격력이면 공격력.
방어력이면 방어력.
체력이면 체력.
데미지 감소 및.
데미지 반사에다가.
군중제어기술에 대한 저항력까지.
전사로 만들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조합을 완성한 것이다.
이제, 그 누가 나를 막을 수 있을까?
그 누구도 나를 막지 못한다.
내가 최강이다.
[30초가 모두 지났습니다.]
[1차 예선전(1-12)]
[상대: 8번 아리스(72)]
[잔여 라이프(76)]
[전투가 시작됩니다.]
배신의 전장으로 돌아오자마자.
무토는 도플갱어의 구슬을 사용해서 전설의 마귀를 6성으로 만들려고 했다.
멈칫!
그런데 잠깐.
문득 어떤 생각이 무토의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무토는 그 생각을 그냥 흘려보내지 않았다.
“아니지, 아니지. 나에게는 영웅 마귀가 둘이나 있잖아? 그리고 101골드가 있고.”
무토에게 필요한 마귀의 숫자는 27마리였다. 81마리도 아닌 27마리. 적은 숫자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많은 것도 아니었다.
“4레벨이지만···. 못할 것도 없지.”
무토는 할 수 있다고 결론을 내렸다.
그래서 조금의 주저함도 없이.
챔피언 변환 버튼을 눌렀고.
[새로운 챔피언들이 나타났습니다.]
또 눌렀고.
또 누르며.
마귀를 찾아다녔다.
그리고···.
[전설의 마귀(★★★★★)가 탄생했습니다.]
「돌아···간다.」
「나의···.」
「진정한 모습으로···!!」
[마귀-곡(★★★★★★)이 탄생했습니다!!!]
「우오오오오오오!!」
무토는 도플갱어의 구슬이 아닌 골드로 6성 마귀를 완성했다. 도플갱어의 구슬이 아닌 골드로!!
자, 이제 다음은 어떻게 될까?
그것은 아주 간단한 물음일 것이다.
꾸틀꿈틀! 꿈틀꿈트르르르!!
[마귀-곡(★★★★★★)을 복제했습니다.]
복제였다.
1골드·6성인 마귀-곡을 복제한 것이다.
터무니없는 일이었다.
“크흐흐···.”
무토는 자신의 우승을 확신했다. 이상현의 9전사? 9전사 따위는 가뿐하게 박살 내주마!!
‘궁극’인 마귀-곡 두 마리는, 그러한 자신감을 가지기에 충분했다.
“크하하하하!!!”
아리스의 7전사들은 약하지 않았다. 전부 3성 이상이었으며, 창병과 방패전사와 궁수는 4성이었다.
피슝!!
1차 예선전(1-12). 그러니까 중반 타이밍에서는 상위권 전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러나 9전사 최종 빌드를 완성한 이상현의 전사들과 비교하면 오합지졸이었다.
“너희들은 방패 따위를 드니까 안 되는 거야.”
소드마스터(★)의 앞에는 영웅 방패전사(★★★★)가 서 있었다.
보통의 경우였다면 제아무리 소드마스터라도 영웅에게는 덤벼들지 못했을 것이다. 1성과 4성은 그야말로 하늘과 땅 차이니까.
그러나 지금은 보통의 경우가 아니었다. 비정상적인, 어쩌면 딱 한 번밖에 없을지도 모르는 경우였다.
“거, 건방진···!!”
“이것이 검의 힘이다.”
소드마스터의 일격이 영웅 방패전사의 단단한 방패를 쩌적!! 반으로 갈라버렸다.
“이런 미친?!!”
당황한 영웅 방패전사의 머리 위로, 소드마스터의 검이 천둥벼락처럼 내리쳤다.
서걱!!
강력한 공격은 방어력에 있어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영웅 방패전사를 죽음으로 인도했다.
“이···럴···수···가······.”
영웅 방패전사는 자신의 죽음을 믿지 못했다. 그래서 죽어가면서도 눈을 감지 못했다.
털썩.
“너의 죽음을 기억하마.”
소드마스터는 영웅 방패전사를 뒤로 하고, 다음 적을 향해서 달려갔다.
다른 곳의 상황도 이곳과 비슷했다. 뚜렷한 등급의 차이에도 오히려 밀리는 것은 아리스의 전사들이었다.
“내 목이 어디에 있느냐?”
“성스러운 힘이여!”
“구워어어!”
이상현의 전사들은 그야말로 미쳐 날뛰었다. 그리고 단 한 명의 사상자도 발생하지 않았다.
[1차 예선전(1-12)에서 승리했습니다.]
지금의 승리를.
한마디로 표현하면.
퍼펙트.
퍼펙트일 것이다.
압도적인 것을 넘어서 완벽한 승리였다. 9전사 최종 빌드답게 1성임에도 사기적일 정도로 강력했다.
물론 ‘마법사’들과 비교하면 조금 떨어지지만 그래도 승리를 장담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나는 챔피언 상점을 살펴보았다.
[데스나이트(★)┃실피드(★)┃성직자(★)┃황금사자(★)┃데스나이트(★)┃용병(★)]
데스나이트!!
소드마스터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전사 계열 최강의 챔피언이 둘씩이나 나와 있었다.
나는 즉시 데스나이트를 구매했다.
[데스나이트(★★)가 탄생했습니다.]
[39골드 남았습니다.]
[데스나이트(★★)]
속성: 불, 질서
직업: 언데드, 전사, 수호자
공격력: 188
방어력: 125
체력: 1898
마나: 9/99
스킬: 죽음의 일격
공격력과 방어력의 차이가 극단적이지만 수호자라서 큰 흠은 아니다.
그리고 데스나이트의 장점은 기본 능력이 아닌 무시무시한 스킬에 있다.
죽음의 일격.
이름에서 알 수 있다시피.
적을 ‘즉사’시키는 터무니없는 스킬이다.
물론 까다로운 조건이 있으며, 6골드 챔피언은 즉사시키지 못한다.
그러나 4골드 이하의 챔피언들은 대부분 즉사한다.
설령, 등급의 차이가 심해서 즉사하지 않더라도 체력이 66%나 99%가 감소하기 때문에 죽을 확률이 매우 높다.
그래서 데스나이트는 전사 중에서 가장 강력한 챔피언이자, 언데드 최강의 챔피언이기도 하다.
뭐, 6골드 챔피언인 그라울러가 있기는 하지만, 10레벨까지 올려야 해서 실제 전력은 데스나이트다.
그리고 전사와 달리 언데드 조합은 데스나이트를 7레벨에서도 볼 수 있다.
아무튼 데스나이트(★★)를 만들었으니.
이제 무엇이 두렵겠는가!
하나도 두렵지 않다.
[30초가 모두 지났습니다.]
[1차 예선전(1-13)]
[상대: 2번 무토(91)]
[잔여 라이프(76)]
설령 상대가.
6성 마귀를 만든 무토라고 할지라도 말이다.
[전투가 시작됩니다.]
자신에게 걸면 7배지만, 과연 몇 명이나 자신에게 걸 수 있을까?
내가 아닌 ‘적’에게 걸면 1.5배로 돌아오는 상황에서, 8분의 1 확률에 걸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게다가 튜토리얼 보상으로 인해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선뜻 자신에게 걸 수 있을까?
없었다.
무토와 이상현 그리고 하레넬을 제외한 나머지 플레이어들은 내가 아닌 적에게 걸었다.
‘150포인트라. 그럭저럭 시작이 괜찮네.’
그래서 최선을 다할 이유가 없었다. 조커 카드가 성공하기를 기도할 필요도 없었다.
물론 그 사실을 공공연하게 밝힐 수는 없었기 때문에 최선을 다하는 척을 하고 있지만.
딱 그게 전부였다.
‘조커 카드도 꽝이고. 순조롭군.’
말하자면 그들은 처음부터 이길 생각이 전혀 없었고, 오히려 패배하기를 진심으로 바랐다.
그들은 승자가 무토와 이상현으로 좁혀진 지금의 상황이 몹시 즐거웠다.
그들과 같은 서버의 플레이어들은 심증은 있지만, 물증이 없어서 얼굴만 찌푸릴 뿐이었다.
“빌어먹을···.”
무토와 이상현처럼 적에게 걸지 않고 자신에게 걸었던 하레넬은 지금의 상황이 몹시 마음에 들지 않았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서 30포인트밖에 걸지 않았지만, 속이 쓰린 건 똑같았다.
아니, 오히려 더 화가 났다. 눈 딱 감고 적에게 걸었다면 포인트를 챙겼을 테니까.
빠드득.
“조커 카드를 해야겠지···.”
하레넬은 조커 카드를 좋아하지 않는다. 튜토리얼에서도 딱 1번밖에 사용하지 않았으며, 모의게임에서도 조커 카드를 배제했다.
왜냐하면 ‘운’에 기댄 승리는 오래가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조커 카드에 손을 대지 않았는데···. 패배가 확정적인 상황에서는 다른 선택지가 없었다.
설령, 운에 모든 것을 맡긴다고 할지라도 조커 카드를 쓰지 않으면···.
“아니야.”
하레넬은 조커 카드를 막 구매하려는 순간에 멈춰 섰다. 무언가 꺼림칙한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건 아니야. 조커 카드는···. 해서는 안 돼.”
도대체 무엇 때문에 하레넬은 조커 카드를 거부하는 것일까? 구원이나 다름없는 조커 카드를···?
후우우.
“이럴 때일수록 침착해야 해. 기회는 한 번 더 있으니까.”
하레넬은 이를 악물고 마음을 진정시켰다. 그런 다음 조커 카드에 올려두었던 손을 거둬들이며 침착하게, 아주 침착하게 상황을 주시했다.
“······.”
하레넬과 같은 서버의 플레이어들은 하레넬의 행동을 조금도 이해하지 못했다.
그 탓에 하레넬이 일부러 패배하려고 한다고 오해했다.
10대 4. 보통의 경우라면 다수인 10이 유리하고 전투에서 이길 것이다. 제일 높은 게 3성이라도 쪽수가 많으니까. 머릿수의 차이가 2.5배니까.
그런데 만약 4에게 6성 챔피언이 있으면, 그것도 두 마리가 있으면 어떻게 될까?
만약 그렇다면 그 누구도 결과를 쉽게 예측할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튜토리얼과 달리 지금의 6성(★★★★★★)에게는 스킬이 하나 더 있었다.
단순히 능력치만 상승했던 튜토리얼과 다르게 궁극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진화’한 것이다.
“으아아아아!!!”
마귀-곡의 입에서 쏟아져 나온 울음소리가 배신의 전장을 뒤흔들었다.
어린애에서부터 젊은 남자, 젊은 여자, 나이든 남자와 여자의 목소리가 뒤섞인 끔찍한 소리였다.
“크으윽!!”
전사들은 그 끔찍한 울음소리에 인상을 잔뜩 찌푸렸다. 물론 용감한 전사들은 한 발자국도 물러서지 않고 마귀-곡과 맞서 싸웠다.
서걱! 푸욱! 쩌적!!
검과 창과 도끼가 마귀-곡의 몸을 강타했다. 순간 곡의 몸이 휘청거렸다.
무기들에 실린 힘이 예사롭지 않았기 때문이다.
“크와아악!!”
분노한 곡이 이빨을 드러내며 콰직! 괴물 창병을 공격했다. 곡의 이빨에는 지옥의 불꽃이 맺혀 있었고, 혓바닥에는 지옥의 저주가 묻어 있었다.
“으어···어어억?!”
지옥의 저주.
그것은 ‘혼란’을 일으키는 끔찍한 저주였다.
푸욱!!
“으, 아, 아아···!!”
지옥의 저주에 당한 괴물 창병은 자신도 모르게 옆을 공격했고, 옆에는 아군인 괴물 듀라한이 서 있었다.
“미쳤느냐, 인간?!”
“아, 아니야! 내 의지가 아니라고!!”
아군에게 공격받은 듀라한은 분노했다. 그리고 아군을 공격한 창병은 자신의 의지가 아니었다며 소리쳤다.
“나, 난···. 배신자가 아니야! 배신자가 아니라고! 배신자가 아니야···!!”
창병은 머리를 감싸며 혼란스러워했다. 그 모습을 보다 못한 성직자가 머리통을 내리치며 말했다.
“조용히 하세요!! 성전입니다!!”
극심한 혼란은 전사들의 사기를 빠르게 떨어뜨렸다. 마귀-곡은 그 틈을 놓치지 않았다.
“죽여라, 같은 인간을 죽여라···!!”
콰직!!
괴물 창병과 비슷한 상황이, 또 다른 마귀-곡을 상대하고 있는 전사들에게서도 일어났다.
지옥의 저주에 당한 그리즐리베어가 앞발을 치켜들더니 방패전사의 뒤통수를 세게 후려친 것이다.
“미련한 곰탱이 같으니?!”
“도대체 어딜 공격하는 거야? 그쪽은 아군이라고!!”
“우, 우워어엉···!!”
그 탓에 전사들은 마귀-곡은 물론이고.
아군의 배신까지도 이겨내야 하는 힘든 상황에 놓이고 말았다.
이대로 간다면 악마들이 전사들의 기세를 꺾고 승리를 가져갈지도 모르는 상황이었다.
“죽···음······.”
바로 그때.
영웅 도깨비불과 괴물 케르베로스를 처치한.
데스나이트가 나타났다.
스으으으···.
데스나이트의 검에는.
죽음의 기운이 맺혀 있었다.
스아아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