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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대 4의 전투 (57/170)

1대 4의 전투

1대 4의 전투

나는 덜덜덜 떨리는 마음으로.

다시 한 번 확인했다.

꿀꺽.

[룬의 마법서]

↳마법사 직업 전용 아이템. 장착한 마법사의 등급이 한 단계 상승한다. 전투 시작과 동시에 모든 아군에게는 이로운 효과를 가진 마법을, 반대로 모든 적군에게는 해로운 효과를 가진 마법을 건다(마법은 전투가 끝날 때까지 지속되며, 그 효과는 장착한 마법사의 등급에 따른다).

찌릿찌릿!!!

룬의 마법서.

마법사 최강의 아이템이자.

마지막 아이템이다.

현자의 돌, 오래된 마법서, 요술램프, 요정의 잉크, 드래곤 하트를 조합해서 만드는 조합 아이템으로.

만들기가 그야말로 하늘의 별따기이며, 9마법사에게는 꿈의 아이템이다.

그런 룬의 마법서가 내 손에 들어왔다.

두근두근!!!

나는 룬의 마법서를 처음 보았을 때, 혹시 꿈인가? 싶었다. 그 정도로 믿기지가 않았다.

매우 다행스럽게도 꿈이 아니었고.

현실이었다.

꿈만 같은 현실이었다.

[팀원 선택까지 30초 남았습니다.]

[아직 한 명의 팀원도 선택하지 못했습니다. 최대한 빨리 팀원을 선택하십시오.]

팀원을 선택해야 되는 시간이 불과 30초밖에 남지 않았지만, 그딴 건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두근두근.

나는 룬의 마법서를 타이탄에게 넣느냐 아니면 마법사에게 넣느냐의 문제에만 집중했다.

룬의 마법서를 타이탄에게 넣으면 전설의 타이탄(★★★★★)이 완성된다.

그 위대하고 위대한···!

전설의 타이탄이 완성되는 것이다.

다음으로 마법사에게 넣으면 5성을 넘어선 6성(★★★★★★)이 된다. 그리고 룬의 마법서의 효과 또한 훨씬 높아질 것이다.

왜냐하면 6성은 ‘궁극’이니까. 전설보다 훨씬 더 강력한 효과를 발휘할 게 분명하다.

으으음!

도대체 어떻게 해야 될까?

단순히 타이탄에 넣는 게 더 좋지 않을까? 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왜냐하면 타이탄에 넣어둔 아이템이 두 개라는 점 때문이다.

최대 두 개의 아이템 밖에 장착할 수 없는 STFT의 시스템 상, 지금 장착하고 있는 제우스의 번개와 황금사자의 머리 중 하나는 빼야한다.

제우스의 번개는 당연히 뺄 수 없다. 적 챔피언을 한 방에 죽이느냐 죽이지 못하느냐로 승부가 갈리는 경우가 셀 수도 없을 만큼 많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CC면역으로 만들어주는 황금사자의 머리를 빼자니···. 그것도 어렵다.

‘오즈의 바람’과 같은 성가신 아이템으로 인해 타이탄이 전장에서 이탈하기라도 한다면, 그것만큼 비참한 패배도 없을 테니까.

그리고 전력이 타이탄에게만 집중되어 있는 건 결코 바람직하지 못하다.

하이에나 왕에게 하극상을 맛보았을 때처럼, 타이탄이 죽으면 마법사 전체가 무력화될 가능성이 높다.

만약 마법사에게 룬의 마법서를 장착시킨다면, 궁극의 6성을 만들 수 있고, 현재 장착하고 있는 아이템이 하나뿐이라서 아이템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다만, 마법사라는 게 문제다.

마법사와 타이탄. 이 두 챔피언을 동일 선상에 두고 비교한다는 건 말이 안 되는 소리다.

그래서 아깝다.

너무너무 아깝다.

하다못해 지니에게라도 넣고 싶지만···. 지니는 아쉽게도 4성이다. 아무리 전설의 마법사가 약해도 4성인 지니보다는 더 강력하다.

후우우.

결국 선택해야 된다면.

마법사에게 용암나무 지팡이가 있으니.

마법사를 선택하는 것도 나쁜 선택은 아닐 것이다.

꼬마요정에게서 느꼈듯이.

5성과 6성은 다르니까.

그래.

마법사를 선택하자.

[전설의 마법사(★★★★★)에게 룬의 마법서를 넘겨주었습니다.]

[룬의 마법서가 신비로운 마법의 힘으로 빛납니다! 봉인 되어 있던 마법서가 눈을 뜹니다! 고대의 언어와 주문이 마법사에게로 스며듭니다!! 위대한 힘이 마나의 심장을 두들기고, 단련합니다!!]

[마법사-오즈(★★★★★★)가 깊고 깊은 잠에서 깨어나 다시 눈을 떴습니다.]

「이것이 나의 운명이라면 마땅히 받아들여야겠지. 나, 오즈. 사악한 악을 멸하리라.」

[마법사-오즈(★★★★★★)]

속성: 바람

직업: 마법사, 전사

공격력: 850

방어력: 850

체력: 12072

마나: 70/70

스킬: 강력한 마법화살

확실히.

5성과 6성은 달랐다.

마법사-오즈.

영웅 타이탄에 버금가는.

괴물이 탄생한 것이다.

[팀원을 선택할 수 있는 시간이 모두 지났습니다.]

[현재 팀원은 1명입니다.]

[튜토리얼(3)이 시작됩니다.]

[10, 9, 8, 7···. 2, 1]

기쁨을 느낄 시간도 없이.

모든 시간이 소모되었다.

물론 나는 조금도 걱정하지 않았다.

1대4?

어디 한 번.

덤벼보라지.

이상현이 룬의 마법서를 선택했을 때, 죽음의 신을 포함한 여러 신들은 [하하하!]하고 웃어댔다. 아주아주 밝고 경쾌한 표정이었다.

[하하하하!!]

[으하하하하하!!]

[크하하하하하하하!!]

하지만 그것도 잠시.

웃음이 딱 끊어지더니, 사나운 표정으로 돌변했다. 누구 하나 걸리면 끝장낼 기세였다.

[어떤 병신이 이 지랄을 만든 거야?]

[도대체 누구야?]

[이걸 어떻게 수습할 거야? 이미 수습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섰잖아?]

[저 자식, 이제 거의 무적이잖아? 저걸 무슨 수로 이기라고? 지금 장난해?!]

[그러니까 그딴 짓은 하지 말자고 했잖아. 왜 말을 안 들어 이 병신들아.]

[끝장은 개뿔. 우리들이 끝장났지.]

신들은 서로를 헐뜯으며 비난을 퍼부었다. 그러다 이 사단을 일으킨 죽음의 신을 향해서 싸늘한 목소리로 비아냥거렸다.

[저 자식이 매번 그럴듯한 계획을 내놓을 때마다 더더욱 엿 되는 것 같단 말이지.]

[그러게 말이야.]

[저 자식이 제대로 하는 게 뭐야? 제대로 하는 게 있기나 한 거야?]

[솔직히···. 그냥 가만히 내버려뒀으면 이렇게까지 성장하지는 못했을 텐데.]

[내 생각도 그래. 왜 괜히 건드려? 그냥 알아서 죽을 놈이었는데. 그리고 1골드·5성이 뭐가 대단하다고? 3골드·5성을 뽑은 놈들도 수두룩했는데. 1골드·5성? 그냥 흔해빠진 놈이잖아.]

[한마디로 우리가 병신짓 한 거지. 별것도 아닌 놈 잡으려고 이 지랄을 하다가.]

빠드드득!!

다른 신들의 비아냥거림에 죽음의 신은 진심으로 분노했지만 잠자코 들을 수밖에 없었다. 왜냐하면 틀린 말이 하나도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럴수록 이상현에 대한 분노는 더더욱 커져만 갔다.

이상현, 이상현, 이상현, 이상혀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언!!!

[?!!]

바로 그때.

무언가를 발견한 죽음의 신이 소리였다.

[티, 팀원을 고르지 못했어!! 팀원을 고르지 못했다고!! 저 질긴 놈이, 드디어···. 드디어 실수를 했다고!!!]

[모두 봐봐!!!]

그 말에 다른 신들이 화면을 쳐다보았다.

그리고 죽음의 신과 마찬가지로 환호성을 지르듯이 소리쳤다. 흡사 축제가 벌어진 듯했다.

[······.]

그런 와중에 바람의 신의 표정은 생각에 잠긴 것처럼 차분하고 근엄했다.

바람의 신은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일까?

그 의문에 대한 해답이.

이상현에게 있었다.

[이상현···. 도대체 무슨 생각이지?]

[튜토리얼(3)이 시작되었습니다.]

[팀-레드: 이상현(100)]

[팀-블루: 김기태(54), 장석권(38), 하경찬(25), 이성호(49)]

[이곳은 가로 20칸, 세로 16칸의 ‘죽음의 전장’입니다.]

[각 팀들은 가로 20칸, 세로 7칸까지 챔피언들을 배치할 수 있습니다. 서로 상의한 후에 챔피언들을 배치하시기 바랍니다.]

[첫 번째 전투는 60초 후에 시작됩니다.]

팀-블루의 김기태와 장석권과 하경찬과 이성호는 상대가 이상현 혼자라는 사실에 진심으로 깜짝 놀라서 그만 소리치고 말았다.

“하, 한 명이야!! 저쪽은 한 명이라고!!”

“저, 정말?!!”

“우리가 이겼어!!”

“사, 살았다···. 또 살았어!!”

4대4가 아니고 4대1이라고?

4대1???

“이겼다아아아아아아!!!”

4대1이라는 사실에 그들은 잔뜩 흥분에서 좀처럼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했다. 새빨개진 얼굴은 벌써부터 승리를 확신하고 있었다.

“그, 그런데···. 라이프가 100인데···. 괜찮을까?”

기쁨에 칙칙! 찬물을 뿌리는 지적도 나왔지만 신경 쓰는 사람은 없었다.

“아무리 그래도 4대1은 무리죠.”

“4대1을 무슨 수로 이겨? 게다가 우리들은 전부 언데드잖아? 무조건 우리가 이겨. 시답잖은 걱정하지 마.”

“다구리에는 장사가 없지.”

“하긴···. 그나저나 불쌍하네요. 튜토리얼(2)까지 퍼펙트로 통과한 것 같은데. 도대체 무슨 이유로 혼자인 걸까요?”

이성호의 중얼거림에 나머지 사람들은 신경을 끄라고 말했다.

“괜히 관심 갖지 마. 어차피 이겨야 하는 상대니까. 그러다 마음만 다쳐. 까놓고 말해서 네가 대신 죽어줄 것도 아니잖아? 그러니까 관심 갖지 마.”

“그래, 맞아.”

“그냥 우리가 더 운이 좋았을 뿐이야.”

“···네. 그렇죠.”

네 사람은 혼자인 이상현을 동정하면서도 그 이상의 감정은 품지 않았다.

짓밟아서 미안하다, 딱 거기까지였다. 왜냐하면 대신 죽어줄 수도, 죽어줄 마음도 없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생각은 이상현도 마찬가지였다.

‘미안합니다, 여러분.’

이상현은 하필이면 자신과 맞붙게 된 네 명의 플레이어들에게 미안해했다.

그리고 명복을 빌어주었다.

‘정말 미안합니다.’

[60초가 모두 지났습니다.]

[튜토리얼(3-1)이 시작됩니다.]

[팀-레드: 이상현(100)]

[팀-블루: 김기태(54), 장석권(38), 하경찬(25), 이성호(49)]

[전투 시작]

튜토리얼(2)에서 살아남은 신하영은 이상현이 살아있기를 바랐다. 그러다 터무니없는 걱정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쓴웃음을 지었다.

‘내가 그 사람을 걱정하다니. 정말 말도 안 되는 걱정이야. 그 사람이 죽었을 리가 없잖아? 내가 죽었으면 먼저 죽었지. 뭐, 그래도 걱정되기는 하지만···.’

걱정할 필요가 없지만 그래도 인간으로서 걱정되는 건 어쩔 수 없었다.

그리고 튜토리얼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누가 안단 말인가? 당장 자신만 해도 튜토리얼(2)에서 1위를 차지하지 않았던가?

그래서 신하영은 이상현이 무사하기를 바랐다.

“언데드! 언데드 조합이신 분? 언데드 조합이신 분을 찾습니다!!”

‘언데드 조합을 찾는다고?’

신하영은 언데드를 찾는다는 말에 호기심을 느꼈다. 그래서 그곳으로 걸어갔다.

“언데드 없어요? 이제 한 명만 더 오면 됩니다!! 벌써 세 명이 모였습니다!”

그들은 전부 언데드 조합인 모양이었다.

신하영은 손을 들까? 하다가 그만두었다. 그 이유는 잠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다.

‘언데드끼리 뭉치는 게 좋을까? 아니면 다른 조합과 합치는 게 좋을까?’

신하영은 진지하게 생각해보았고, 언데드끼리 뭉치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저기···.” 말을 걸려고 했는데, 신하영보다 더 빨리 “저도 언데드입니다.” 말을 건 사람이었다.

그는 젊은 남자였다.

“혹시 거짓말은 아니죠?”

“이 상황에서 거짓말을 해봤자 무슨 이득이 있겠습니까? 그보다 여러분들의 수준이나 알고 싶은데···. 저쪽에 가서 얘기 할까요? 이쪽은 조금 시끄러우니까.”

“뭐, 그러시죠.”

‘이런. 한 발 늦었잖아?’

잠깐 머뭇거린 사이에 기회를 놓쳐버린 신하영은 그들이 사라질 때까지 바라보았다.

그러다 자신과는 인연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서 다른 팀을 찾아보았다.

‘그 사람은···. 벌써 팀을 구했을까?’

신하영은 혹시 이상현과 만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결국 만나지 못하고 최영호(짐승)와 구기승(괴물)과 배수철(언데드)와 한 팀이 되었다.

그리고 신하영이 머뭇거리다 놓친 팀은···.

“그러고 보니 이름들을 모르네요. 전 이성호라고 합니다.”

“아, 제 이름은 김기태입니다.”

“저는 장석권입니다.”

“하경찬이라고 부르시면 됩니다.”

튜토리얼(3)에서 이상현과 맞붙게 될 팀이었다.

[팀을 결성했습니다.]

[팀원 김기태(54), 장석권(38), 하경찬(25), 이성호(49)]

[잠시 후, 튜토리얼(3)이 시작됩니다.]

[전투를 준비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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