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튜토리얼(2)의 끝(3) (55/170)

튜토리얼(2)의 끝(3)

튜토리얼(2)의 끝(3)

STFT에서 가장 강력한 스킬을 뽑으라고 한다면 제일 먼저 용의 분노가 뽑힐 것이다.

용의 분노는 시즌1에서부터 시즌7까지 왕좌에서 내려온 적이 없을 정도로 강력한 스킬이다.

그리고 여의주는 용의 분노를 그야말로 사기로 만들어주는 아이템이다.

그 이유는 전투가 시작하기 ‘1초’ 전에 용의 분노를, 그것도 두 배의 데미지로 사용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다만, 드래곤 하트를 무려 세 개나 모아야 해서, 좀비군단과 마찬가지로 이론상의 전략이다.

그러나 만약 성공하면···.

푸오오오오오!!!

괴물 타이탄과 같은 5골드 이상의 챔피언이 시작하기도 전에 사라지는 진풍경을 볼 수 있다.

“내···가······.”

용의 분노에 직격당한 괴물 타이탄은 흔적조차도 남기지 못하고 그대로 사라졌다. 동시에 방패 역할을 맡았던 영웅 마녀와 괴물 고블린 주술사와 괴물 드루이드 또한 잿빛으로 변했다.

우르르르릉.

우레는 그 힘을 잃고 잠잠해졌다.

“쿠오오오오오오오!!!”

괴물 드래곤의 포효가 전장을 뒤흔들었다. 악마들은 기세등등해져서 지옥의 불꽃을 마구 뿜어댔다.

타이탄을 잃은 마법사들이···.

이대로 무너지는 것일까?

“야호! 바람이다~!!”

“도와줘, 친구들아!!!”

괴물 타이탄이 9마법사의 핵심인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상현의 전부는 아니었다.

이상현에게는 괴물 실피드와 꼬마요정-루, 그리고 용암나무 지팡이를 손에 쥔 전설의 마법사가 있었다.

“무한! 이것이야 말로 무한의 힘이다!!”

파지직파지지직!!!

여의주와 좀비군단이 이론상의 전략이라면 용암나무 지팡이는 실전에서 종종 쓰이는 전략이다.

그 이유는 6골드인 드래곤과 4골드인 사령술사와 달리 3골드인 마법사는 모으기가 쉽고, 전사 직업까지 가지고 있어서 전사들과 함께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대마법사의 지팡이는 거의 모든 챔피언에게 사용할 수 있는 드래곤 하트와 달리 인기가 떨어져서 비교적 쉽게 획득할 수가 있다.

다만, 마법사+용암나무 지팡이는 어디까지나 차선책으로 사용하는 전략이다.

냉정히 말해서 마법사 따위를 위해 아이템 두 개를 희생하는 경우는 드물다.

대마법사의 지팡이가 나왔으니 모아보는 게 낫지 않을까? 해서 사용하는 전략이다.

그러나 지금처럼 아주아주 잘 풀리고, 9마법사와 전설의 마법사(★★★★★)를 만들 수만 있으면 그 위상은 180도 달라진다.

퍼어어엉!!!

9마법사와 용암나무 지팡이로 인해 두 배의 두 배가 된 강력한 마법화살이 폭발했다.

충격파는 전장을 뒤흔들었고, 5×5범위에 존재하던 악마들에게 죽음을 선사했다.

“크어···어억···?!”

다섯 마리의 악마 중에서 살아남은 악마는 세 마리에 불과했다. 그마저도 피투성이로 언제 죽어도 이상하지 않았다.

악마들을 처치함으로써 차오른 마나는 80이었다. 그리고 스킬에 필요한 마나는 70이었다.

“죽어라!!!”

전설의 마법사는 또다시 강력한 마법화살을 쏘았다.

퍼어어엉!!!

“쿠오···오······.”

두 번째 강력한 마법화살은 간신히 살아남은 악마들을 모조리 처치하고, 그 옆에 있던 다른 악마들에게까지 피해를 입혔다.

“크···라···아악?!!”

악마들의 비명소리가 메아리쳤다. 그리고 용암나무 지팡이가 불꽃처럼 활활 타올랐다.

“악을 멸하리라!!”

세 번째 강력한 마법화살이 날아가 악마들을 휩쓸었다.

퍼어어엉!!

이번에는 두 마리였다.

그 말은.

“악을 멸하리라!!!”

네 번째 강력한 마법화살이 날아간다는 뜻이다.

퍼어어엉!!

전설의 마법사의 강력한 마법화살은 거대한 폭발을 일으키며, 괴물 드래곤을 제외한 나머지 악마들을 모두 지옥으로 돌려보냈다.

“쿠아아악?!”

폭발의 범위에 휩쓸린 괴물 드래곤은 비명을 질렀다. 그리고 전설의 마법사가 또다시 지팡이를 들어올렸다.

“악을. 멸하리라.”

전설의 마법사의 목소리가 타이탄의 목소리처럼 거룩하게 울려 퍼졌다.

이윽고 강력한 마법화살이 작렬했다.

퍼어어엉!!

이 승부를 지켜보던 여러 신들을 침묵시키는 묵직한 일격이었다.

[···미친.]

죽음의 신은 진심으로 어처구니가 없었다.

죽음의 신과 땅의 신, 생명의 신, 불의 신은 민정식이 여의주를 만들고 괴물 드래곤을 만들었을 때, 이상현의 패배를 확신했다.

이번에야 말로, 이번에야 말로!! 이번에야 말로 반드시 패배를 안겨 주리라!!!

[우오오오오오!!!]

용의 분노가 타이탄을 포함한 네 명의 마법사를 전장에서 깔끔하게 지워버렸을 때, 죽음의 신의 입에서 커다란 함성이 튀어나왔다.

[바로 그거지!!!]

드디어 이상현이 죽는 것일까?

드디어 이상현이 죽는구나!

저 더럽게 안 죽는 인간놈이 드디어···!!

하지만 안타깝게도 환호성은 1초를 넘기지 못했다.

“무한! 이것이야 말로 무한의 힘이다!!”

왜냐하면 전설의 마법사의 강력한 마법화살이 벽에 처박힌 악마들을 죽이고.

퍼어어엉!!

또 죽이고.

퍼어어엉!!

또 죽였기 때문이다.

퍼어어엉!!

[······.]

[······.]

[······.]

파과와 학살에는 딜레이가 없었다. 사실상 무한이었다. 악마들은 한 걸음을 채 내딛기도 전에 처참하게 도륙을 당했다.

이윽고 괴물 타이탄을 쓰러뜨린 괴물 드래곤마저 전설의 마법사의 손에 죽임을 당했다.

“악을 멸하리라.”

퍼어어엉!!

실컷 환호성을 질렀던 신들은 꿀 먹은 벙어리처럼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 그 모습을 본 바람의 신은.

[새끼들.]

[잠깐 좋았냐?]

[설렜어?]

[놀고 있기는.]

그런 신들을 놀려댔다.

덕분에 이상현에 대한 신들의 분노가.

[이상혀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언!!!]

미쳐 날뛰었다.

[1위: 이상현(8승, 0패) 100라이프]

[2위: 최문호(7승, 1패) 38라이프]

[3위: 강수아(6승, 2패) 54라이프]

[4위: 민정식(4승, 4패) 17라이프]

[5위: 김아람(3승, 5패) 25라이프]

[6위: 성하늘(1승, 5패) 0라이프]

[7위: 김성태(0승, 5패) 0라이프]

[8위: 진만표(0승, 4패) 0라이프]

“말도 안 돼, 이건 말도 안 돼!!”

4연패.

충격적인 4연패에 민정식은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쾅!! 쾅!! 쾅!! 민정식은 분노에 사로잡힌 수많은 패배자들이 그랬듯이 땅바닥을 내리쳤다.

“아니야···. 아니야! 이럴 수는 없어!! 이럴 수는 없다고!! 난···! 난 지지 않아!!”

외모, 학벌, 집안 그리고 태생적인 운까지. 무엇하나 부족한 게 없었기에 4연패는, 탈락할지도 모른다는 공포는 상상 그 이상이었다.

[전투까지 10초 남았습니다.]

“아, 안 돼!!”

민정식은 비명을 질렀다.

하지만 이미 악마 조합을 완성한 민정식이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았다.

기껏해야.

[조커 카드(1)를 구매했습니다.]

[50골드를 지불했습니다.]

[5골드 남았습니다.]

조커 카드를 구매하는 것이 전부였다.

“제발···!!!”

민정식은 무언가가 나올 것이라고 믿었다. 반드시 나올 것이라고, 무조건 나올 것이라고, 나라면 뽑을 수 있다고, 나라면 가능하다고 생각했다.

[조커 카드(1)를 개봉했습니다.]

[조커 카드 속에 숨어있던 고블린(★★)이 당신에게 합류했습니다.]

「고블고블!!」

금수저로 태어나 인생을 쉽게만 살아온 탓일까? 민정식은 STFT의 조커 카드를 너무 만만히 보았다.

나오라고 해서 뚝딱 나온다면.

어느 누가 그걸 ‘조커’라고 부르겠는가?

그리고 운이라는 놈은.

[30초가 모두 지났습니다.]

[전투가 시작됩니다.]

[튜토리얼(2-9)]

[잔여 라이프(17)]

[상대: 2번 플레이어(이상현)]

[전투 개시]

반드시 좋은 쪽으로만 작용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불운’도 운이니까.

[하이엘프(★)┃하이엘프(★)┃하이엘프(★)┃하이엘프(★)┃하이엘프(★)┃하이엘프(★)]

“하하···.”

챔피언 상점을 살펴보니 5골드 챔피언인 하이엘프 여섯 명이 보였다.

좀처럼 보기 힘든, 최소 200판은 돌려야 나오는 놀라운 일에 나는 조금 놀라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충분히 이럴 수 있다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STFT와 달리 유니버스 STFT는 게임이 쭉 이어지니까.

STFT는 10레벨이 되기 전에 게임이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리고 10레벨은 게임을 끝내는 레벨이다.

그래서 보기 힘들지만 유니버스 STFT는 튜토리얼이 끝날 때까지 10레벨일 테니.

“좋네.”

한 번쯤은 나와도 이상하지 않을 것이다.

나는 당연히 전부 구매했다.

[영웅 하이엘프(★★★★)가 탄생했습니다.]

[116골드 남았습니다.]

[영웅 하이엘프(★★★★)]

속성: 바람

직업: 요정, 마법사

공격력: 441

방어력: 542

체력: 6242

마나: 80/90

스킬: 폭풍

부지런하게 모아온 보람이 느껴지는 능력치다.

물론 직업이 마법사라서 공격력과 방어력과 체력은 형편없다. 하지만 상관없다. 하이엘프의 가치는 어디까지나 스킬(마법)에 있으니까.

나는 챔피언 변환 버튼을 눌렀다. 그러자 이번에는 드래곤 두 마리가 나타났다.

[드래곤(★★)이 탄생했습니다.]

[101골드 남았습니다.]

이것으로 드래곤은 여섯 마리가 되었고, 3성까지 세 마리가 남았다.

그리고 튜토리얼(2-9)에서 맞붙게 될 상대는.

“······.”

튜토리얼(2-8)에서 맞붙었던 민정식이었다.

나는 민정식이 다음 상대라는 사실에 전투가 시작되기 전임에도, 미안함과 씁쓸함과 안타까움을 느꼈다.

꾸욱.

왜냐하면 내 손으로 또 한 명의 플레이어를 끝장내야 한다는 게 괴로웠기 때문이다.

타이탄과 방패 역할을 맡은 마법사들의 배치는 이전과 동일했다.

그래서 전투가 시작되기 1초 전에.

푸오오오오오!!

용의 분노가 괴물 타이탄과 영웅 마녀, 괴물 드루이드, 괴물 고블린 주술사를 전장에서 지워버렸다.

여기까지만 놓고 보면 악마들이 우세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전투 시작과 동시에.

“바람을 타고 놀아볼까요~!!”

“바람의 힘이 그대들을 날려버릴 것입니다.”

둥실둥실한 바람의 파도와 전장을 뒤덮는 거대한 폭풍이 악마들을 휩쓸었다.

“도와줘, 친구들아!!”

그리고 꼬마요정-루의 고깔모자에서 여섯 명의 친구들이 나타났다.

친구들은 5골드·2성의 드레이크였다.

“크라아아아!”

그리고 전설의 마법사의 지팡이에서.

“사라져라, 사악한 악마들이여!!”

강력한 마법화살이 뿜어져 나와 벽에 부딪혀 꼼짝달싹도 못하는 악마들에게 작렬했다.

퍼어어엉!!

무시무시한 충격파가 전장을 뒤흔들었다. 그리고 용암나무 지팡이가 또다시 붉은 빛을 뿜어냈다.

위이잉!!

전설의 마법사는 결코 자비를 베풀지 않았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악마들을 처단할 때까지 멈추지 않겠다는 듯이 용암나무 지팡이를 휘둘렀다.

“사라져라!!”

퍼어어엉!! 퍼어어엉!!

“쿠오오···오오오···오오···!!”

괴물 드래곤은 폭발의 범위에 휩쓸릴 때마다 울부짖었다. 그러나 벼랑 끝에 몰린 승부를 뒤집을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푸오오오오오!!

최후의 숨결이 타이탄 다음으로 강력한 실피드에게 작렬했다. 그리고 전설의 마법사는···.

그 옆에 없었다.

설령 있었다고 한들.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을 것이다.

“쿠오오오!!”

왜냐하면 이상현에게도 드래곤(★★)과 용의 분노가 있었기 때문이다.

푸오오오오오!

마지막까지 버티고 버텼던 괴물 드래곤을 향해서, 용의 분노가 퍼부어졌다.

그것이 튜토리얼(2)의 마지막이었다.

“안 돼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

민정식의 비명소리가.

악마의 웃음소리에 파묻혔다.

콰드득! 콰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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