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 궁극의 꼬마요정!
완성, 궁극의 꼬마요정!
나는 챔피언 상점에서 타이탄과 실피드를 구매했다.
[타이탄(★)이 합류했습니다.]
[실피드(★)가 합류했습니다.]
그리고 한 번 돌려서 하이엘프 셋을 구매했다.
[하이엘프(★★)가 탄생했습니다.]
[105골드 남았습니다.]
챔피언 상점을 다 둘러보았으니.
드디어 도플갱어의 구슬을 사용할 차례!!
나는 영롱한 빛을 뿜어내는 도플갱어의 구슬을 바라보았다.
두근두근!!
뜨거운 콧김이 나올 정도로 심장이 두근거렸다.
물론 이제와 전설의 꼬마요정에게 도플갱어의 구슬을 쓰기에는 솔직히 아깝다.
차라리 타이탄을 4성으로 업그레이드 시키는 게 더 나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만약’을 대비해서 써야한다.
6성 꼬마요정.
그 꼬마요정이 만들어낼 수 있는 커다란 변수를 생각한다면 결코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전설의 꼬마요정에게 쓰겠다.”
[도플갱어의 구슬(1회)을 사용했습니다.]
꿈틀꿈틀!! 도플갱어의 구슬이 꿈틀거렸다.
구슬은 잠시 작아졌다가 점점 커지더니, 이윽고 전설의 꼬마요정으로 변신했다.
「올 때 토마토!」
퐁! 하는 소리와 함께 전설의 꼬마요정이 나타났다. 물론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헉?! 내가 세 명이야!!」
「원래 모습으로 돌아갈 때가 온 거야!!」
「야호! 합체로봇이다!!」
신비로운 빛이 전설의 꼬마요정들을 감싸 안았다. 그러고는 조그맣게 수축하더니.
퐁!!!
비눗방울이 터지는 소리와 함께.
한 명의 꼬마요정이 나타났다.
「이 몸 등장!!!」
[꼬마요정-루(★★★★★★)가 탄생했습니다!!!]
[꼬마요정-루(★★★★★★)]
속성: 바람
직업: 요정, 마법사
공격력: 291
방어력: 323
체력: 4940
마나: 250/250
스킬: 도와줘, 친구들아!!
6성.
5성도 아닌 6성이다.
유니버스 STFT에서만 존재하는.
궁극의 6성.
두근두근!!
나는 대단히 기쁜 마음으로.
전투를 기다렸다.
[30초가 모두 지났습니다.]
[전투가 시작됩니다.]
[튜토리얼(2-5)]
[잔여 라이프(100)]
[상대: 3번 플레이어(민정식)]
[전투 개시]
상대는 2위인 민정식이었다.
“후후후.”
민정식은 소위 말하는 엄친아로 외모, 학벌, 집안, 어느 것 하나 부족한 게 없으며, 심지어 게임 실력마저도 수준급이었다.
“이 정도는 다하는 거 아니야? 뭐? 아니라고?”
운은 말할 필요도 없이 최상급이었다.
뭐, 태어나기를 금수저로 태어났으니 어련하겠냐만.
민정식의 ‘운’은 유니버스 STFT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되었다.
“나와라, 제발 나와라!!”
[조커 카드(1)를 개봉했습니다.]
[괴물 살라만더(★★★)가 합류했습니다.]
“나왔다!!!”
튜토리얼(1-7)에 뽑은 5골드·3성의 괴물 살라만더는 패배라는 단어를 모조리 지워버렸다.
민정식은 그 이후에도 황금 주머니(50~100)에서 100골드를 뽑아내거나, 조커 카드에서 1골드·6성의 도깨비불을 뽑아내며 타고난 운을 과시했다.
튜토리얼(1)에서의 우승은 당연했다. 괴물 살라만더를 뽑은 이후에는 전승이었다.
“난 2등은 안 해. 무조건 1등이지.”
민정식은 튜토리얼(2)에서도 자신이 우승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타고난 운과 뛰어난 게임실력을 생각해본다면 민정식의 생각은 결코 오만한 게 아니었다.
“불어라, 바람아~!”
“도와줘, 친구들아!”
민정식이 예상하지 못한 게 하나 있다면, 그것은 태생적인 운조차도 능가하는 ‘경험’일 것이다. 12년 동안 STFT만 해온 무지막지한 경험 말이다.
꼬마요정-루의 고깔모자에서 나타난 친구들은 4골드·4성의 영웅 지니들이었다.
“하하하하!!”
영웅 지니.
마법사 조합이 없는 상태에서는 4골드 최악의 챔피언이지만 9마법사의 지니는 다르다.
감히 타이탄의 오른팔을 자처할 수 있을 만큼.
“소원을 들어주지.”
매우 강력하다.
“죽음이라는 소원을.”
영웅 지니들의 손에서 불덩어리가 발사되었다. 불덩어리의 크기는 전장을 뒤덮을 만큼 거대한 5×5였다.
그리고 하나가 아니라 ‘여섯’이었다.
퍼어어어어어어엉!!!
폭발은 핵폭탄이 터진 것처럼 무시무시했다. 폭발의 범위에든 악마들은 그대로 몰살당했다. 뼛가루조차도 남기지 못했다.
“하하하하!!”
영웅 지니들은 늠름하고 단단한 대흉근을 뽐내며 호쾌하게 웃었다.
꼬마요정-루는 친구들을 따라서 입을 크게 벌렸다.
“요호호! 내 친구들은 대머리라네~! 세상에서 가장 강한 대머리!”
루는 꼬마요정답게 장난꾸러기였다.
그리고 전장은···.
더더욱 위대해진 타이탄이 정리했다.
우르르르콰과과과광!!
우레의 데미지는 5400이었다.
괴물 살라만더 따위는 한방이었다.
[···하향 패치를 했는데 왜 더 강해지냐?]
[···그러게 말이야.]
[···어떤 자식이 하향하자고 했어?]
[···저게 하향 패치를 한 거라고? 지금 장난해?]
신들은 하향 패치를 당했음에도 더욱더 강력해진 이상현을 바라보며 허탈한 표정을 지었다.
특히, 죽음의 신이 어처구니없어 했는데···. 도대체 왜 이렇게 된 것일까? 하고 진지하게 생각했다.
[···운빨좆망겜 같으니.]
결론은 운빨이었다.
운빨이 아니고서야 설명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말했잖아. 그딴 짓은 하지 말자고.]
[웃기고 있네. 제일 먼저 찬성한 놈이.]
[아아, 둘 다 닥쳐.]
[아무튼 저놈 때문이야.]
[그건 그렇지.]
[내 생각도 그래.]
다른 신들은 이렇게 된 원인인 죽음의 신을 나무랬다. 죽음의 신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바람의 신은 그 모습을 바라보며 [하하, 병신들.]이라고 놀려댔다.
바람의 신에게는 놀려댈 자격이 충분했다. 과정은 나쁘지만 결과적으로는 좋았기 때문이다.
[···빌어먹을. 왜 안 죽는 거지?]
어째서 죽음의 신은 이렇게까지 이상현을 싫어하는 것일까?
[···도대체 왜?]
그 이유는 간단했다.
[···죽어야 하는 놈인데.]
이상현이 죽어야하는 운명이기 때문이다.
그렇다. 본래라면 이상현은 튜토리얼(1)에서 8위를 기록하고 죽을 운명이었다.
그런데 회귀를 해서 조커 카드 버그를 사용했고, 그 버그로 운명을 송두리째 바꿔서 살아남은 것이다.
그러니 죽음의 신이 어찌 이상현을 좋아하겠는가?
무조건 싫어할 수밖에 없었다.
[···왜 안 죽는 거냐고.]
도무지 영문을 알 수 없는 일에 죽음의 신은 머리를 감싸 쥐었다.
[···빌어먹을.]
[튜토리얼(2-5)에서 승리했습니다.]
[10골드를 획득했습니다.]
[보상으로 +2골드를 획득했습니다.]
[골드 이자로 +10골드를 획득했습니다.]
[사냥으로 +1골드를 획득했습니다.]
[30초 후에 튜토리얼(2-6)이 시작됩니다. 전투를 준비하십시오.]
나는 순위표부터 살펴보았다.
[튜토리얼(2) 순위]
[1위: 이상현(5승, 0패) 100라이프]
[2위: 강수아(4승, 1패) 60라이프]
[3위: 민정식(4승, 1패) 50라이프]
[4위: 최문호(4승, 1패) 38라이프]
[5위: 김아람(2승, 3패) 40라이프]
[6위: 성하늘(1승, 4패) 20라이프]
[7위: 김성태(0승, 5패) 0라이프]
[8위: 진만표(0승, 4패) 0라이프]
“······.”
벌써 두 명의 플레이어가.
탈락했다.
목숨을 잃었다.
그리고 위태로운 사람이 두 명이나 된다.
저들도 곧, 어쩌면 영웅의 전쟁터에 닿기도 전에 탈락할지도 모른다.
나는 그 사실이 너무나도 씁쓸해서 가슴이 아팠다. 하지만 멈춰 있지 않았다.
[실피드(★★)가 탄생했습니다.]
[괴물 하이엘프(★★★)가 탄생했습니다.]
[107골드 남았습니다.]
···솔직히 말하겠다.
나는 죽을 생각이 눈곱만큼도 없다.
반드시 살아남아서.
끝까지 살아남아서.
무엇인지 모르는 ‘끝’을 볼 생각이다.
어쩌면 그게 내가 회귀한 이유일지도 모르니까.
그러니까.
날 원망하지 마라.
나도 필사적이니까.
···미안하다.
···정말 미안하다.
[30초가 모두 지났습니다.]
[전투가 시작됩니다.]
[튜토리얼(2-6)]
[잔여 라이프(100)]
[상대: 8번 플레이어(성하늘)]
[전투 개시]
루는 고깔모자를 좋아하는 특이한 요정이다. 언제부터 고깔모자를 좋아했는지는 루도 모른다. 태어날 때부터인지, 그저께부터인지, 내일부터인지.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루가 고깔모자를 좋아한다는 사실이고, 요정들 중에서는 유일하다는 것이다.
「난 고깔모자가 정말 좋아!!」
루는 고깔모자가 너무너무 좋아서 하루 종일 쓰고 고깔모자를 다닌다.
동그란 이슬을 먹을 때도, 넓적한 나뭇잎을 타고 놀 때도, 푹신한 참새와 함께 잠을 잘 때도, 재빠른 물고기를 타고 여행을 떠날 때도, 밤하늘 위에 펼쳐진 책을 읽을 때도 고깔모자를 쓴다.
「또 너니?」
루가 고깔모자를 벗는 경우는 거의 없다. 가끔 멧밭쥐가 둥지를 착각하고 고깔모자에 숨어드는 경우를 제외하면 고깔모자를 벗지 않는다.
다른 요정들은 그런 루를 놀리거나 존경하거나 시샘했다.
루를 따라서 고깔모자를 쓴 요정들도 있었지만 오래가지 못했다. 요정답게 금방 질렸기 때문이다.
「자, 오늘은 어디로 가볼까?」
「저쪽으로 가보자!!」
루는 그날도 고깔모자와 함께 여행을 떠났다.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날이었는데, 우중충해도 놀기에 딱 좋은 날이었다.
가령 빗방울을 굴려서 뭉치거나, 개구리와 함께 빗방울을 날름 받아먹거나, 호수에서 뛰어노는 물의 정령들과 함께 춤을 춘다거나 하는 재밌는 일들이 많았다.
그러나 루는 재미있는 일들을 하나도 하지 못했다.
「어? 어···?」
왜냐하면 요정종족의 운명을 건 전쟁이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루는 특이한 요정답게 운명이라는 이름의 가혹한 배에 올라탔고, 그 배의 선장이 되어야만 했다.
고깔모자만큼이나 해골이 새겨진 해적모자를 좋아하는 루였지만, 뱃놀이를 무척이나 사랑하는 루였지만, 선장이 되기에는 부족했다.
결국 루의 배는 침몰했고, 요정종족은 하루아침에 멸망하여 신들의 장난감이 되어야만 했다.
“꺄하하하~!!”
장난감이 된 루는 장난감답게 성실히 움직였다.
“도와줘, 친구들아!!!”
튜토리얼(2-6).
전투 시작과 동시에 실피드의 바람의 파도가 그림자들을 벽까지 밀어붙였다.
다음으로 꼬마요정-루의 고깔모자에서 2골드·4성의 잭오랜턴들이 나타났다.
“잭오오오오!!”
영웅 잭오랜턴들은 그야말로 악마처럼 시뻘건 불을 뿜어내며 그림자들에게 달려들었다.
철컹철컹!
바람 속성의 카운터인 그림자들은 하이엘프의 폭풍조차도 무시하며 잭오랜턴들에게 덤벼들었다.
콰직! 콰드득! 뿌드득!!
그림자들의 공격은 정체를 알 수 없는 괴물들이 이빨을 드러내는 것처럼 대단히 섬뜩했다.
물론 그것은 크나큰 실수였다.
우르르르콰과과광!!
왜냐하면 하늘에서 내리친 우레가 네 개의 그림자 중 두 개를 소멸시켜버렸기 때문이다.
“쳐라, 쳐라, 번개야, 내리쳐라~!!”
꼬마요정-루는 그 모습을 바라보며 웃고 떠들었다. 장난스러운 모습은 꼭 태어나서 처음으로 태풍을 만난 천진난만한 장난꾸러기 같았다.
“아하하하~!!”
바람 속성과 마법사에 강한 그림자들이었지만 전투의 흐름은 일방적이었다.
“바스러져라.”
하향 패치를 당함으로써 더더욱 강력해진 타이탄은 그야말로 번개의 신 제우스였다.
파츠츠츠츠.
뭐, 그림자 타이탄이 있었지만 그래봤자 2성이었으며, 우레는 콩 볶아먹는데 사용하는 번갯불이었다.
무엇보다 시작과 동시에 터졌다.
“나의 분노가 세상을 파괴하리라.”
괴물 타이탄의 거룩한 목소리가 전장에 울려 퍼졌다. 그리고 일방적인 전투가 끝났다.
“캬캬캬! 오늘은 수입이 괜찮은데?”
“쿄쿄쿄! 운수가 좋은 날이야!!”
영웅에서 전설이 된 하이에나들은 목에 걸린 황금을 높이 들어 올리며 진심으로 기뻐했다.
황금으로 가득 찬 눈동자는 세상에서 가장 순수한 탐욕이었다.
[튜토리얼(2-6)에서 승리했습니다.]
[10골드를 획득했습니다.]
[보상으로 +2골드를 획득했습니다.]
[골드 이자로 +10골드를 획득했습니다.]
[사냥으로 +3골드를 획득했습니다.]
그리고 또 한명의 플레이어가.
[1위: 이상현(6승, 0패) 100라이프]
[2위: 강수아(5승, 1패) 60라이프]
[3위: 최문호(5승, 1패) 38라이프]
[4위: 민정식(4승, 2패) 41라이프]
[5위: 김아람(2승, 4패) 29라이프]
[6위: 성하늘(1승, 5패) 0라이프]
[7위: 김성태(0승, 5패) 0라이프]
[8위: 진만표(0승, 4패) 0라이프]
지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