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도적인 힘
압도적인 힘
[튜토리얼(2-1)에서 승리했습니다.]
[10골드를 획득했습니다.]
[보상으로 +2골드를 획득했습니다.]
[골드 이자로 +10골드를 획득했습니다.]
[사냥으로 +1골드를 획득했습니다.]
[30초 후에 튜토리얼(2-2)가 시작됩니다. 전투를 준비하십시오.]
30초 조금 빠듯하다.
나는 즉시 챔피언 상점을 살펴보았다.
[지니(★)┃지니(★)┃지니(★)┃지니(★)┃지니(★)┃지니(★)]
“······.”
뭘까 이건?
혹시 바람의 신이 손을 쓴 걸까?
나는 그런 의문을 품으면서도 손을 멈추지 않았다. 빠르게 움직였다.
[지니(★★) 두 명이 탄생했습니다.]
[191골드 남았습니다.]
나는 30초 안에 91골드를 다 쓸 작정으로.
손을 움직이고 또 움직였다.
지금 내게 필요한 건.
타이탄과 실피드.
그리고 드래곤이다.
[드래곤(★★)이 탄생했습니다.]
[타이탄(★★)이 탄생했습니다.]
[괴물 지니(★★★)가 탄생했습니다.]
[하이엘프(★★)가 탄생했습니다.]
[괴물 타이탄(★★★)이 탄생했습니다.]
[95골드 남았습니다.]
[괴물 타이탄(★★★)]
속성: 땅
직업: 그림자, 마법사
공격력: -
방어력: 320
체력: 6000
마나: -
스킬: 우레
[드래곤(★★)]
속성: 불
직업: 악마
공격력: 200
방어력: 200
체력: 2800
마나: 50/150
스킬: 용의 분노
[드래곤(★★)이 고정됩니다.]
나는 사령술사를 빼고 드래곤을 투입시켰다. 그 이유는 요정의 고깔모자 덕분에 9마법사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9마법사를 만드는데 필요한 재료 밖에 되지 않는 사령술사를 치우고, 6골드 최강의 챔피언 중 하나인 드래곤을 투입한 것이다.
자, 이것으로 튜토리얼(2)가 끝났다.
볼 것도 없다.
[30초가 모두 지났습니다.]
[전투가 시작됩니다.]
[튜토리얼(2-2)]
[잔여 라이프(100)]
[상대: 4번 플레이어(강수아)]
[전투 개시]
나의 승리다.
[···이게 무슨 짓이지?]
[이게 무슨 짓이냐고? 당연히 좋은 짓이지!]
유쾌한 대답에 죽음의 신의 얼굴이 얼음처럼 딱딱하고 싸늘해졌다.
물론 바람의 신은 조금도 개의치 않았다. 막말로 그렇게 노려보면 네가 어쩔 건데? 라는 표정이었다.
죽음의 신이 서늘한 목소리로 물었다.
[···왜 이상현에게 걸었지?]
[신격을 걸든 말든 그건 내 마음이잖아?]
[···그걸 따지는 게 아니라는 것은 알고 있을 텐데?]
[알고 있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내가 못 걸 이유는 없잖아? 아니야?]
[······.]
정론이었다. 때문에 죽음의 신은 노려보는 것 이외에는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바람의 신이 빙그르르 돌더니 말했다.
[난 바람이야. 자유로운 바람! 내가 무엇을 하든 그건 내 마음이야.]
[···나에게 장난을 치는 건 아니겠지?]
[그게 아니라는 건 알고 있잖아?]
바람의 신의 대답에 죽음의 신의 얼굴은 더더욱 일그러졌다.
[설마, 장난을 치기 위해서 신격을 걸리는 없잖아? 미치지 않고서야 그런 짓은 할 수 없지.]
[···알고 있다.]
[그러니까 신경 쓰지 마.]
바람의 신은 딱 잘라 말했다.
[아참. 더 이상 간섭하지 마라. 만약, 간섭한다면 널 죽여 버려야 하니까.]
[···흥. 그깟 시시한 인간놈 때문에 내가 시답잖은 짓을 벌일 것 같나? 웃기는 소리.]
죽음의 신은 매우 불쾌하다는 듯이 말하고는 그대로 사라졌다. 바람의 신은 그 모습을 바라보다가 이상현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자신에게 호언장담했던 대로.
이상현은 승리하고 있었다.
[자식! 잘하고 있네.]
[마음에 들어.]
강수아는 초반의 6연패를 제외하면, 그 이후로 단 한 번도 지지 않고 튜토리얼(1)을 승리한 플레이어다.
레벨은 9이며, 챔피언 구성은 전설의 방패전사, 전설의 창병, 전설의 궁수, 영웅 검사, 영웅 용병, 괴물 마법사, 괴물 성직자, 괴물 기병대, 괴물 소드마스터로 이루어져 있다.
탄탄한 9전사 조합으로 튜토리얼(2-1)에서도 무난하게 승리를 거두었다.
“100라이프라···. 도대체 얼마나 센 거지?”
강수아는 이상현을 처음 보았을 때, 그리고 라이프가 100이라는 사실을 알았을 때, 진심으로 경악했다.
왜냐하면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지지 않고 튜토리얼(2)까지 왔다는 뜻이니까.
“나와 싸우면···. 내가 지려나?”
그래서 경계대상 1호로 정해놓았는데, 튜토리얼(2-2)에서 맞붙게 되었다.
“도대체 어떤 챔피언을···.”
「바람입니다~!!」
푸화아~아아~!
“······.”
강수아는 시작과 동시에.
절대 못 이긴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저걸 무슨 수로 이겨?”
강수아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승리지만.
이번만큼은 예외였다.
2성과 3성의 차이는 대략 두 배 정도다.
그런데 타이탄(★★)과 괴물 타이탄(★★★)의 차이는 하늘과 땅 차이다.
왜냐하면 괴물 타이탄부터 어지간한 챔피언을 한 방에 처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
한 방이다, 한 방.
6000의 체력에서 나오는 1800의 고정피해는 웬만한 챔피언들은 다 빈사상태로 만든다.
그런데 마법사 타이탄은 1800의 두 배인 3600이며, 범위 또한 5×5다.
5성 꼬마요정의 최대 체력이 3293이라는 점을 생각해본다면.
6성 해골전사의 최대 체력이 7140이라는 점을 생각해본다면.
2성 드래곤의 최대 체력이 2800이라는 점을 생각해본다면.
웬만한 챔피언들은 우레 한 방에 즉사한다.
저항은 꿈도 꾸지 못한다.
“으, 어어···!!”
우르르르콰과과과광!!!
우레가 전장에 작렬했다.
전장의 끝에 처박혀 있던 전사들은, 그 우레에 비명조차도 지르지 못하고 빵부스러기처럼 바스러졌다.
두 방의 우레.
시간으로 계산하면 고작해야 4초 만에.
세 명의 전사가 끝장난 것이다.
그것도 9전사가.
“부서져라.”
타이탄의 거룩한 목소리가 전장에 울려 퍼졌다. 그리고 신의 심판과도 같은 우레가 내리꽂혔다.
그 대상은 바람을 뚫고 달려와 창을 찌른 괴물 기병대였다.
“으아···아아악···!!”
파직! 파지직! 우레에 온몸이 새까맣게 타버렸지만 즉사하지는 않았다. 괴물 기병대는 다시 있는 힘껏 창을 내질러서 전설의 꼬마요정을 처치했다.
“주, 죽었당······.”
“난 아직 더···!!”
괴물 기병대는 한 칸 더 전진하여, 괴물 고블린 주술사를 찔렀다.
푸욱!!
“쿠···우···우욱?!”
옆구리에서 파고드는, 심장을 꿰뚫는 치명적인 공격에 괴물 고블린 주술사가 쓰러졌다.
그러나 괴물 기병대의 활약은 거기까지였다.
파츠츠츠츠!!
하늘에서 떨어진 거대한 우레가 괴물 기병대를 흔적도 없이 불태워버렸기 때문이다.
“요, 용서 못한다!!”
괴물 소드마스터는 그 모습을 보고 분노를 불태웠다. 하지만 마법사들은 그 분노가 닿지 않는 곳에 있었다.
“절대 용서 못해!!”
그리고 괴물 소드마스터 앞에는.
“쿠오오오오오오!!”
드래곤(★★)이 날개를 펼치고 위풍당당하게 서 있었다.
마법사 타이탄이 히든 보스몬스터라면.
드래곤은 STFT 시즌1에서부터 시즌7까지 강력한 모습을 보여주는 ‘최강’의 챔피언이다.
그래서 매우 강력하다. 아이템만 갖춰진다면 마법사 타이탄보다 더 강력한 괴물이 된다.
“드, 드래곤···!!”
괴물 소드마스터의 눈동자에 두려움이 깃들었다.
덜덜덜. 몸이 떨리고 검 끝이 흔들렸다.
“이익···!!”
그러나 소드마스터는 도망치지 않고 드래곤을 향해서 용감하게 검을 휘둘렀다.
서걱!!
강력한 일격은 드래곤의 가슴에 큰 상처를 입혔다.
그러나 전설속의 영웅처럼 드래곤을 쓰러뜨리지는 못했다.
그저, 사자의 코털을 건드린 것처럼, 드래곤의 역린을 건드렸을 뿐이다.
후우우웁!!
드래곤이 힘껏 숨을 들이마셨다. 그러자 상처 입은 가슴이 잔뜩 부풀어 오르더니, 화염이 이글이글 타오르기 시작했다. 그것은 지옥의 불꽃이자, 분노였으며, 전장을 불태우는 재앙이었다.
푸화아아아악!!
용의 분노가 전장을 가로질렀다.
감히 드래곤과 맞서 싸웠던 소드마스터는 용의 분노를 피하지 못하고 휩쓸렸다.
용의 분노는 가로 3칸, 세로 10칸에 걸쳐 광범위한 피해를 입혔다.
그 결과 전투가 끝났다.
드래곤은 시뻘겋게 녹아내린 괴물 소드마스터의 잔재를 짓밟으며 하늘을 향해서 포효했다.
“쿠오오오오오오···!!”
넓게 펼쳐진 날개는.
승리의 상징이었다.
[튜토리얼(2-2)에서 승리했습니다.]
[10골드를 획득했습니다.]
[보상으로 +2골드를 획득했습니다.]
[골드 이자로 +9골드를 획득했습니다.]
[사냥으로 +1골드를 획득했습니다.]
[30초 후에 튜토리얼(2-3)이 시작됩니다. 전투를 준비하십시오.]
다시금 깨닫게 된다.
역시 마법사가 최강이다.
마법사가 끝판왕이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후후후.”
솔직히 웃음이 나올 수밖에 없다.
상대가 그 누구든.
내 상대가 못 되니까.
STFT 플레이어로서.
이보다 짜릿한 일이 또 있을까?
아마도 없을 것이다.
물론 죽고 죽이는 처절한 죽음의 게임이라서 마냥 웃을 수만은 없지만 그럼에도 승리는 기분 좋은 일이었다.
나는 이 승리를 느끼기 위해서 자그마치 12년 동안 STFT를 해왔다. 오직 승리를 위해서.
“역시···. 내가 최고네.”
나는 위쪽을 바라보지 않으려고 최대한 노력하며 그렇게 중얼거렸다.
그러자 이때를 기다렸다는 듯이 신들이 나타났다.
[좋아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길고 짧은 건 대봐야 아는 법. 죽음의 신]
[그 미소가 언제까지 갈 수 있을까? 물론 남들보다는 오래가겠지. 100라이프니까. 땅의 신]
[생명이 넘쳐서 좋아해야 될지 아니면 다른 생명을 깎아먹어서 슬퍼해야 될지 모르겠네. 생명의 신]
[예이~! 예이~! 바람의 신]
[드래곤이다, 드래곤!! 다 죽여 버려!! 드래곤 브레스!! 타이탄 따위보다는 역시 드래곤이지!! 불의 신]
신들의 목소리에는 ‘선’을 지키는 무언가가 있었다.
확실히 이전과는 많이 달랐다.
자제한다고 해야 될까? 그런 게 느껴졌다.
후우우.
덕분에 내 마음도 편해졌다.
바람의 신의 말이 거짓이 아니라는 게.
반쯤 증명되었으니까.
물론 여전히 안심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나쁘진 않다.
“자, 다음 판도 가볍게 이겨보실까?”
나는 챔피언 상점에서 실피드와 지니 두 명을 구매하고 튜토리얼(2-3)을 기다렸다.
[전투까지 10초 남았습니다.]
이상현은 튜토리얼(2-3)과 튜토리얼(2-4)에서 깔끔한 완승을 거두었다.
상대는 진만표와 김성태였다.
진만표는 9전사였다. 아무래도 튜토리얼(1)에서 4등이었던 모양인지, 강수아보다 전력이 떨어졌다.
그래서 우레로 쉽게 이길 수 있었다.
김성태는 9언데드였는데, 전설의 구울과 괴물 사령술사가 주력이었다.
그래서 진만표와 마찬가지로 쉽게 이길 수 있었다.
튜토리얼(2-4)가 끝났을 때, 이상현의 순위와 라이프는 아래와 같았다.
[튜토리얼(2) 중간 순위]
[1위: 이상현(4승, 0패) 100라이프]
[2위: 민정식(4승, 0패) 62라이프]
[3위: 강수아(3승, 1패) 60라이프]
[4위: 최문호(3승, 1패) 38라이프]
[5위: 김아람(1승, 3패) 40라이프]
[6위: 성하늘(1승, 3패) 27라이프]
[7위: 김성태(0승, 4패) 11라이프]
[8위: 진만표(0승, 4패) 0라이프]
이상현은 챔피언 상점에서 지니를 구매하여 영웅 지니(★★★★)를 만들었다.
[영웅 지니(★★★★)]
속성: 물, 불, 바람, 땅
직업: 요정, 마법사, 악마
공격력: -
방어력: 380
체력: 4783
마나: 30/40
스킬: 신비로운 마법
영웅 지니!!
타이탄의 왼팔 정도 되는 마법사!!
이것으로 이상현의 허리 라인은 더 탄탄해졌다.
「하하하!! 소원을 들어주지!!」
「죽음이라는 소원을!!」
이제 이상현에게 남은 과제는.
하이엘프와 6골드 챔피언들을 업그레이드 시키는 것과 아이템을 획득하는 것이다.
[10초 후, 죽음의 던전으로 이동합니다.]
[10, 9, 8, 7···. 2,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