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튜토리얼(1)의 보상 (47/170)

튜토리얼(1)의 보상

튜토리얼(1)의 보상

한 번은 우연이지만 두 번, 세 번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원인과 이유가 있는 결과다.

나영곤의 전설의 오우거와 강철수의 6성 챔피언 둘.

과연 그게 우연일까?

강철수와 연속해서 붙은 것 또한 우연일까?

아마도 아닐 것이다.

그리고 죽음의 방의 난이도 또한.

우연이라고 치부하기에는 지나치게 높았다.

또, 그 개새끼의 전설의 이프리트도 말이 안 된다. 확률적으로 말이 안 된다.

악마의 성배도 매우 수상쩍다.

만약 이 모든 게 신의 간섭이라면···. 1등 보상으로 획득한 영웅의 전쟁터 또한 장난을 쳐 놓았을 가능성이 높다.

혹시 내가 지나치게 예민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없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결코 예민한 게 아니다. STFT에서 쌓아온 12년간의 경험이 나에게 말해주고 있다.

확률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이다.

그러니까.

어쩔 수 없다.

제아무리 9마법사가 최강이라고 할지라도.

아직은 빈틈이 존재한다.

그럴 리는 없겠지만, 만약 영웅의 전쟁터에서 6골드·4성의 챔피언들이 나타난다면···.

나는 몰살당할 것이다.

그러니까.

아깝더라도 함께해야 한다.

영웅의 전쟁터에서.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니까.

신들이 어떤 장난을 쳐놓았을지 모르니까.

“영웅의 전쟁터에 함께 가시겠습니까?”

나는 모두에게 그렇게 말했다.

그러자 세 사람은 눈을 깜빡이며 당황해했다. 신하영조차도 내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

“···네?”

“지금 영웅의 전쟁터로 가려고 하는데, 저와 함께 가시겠습니까?”

나는 다시 한 번 큰 목소리로 말했다.

“진심···이세요?”

신하영의 목소리는 조심스러웠다. 다른 두 사람의 눈빛 또한 조심스럽고 의심으로 가득 차 있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진심입니다. 가능하다면 여러분들과 함께 영웅의 전쟁터로 가고 싶은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내 말이 의심스러울 것이다.

왜냐하면 1등 보상을 나누겠다는 뜻이 되니까.

혹시 함정인가? 하는 생각도 들 것이다.

“으음···.”

“함정 같은 거 아니니까 너무 깊게 생각하지 마세요. 애초에 함정을 팔 이유가 없잖아요? 안 그래요?”

“그건 그렇지만···.”

논리적인 주장에도 사람들의 눈빛에서는 의심과 불안이 사라지지 않았다.

뭐, 충분히 이해한다.

당장 나만 해도···.

사람을 믿었다가.

사람을 동정했다가.

사람을 외면하지 못했다가.

죽을 뻔했으니까.

이런 상황에서.

그 누구를 믿을 수 있을까?

차라리 안 믿는 게 더 나을 것이다.

“···전 갈게요. 잘 생각해보니까 함정일리가 없잖아요? 모처럼 호의를 베풀어주시는 건데 거절 할 수는 없죠.”

내가 도와줬기 때문일까?

아니면 영리하기 때문일까?

저 눈빛을 보면···.

양쪽 모두일지도 모르겠다.

“···저도 가겠습니다.”

손을 든 사람은 김원호였다.

뭐, 여전히 표정에 의심스러움이 남아있지만 의심보다는 합리를 선택한 모양이다.

“좋은 게 좋은 거니까요.”

“···의도는 잘 모르겠지만 나도 함께하지.”

김인식도 끼어들었다.

나는 세 사람에게 말했다.

“절 믿으라는 말은 하지 않겠습니다. 하지만 아이템은 믿어도 됩니다. 이건 사람이 아니니까요.”

나는 영웅의 전쟁터로 가는 문을 열었다.

콰득!

[황혼의 문이 열렸습니다.]

[영웅의 전쟁터로 넘어갈 수 있습니다.]

[넘어가시겠습니까?]

“네.”

나와 우리들은.

영웅의 전쟁터로 넘어갔다.

[60초 안에 전투를 준비하십시오.]

[황혼에 갇혀 있던 그림자 군단-영웅 리빙아머(★★★★)와 영웅 미믹(★★★★)과 영웅 슬라임(★★★★)과 영웅 쉐도우(★★★★)와 영웅 미스틱(★★★★)과 영웅 스핑크스(★★★★)와 영웅 그림리퍼(★★★★)와 영웅 오토마타(★★★★)와 영웅 늑대인간(★★★★)이 영원한 황혼에서 깨어납니다.]

[황혼의 영웅들을 쓰러뜨리십시오. 만약 영웅들을 쓰러뜨리지 못한다면 당신은 황혼에 갇힐 것입니다.]

바람 속성의 카운터는 이동속도가 빠른 ‘그림자’다.

그래서 바람 속성이 한창 유행했을 때, 카운터로 그림자를 많이 선택하곤 했다.

그리고 마법사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상대도 그림자다. 그 이유는 그림자만이 유일하게 스킬을 회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우우우···!!”

만약 나 혼자서 저 그림자 군단과 맞서 싸웠다면 상당히 위험했을 것이다.

“바람이당~!!”

어쩌면 패배했을지도 모른다.

4골드인 늑대인간이 제일 강하다고는 해도, 전부 4성인데다가 임프의 주머니라는 ‘마나’를 약탈해가는 아이템까지 착용하고 있으니까.

“······.”

역시, 착각이 아니었다.

확률 문제가 아니었다.

신들은···.

날 죽이려 하고 있다.

명백하게 날 죽이려 하고 있다.

이것으로 확실해졌다.

명명백백하게 밝혀졌다.

그 개자식들은.

나를 죽이기 위해.

게임에 간섭하고 있다.

난이도를 올리고 있다.

나에게 불리한 쪽으로.

아마 앞으로도.

이것과 똑같은 짓을 반복하겠지.

내가 죽을 때까지···.

비참하게 몰락할 때까지······.

빠드득.

불행 중 다행이라면.

내가 그 사실을 알아차렸다는 거다.

그리고 저들이 완벽한 ‘신’이 아니라는 점이다.

만약 저들이 완벽한 신이었다면.

나는 벌써 죽었을 것이다.

그러나 죽지 않고.

여기까지 왔다.

살아서.

튜토리얼(1)을 완벽하게 클리어 했다.

조커 카드 버그 또한.

저들이 완벽한 신이 아니라는 증거다.

그렇다면.

싸울 수 있다.

살아남을 수 있다.

이길 수 있다.

왜냐하면 나는 STFT를 12년 동안 해온.

고인물 중의 고인물이니까.

“꺄하하하~!!”

[황혼에 갇혀 있던 그림자 군단을 모두 쓰러뜨렸습니다. 그림자 군단이 다시 황혼으로 돌아갑니다.]

[10골드를 획득했습니다.]

[보상으로 +2골드를 획득했습니다.]

[골드 이자로 +10골드를 획득했습니다.]

[사냥으로 +3골드를 획득했습니다.]

[어두컴컴한 그림자 속에 봉인되어 있던 네 개의 보물이 흘러나왔습니다. 네 개의 보물 중 하나를 60초 안에 선택하십시오.]

[1. 그림자 망토]

[2. 죽음의 방패]

[3. 수호자의 갑옷]

[4. 요정의 고깔모자]

“이상현씨.”

“먼저 고르세요.”

“우리는 나중에 선택해도 됩니다.”

튜토리얼(1)에서 살아남았기 때문일까?

아니면 원래 그런 것일까?

나는 그래도 ‘양심’이 있는 사람들보다 먼저.

보상을 선택했다.

[보상으로 요정의 고깔모자를 선택했습니다.]

[보상을 선택했습니다. 잠시 후, 영웅의 첫걸음으로 이동합니다.]

[요정의 고깔모자]

↳장착하면 ‘마법사’ 특성이 생긴다.

요정의 고깔모자.

마법사 특성이 생기는 아이템으로.

이것을 실피드에게 장착시키면.

하이엘프의 폭풍보다 더 무시무시한.

바람이 탄생한다.

[10, 9, 8, 7···. 2,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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