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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자(5) (45/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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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존자(5)

    [큭큭큭!!]

    [더 이상 도망치지 못할 거다.]

    신들은 이번에야 말로 이상현이 죽을 거라고 확신했다. 그 이유는 혼자서 2골드·6성의 악마 세 마리를 감당해야하기 때문이다.

    한 마리도, 두 마리도 아닌 세 마리를.

    심지어 ‘케르베로스의 불꽃’이라는, 전설의 꼬마요정의 스킬을 카운터 칠 수 있는 아이템까지 장착했다.

    뭐, 5성 이상의 챔피언들이 나타난다면 또 모르겠지만, 그건 확률적으로 불가능하므로.

    신들은 이상현의 죽음에 축배부터 들었다.

    쨍!!

    [죽음을.]

    [위하여!!]

    [크하하하!!]

    바람의 신은 그 모임에 끼지 않았다.

    그저, 조용히.

    조용히 이상현을 지켜볼 뿐이었다.

    [호오.]

    바람의 신의 얼굴에.

    미소가 떠올랐다.

    바람 속성은 언뜻 보면 그 효과가 미미한 것처럼 보인다. 다른 속성들과 달리 적 챔피언의 이동속도를 50% 낮추는 게 전부니까.

    “크아아아악?!!”

    그러나 바람 속성은 결코 허접하지 않다. 생각 이상으로 굉장히 큰 힘을 발휘한다.

    특히, 하이엘프의 폭풍과 만나면 그 위력은 몇 배가 된다.

    휘오오오오오!!

    폭풍의 크기는 자그마치 7×7이었다.

    생존의 전장의 크기가 10×10이라는 점을 생각해본다면 사실상 전체를 뒤덮는 크기였다.

    게다가 3성(★★★)이 된 덕분에 폭풍의 이동속도 감소 효과는 70%였다.

    이미 50%가 감소한 상태에서 또 70%가 감소한다고 생각해보라.

    악마들은 한 발자국조차도 제대로 움직이지 못했다.

    “크르···아···아···악!!”

    한걸음 한걸음이 그야말로 천근만근이었다.

    그사이 마법사들은 신나게 마법을 퍼부었다.

    퍼버버벙!!!

    강력한 폭발음이 전장을 뒤흔들었다.

    하이에나들은 악마들 중에서 그나마 약한 쿱스를 상대로 검과 화살을 꽂아 넣었다.

    콰득!! 푹!!

    “무섭지만 약해 보이는군!”

    “그러게 말이야.”

    “크라아악!!”

    지옥 파수꾼-쿱스는 성가신 하이에나들을 향해서 무시무시한 분노를 불태웠다.

    그리고 지옥 마귀-카마도 하이에나들에게 눈을 부라렸다.

    마법사들에게는 고마운 일이었다.

    관심이 하이에나들에게로 끌렸으니까.

    “죽어랏!!”

    대마법사의 지팡이에서 강력한 마법화살이 발사되었다.

    피슝!!

    9마법사로 완성된 강력한 마법화살은 이전과 차원이 달랐다. 일단 크기부터가.

    콰아아앙!!!

    5×5로.

    무지막지 했다.

    “?!!”

    지옥 파수꾼-쿱스와 지옥 마귀-카마는 그 폭발에 휩쓸려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꾸루우우!!”

    “당신의 발을 묶어드리죠.”

    늪의 저주와 가시나무 덫도 무지막지했다. 둘 모두 6×6의 크기로, 전장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했다.

    “크라아아···!!”

    겨우 네 걸음 뗀 케르베로스-쿠오라가 비명과도 같은 소리로 울부짖었다.

    “꺄하하! 약오르지롱? 약오르지롱?”

    전설의 꼬마요정은 늪과 덫에 걸린 쿠오라를 향해서 혀를 내밀며 마구 놀려댔다.

    물론 딱딱한 케이크를 던져대는 걸 잊지 않았다.

    퍽! 퍽!

    “하하하!! 어리석은 악마들 같으니라고! 앗?! 이런! 나도 같은 악마였지!”

    요정이자 악마인 지니는 악마들을 바라보며 웃다가 슬퍼했다. 또 그러다가 마법을 퍼부었다.

    “체인 라이트닝!!!”

    우락부락한 팔뚝에서 만들어진 푸른 번개가 케르베로스-쿠오라를 향해서 날아갔다.

    파지지직!!

    체인 라이트닝은 쿠오라는 물론이고 쿱스와 카마까지 감전시키며 눈부실 정도로 강렬한 전기불꽃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전설의 꼬마요정이.

    “도와줘, 친구들아!!”

    쓰고 있던 고깔모자를 뒤집었다.

    그러자 고깔모자에서 2골드·3성의 괴물 미라들이 나타났다.

    9마법사가 최강인 이유는.

    타이탄이 다 때려잡는 것도 이외에도 마법효과가 증가하기 때문이다.

    쉽게 말하자면 늪의 저주가 6초에서 12초로, 가시나무 덫이 4초에서 8초로, 폭풍이 15초에서 30초로 늘어나기 때문에 사기인 것이다.

    그렇다.

    폭풍이 30초로 늘어난다.

    자그마치 30초로.

    그리고 30초가 끝나면.

    “폭풍이여, 나의 적들을 부숴다오.”

    두 번째 폭풍이 분다.

    이걸 보면.

    “와, 개사기네.”라는 말이 저절로 나온다.

    휘오오오오오!!!

    그리고 늪의 저주와 가시나무 덫이.

    꾸룩꾸룩! 촤아아악!!

    악마들을 묶어버린다.

    그러면 악마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

    “크라아아아···!!”

    제아무리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으면 뭐하겠는가?

    상대에게 닿지 않으면 무용지물인 것을.

    악마들은 미친 듯이 몸부림쳤다.

    그러나 한걸음 한걸음이···.

    지옥과도 같았다.

    “하하하!! 메리크리스마스!!”

    낮은 확률이지만.

    지니도 블리자드라는 CC마법(군중제어기술)을 사용한다.

    그러면 헬 오브 헬이다.

    [미친······.]

    축배를 들었던 죽음의 신은.

    지옥을 보고 그만 할 말을 잃었다.

    무조건 함께 죽을 생각이었기에.

    살아남는다는 건.

    전혀 생각해보지 못한 일이었다.

    “어? 어어···?”

    문성학은 당황한 나머지 말을 제대로 내뱉지 못했다. 정신은 멍청했으며, 생각이라는 걸 할 수가 없었다.

    이겼다고? 이걸 이겼다고?

    이겨버렸다고···?

    “마, 말도 안 돼······.”

    문성학이 가까스로 정신을 차렸을 때에는 이상현의 마법사들이 승리한 뒤였다.

    [깊고 깊은 지옥에서 깨어난 보스몬스터-쿠오라와 카마와 쿱스를 모두 쓰러뜨렸습니다.]

    [몬스터와의 치열한 전투에서 살아남았습니다. 레벨이 +1 상승합니다.]

    [레벨 7이 되었습니다.]

    [10골드를 획득했습니다.]

    [보상으로 +2골드를 획득했습니다.]

    [보스몬스터-쿠오라와 카마와 쿱스의 몸에서 네 개의 보물이 나왔습니다. 네 개의 보물 중 한 개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1. 도플갱어의 구슬]

    [2. 악마의 성배]

    [3. 황금 주머니(100~200)]

    [4. 이프리트의 램프(1)]

    [60초 안에 선택하십시오. 60초 후에 생존의 전장으로 이동합니다.]

    [악마의 성배]

    ↳레벨에 관계없이 챔피언 상점에 드래곤(★)이 무조건 한 명 나타난다(단, 드래곤의 가격은 10골드다).

    [이프리트의 램프(1회)]

    ↳2~6성의 이프리트를 영구적으로 소환한다.

    “······.”

    악마의 성배와 이프리트의 램프.

    말할 필요도 없겠지만.

    사기급 아이템들이다.

    그리고 악마를 선택했던 문성학에게 있어.

    최고의 아이템들이었다.

    “아······.”

    도플갱어의 구슬과 황금 주머니.

    둘 중 무엇을 선택해야 될까?

    뭐, 고민할 필요도 없는 문제다.

    왜냐하면 최고 레벨인 10레벨을 달성했기 때문이다.

    꼬마요정을 6성(★★★★★★)으로 만드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만.

    마법사는.

    타이탄이 먼저다.

    타이탄이 훨씬 더 강력하다.

    6성?

    타이탄이 3성만 되도 다 쓸어버릴 수 있다.

    타이탄 하나가 마법사 전체 딜량의 80%를 차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니.

    황금 주머니를 선택하는 게 백 번 옳다.

    [황금 주머니를 선택했습니다.]

    [178골드를 획득했습니다.]

    [보상을 선택했습니다.]

    [잠시 후, 생존의 전장으로 이동합니다.]

    “아, 아아······.”

    마지막으로 문성학의 얼굴이 보였다.

    나를 죽이려고 했던, 나와 함께 죽으려고 작정을 했던 추악한 인간쓰레기가.

    부들부들 몸을 떨고 있다.

    “아, 안 돼······.”

    나는 조금도 동정심이 들지 않았다.

    날 죽이려고 했던 인간에게 동정심을 품을 만큼.

    나는 바보가 아니다.

    그 정도로 어리석지 않는다.

    “이, 이럴 수는···.”

    나는 문성학이 절규하든 말든 조금도 개의치 않았다.

    그딴 것보다는.

    내 상태를 살펴보았다.

    [플레이어]

    이름: 이상현

    나이: 24세

    출신: 지구

    서버: 13279

    레벨(10)

    보유 챔피언(10)

    《전설의 꼬마요정(★★★★★)×2, 영웅 마녀(★★★★), 괴물 고블린 주술사(★★★), 영웅 마법사(★★★★), 괴물 드루이드(★★★), 괴물 지니(★★★), 괴물 사령술사(★★★), 괴물 하이엘프(★★★), 용병(★)》

    보유 아이템(3)

    하이에나의 왕, 대마법사의 지팡이, 발키리의 날개

    보유 골드(191)

    꾸욱!!

    이제 그 누가 나를 이길 수 있을까?

    그 누가 나를 막을 수 있을까?

    타이탄.

    그 마지막 퍼즐만 갖춰진다면.

    나는 튜토리얼에서.

    우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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