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생존자(3) (43/170)
  • 생존자(3)

    생존자(3)

    [튜토리얼(1-17)에서 승리했습니다.]

    [10골드를 획득했습니다.]

    [보상으로 +2골드를 획득했습니다.]

    [골드 이자로 +10골드를 획득했습니다.]

    [사냥으로 +2골드를 획득했습니다.]

    [곧 튜토리얼(1-18)이 시작됩니다.]

    [70초 동안 전투를 준비하십시오.]

    조금 위험했지만 그래도 이겼다.

    소드마스터 없이.

    배치로 승리를 거둔 것이다.

    뭐, 다시 붙게 된다면 그때는 질 가능성이 더 높겠지만, 마법사들이 나온 이상.

    [골렘(★)┃마법사(★)┃마법사(★)┃이프리트(★)┃마법사(★)┃오토마타(★)]

    더 이상 7레벨에 머무를 이유가 없다.

    골드에 여유가 있음에도 7레벨에 머무른 이유는 어디까지나 마법사 때문이니까.

    [영웅 마법사(★★★★)가 탄생했습니다.]

    [레벨 업 버튼을 눌렀습니다.]

    [레벨 8이 되었습니다.]

    [143골드 남았습니다.]

    [영웅 마법사(★★★★)]

    속성: 바람

    직업: 전사, 마법사

    공격력: 294

    방어력: 294

    체력: 4177

    마나: 50/70

    스킬: 강력한 마법화살

    4성 마법사와.

    8레벨.

    강철수와 다시 붙게 된다면.

    설령, 강철수가 배치를 바꾼다고 해도.

    내가 이길 것이다.

    [하이엘프(★)가 고정됩니다.]

    [전투까지 30초 남았습니다.]

    하이엘프가 2성이 아닌 게 살짝 아쉽기는 해도.

    [폭풍]

    ↳폭풍에 휩싸인 적 챔피언의 이동속도가 50%, 공격속도가 30% 감소한다. 또한 1초마다 공격력×0.5의 피해를 입히며, 15초간 지속된다. 폭풍은 적 챔피언을 따라 이동한다.

    하이엘프의 스킬은 대단히 큰 힘을 발휘한다.

    특히, 뚜벅이가 많은 조합을 상대로는 “저거, 사기 아니야?!”라는 말까지 나온다.

    [70초가 모두 지났습니다.]

    [전투가 시작됩니다.]

    [튜토리얼(1-18)]

    [잔여 라이프(100)]

    [상대: 3번 플레이어(강철수)]

    [전투 개시]

    쾅! 쾅! 쾅! 쾅!

    “으아아아아아아아!!”

    문성학은 현재 제정신이 아니었다.

    제정신일 수가 없었다.

    목숨인 라이프가 22밖에 남지 않았는데, 어찌 제정신일 수 있을까?

    문성학은 악마에게 영혼을 팔아서라도, 설령 지옥에 떨어지더라도 이 상황을 바꾸고 싶었다.

    살아남을 수만 있다면···.

    살아남을 수만 있다면 무슨 짓인들 못할까?

    그러나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내가···. 내가······.”

    문성학의 시선은 목적지를 잃고 방황했다.

    반대로 죽음은 목적지가 분명했고, 그 끝이 서서히 보이기 시작했다.

    신들은 서서히 미쳐가는, 어쩌면 벌써 미쳐버린 것일지도 모르는 문성학을 바라보며 기뻐했다.

    “그 새끼 때문에···.”

    빠드드득!!

    목적지를 잃은 사람들이 도착하는 곳은 언제나 그렇듯이 분노였다. 내가 아닌 타인에 대한 분노.

    문성학은 ‘이상현’ 때문에 자신이 이렇게 되었다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 새끼만 아니었어도···. 그 새끼만 아니었어도 내가 이렇게 되지는 않았을 거야. 전부 그 새끼 때문이야. 전부 그 새끼 때문이라고!!!”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사고방식이었지만, 궁지에 몰린 인간의 보편적인 습성들 중 하나였다.

    문성학은 이상현을 향해서 살의를 불태웠다. 그의 눈동자는 어느새 피처럼 붉게 물들어 있었다.

    “용서 못해···.”

    이처럼 추악하고 순수한 악의가 어떤 방식으로 나타날지는 두고 볼 일이었다.

    “절대 용서 못해.”

    선두에 선 방패전사-드라움이 자신만 믿으라고 방패를 텅텅!! 두드렸다.

    “햇병아리들아! 걱정하지 마라. 이 드라움님께서 곁에 있으니까 말이다!!”

    단단한 방패와 튼튼한 갑옷과 우락부락한 근육은 전사들에게 믿음을 주기에 충분했다.

    드라움이 방패를 높이 들어 올리며 외치는 순간.

    “가자, 전사들···?!!”

    콰아아앙!!

    거대한 폭발음과 함께 강력한 충격파가 전장을 뒤흔들었다. 방패전사-드라움은 충격파가 발생한 후방을 살펴보았다.

    “이, 이럴 수가?!!”

    후방에는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져 있었다.

    불과 1초 전까지만 해도 건재하던 영웅 궁수가 그야말로 산산조각이 나 있는 게 아닌가?

    드라움은 다급히 외쳤다.

    “저, 전진!! 모두 전진하라!! 내가 막는다!!”

    방패전사-드라움은 가로 세 칸을 막아주는 방패를 앞세우고 전진했다. 전사들은 앞뒤, 좌우 두 칸씩 떨어져서 그 뒤를 따라갔다.

    말할 필요도 없겠지만 늪의 저주와 가시나무 덫의 위력을 약화시키기 위함이었다.

    “이 쓰레기 같은 하이에나 놈들!! 네놈들은 나중에 반드시 처치해주마!!”

    용병-록은 스쳐지나가는 하이에나들을 바라보며 이를 갈았다.

    그러거나 말거나 하이에나들은 낄낄낄 웃으며 영웅 궁수 다음으로 약한 괴물 성직자를 노렸다.

    “오, 맙소사! 가난한 성직자라니! 친구! 오늘은 돈벌이가 시원찮겠는데?”

    “아니야! 의외로 부자일지도 몰라! 성직자들 중에는 부패한 놈들이 워낙 많으니까!”

    “그렇군! 옳은 말이야!”

    하이에나들이 괴물 성직자에게 접근하는 사이에.

    휘오오오!!

    하이엘프가 만들어낸 폭풍이 전장에 나타났다.

    폭풍은 하늘 높이 솟구쳐 오르며 앞으로 전진해오는 방패전사-드라움을 향해서 움직였다.

    “말도 안 돼! 갑자기 폭풍이라니?!”

    폭풍의 크기는 3×3보다 훨씬 더 큰 5×5였다. 그리고 방패전사-드라움의 방패 막기로도 막을 수가 없는 형태의 스킬이었다.

    “크으윽!! 막을 수가 없어!!”

    “모, 몸이···!!”

    “모두 물러서지 마!!”

    앞뒤, 좌우로 두 칸씩 떨어져서 달려온 전사들이었지만 거대한 폭풍을 피하지는 못했다.

    그나마 왼쪽 끝에서 오른쪽으로 내려온 용병-록이 폭풍의 영향에서 벗어나 있었는데.

    “제기랄!! 또 이거냐?!”

    늪의 저주와 가시나무 덫이 록을 덮쳤다. 그 탓에 전사들과 마찬가지로 발이 묶이고 말았다.

    “하하하!! 메리크리스마스다!!”

    램프에서 나온 괴물 지니의 블리자드(6×6)가 방패전사-드라움을 포함한 네 명의 전사들을 휘감았다.

    블리자드는 전사들의 발을 꽁꽁 얼려버려서 꼼짝달싹도 못하게 만들었다.

    “강력한 마법의 힘!!!”

    대마법사의 지팡이에서 이전과는 차원이 다른 마나의 기운이 맹렬히 솟구쳐 올랐다.

    “모두 죽어라!!!”

    전사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는 만큼 마법사의 입은 거칠었다.

    강력한 마법화살은 방패전사-드라움을 지나쳐 그 뒤에 있던 영웅 창병에게 작렬했다.

    “?!!”

    파괴적인 폭발이 또다시 전장을 뒤흔들었다.

    “도와줘, 친구들아!!”

    폭풍과 블리자드에 붙잡혀 꼼짝달싹도 못하는 드라움을 향해서 폭탄쿠키를 던지던 전설의 꼬마요정이 고깔모자를 휙! 하고 뒤집었다.

    그러자 고깔모자에서 친구들이 나타났다.

    “우리들만 믿으라고!!”

    고깔모자에서 나타난 다섯 명의 친구들은 놀랍게도 1골드·2성의 방패전사였다.

    “오오! 믿음직한 대머리들!”

    “반질반질! 찹쌀도넛도 반질반질해서 맛있어!”

    비록 2성(★★)밖에 안 되지만 그래도 마법사들에게는 훌륭한 방패였다.

    “크윽!! 방패 밖에 못 드는 놈들이···!!”

    반대로 전사들에게는 너무나도 성가신 장애물이었다.

    “내 방패부터 뚫어보시지!!”

    탕탕!!

    까아앙!!

    용병-록의 창이 두꺼운 방패에 가로막혔다.

    “시답잖은 놈들이···!!”

    방패 막기를 사용한 방패전사(★★)의 방어력은 270! 전설의 꼬마요정의 방어력이 215라는 점을 생각해본다면 2성의 방어력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만큼 높았다.

    역시, 샌드백계의 양대산맥다웠다.

    “시답잖긴? 누가 시답잖다고 그래? 그 시무룩한 창이나 똑바로 세우고 말하라고!!”

    방패전사는 큰소리를 치며 용병-록을 도발했다.

    “이 자식···!!”

    빠드득!! 록은 그 도발에 넘어갈 만큼 호락호락한 존재가 아니었지만 상황이 너무 다급했다.

    “용의 분노!!”

    램프의 요정 지니의 입에서 발사된 용의 분노가 괴물 검사를 관통했다.

    “······?!!”

    용의 분노는 괴물 검사를 그야말로 녹여버렸고, 남아있는 것이라고는 발목 아래가 전부였다.

    치익치이이익.

    설상가상으로 괴물 성직자를 처치한 하이에나들이 영웅 창병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캬캬캬! 맛있는 먹잇감이군!”

    “그래! 정말 맛있어 보여!”

    “크으윽! 비겁한 하이에나들이···!”

    현재 전장에 남아있는 전사들의 숫자가 셋이라는 점을 생각해본다면, 그리고 마법사들의 숫자가 조금도 줄어들지 않았다는 점을 생각해본다면.

    전사들에게는 절체절명의 위기였다.

    “죽어어엇!!”

    “부, 분하다······.”

    드디어 방패전사들을 모두 처치한 용병-록이 성가신 괴물 고블린 주술사를 향해서 창을 내질렀다.

    푸우욱!!

    옆구리를 파고드는 치명적인 공격은 괴물 고블린 주술사의 체력을 90% 넘게 소모시켰다.

    “끄···루···으···으!!”

    괴물 고블린 주술사는 그냥 죽지 않았다. 저주를 사용하는 주술사답게 마지막까지 늪의 저주를 내렸다.

    꾸룩! 꾸루루룩!!

    “어림없다!!”

    용병-록은 순식간에 괴물 고블린 주술사를 처치하고, 주술사 옆에 있는 드루이드에게 창을 겨누었다.

    “가시나무는 뾰족하답니다.”

    그러나 한 발을 내딛지 못하고, 가시나무 덫에 붙잡히고 말았다.

    용병-록은 비명을 지르며 분통을 터트렸다.

    “으아아아아아···!!!”

    창을 찌를 수만 있다면.

    창을 찌를 수만 있다면 다 쓸어버릴 수 있는데.

    모조리 도륙을 내버릴 수 있는데.

    그런데 창을 찌를 수가 없다.

    한 발자국만 내딛어도.

    발목을 붙잡힌다.

    “아하하~!!”

    그사이 안쪽에서 마나를 가득 채운 전설의 꼬마요정이 고깔모자를 뒤집었다.

    “도와줘, 친구들아!!”

    운명의 장난일까?

    꼬마요정의 고깔모자에서 나타난 친구들은 바로 골렘(★★)이었다. 방패전사와 함께 샌드백계의 양대산맥인 골렘이 전장에 소환된 것이다.

    “고오올!!”

    그 결과 용병-록은 또다시 단단하고 질긴 방패들에게 둘러싸이고 말았다.

    “또, 또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

    록의 절규가 메아리쳤다.

    “져, 졌다고···?”

    아직 전장에 용병-록(★★★★★★)과 방패전사-드라움(★★★★★★)이 남아있긴 하지만 그 누가 봐도 승부가 기울어진 상태였다.

    이 상황에서 승리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도저히 불가능했다.

    “말도 안 돼······.”

    물론 당사자인 강철수는 그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했다. 아니,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5성도 아닌 6성(★★★★★★) 챔피언이 둘씩이나 있는데도 졌다고? 그게 말이 돼?

    “이, 이럴 수는 없어···. 이럴 수는 없다고!!”

    강철수의 목소리가 생존의 전장에 메아리쳤다. 하지만 그것이 승패에 영향을 끼치지는 못했다.

    공허한 외침일 뿐이었다.

    강철수가 머리를 쥐어뜯는 사이에 승부는 마지막을 향해서 달려가고 있었다.

    “아, 아아···.”

    골렘들을 다 때려눕힌 용병-록이었지만 더 이상 버틸 수가 없었다.

    왜냐하면 마법사들의 집중공격에 의해 모든 체력을 소모했기 때문이다.

    「이게 내 마지막이라니······.」

    방패전사-드라움은 순순히 패배를 받아들였다. 그 이유는 지켜야 될 동료들이 다 죽었기 때문이다.

    “아, 안 돼······.”

    그 모습을 본 강철수의 안색이 새파랗게 질렸다.

    강철수는 두 명의 탈락자가 그랬듯이.

    “살려줘···. 제발 살려줘···!!”

    현실에서 도망쳤다.

    무작정 도망쳤다.

    스아아아.

    그러나 강철수는 도망치지 못했다.

    죽음은 냉정하고 정확하게.

    강철수를 향해서 칼을 내리꽂았다.

    “으어, 어···어어···!!”

    덜그럭덜걱.

    그들은 강철수의 챔피언들이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플레이어 강철수를 위해서 검과 방패와 활을 들고 싸웠던 전사들.

    그리고 강철수를 위해서 싸우다 죽은 자들이었다.

    【그어···어어어···어어···!!】

    콰지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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