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적인 선택
전략적인 선택
[깊고 깊은 심연에서 깨어난 보스몬스터-카쿰과 카크름과 카란을 모두 쓰러뜨렸습니다.]
[서버(13279) 최초로 죽음의 방(★★★★★★)을 공략했습니다! 모든 플레이어에게 이 사실이 알려집니다!]
[몬스터와의 치열한 전투에서 살아남았습니다. 레벨이 +1 상승합니다.]
[레벨 6이 되었습니다.]
[10골드를 획득했습니다.]
[보상으로 +2골드를 획득했습니다.]
[위대한 신들께서 거룩한 축복을 내린 상태입니다. 획득할 보상이 두 배로 늘어납니다.]
[보스몬스터-카쿰과 카크름과 카란의 몸에서 여섯 개의 보물이 나왔습니다. 여섯 개의 보물 중 두 개를 선택하십시오(단, 함께한 7번 플레이어 신하영과 합의를 해야 합니다).]
[1. 황금 주머니(100~200골드)]
[2. 죽음의 서]
[3. 죽음의 검]
[4. 죽음의 방패]
[5. 대마법사의 지팡이]
[6. 알 수 없는 구슬(??)]
[120초 안에 선택하십시오. 120초 후에 생존의 전장으로 이동합니다.]
나는 신하영을 바라보았고, 신하영도 나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눈동자에는 안도감과 기쁨이 가득했다.
그녀가 나에게 선택권을 양보했다.
“이상현씨가 먼저 선택하세요. 전 아무 거라도 괜찮아요. 솔직히 이상현씨가 아니었다면 이곳을 통과하는 건 불가능했을 테니까요.”
“뭐, 사실이죠.”
나는 잔잔한 미소를 지으며 그렇게 대답했다. 농담 섞인 말에 신하영도 웃었다.
나는 화면과 신하영을 번갈아보며 말했다.
“그나저나 저한테 필요한 아이템은 별로 없네요. 죽음의 서도 그렇고, 죽음의 검도, 죽음의 방패도 전부 신하영씨에게 꼭 필요한 것들이네요. 이점은 다행이군요. 아이템이 겹치지 않아서.”
내 말을 그리고 그 안에 숨어있는 뜻을 신하영이 알아차린다면.
그녀는 ‘죽음의 왕관’을 완성시킬 수 있을지도 모른다. 죽음의 서와 죽음의 검과 죽음의 방패를 모아야지만 완성시킬 수 있는 언데드 조합의 마지막 아이템인 죽음의 왕관을.
“저도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나는 그녀가 내 말을 알아차렸기를 바라며 1번-황금 주머니와 5번-대마법사의 지팡이를 선택했다.
“1번과 5번을 선택하겠다.”
6번을 선택하지 않은 이유는 도플갱어의 구슬이 아니기 때문이다.
모르는 사람이 보았다면 도플갱어의 구슬로 착각할 수도 있겠지만, STFT 12년차 고인물인 내 눈은 속일 수 없다. 저건 도플갱어의 구슬이 아니다.
전혀 다른 구슬이다.
[황금 주머니를 선택했습니다.]
[160골드를 획득했습니다.]
[대마법사의 지팡이를 선택했습니다.]
[대마법사의 지팡이가 마법사에게 반응합니다.]
「오오! 위대한 마법의 힘이 느껴진다!!」
[대마법사의 지팡이]
↳마법사(챔피언) 전용 지팡이. 강력한 마법화살의 위력이 두 배 증가하며, 전투 시작과 동시에 발사한다. 또한 마나 회복 속도가 두 배 빨라진다.
대마법사의 지팡이.
마법사 전용 아이템이라서 버려질 때가 많지만 지금은 아니다. 나에게는 제우스의 번개만큼이나 좋은 아이템이다.
선택을 마친 나는.
신하영에게 인사를 건넸다.
“생존의 전장에서 봐요.”
“네. 그리고 진심으로 고마워요.”
고맙다는 말을 다른 사람에게 들어본 적이 언제였을까? 괜한 오지랖이었지만···.
기분이 나쁘지 않다.
오히려 좋다.
“그럼.”
눈을 감자.
어둠이 찾아왔다.
[생존의 전장으로 이동합니다.]
나는 전장으로 돌아왔다.
서버(13279) 최초로 죽음의 방(★★★★★★)을 공략했다는 소식에 수많은 플레이어들은 경악했다.
“도대체 어떻게···?”
“말도 안 돼···.”
“버, 버근가?”
평범한 플레이어들의 입장에서 본다면 죽음의 방 공략은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죽음의 방은커녕 그보다 두 단계 낮은 사자의 방조차도 목숨을 걸어야 했는데, 죽음의 방을 공략했다고?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일이었다.
사자의 방보다 더 낮은 괴물의 방에서조차도 죽을 뻔했던 플레이어들은 세상의 부조리함에 대해 한탄했다.
“진짜 어처구니가 없네.”
“결국은 조커 카드인가···.”
“빌어먹을 운빨좆망겜 같으니.”
“목숨이 걸려 있어도 안 될 놈은 안 되는구나.”
“나도 운이 좋았으면···.”
플레이어들은 ‘이상현’과 ‘신하영’이 조커 카드를 잘 뽑아서 죽음의 방을 공략했다고 추측했다.
매우 합당한 추측으로, 그게 아니라면 현 상황을 설명할 방법이 없었다.
그래서 몇몇 플레이어들은 자극을 받아.
[조커 카드(1)를 구매했습니다.]
[50골드를 지불했습니다.]
조커 카드를 구매했고.
그 대가를 치렀다.
[창병(★★)이 합류했습니다.]
[좀비(★)가 합류했습니다.]
[크루가(★)가 합류했습니다.]
[듀라한(★★)이 합류했습니다.]
[괴물 도깨비불(★★★)이 합류했습니다.]
“아, 아아···!!”
물론 당장 그들의 목숨이 날아간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50골드를 낭비한 대가는.
결코 작지 않았다.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STFT 고수가 되기 위해서는.
상황에 따라 전략을 수정할 줄도 알아야 한다. 전략을 수정하지 못하면 고수가 아니다.
말하자면 유연한 전략이야 말로 고수가 되기 위한 필수 조건인 셈이다.
나는 원래 천천히 레벨 업을 하며, 마법사들을 차곡차곡 모을 생각이었다. 4성과 5성을 목표로.
그런데 죽음의 던전에서 레벨 업을 했고, 골드를 다 써버렸다.
운 좋게 살아남아서 총 177골드를 벌기는 했지만 계획이 어그러진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예정대로라면 지금 5레벨이고, 5레벨에서 가장 잘 나오는 2골드 챔피언을 모아야 한다.
그런데 5레벨을 건너뛰고 6레벨로 넘어왔다.
이제 1골드 챔피언은 거의 나오지 않으며 2골드 챔피언도 잘 나오지 않는 단계다.
말하자면 마녀와 고블린 주술사를 모으는 타이밍이 지나갔다는 뜻이다.
그래서 나는 전략을 수정했다. 천천히 4,5성 챔피언을 모으는 것에서, 빠른 레벨 업을 통한, 가치(골드)가 높은 마법사 챔피언을 모으는 전략으로.
전면 수정했다.
[레벨 업 버튼을 눌렀습니다.]
[레벨 7이 되었습니다.]
[122골드 남았습니다.]
6레벨에서 7레벨이 되는 비용은 55골드!
나는 그 돈을 아낌없이 지불했다.
다음으로 ‘만약’이라는 단어를 머릿속에서 깔끔하게 지워버리기 위해.
챔피언 창고를 정리했다.
[영웅 꼬마요정(★★★★)을 판매했습니다.]
[24골드를 회수했습니다.]
[꼬마요정(★★)을 판매했습니다.]
[3골드를 회수했습니다.]
[꼬마요정(★)을 두 명 판매했습니다.]
[2골드를 회수했습니다.]
[고블린 주술사(★★)를 판매했습니다.]
[5골드를 회수했습니다.]
[용병(★)을 판매했습니다.]
[2골드를 회수했습니다.]
[158골드 남았습니다.]
내가 꼬마요정들과 고블린 주술사를 팔아버린 이유는, 가지고 있어봤자 큰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물론 챔피언 변환을 하다보면 드문드문 나올 수도 있다.
하지만 그 확률이 매우 낮으며, 그렇게 티끌모아서 만드는 것보다 가치가 높은 챔피언의 등급을 한 단계라도 더 높이는 게 훨씬 더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까놓고 말해서.
타이탄을 4성(★★★★)으로 만들 수만 있다면.
마녀니, 고블린 주술사니 하는 것들이 5성이든 6성이든.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타이탄님께서 다 알아서 정리하실 텐데.
그러니.
골드를 묵혀 두는 것보다는.
1골드라도 더 받을 수 있을 때 파는 게 좋다.
그게 현실적이고.
전략적이다.
나는 챔피언 상점을 살펴보았다.
“시작부터 운이 좋네.”
챔피언 상점에는.
[마법사(★)┃오토마타(★)┃암살자(★)┃드루이드(★)┃임프(★)┃사령술사(★)]
마법사 조합의 마법사가 셋이나 있었다.
말할 필요도 없겠지만.
전부 구매했다.
[마법사(★★)가 탄생했습니다.]
[드루이드(★)가 합류했습니다.]
[사령술사(★)가 합류했습니다.]
[148골드 남았습니다.]
“돌린다.”
시간은 금이다.
하물며 목숨이 걸려 있는 게임이다.
망설일 이유 따윈 없다.
[챔피언 변환 버튼을 눌렀습니다.]
[새로운 챔피언들이 나타났습니다.]
[지니(★)┃엘프(★)┃드루이드(★)┃드루이드(★)┃드루이드(★)┃고블린 주술사(★)]
[지니(★)가 합류했습니다.]
[드루이드(★★)가 탄생했습니다.]
[드루이드(★)가 합류했습니다.]
[132골드 남았습니다.]
음!
드루이드 세 마리! 좋은 징조다.
나는 한 번 더 돌렸다.
[챔피언 변환 버튼을 눌렀습니다.]
[새로운 챔피언들이 나타났습니다.]
[성직자(★)┃마법사(★)┃마녀(★)┃지니(★)┃지니(★)┃드루이드(★)]
[지니(★★)가 탄생했습니다.]
[마법사(★)가 합류했습니다.]
[드루이드(★)가 합류했습니다.]
[115골드 남았습니다.]
100골드까지 15골드 남았다.
변환 비용 3골드를 제외해도 12골드다.
당연히.
한 번 더 돌릴 수 있다.
“가즈아아아!!”
[챔피언 변환 버튼을 눌렀습니다.]
[새로운 챔피언들이 나타났습니다.]
[드루이드(★)┃사령술사(★)┃하이엘프(★)┃꼬마요정(★)┃사령술사(★)┃허수아비(★)]
설마, 5골드 챔피언인 하이엘프가 나올 줄이야.
으윽!!
12골드를 초과하게 되었지만.
상관없다!!
마법사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으니까!!
하물며 하이엘프가 아닌가!!
[괴물 드루이드(★★★)가 탄생했습니다.]
[사령술사(★★)가 탄생했습니다.]
[하이엘프(★)가 합류했습니다.]
[96골드 남았습니다.]
[괴물 드루이드(★★★)]
속성: 물
직업: 짐승, 마법사
공격력: 179
방어력: 168
체력: 2283
마나: 30/70
스킬: 가시나무 덫
[사령술사(★★)]
속성: 땅
직업: 언데드, 마법사
공격력: 79
방어력: 119
체력: 1584
마나: 4/44
스킬: 시체 살리기
[하이엘프(★)]
속성: 바람
직업: 요정, 마법사
공격력: 64
방어력: 79
체력: 910
마나: 80/90
스킬: 폭풍
꼬마요정, 마녀, 고블린 주술사, 마법사, 드루이드, 지니, 사령술사, 하이엘프!!
8마법사 완성이다.
이제 궁극의 9마법사까지.
단 한걸음 남았다.
타이탄!!
녀석을 손에 넣는다면.
난.
무적이다.
[전설의 꼬마요정(★★★★★)이 고정됩니다.]
[전설의 꼬마요정(★★★★★)이 고정됩니다.]
[영웅 마녀(★★★★)가 고정됩니다.]
[괴물 고블린 주술사(★★★)가 고정됩니다.]
[괴물 마법사(★★★)가 고정됩니다.]
[괴물 드루이드(★★★)가 고정됩니다.]
[괴물 지니(★★★)가 고정됩니다.]
[마법사(6)를 만들었습니다.]
[마법사들의 스킬의 위력이 +40%, 범위가 3×3으로 늘어납니다.]
[요정(2)을 만들었습니다.]
[요정들의 공격회피 능력이 +5% 상승합니다.]
[80초가 모두 지났습니다.]
[전투가 시작됩니다.]
[튜토리얼(1-12)]
[잔여 라이프(100)]
[상대: 5번 플레이어(문성학)]
[전투 개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