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을 향해서(2)
전쟁을 향해서(2)
죽음의 던전에서 가까스로 살아남은 김인식은 아이템 대신 ‘골드’를 선택했다.
그 이유는 100골드를 만들어서 최대 이자를 받을 생각이었기 때문이다.
“···황금 주머니를 선택하겠다.”
그래서 나영곤과 최재운이 아이템을 선택할 때, 골드를 선택했고, 47골드라는 어마어마한 골드를 손에 넣었다.
[황금 주머니(??)를 획득했습니다.]
[47골드가 들어있습니다.]
[보유한 골드가 100골드를 넘었습니다! 골드 이자는 최대 10골드까지입니다.]
김인식이 죽음의 던전에서 챙긴 것은 골드뿐만이 아니었다.
[튜토리얼(1-5)이 시작됩니다.]
[100초 안에 챔피언 다섯 명을 전장에 배치하십시오.]
레벨!
바로 레벨을 5까지 올린 것이다.
김인식은 모의게임에서 몬스터와의 치열한 전투에서 살아남으면 레벨이 상승한다는 것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
그래서 모아둔 골드를 사용해 4레벨을 만들었고, 죽음의 던전을 통해서 5레벨이 되었다.
말하자면 4레벨에서 5레벨으로 만드는 비용 35골드를 아낀 셈이다.
그 결과 김인식의 전력은 죽음의 던전 때와 비교해서 거의 두 배 가까이 상승했다.
[괴물 리빙아머(★★★)가 앞쪽으로 나아갑니다.]
[괴물 미믹(★★★)이 왼쪽으로 나아갑니다.]
[괴물 슬라임(★★★)이 왼쪽으로 나아갑니다.]
[쉐도우(★★)가 왼쪽으로 나아갑니다.]
[미스틱(★★)이 앞쪽으로 나아갑니다.]
[그림자(3)를 만들었습니다.]
[그림자들의 이동 속도가 +20% 빨라집니다. 스킬을 회피할 확률이 +5% 생깁니다.]
[암살자(2)를 만들었습니다.]
[암살자들이 치명적인 공격을 발생시킬 확률이 +10% 증가합니다.]
비록 4성은 없지만.
그 4성이 없어도 괜찮을 만큼.
그림자+암살자 조합은 훌륭했다.
‘이겼다.’
“드디어 이겼어.”
김인식은 앞서 4번의 패배를 부정하듯이, 튜토리얼(1-5)에서 깔끔하게 승리했다.
그리고 그 기세를 몰아 쉐도우(★★)를 괴물 쉐도우(★★★)로 업그레이드 시켰다.
골드는 충분했다.
골드 이자만 해도 10골드라서.
골드가 넘쳤기 때문이다.
“지금부터다. 난 지금부터 시작이다.”
그 말대로.
김인식은 지금부터가 시작이었다.
5레벨과.
100골드와.
이자 10골드.
아직 초반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김인식이 쭉쭉 치고 나갈 여지는 충분했다.
[100초가 모두 지났습니다.]
[전투가 시작됩니다.]
[튜토리얼(1-6)]
[잔여 라이프(72)]
[상대: 5번 플레이어(문성학)]
[전투 개시]
튜토리얼(1-7)에서 만난 상대는 신하영이었다.
놀랍게도 그녀는 죽음의 구렁텅이에 빠져 있지 않았다. 반드시 죽음의 구렁텅이에서 벗어나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맞서 싸우고 있었다.
적이지만 조금은 대단하다고 느껴졌다.
신하영이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역시 만났네요.”
“무조건 만나게 되는 게임이니까.”
“쉽게 지지는 않을 거예요.”
“나도 쉽게 이길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아.”
나도 쓴웃음을 지었다.
“뭐, 그렇다고 지지는 않겠지만.”
한없이 100%에 가까운 사실이다. 주관적으로도 객관적으로도 패배할 가능성이 없다.
“비결이라도 있나요?”
“응. 하지만 말해줄 수는 없어. 비밀이니까.”
“그렇군요.”
신하영은 실망하지 않았다.
나는 그녀의 꿋꿋한 모습이 마음에 들었다.
“그래도 응원은 해줄게. 꼭 살아남아.”
“아는 사이도 아닌데 그렇게 말해줘서 고마워요. 우리, 꼭 살아남아요.”
“그래.”
그것으로 대화가 끝났다.
그리고 전투가 시작되었다.
신하영의 병력은 들었던 대로 언데드였다.
영웅 해골전사(★★★★)와 영웅 좀비(★★★★), 괴물 유령(★★★), 구울(★★)로 이루어진 4언데드 조합이었다.
1골드 최강의 챔피언인 해골전사의 강력함을 생각해본다면 초반에는 괜찮은 조합이다.
물론 좀비라는 뭐 이딴 챔피언이 다 있어? 라는 챔피언이 있어서 보기와는 다르게 허접하지만.
썩 나쁘지 않다.
그리고 신하영에게는 ‘죽은 자의 손톱’이 있다.
언데드 조합의 능력인 독 피해를 +40 늘려주는 아이템으로, 모으면 모을수록 사기적으로 변하는 아이템이다.
물론 그것을 신하영이 알고 있을 리는 없겠지만.
아무튼 기본적으로 운빨이 좋은 것 같다.
신하영과 비교해서 나의 병력은.
“우헤헤헤~!”
“우히히히~!”
“저주를 받아라!”
“마법의 힘!”
나사가 하나 풀린 느낌이다.
물론 내 쪽이 훨씬 더 강력하다. 하지만 ‘마법사’라고 말하기에는 아직 무리가 있다.
“도와줘, 친구들아!!”
나는 전장에서 시선을 떼고.
신하영을 바라보았다.
왠지 모르게 입이 근질근질했다.
아무래도 여유가 넘쳐서 그럴까?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내가 죽음의 던전에서 봤는데···. 언데드에는 흡혈귀라는 챔피언이 있더라고. 그 녀석을 주력으로 삼으면 진짜 무서울 것 같던데.”
나는 결국 참지 못하고 조언을 해주었다.
그녀가 내 조언을 알아들었을지 어떨지는 모르지만.
만약 찰떡같이 알아들었다면.
“고마워요.”
튜토리얼(1) 이후에도 그녀를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STFT 시즌1에서 흡혈귀는.
언데드의 주력이니까.
고깔모자에서 나타난 친구들은 4골드·2성의 기병대(★★)와 3골드·2성의 성직자(★★)였다.
“돌겨어어억!!”
기병대는 언데드들을 향해서 미친 듯이 돌격했다.
성스러운 빛으로 가득한 성직자들은 성호를 긋더니, 언데드들을 향해서 고상한 분노를 드러냈다. 얼굴은 더 없이 평온했다.
“죽어서도 죽지 못한 자들이여. 위대한 신의 힘으로 그대들을 먼지로 만들어 버리겠노라.”
성직자들의 손에 들린 것은 은빛으로 반짝이는 묵직한 철퇴였다.
한 대 맞으면 결코 무사하지 못할 게 분명했다.
덜그럭, 덜걱!
영웅 해골전사가 기병대를 막아섰다.
그러나 혼자만의 힘으로는 기병대를 막아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우어거어···!”
영웅 좀비가 해골전사를 거들고 나섰지만, 성직자들의 무자비한 철퇴가 그것을 저지했다.
“먼지가 되어라!!”
퍼억! 퍼억! 퍼억! 퍼억! 퍼억!
신의 철퇴는 무자비하면서도, 영웅 좀비를 천국으로 인도하는 자비로운 공격이었다.
“······.”
괴물 유령은 무시무시한 기병대와 성직자들을 피해서 뒤를 노렸다.
뒤에는 저주를 쓸 수 없는 괴물 마녀와 마나가 차오르기만을 기다리는 마법사가 대기하고 있었다.
스와아악!!
괴물 유령은 상대적으로 허약한 마법사를 공격했다.
“감히?! 하찮은 유령 따위가!!”
그러나 마법사는 강력했고, 괴물 마녀는 “오호호! 때마침 재미있는 장난감이 나타났구나!” 저주가 통하지 않는 짜증서러움을 허수아비로 달랬다.
“꾸웩···!”
구울은 ‘좀비감염’을 일으키기도 전에 기병대에 자근자근 짓밟혀 무덤으로 들어갔다.
“우어, 어어···!”
“죽어라!!”
승부는 빠르게 기울었다.
영웅 좀비는 최약체답게 영웅이라는 이름이 무색할 정도로 일방적으로 두들겨 맞다가 반으로 갈라졌다.
그나마 열심히 버티던 영웅 해골전사도 기병대의 발굽에 짓밟혔다.
콰직!!
“어서 빨리 회군하라!!”
“아군을 도와라!!”
앞쪽의 적들을 모두 처치한 기병대는 말의 머리를 후방으로 돌렸다. 후방으로 파고든 괴물 유령을 처단하기 위함이었다.
철퇴를 든 성직자들도 몸을 돌렸다.
“말린 생선 냄새가 나!”
“그거 홀아비 냄새 아니야?”
“아니야! 썩은 생선 냄새야!”
“살아있는 생선 냄새 같은데?”
전설의 꼬마요정들은 기병대와 성직자들이 미쳐 날뛰든 말든 자기들끼리 시시덕거리며 놀았다.
“죽어라, 유령아!!”
얼마 지나지 않아.
승부가 났다.
말할 필요도 없겠지만.
이상현의 승리였다.
[튜토리얼(1-7)에서 승리했습니다.]
[10골드를 획득했습니다.]
[보상으로 +2골드를 획득했습니다.]
[골드 이자로 +5골드를 획득했습니다.]
[100초 후에 영웅의 전쟁터로 이동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