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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던전(3) (17/170)

죽음의 던전(3)

죽음의 던전(3)

“구워어어어···!”

깊은 잠에서 깨어난 구울들이 살아있는 자의 냄새를 맡았다. 동시에 괴물 마녀의 저주가 사이좋게 뭉쳐 있는 구울들에게 떨어졌다.

푸스으으으!

부패의 저주! 1초당 마녀의 공격력×0.3 만큼 피해를 입히는 강력한 저주가 구울들에게 떨어진 것이다.

“그워···어···어!”

구울들은 비명을 지르며 달려갔다. 부패의 저주 때문에 몸이 시커멓게 썩어갔지만 조금도 개의치 않았다.

그리고 오른쪽 구석에.

전설의 꼬마요정과 저주를 건 괴물 마녀와 마법사가 뭉쳐 있었다.

“저주받은 것들! 모조리 없애버릴 것이다!”

마법사가 달려드는 구울을 향해서 지팡이를 휘둘렀다. 그러자 마법화살이 날아가 구울을 꿰뚫었다.

“쿠우억!!”

분노한 구울이 입을 벌렸다. 살아있을 때보다 세 배 이상 벌어진 입은 대단히 끔찍했다.

“이거나 받아라!”

제일 앞에 서 있는 전설의 꼬마요정이 구울을 향해서 초콜릿 케이크를 던졌다.

퍼억!!

보기와는 다르게 굉장히 딱딱해서 구울의 몸이 휘청거릴 정도였다.

괴물 마녀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마나! 마나를 내놔!!”

괴물 마녀는 허수아비를 던져서 구울을 공격했다. 콰당! 허수아비는 그대로 부러지며 사라졌다.

“크아아···아···아!”

드디어 오른쪽 구석에 도착한 구울들은, 제일 앞에 서 있는 전설의 꼬마요정부터 노렸다.

“으이익!!”

전설의 꼬마요정은 고깔모자를 뒤집어쓰고, 바닥에 납작 몸을 웅크렸다.

구울들이 무시무시한 손톱을 휘둘렀다. 새까만 손톱에는 언데드 특유의 독이 깃들어 있었다.

“안 아프지롱! 안 아프지롱!”

전설의 꼬마요정은 그래도 5성(★★★★★)답게 구울(★★)들의 공격에 큰 상처를 입지 않았다.

“죽어라, 사악한 것들!!”

전설의 꼬마요정이 구울들의 공격을 막아주는 사이에 마나를 모은 마법사가 강력한 마법화살을 만들어서 구울에게 날렸다.

퍼어엉!!

강력한 마법화살은 옆에 있던 구울에게까지 피해를 입히며, 단숨에 구울의 체력을 3분의 1까지 떨어뜨렸다. 1성일 때하고는 차원이 다른 위력이었다.

“으흐흐! 저주다, 저주!”

괴물 마녀도 저주를 사용했다.

푸쉬이익!

이번에는 조합 능력을 감소시키는 안개의 저주였다.

“크···아, 아아···.”

안개의 저주에 당한 구울들의 손에서 손톱이 빠져나갔다. 독의 힘이 사라진 것이다.

“에헤헤! 간지럽지롱! 간지럽지롱!”

독이 사라지자, 전설의 꼬마요정은 입을 벌리고 혀를 내밀며 장난을 쳤다. 지독한 개구쟁이다웠다.

“구워···어어···!”

구울들은 분노했지만, 그렇다고 상황을 뒤집을 수 있는 건 아니었다.

믿는 구석이라고 해봐야 반시(★★)들이 깨어나기만을 기다리는 것뿐이었다.

더욱이 문제는 그 시간이 너무 많이 남았다는 것이다.

“도와줘, 친구들아!!”

그리고 반시가 깨어나는 것보다 더 빨리.

전설의 꼬마요정의 고깔모자에서 친구들이 나타났다.

친구들은 2골드·2성(★★)인.

구울이었다.

참으로 웃긴 일이었다.

“그워···어어어!!”

“최악은 면했네.”

혹시 1성이 나오면 어떡하나 싶었는데, 다행스럽게도 2성이 나와서 최악은 면했다.

물론 2성도 썩 만족스럽지는 않다. 3성이 나왔으면 아무런 걱정도 하지 않았을 테니까.

하다못해 4골드나 5골드 챔피언이었다면 좋았을 텐데.

구울이라니!

2골드 최악의 구울이라니!!

역시.

복불복 스킬은 별로다.

[10초 후에 반시(★★)들이 깊은 잠에서 깨어납니다.]

“난이도가 레드였으면 위험했겠네.”

지금 이 패턴이 위험한 이유는 일반 몬스터가 몇 번 나올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평균적으로 한 번만 나오지만 진짜 재수 없으면 네 번까지도 나온다.

그러면 보스몬스터를 상대하기도 전에 힘이 빠져서 뭘 할 수가 없었다. 99% 패배한다.

“꾸워어어···.”

구울들이 모두 쓰러졌다.

잠시 후, 반시 세 마리가 나타났다.

그리고 반시가 나타남과 동시에.

[30초 후에 미라(★★)들이 깊은 잠에서 깨어납니다.]

“···느낌이 싸늘한데.”

왠지 모르지만.

오한이 든다.

내 착각이겠지?

[70초 후에 괴물 해골전사(★★★)들이 깊은 잠에서 깨어납니다.]

“······.”

착각이 아니었다.

정확한 예감이었다.

아아.

하필이면 최악의 패턴이라니.

정말이지 재수가 없다.

진짜.

짜증난다.

[120초 후에 보스몬스터 괴물 흡혈귀(★★★)가 깊은 잠에서 깨어납니다.]

더 짜증나는 건.

보스몬스터가 흡혈귀라는 사실일 것이다.

“···구울이라서 다행이라고 해야 되려나.”

아이러니하게도.

고깔모자에서 소환된 친구들이 구울(★★)이라서 흡혈귀를 상대하기 쉽다는 점이 우습다.

물론 그때까지 구울들이 살아남아야겠지만.

뭐, 괴물 마녀와 마법사가 있으니.

한 마리 정도는 살아남지 않을까?

그리고 그때쯤 되면.

전설의 꼬마요정의 마나도 다 차있을 것이다.

[반시(★★)들이 깊은 잠에서 깨어납니다.]

“히이익···!”

구울들을 돕기 위해서 깊은 잠에서 깨어난 반시들이었지만, 고깔모자에서 소환된 구울들에게 가로막혀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으흐···흐흑···.”

반시들은 구울+마법사들의 공격에 빠르게 목숨을 잃었다.

소름끼치는 울음소리로 이 상황을 뒤집는 건 불가능했다. 상대가 같은 언데드인 것도 있지만 머릿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했기 때문이다.

“그, 워어어···!”

반대로 압도적인 머릿수를 갖춘 구울들은 손톱으로 할퀴거나 입을 쩌억! 벌려서 반시들을 공격했다.

콰지직!!

세 마리의 반시 중, 이제 한 마리만이 외롭게 남았다. 그런데 미라(★★)들이 잠에서 깨어나려면 아직 10초가 더 필요했다.

“히이, 이···이이···.”

반시는 그 10초를 버티지 못하고 전설의 꼬마요정의 바게트에 얻어맞아 잿빛가루가 되었다.

“구오···오오!”

한 발 늦게 온몸에 새하얀 붕대를 둘둘 감은 미라들이 깊은 잠에서 깨어났다.

괴물 마녀는 이때를 기다렸다는 듯이 부패의 저주를 미라들에게 쏟아 부었다.

“오호호호~!”

푸스스스.

부패의 저주는 미라의 새하얀 붕대를 시커멓게 물들이며, 얼룩덜룩한 반점을 만들어냈다.

미라들은 당연히 분노했다.

“구오오···오!”

하지만 분노한 미라들의 상대는 구울들이었다.

구울들은 미라들을 에워싸서 손톱과 이빨로 공격했다.

콰직! 사각! 콰드득!

“구워어···어!”

공격에 적중당할 때마다 미라의 몸에서 ‘죽음의 독’이 흘러나왔지만, 안타깝게도 구울도 같은 언데드라서 무용지물이었다.

“힘내, 친구들아!!”

전설의 꼬마요정은 그 모습을 지켜보며 응원했다. 케이크를 던져보기도 했지만 아쉽게도 닿지 않았다.

마나를 다 쓴 괴물 마녀와 마법사도 지켜보았다. 사거리가 닿지 않았기 때문이다.

물론 그들의 도움이 없어도 충분했다.

“그어···어엉···!”

죽음의 독이 무용지물이 된 미라는 샌드백이나 다름없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미라들도 반시들처럼, 괴물 해골전사(★★★)가 나타나기 전에 정리될 듯싶었다.

“이히히~! 우리 편 잘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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