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반환점까지(3)
첫 번째 반환점까지(3)
일반적으로 등급이 높은 쪽이 더 세다.
가령, 1골드·2성(★★) 챔피언과 5골드·1성(★) 챔피언이 싸웠을 때, 등급이 더 높은 1골드·2성이 이긴다.
가치(골드)는 5골드·1성이 더 높지만, 1골드·2성 쪽이 더 강한 것이다.
그 이유는 등급이 올라갈 때마다 능력치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1골드 챔피언의 경우, 공격력과 방어력과 체력이 50% 상승하는데, 상승한 수치가 5골드·1성 챔피언보다 높은 것이다.
그래서 5골드·1성(★)보다 가치(골드)가 낮음에도 1골드·2성(★★)이 강한 것이다.
그러나 2성(★★)부터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왜냐하면 가치(골드)에 따라 능력치 상승폭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1골드가 50%라면.
2골드는 60%고.
3골드는 70%.
4골드는 80%.
5골드는 90%.
6골드는 100%다.
1골드와 5골드의 능력치 상승폭의 차이는 무려 40%에 달한다. 때문에 2성부터는 이야기가 180도 달라진다.
4골드·2성(★★)지니가 1골드·3성(★★★★)괴물 궁수보다 등급은 낮아도 전투력은 더 높다.
물론 공격력과 방어력과 체력은 괴물 궁수가 조금 더 높다. 그러나 스킬 때문에 전장에서 발휘되는 힘의 크기가 질적으로 다르다.
말하자면 괴물 궁수(★★★)보다 지니(★★)가 더 세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런 지니가 하나도 아니고 다섯이.
훌러덩 웃통을 까고 있다.
“마법의 힘!!”
우락부락한 팔뚝(마법)에서 시작된 강력한 마법의 힘이 손으로 내려와 발사되었다.
번쩍!!
그것은 우레였다. 그리고 지옥의 불꽃과 물의 저주와 대지의 망치와 마법화살이 영웅 창병에게 작렬했다.
콰과과과광!!!
우레는 방어력을 무시하고 피해를 입혔다.
지옥의 불꽃은 최대 체력에 비례한 피해를 입혔다.
물의 저주는 최대 체력을 감소시켰다.
대지의 망치는 방어력을 감소시켰다.
마지막으로 마법화살은.
영웅 창병의 목숨을 빼앗았다.
“이, 이럴 수가···.”
마법사들의 협공에도 꿈적하지 않았던 영웅 창병이었으나, 지니들의 공격 앞에서는 그만 무릎을 꿇고 말았다.
“분하다······.”
털썩.
영웅 창병이 쓰러지고, 그의 창만이 쓸쓸하게 남았다.
지니들은 공격 목표를 방패전사로 바꾸었다.
“나는 쓰러지지 않아!!”
방패전사가 황급히 방패 막기 스킬을 사용했다. 단단한 방패는 가로 세 칸을 막아주며, 철옹성처럼 버티고 섰다. 방어력은 두 배로 높아졌다.
지니들은 가소롭다는 듯이 팔짱을 꼈다. 그러고는 공격을 가하지 않고 호탕하게 웃었다.
“하하하!! 소원을 하나 들어주지.”
지니는 물, 불, 바람, 땅, 속성을 가지고 있으면서 요정과 마법사, 악마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는 챔피언.
그래서 기본 공격 따위는 하지 않는다. 오직 스킬 공격뿐이다.
“죽음이라는 소원을.”
“?!”
이번에는 입이었다.
전사들보다 우람한 대흉근(마법)에서 시작된 빛이 반질반질한 머리로 모여들더니, 입으로 발사되었다.
용의 분노!!
그것은 지니가 사용하는 마법들 중에서 가장 강력한 공격 마법이자, STFT 시즌1의 최강의 스킬이었다.
“막···?!”
용의 분노에 공격당한 방패전사는 그 흔적조차도 남기지 못하고 소멸했다.
STFT 시즌1의 최강의 스킬다운 위력이었다.
“괴, 괴물들···!!”
이제 혼자 남은 괴물 궁수가 열심히 활시위를 당겨보지만, 우락부락한 근육들을 뚫기에는 아무래도 역부족이었다.
지니들은 고정되어 있는 괴물 궁수에게로 다가갔다. 그 모습이 웃기면서도 어딘가 섬뜩했다.
“오, 오지 마!!”
“하하하!!”
조금 전까지 실컷 얻어맞았던 전설의 꼬마요정은 괴물 궁수를 바라보며 깔깔깔! 웃어댔다.
“바부, 바부, 바부~!”
전투는 그렇게 끝이 났다.
마법(근육)으로 무장한 지니들에게.
전사들이 몰살당하는 것으로 말이다.
파지지직!!
[튜토리얼(1-3)에서 승리했습니다.]
[10골드를 획득했습니다.]
[보상으로 +2골드를 획득했습니다.]
[골드 이자로 +5골드를 획득했습니다.]
[120초 후에 튜토리얼(1-4)이 시작됩니다.]
[전투를 준비하십시오.]
조금 아슬아슬하긴 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손쉬운 승리를 거두었다.
역시, 5성(★★★★★)이다.
“훗! 가소롭군.”
나의 발언에.
몇몇 신들은 분통을 터트렸다.
[저게 사네. 죽음의 신]
[그러게 말이야. 땅의 신]
[아까비. 불의 신]
나는 성가신 신들을 무시하고.
챔피언 상점부터 확인했다.
“어디보자.”
STFT를 해본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상점 체크는 필수다. 전투가 끝나면 제일 먼저 해야 되는 행동이다.
[꼬마요정(★)┃꼬마요정(★)┃골렘(★)┃마녀(★)┃꼬마요정(★)┃임프(★)]
나는 꼬마요정과 마녀를 구입했다.
[꼬마요정(★★)이 탄생했습니다.]
[마녀(★)가 합류했습니다.]
이것으로 꼬마요정은 여섯 명이 되었다. 이제 셋만 더 모으면 3성(★★★)을 만들 수 있다.
그리고 남은 골드는 64골드.
튜토리얼(1-4)에서 승리한다면 82골드까지 상승할 것이다.
“······.”
여기에 한 가지 문제가 있다면.
튜토리얼(1-3)에서 살짝 아슬아슬했다는 점일 것이다.
간발의 차는 아니지만.
압도적이지 못한 게 솔직히 거슬렸다.
전설의 골렘(★★★★★)이었다면 긴장하기는커녕, 바닥에 누워서 팝콘이나 먹고 있었을 것이다.
1골드 챔피언들 따위가 5성 골렘 형님을 잡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니까.
그런데 전설의 꼬마요정이라서.
스킬이 복불복이라서.
아슬아슬해 보였던 게 거슬렸다.
물론 상대도 결코 나쁜 전력은 아니었다.
4성 하나에 3성과 2성을 갖춘 ‘전사’였으니까.
만약 내가 조커 카드 버그를 몰랐다면.
나는 분명 전사 조합을 갖췄을 것이다.
그 정도로 전사 조합은 괜찮다.
안정적이고 충분히 후반을 바라볼 수 있다.
2티어 급이다.
“흐음.”
나는 챔피언 변환 버튼을 바라보았다.
약간의 골드 이자를 포기하고.
일단은 꼬마요정을 3성으로 만들어둘까?
2성과 3성은 하늘과 땅 차이니까.
[도박하던 사람 어디 갔나. 행운의 신]
[패 돌려! 죽음의 신.]
[수리수리 마수리~! 땅의 신]
[어디 보자. 망통이네. 물의 신]
[서, 섰다! 생명의 신]
[와! 나도 끼어줘! 바람의 신]
“······.”
신들은 내가 조커 카드를 구매하기를 바라는 모양인지 자기들끼리 신나게 떠들어댔다.
조커 카드라.
만약 여기서 한 번 더 조커 카드 버그를 사용한다면.
지든 이기든 단숨에 100골드에 달하는 골드를 손에 넣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들킬 확률이 100%다.
왜냐하면 창고에 쌓아둔 꼬마요정들과 마녀를 전부 팔아야 하니까.
그리고 상점에서 사지 않은 챔피언들까지 사서 팔아야 한다.
게다가 1골드·5성이 세 번 나온다?
바보가 아닌 이상 알아차릴 것이다.
무조건 들킨다.
들키면 어떻게 될지는 알 수 없지만.
최악의 경우.
부정으로 처리될지도 모른다. 아니면 리셋해서 처음부터다시 시작하든가.
그렇게 되면.
내가 STFT 12년차 고인물이라고 해도 100%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STFT는 기본적으로 운빨좆망겜이니까.
조금 전에 그랬듯이.
재수가 없으면 질 수 없는 게임도 져버린다.
그게 STFT다.
그러므로 조커 카드는 안 된다.
골드 몇 푼 더 벌자고.
이미 확정적인 승리를 버릴 수는 없다.
“조금 돌려야겠네.”
나는 돌리기 전에 골렘과 임프를 구매했다. 돌려서 골렘과 임프가 나오면 2성으로 만들 수 있고, 3성 꼬마요정을 만들지 못했을 때, 대신할 수도 있으니까.
“가볍게 가자.”
꾸욱!
[챔피언 변환 버튼을 눌렀습니다.]
[새로운 챔피언들이 나타났습니다.]
과연 어떻게 될 것인가?
나는 조금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결과를 지켜보았다.
신들은 망해라며 나에게 악담을 퍼부었다.
망할 놈들 같으니라고.
얼른 꺼져줬으면 좋겠다.
철컥!
[골렘(★)┃꼬마요정(★)┃꼬마요정(★)┃허수아비(★)┃허수아비(★)┃꼬마요정(★)]
“훗. 쉽군.”
3골드가 아깝지 않게 꼬마요정들이 나왔다.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다.
솔직히 조금 쫄렸다. 두 마리만 나오면 어떻게 하나, 하고 말이다.
[괴물 꼬마요정(★★★)이 탄생했습니다.]
[골렘(★)을 판매했습니다.]
[임프(★)를 판매했습니다.]
[58골드 남았습니다.]
이것으로 2레벨 때 할 수 있는 행동은 사실상 다한 셈이다.
이제 돈을 벌어서 3레벨으로 올라갈 차례다.
[전투까지 60초 남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