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반환점까지(2)
첫 번째 반환점까지(2)
꼬마요정의 스킬(도와줘, 친구들아!!)의 뽑기 실패확률은 꼬마요정의 등급에 따라 달라진다.
1성일 때, 1성이 나올 확률은 90%다.
2성일 때, 1성이 나올 확률은 70%다.
3성일 때, 1성이 나올 확률은 50%다.
4성일 때, 1성이 나올 확률은 20%다.
5성일 때, 1성이 나올 확률은 5%다.
말하자면 전설의 꼬마요정(★★★★★)에게서 1성이 나올 확률은 거의 없다는 뜻이다.
단, 챔피언의 가치(골드)는 등급과는 조금 달라서 전설의 꼬마요정이라도 1골드가 나올 확률이 높다.
물론 그런 건 상관없다.
중요한 것은 ‘등급’이지 ‘가치’가 아니니까. 최하인 1골드라도 5성이면 5골드·3성보다 더 세다.
아무튼.
전설의 꼬마요정에게서 1성(★)이 나오는 경우는 거의 존재하지 않는데···.
“도와줘, 친구들아!!”
운명의 장난인지 뭔지.
이번만큼은 예외인지.
전설의 꼬마요정의 고깔모자에서 3골드·1성(★)의 마법사들이 나타났다.
“껄껄껄! 내가 도와주지!”
“바로 이 마법사님이 말이야!”
마법사의 모습은, 파란 모자를 쓰고 흰 수염을 길게 늘어뜨린, 전형적인 늙은 마법사의 모습이었다.
마법사들은 소환되자마자 영웅 창병을 향해서 공격을 퍼부었다.
피빗! 피빗! 피빗! 피빗! 피빗!
하지만 안타깝게도 마법사(★)의 공격은 영웅 창병(★★★★)에게 거의 통하지 않았다.
1성이라서 공격력이 낮은 것도 있지만 직업이 마법사라서 기본 공격력이 형편없었기 때문이다.
“이런!”
하물며 상대는 전사가 아닌가? 공격력과 방어력과 체력이 골고루 상승하는 전사!
“자네는 제법이군!”
마법사들이 만들어낸 피해는 고작해야 50이었다.
말하자면 영웅 창병의 최대 체력의 2%도 못 깎은 것이다.
진짜 허접한 수준의 공격이었다.
“꿰뚫어주마!”
마법사들과는 다르게 영웅 창병은 전설의 꼬마요정에게 무지막지한 피해를 입혔다.
푸욱! 푹! 푹!
4성 대 5성이라도 공격력만큼은 영웅 창병이 전설의 꼬마요정보다 더 높았기 때문이다.
방어력은 근소하게 전설의 꼬마요정이 앞서지만, 체력은 엇비슷했다.
그래서 스킬이 빠진 전설의 꼬마요정과 영웅 창병의 싸움은.
“내 창 맛 좀 봐라!!”
영웅 창병이 앞서는 상황이었다.
“너, 싫어!!”
전설의 꼬마요정이 초코케이크를 던지며 반격했지만, 그 속도가 느려도 너무 느렸다.
거의 골렘급 속도였다.
게다가 설상가상으로 꼬마요정(★★)에게서 소환된 친구들도 1성들이었다.
“오크으!”
“오크오크!”
불행 중 다행으로 오크(★)들은 방패전사(★★)에게 달려들었다.
터덩! 터어엉!
방패전사는 오크들을 무시하고 우직하게 꼬마요정을 공격했다. 괴물 궁수도 꼬마요정을 노렸다.
피슝!
괴물 궁수가 활시위를 힘껏 잡아당겼다.
“이건 더 아플 거다.”
핏!!
일격에 세 번의 공격을 퍼붓는 괴물 궁수의 연발화살이 꼬마요정에게 작렬했다.
퍼버벅!!
“으아앙! 당했다······.”
꼬마요정은 괴물 궁수와 방패전사의 공격을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신기루처럼 사라졌다.
고깔모자만이 쓸쓸하게 그 자리에 남았다.
“이젠 너희들이 내 상대인가?”
방패전사는 공격 목표를 바꿔 오크들을 상대했다. 괴물 궁수도 오크들을 공격했다.
“죽어라, 이 괴물들아!!”
“오크으으···!”
방패전사와 괴물 궁수가 꼬마요정과 오크들을 쓰러뜨리는 동안, 영웅 창병은 전설의 꼬마요정의 체력을 절반 가까이 떨어뜨렸다.
물론 영웅 창병의 체력도 절반 넘게 빠졌다. 하지만 방패전사와 괴물 궁수가 오크들을 정리하고 합류하게 된다면, 전세가 급격하게 기울 것이 분명해 보였다.
“이것이 마법의 힘일지니!”
퍼버버벙!!
마법사들이 영웅 창병을 향해서 강력한 마법화살을 퍼부었다.
하지만 다섯 명의 힘을 다 합쳐도 고작해야 300의 피해 밖에 주지 못했다.
영웅 창병은 건재한 모습으로 창을 질렀다.
“어림없다!!”
푸욱!!
끔찍한 고통에 전설의 꼬마요정은 비명을 질렀다. 반격은 꿈도 꾸지 못했다.
“으아앙···!”
이대로 전투가 끝나는 것일까?
강철수는 이대로 끝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상현은.
전혀 다르게 생각하고 있었다.
강철수는 전설의 꼬마요정(★★★★★)을 봤을 때, 승리가 아닌 패배를 예상했다.
“왜 5성이냐···.”
진짜 한숨부터 나왔다.
자신도 4성을 가지고 있지만, 그 4성을 3개씩이나 모아야 만들 수 있는 게 5성 아니던가?
그래서 패배를 예상했는데···.
전투의 방향은 예상과 다르게 흘러갔다.
전혀 뜻밖의 일이었다.
“그런데 이기고 있다고?”
패배할 것이라고 예상했던 자신의 챔피언들이 오히려 이기고 있는 게 아닌가?
심지어 저쪽의 꼬마요정(★★)이 터졌다.
소환된 오크들이 날뛰고 있지만, 그것들도 곧 제압될 것이다.
그리고 영웅 창병은.
푹! 푹! 푹!
신나게 창을 뻗으며, 마법사들의 공격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전설의 꼬마요정(★★★★★)을 압박하고 있었다.
“설마···.”
이제 막 오크들을 처치한 방패전사와 괴물 궁수가 합류한다면 마법사들은 빠르게 정리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승리는···.
“이겼다.”
강철수는 승리를 자신했다.
5성을 상대로 이겼다고 확신했다.
“5성을 이겼다고!!”
정말, 강철수의 말대로.
승부가 기운 것일까?
전사들이 전설의 꼬마요정을 때려잡는 것일까?
“흐음.”
STFT 12년차 고인물인 이상현의 생각은 달랐다.
3골드·1성(★)의 마법사가 소환되었을 때, “와, 재수 없네.”라는 말이 튀어나오기는 했어도.
패배를 생각하지 않았다.
꼬마요정(★★)이 당했을 때도 마찬가지.
이상현은 제법이네, 라는 표정으로 담담히 전장을 바라볼 뿐이었다.
‘세 번째 판에서 이 정도 전력이라니. 역시, 방심할 수 없네. 진짜 운 좋은 놈들 천지라니까.’
이상현이 이처럼 여유로운 이유는, 꼬마요정의 스킬의 메커니즘에 있었다.
분명, 꼬마요정의 스킬은 복불복이 맞다.
챔피언이 ‘랜덤’으로 소환된다.
가치도 등급도 랜덤이다.
그러나 두 번째 소환부터는.
첫 번째 소환된 챔피언보다 더 강력한 챔피언이 나온다.
그것도 100% 확률로.
말하자면.
3골드·1성(★)의 마법사가 아니라.
4골드·2성(★★)의 챔피언이 나온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상현은 조금도 걱정하지 않았다. 전사들에게 CC기술이 있는 것도 아니고, 마나를 빼앗아 가는 스킬이 있는 것도 아니라서.
곧 있으면 250의 마나가 다 모이니까.
‘꼬마요정이 굉장히 잘 터져서 그렇지. 스킬만 사용할 수 있으면 개사기란 말이지.’
이처럼 개사기적인 스킬 메커니즘을 갖고 있는 꼬마요정이지만 실전에서 잘 쓰이지 않는 이유는, 스킬을 두 번 쓰기 전에 터지기 때문이다.
진짜 잘 터진다.
아이템을 쑤셔 넣어도 펑! 터진다.
그래서 보통은 마법사 조합을 완성시키기 위한 자리 채우기 용도로 밖에 안 쓰이는데.
조커 카드 버그를 통해서 5성이 나왔으니.
이상현이 웃고 있는 것도 이상한 건 아니다.
“큭큭큭!”
[이 자식 웃고 있는데요, 형님? 죽음의 신]
[좋은 꿈 꾸나보지. 생명의 신]
[꼴깝 떨고 있네. 땅의 신]
오크들과 마법사들이 전멸하고, 전설의 꼬마요정의 체력이 20% 정도 남은 상황이었다.
영웅 창병이 창을 힘껏 내질렀다.
푸우욱!!
낮은 확률로 터지는 치명적인 공격이었다.
그 공격으로 인해 전설의 꼬마요정의 체력이 5%넘게 떨어졌다.
괴물 궁수의 공격도 치명적인 피해를 입혀 체력을 2% 정도 빠지게 만들었다.
“으아앙!!”
결국 울음을 터트린 전설의 꼬마요정!
전설의 꼬마요정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머리에 쓰고 있던 고깔모자를 벗어서 뒤집었다.
“도와줘, 친구들아!!”
그러자 고깔모자 안에서.
4골드·2성(★★)의 지니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푸화아아악!!
램프의 요정 지니!!
녀석들은 4골드 챔피언답게.
전사인 창병과 궁수와 방패전사보다, 심지어 골렘보다 더 우락부락하고, 웃통을 까고 있는.
존나 강해보이는 형님 챔피언이었다.
“날 불렀나?”
때문에 승부는 지금부터였다.
“응! 나쁜 악당들을 혼내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