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튜토리얼부터 밑장 빼기다(4) (9/170)

튜토리얼부터 밑장 빼기다(4)

튜토리얼부터 밑장 빼기다(4)

[튜토리얼(1-1)에서 승리했습니다.]

[10골드를 획득했습니다.]

[보상으로 +2골드를 획득했습니다.]

[120초 후에 튜토리얼(1-2)이 시작됩니다.]

[전투를 준비하십시오.]

승리했다.

가볍게 승리했다.

상대에게 3성 두 개와 2성 하나가 있었지만 골렘의 상대는 되지 못했다.

느릿느릿한 주먹에 한 마리씩 박살났다.

“역시···. 골렘이다.”

나는 골렘의 위풍당당한 힘에 진심으로 감탄했다.

조금 전까지의 불안감이 말끔하게 씻겨 나가서 나 자신이 그 무엇보다 자랑스러웠다.

은수저? 금수저? 나는 버그 수저다!!

“골렘이 최고시다.”

[땅의 신이 흡족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입니다.]

[물의 신이 쳇! 하고 혀를 찹니다.]

[생명의 신이 쌍따봉을 날립니다.]

[죽음의 신이 엄지손가락과 새끼손가락의 중간 손가락을 듭니다.]

[행운의 신이 내 덕분이라고 주장합니다. 그러면서 더 높은 곳을 바라보는 게 어떻겠냐고 속삭입니다.]

나는 시끄럽게 떠들어대는 신들을 무시하고, 여섯 칸의 챔피언 상점을 바라보았다.

[꼬마요정(★)┃꼬마요정(★)┃골렘(★)┃방패전사(★)┃꼬마요정(★)┃허수아비(★)]

골렘이 주력답게 ‘요정’들이 많이 나왔다.

꼬마요정(3), 골렘(1), 허수아비(1).

방패전사도 있지만 그건 무시했다. 전설의 골렘이 주력인데, 방패전사를 쓸 이유가 없으니까.

뭐, 수호자 조합을 만들어도 나쁘지 않겠지만 골렘만으로도 충분하다.

그리고 지금 내가 준비해야 되는 건 튜토리얼(1)의 승리가 아니라 튜토리얼(2)에서의 싸움이다.

튜토리얼(1)은 100% 확률로 1등이 정해졌다.

이변? 그걸 두고 볼 만큼 나라는 존재는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다. 그리고 12년 짬밥이 있지, 1등을 코앞에서 놓치겠는가?

뭐, 다른 플레이어가 조커 카드로 전설의 골렘(★★★★★)을 뛰어넘는 챔피언을 뽑는다면 모르겠지만 그건 불가능에 가깝다.

12년 STFT 생활을 뒤돌아보면, 조커 카드에서 2골드·3성만 나와도 감지덕지니까.

그리고 스윽 상황을 살펴보니.

전부 50골드를 소모한 상태였다.

그러므로 이변은 없다.

내가 1등이다.

그러니 내가 취해야 할 행동은.

튜토리얼(2)을 대비한 골드 관리와 레벨 업과 조합 완성이다.

[꼬마요정(★★)이 탄생했습니다.]

[골렘(★)이 합류합니다.]

[허수아비(★)가 합류합니다.]

[8골드가 남았습니다.]

이자 1골드가 살짝 아쉽지만, 그 정도쯤이야 아무 문제없다. 중요한 것은 후반을 대비하는 조합이다.

요정 조합.

나쁘지 않다.

그리고 여차하면 땅 속성 조합을 완성시킬 수 있어서 여러모로 유리하다. STFT 시즌1에서 체력이 높은 땅 속성 조합은 1,5티어에 해당하니까.

그런데 이때.

내 생각을 방해하는 무리가 있었다.

[행운의 신이 도박을 권장합니다! 공익도박 협회의 협찬을 받았습니다! 지금 도전하면 성공할 확률이 높다고 은근슬쩍 귀띔합니다.]

[땅의 신이 제발 그러지 말라고 말립니다. 그러면서 방패전사도 괜찮다고 말합니다.]

[죽음의 신이 죽으면 살 것이라고 말합니다.]

[행운이 신이 힘이 있을 때 쭉쭉 가야한다고 한 번 더 주장합니다.]

그들은 바로 신이었다.

나는 그 말에 번쩍! 번개에 맞은 것처럼 정신이 들었다.

만족? 만족했다?

1골드·5성 골렘에 만족했다??

8골드 밖에 안 남았는데, 만족했다???

STFT 12년차 고인물이 만족했다????

“······.”

나는 내 상태창을 바라보았다.

아니, 노려보았다.

[플레이어]

이름: 이상현

나이: 24세

출신: 지구

서버: 13279

레벨(1)

보유 챔피언(4)

《전설의 골렘(★★★★★), 꼬마요정(★★), 골렘(★), 허수아비(★)》

보유 아이템(0)

보유 골드(8)

골렘을 제외하면 허접하다 못해 쓰레기다.

정말 이것으로 튜토리얼(2)에서 승리할 수 있을까? 승리하더라도 3, 4, 5에서도 승리할 수 있을까?

아마도 힘들 것이다.

그때쯤 되면 1,2골드·4,5성 두세 개 쯤은 전부 갖추고 있을게 분명하니까.

그리고 골렘이다.

아무리 좋아도 샌드백이다.

다른 챔피언들이 다 죽고 혼자 남아서 외롭게 두들겨 맞다가 전사할 확률이 높다.

게다가 제아무리 전설의 골렘이라도 다섯, 여섯 마리에게 두들겨 맞으면 죽는 건 당연하다.

그러니 골렘은 안 된다.

방패전사라면 또 모를까.

버티기 밖에 못하는 골렘은 안 된다.

샌드백은 샌드백일 뿐이다.

다른 녀석을 뽑아야 한다.

조금 더 믿을 수 있는.

승리를 쟁취할 수 있는 녀석으로.

조합을 구성해야 한다.

나는 방패전사(★)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뽑았다.

[방패전사(★)가 합류했습니다.]

[7골드 남았습니다.]

이것으로 여섯 칸이 텅텅 비었다.

그리고 나에게는.

전설의 골렘(★★★★★)과.

꼬마요정(★★)과.

골렘(★)과.

허수아비(★)와.

방패전사(★)가 있다.

그리고 뒤에서 행운의 신이 부추긴다.

[운이 좋은데 왜 망설입니까? 지르십시오. 일단 지르고 생각하십시오. 그러면 길은 열립니다. 그것이야 말로 진정한 도박, 아니 행운입니다. 행운의 신]

“······.”

전지전능한 신이 아닌 이상은 모를 것이다.

STFT 시즌1에는 조커 카드 버그가 있다는 사실을.

그렇다면.

저들은 전지전능한 신일까?

아닐 것이다.

왜냐하면.

버그를 잡아내지 못했으니까.

그러니 그냥 평범한 ‘신’일 것이다.

조커 카드 버그.

한 번 더 할 수 있다.

과거에 난.

그 버그를 최대 3번까지 써봤다.

그리고 동일한 값을 얻어냈다.

1골드·5성 챔피언 세 개라는 값을!

“후.”

할 수 있다.

또다시 조커 카드 버그를 사용할 수 있다.

그리고 더 나은 값을 얻을 수 있다.

현재 전설의 골렘(★★★★★)의 판매 가격은 81골드다. 튜토리얼(1-2)이라서 완성 가격과 동일한 가격인 것이다.

만약 내가 여기서 조커 카드 버그를 사용한다면.

나는 31골드를 획득할 수 있게 된다.

그러면 13+31골드를 가지게 되는 것이니.

한 번에 44골드가 생겨난다. 그것도 1골드·5성 챔피언과 함께.

덤으로 1-2에서 승리하면.

기본 골드 10골드와.

승리 골드 2골드.

골드 이자 4골드까지 얻게 된다.

[전투까지 60초 남았습니다.]

머뭇거릴 이유는 없다.

머뭇거릴 필요도 없다.

하자.

저지르자.

저지른 다음에 생각하자.

저들이 버그를 알아차린다?

알아차려도 잡아떼면 그만이다.

물론 신들이라서 잡아떼는 게 먹힐지는 의문이지만.

적어도 간섭은 못 할 것이다.

뭐, 그 이전에.

꼬리 밟힐 짓은 안 하면 된다.

조커 카드 버그 두 번.

그래.

욕심 부리지 않고 두 번으로 끝내면.

증거는 없다.

의심도 없다.

‘운’만 있을 뿐이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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