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튜토리얼부터 밑장 빼기다(3) (8/170)
  • 튜토리얼부터 밑장 빼기다(3)

    튜토리얼부터 밑장 빼기다(3)

    든든하다!!

    딴딴하다!!

    믿음직스럽다!!

    골렘 만큼이나 이 단어들이 잘 어울리는 챔피언은 STFT에서 찾아보기가 힘들 것이다.

    골렘. 고올렘!!

    방패전사와 마찬가지로 땅 속성과 수호자 직업을 가지고 있는, 그야말로 샌드백계의 양대산맥!!

    후반에는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어서 곧잘 버려지는 신세지만 초반에는 다르다.

    속성과 직업 조합 시너지가 발휘되지 않는 초반에는 골렘만큼이나 든든한 녀석이 없다.

    “고오오올!!”

    나는 든든한 골렘을 바라보았다. 녀석의 몸에는 5성급 챔피언만이 가질 수 있는 황금빛 기운이 강렬하게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아. 든든하다.

    믿음직스럽다.

    조온나 잘 버틸 것 같다.

    골렘.

    골렘이라니!

    이러면 지고 싶어도 질 수가 없다.

    지는 게 불가능하다.

    설령 상대가 1골드·3성 챔피언 셋을 가지고 있어도 아니, 넷을 가지고 있어도 절대 안 진다.

    왜냐고? 스킬이 그렇다!

    [체력회복]

    ↳1초당 최대체력의 25%를 회복한다.

    1성일 때, 골렘의 체력회복 능력은 3%다.

    2성은 6%이며.

    3성은 10%.

    4성은 17%.

    그리고 5성은 자그마치 25%에 이른다.

    불과 4초면 100%의 체력을 회복하는 것이다!

    이 얼마나 터무니없는 체력 회복량이란 말인가!

    진짜.

    지고 싶어도 질 수가 없다.

    하물며 생명, 죽음, 영혼과 같은 속성이 등장하지 않은 시즌1에서는.

    5성 골렘은 무적이다.

    슈퍼 울트라 디럭스 샌드백이다.

    여기에다 체력 회복 아이템들까지 갖춰지면.

    그야말로 불사신이 된다.

    “가라, 골렘.”

    나는 골렘에게 명령을 내렸다. 물론 혼잣말을 지껄인 것에 지나지 않지만 그래도 상관없었다.

    이 기분에 잔뜩 취하고 싶으니까!!

    “너의 단단함을 보여줘라.”

    나는 승리를 확신했다.

    100%의 승리를!!

    그리고 이번 판만 아니라.

    다음 판에서도, 그 다음 판에서도.

    그리고 1등을 결정짓는 판에서도.

    승리를 확신했다.

    이제 겨우 시작이지만.

    튜토리얼(1)의 승자는 나다.

    이상현이다.

    “다 부숴버려.”

    나는 팔짱을 끼고.

    엄격, 근엄, 진지한 표정으로 전장을 바라보았다.

    그런데 바로 그때.

    [행운의 신이 당신의 뽑기력에 감탄합니다.]

    [별이 다섯 개? 장수 흙골렘을 본 땅의 신이 당신의 행운에 놀라움을 표시합니다.]

    [물의 신이 살짝 불편해합니다.]

    [죽음의 신이 경악합니다. 그러면서 골렘을 죽여보라고 속삭입니다.]

    [생명의 신이 따봉을 외칩니다.]

    [영혼의 신이 흥미롭게 지켜봅니다.]

    신들이 나타났다.

    전설의 골렘(★★★★★)을 뽑아낸 나의 플레이를 지켜보기 위해서.

    신들이 나타난 것이다.

    김원호는 전투가 시작되었을 때, 자신의 승리를 조금도 의심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괴물 늑대(★★★)와 괴물 멧돼지(★★★)와 악어(★★)가 전장에 우뚝 서 있으니까!

    그런데 그것도 잠시.

    “무, 무슨···.”

    김원호는 자신의 챔피언들 앞에 우두커니 서 있는 전설의 골렘(★★★★★)의 위풍당당한 모습에 그만 할 말을 잃었다.

    5성? 5성이라고? 3성도 아니고, 4성도 아니고, 5성이라고? 그것도 튜토리얼(1-1)에서?

    “마, 말도 안 돼!!!”

    진짜 말도 안 되는 상황이었다.

    도저히 믿을 수 없는, 터무니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아무리 눈을 비벼보아도.

    눈을 깜빡여도.

    고함을 쳐도.

    현실은 바뀌지 않았다.

    전설의 골렘(★★★★★).

    녀석은 전장에 우뚝 서 있었다. 그리고 황금빛 기운을 마구 흩뿌리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보기만 해도 오금이 저리고, 침이 꿀꺽 넘어가고, 식은땀이 샘솟았다.

    “아, 아무리 5성이라도···!”

    김원호는 일말의 희망을 가졌다. 왜냐하면 자신의 챔피언들도 나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우우우!”

    “꾸우울!”

    “크르륵!”

    괴물 늑대(★★★)와 괴물 멧돼지(★★★)와 악어(★★)!

    50골드를 단 한 번의 낭비 없이 알뜰하게 사용해서 완성시킨 짐승 조합!

    튜토리얼(1-1)에서는 최고의 조합이 아닌가?

    그래서 김원호는 혹시 모른다고 생각했다.

    “주, 죽여 버려!!”

    제아무리 상대가 5성이라도, 1:3이라면 이길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말이다.

    “크아아앙!!”

    전설의 골렘에게 접근한 괴물 늑대가 스킬 ‘물어뜯기’를 사용했다.

    물어뜯기는 적의 방어력을 무시하고 어마어마한 피해를 입히는 강력한 스킬로, 수호자 직업을 가진 챔피언에게 뛰어난 위력을 발휘한다.

    “커엉?”

    그러나 상대는 괴물(★★★)과 영웅(★★★★)을 뛰어넘은 전설(★★★★★)!

    어찌 괴물 따위가 넘볼 수 있겠는가?

    콰드득.

    [괴물 늑대의 물어뜯기가 전설의 골렘에게 1000의 피해를 입혔습니다.]

    고작해야 1000의 피해를 입혔을 뿐이었다.

    말하자면 7595(체력)의 13% 밖에 못 깎은 것이다.

    그렇게 괴물 늑대(★★★)의 스킬 공격이, 100의 마나를 사용하는 공격이, 허무하게 끝났다.

    “골.”

    [최대 체력의 25%가 회복됩니다.]

    그리고 골렘은 1초 만에 1900의 체력을 회복했다.

    물어뜯기를 사용한 늑대는 허망한 눈으로 골렘을 바라보았다.

    눈에는 두려움마저 엿보였다. 도저히 이길 수 없는, 쓰러뜨릴 수 없는 존재라는 것을 알아차린 것이다.

    “꾸우우!”

    “카악!”

    그사이 빠르게 달려온 괴물 멧돼지와 악어가 골렘에게 달려들었다. 녀석들은 ‘짐승’들답게 공포를 몰랐다.

    콰직! 콰드득!

    “고올.”

    골렘은 그 모든 공격을 받아주었다. 그리고 2초 만에 드디어 첫 번째 공격을 날렸다.

    콰아아앙!!

    돌주먹.

    말 그대로 돌주먹이 괴물 늑대의 머리통에 작렬했다.

    힘은 충분했다. 방어력에 치중한 수호자지만 그래도 5성급답게 3성인 짐승들만큼이나 강력한 공격력을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케에엥?!”

    늑대의 머리통은 그야말로 우그러졌다. 공격력이 강한 대신 방어력과 체력이 낮은 짐승인 탓에 단 한 방의 공격으로 체력이 3분의 1가까이 깎였기 때문이다.

    “골.”

    그리고 골렘은 또다시 주먹을 들어올렸다. 서서히, 2초 동안, 괴물 늑대와 괴물 멧돼지와 악어의 공격을 맞아주면서 주먹을 들어올렸다.

    “꾸우욱!!”

    괴물 멧돼지의 스킬 ‘돌진’이 작렬했지만 골렘은 1칸도 밀려나지 않았다.

    단단하다 못해 딴딴한 방어력과 체력이 5%의 피해도 허락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악어의 잡아먹기도 소용없었다. 애초에 골렘은 삼킬 수 있는 대상이 아니었다.

    “골.”

    콰아아앙!!

    전투는 그렇게 일방적으로 흘러갔다.

    전설의 골렘(★★★★★)이 때리고, 때리고, 또 때리는 방식으로.

    반전은 없었다.

    피해도 없었다.

    골렘의 승리였다.

    [튜토리얼(1-1)이 종료되었습니다.]

    [8번 플레이어(이상현)의 승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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