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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이 최고시다 (1/170)
  • 운이 최고시다

    운이 최고시다

    인생을 결정하는 건 ‘운’이다.

    무조건 운이다.

    왜냐하면 어느 부모의 밑에서 태어나는 것에서부터 인생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인생은 시작부터 공평하지 않다. 부자 부모의 밑에서 태어나느냐, 그렇지 않은 부모의 밑에서 태어나느냐로 인생의 90%가 정해진다.

    농담처럼 들려도 불편한 사실이고 진실이다.

    불합리하지만 인생은 시작부터 정해진다.

    그리고 그것을 결정하는 건 ‘운’이다.

    부정하지 마라.

    외면하지 마라.

    모두 사실이니까.

    아기로 태어나기 전부터 상위 10%의 자녀가 되느냐 아니냐의 싸움이 시작되는 것이다.

    그리고 난···.

    상위 10%가 아니었다. 슬프게도 하위권이었다. 그것도 최하위권.

    시작부터 운이 나빴던 것이다.

    더 운이 나쁜 건 내가 ‘고아’라는 사실이고, 얼굴은커녕 이름조차 모르는 부모에게서 물려받은 재능이 눈곱만큼도 없다는 사실일 것이다.

    그래서 나는 일찍부터 생업에 뛰어들어야만 했고,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다 가는 대학교조차도 꿈도 꾸지 못했다.

    더 우울한 이야기를 들려줄까? 나는 고아인데도 군대에 다녀왔다. 그것도 찬바람이 쌩쌩 부는 최전방 부대에.

    뭐라고?

    고아인데도 군대에 갔다고?

    그래, 갔다.

    별다른 ‘하자’가 없는 고아라서, 바뀐 정부와 바뀐 정책에 따라 군대에 다녀와야만 했다.

    아아! 이보다 서글픈 이야기가 또 있을까? 고아인데도 군대에 다녀오다니!

    정말이지 재수가 없다.

    더 재수 없는 건.

    “가즈아아아아아아아!!” 했다가 정말로 한강에 갈 뻔했다는 사실이다.

    물론 이 부분은 몹쓸 투기열풍에 휩쓸린 나의 잘못이니 변명의 여지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동안 어렵게 모은 돈이 들어간 지 하루 만에 반토막 나는 경우는 뭐란 말인가?

    그리고 눈물을 머금고 돈을 빼냈을 때, 하루 만에 반등하는 경우는 또 뭐란 말인가?

    나는 정말이지 운이 없다.

    지독하게 불운하다.

    그런 나에게.

    유일하게 두 팔을 벌린 건.

    행운의 여신이 미소를 지은 건.

    게임이었다.

    오직 게임만이.

    나에게 행운을 허락했다.

    【승리】

    게임에서 만큼은 꼴등이 아니라 1등이었다.

    36살 먹은 공무원 시험 준비생&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이 아니라.

    당당한 1등이었다.

    W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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