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화.
필드는 미로였으나 길을 헤맬 위험은 없었다.
“저기가 몬스터가 더 많아요.”
“뚫어!”
그들은 쭉쭉 방향을 잡고 몬스터를 몰아붙였다.
더 많은 몬스터가 막고 있는 쪽이 더 중요한 길목 아니겠는가?
헷갈리는 곳에서는 소서정이 스태프를 흔들었다.
“<원경>!”
허공에 스킬진이 형성됐다. 스킬진 안의 복잡한 계산식이 벌레처럼 꾸물거리며 모여들더니 거대한 눈의 형상을 띠었다. 눈동자가 도록도록 굴렀다.
눈을 감고 허공에서 필드를 내려다본 소서정이 본 것을 전했다.
“오른쪽! 더 안쪽 풍경은 여전히 안 보여.”
“뭐 대단한 함정이라도 준비해 놨나 보지.”
이단우가 해골병의 이마를 부수며 대꾸했다. 틈을 얻은 차우원이 숨을 들이쉬었다.
“서정아, 우리 어디쯤 왔어?”
“절반?”
“엘리트몹 나타날 때 됐다. 전방에 마력 반응 있어.”
그 잠시의 틈 사이 마력이 모였다. 차우원의 검이 허공을 긋고, 검의 궤적을 따라 공간이 일그러지며 해골병들이 우수수 무너졌다.
와드득!
그들은 뼈 잔해를 밟으며 코너를 돌았다. 그리고 신전 같은 건물을 발견했다.
작고 검은 건물이었다. 뾰족한 탑 위에 깃털 없는 날개를 펼친 상징물이 붙어 있었다. 꼬리가 긴 파충류의 형상이다.
엘리트 교육을 받은 헌터들은 그게 무엇인지 알고 있었다.
‘드래곤을 모시는 신전이다.’
이단우는 생각했다.
<최후의 던전>의 보스몹은 고정되어 있다. 던전 구조는 매번 달랐으나, 던전 안에서 만날 수 있는 가장 큰 위협은 드래곤으로 정해져 있었다.
신전을 지키는 건 로브를 뒤집어쓴 해골이었다.
“엘리트몹!”
권준홍은 스킬부터 사용했다.
‘강화 언데드를 만나면 약화부터 시킨다!’
이단우는 반복 훈련의 달인이어서 권준홍은 어떤 판단도 없이 행동하는 법을 익혔다.
기도하듯 모인 손에서 <정화>가 펼쳐졌다. 그러나 상대가 더 빨랐다.
ㅡ 띠링!
〔 해골 사제 (B+) 〕
죽음을 피하는 것은 신의 안배이며 또한 권능일 것입니다. 이들은 신도들에게 영원한 삶을 선물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