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5잔. 완결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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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늘 부족한 글을 쓰는 조비본입니다.
흠..뭐라고 시작해야 할까요. 예. 아쉽지만, 회귀자의 특별합니다. 가 3월 01일부로, 끝나게 되었습니다.
모두, 독자 여러분이 읽어주시고 응원해주신 덕분입니다. 다시 한 번, 고개 숙여 큰 인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오늘은 조금 긴, 그리고 필요하지 않은 잡설을 풀어 볼까, 합니다.
바쁘신 분들은 마지막으로 바로 가시면, 인사를 남겨두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추가**
외전의 경우, 만약 쓰게 된다면 꼭 공지를 하겠습니다.
다만, 쓴다면 에피소드 별로 모두 쓴 후 한 번에 올리는 식을 택할 예정입니다.
기약 없는 약속이지만, 도전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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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바텐더님과 바를 경험했습니다. 그리고 들은 이야기를 토대로 결론을 내린 결과, 재밌을 수도 있겠구나! 라는 결론이었습니다.
그리고 당시 들었던 말 중.
“이게 맛있으세요? 이런 맛을 좋아하세요? 말씀만 하세요. 맛은 얼마든지 맞춰드릴 수 있으니까요. 그게 일인 걸요.”
라고 말씀을 하셨던 한 바텐더 분의 말이 계속 머리에 남았습니다.
당연히 떠올랐던 생각은.
‘졸라 멋있다.’
라는 생각이었죠.
그래서 이걸 쓰고 싶다! 라고 시놉도 없는 상태로 PD님과 팀장님께 말씀을 드렸고.
답은 재밌겠다! 써라! 였습니다.
그렇게, 회귀자의 술은 특별합니다 가 시작되었습니다.
실은, 당시 그 자리에서 확신은 없었습니다. 이야기를 듣는 순간, ‘이거 재밌는데? 재밌겠는데?’라던 두 분의 말씀이 없었다면요.
이 자리를 빌어, 이재환 팀장님, 곽성용 PD님께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그저 지나갈 수 있었던 이야기를 살려주신 건 두 분의 덕입니다.
회술특을 이야기하며 아르센을 빼놓을 수도 없는데요. 실은, 청담동의 ‘루팡’이라는 곳을 보고 감명 받아 제가 만들어 낸 곳입니다.
아르센.
좋은 곳이죠.
하지만, 처음에는 30화 정도에 아르센을 폐업 시키려 했습니다.
헌데, 이 안녕, 아르센. 스토리가 떠오르고 나니 그건 안 되겠더라구요.
아르센이라는 곳에 독자님들이 정이 드셔야지 저 스토리가 납득이 갈 거 같았거든요.
해서, 스토리를 조금 추가해 아르센을 60화 부근에서 퇴장시키기로 했습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저때의 저는 제법 맨 정신에 감이 있었던 거 같습니다. (30화 굿바이라니..이런 감 없는 인간..)
그렇게 1막이 내렸죠. 작품은 총 3부로 구성했습니다.
1부는 아르센에서 성장하는 정환.
2부는 아실로 독립하는 정환.
3부는 대회에 참가하는 정환.
이게 애초의 계획이었습니다. 계획처럼 마무리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마지막 장면은 첫 장면을 쓰면 구상한 것이 맞습니다. 어떻게 마무리가 되든, 마지막은 처음과 함께 가고 싶다는 게 제 생각이었습니다.
부디, 작은 울림이라도 있었길, 간절히 바라봅니다.
중간에 물으신 분들 중에, 이런 질문이 있었습니다. 잔을 정해두고 스토리를 짜느냐. 아님 스토리를 짜고 잔을 맞추느냐. 라고요.
답을 드리자면, 잔에 맞춰 스토리를 짜는 편이 있고 반대인 경우도 있습니다.
싱가폴 슬링이 나온 스토리의 경우 대표적으로 스토리에 칵테일을 끼워 맞춘 편입니다.
재료가 많고, 이름이 유명한 칵테일이 필요했거든요.
롬 위드 어 뷰나 사제락의 경우는 잔에 스토리를 맞췄습니다. 그 외 보드카 마티니, 밀리언 달러, 서던 컴포트 등도 그랬던 것 같네요.
매번 달랐던 거 같습니다.
이번 글은 쓰면서 스스로도 참 재밌었던 글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선 안 되지만, 하고 싶은 걸 다 해본 글이거든요.
48잔. Shaken, but not stirred. 나 47잔. 보드카 마티니에는 제가 좋아하는 제임스 본드 이야기를 담고 싶었고, 아버지께 보내는 존경도 담고 싶었습니다.
잘 담아 진 것 같아 기뻤습니다. 제가 아버지의 등을 보고 자라며 느낀 감정을 글로 써 보았습니다.
블루스 음악이 나오는 에피소드도 제 아집이라고 생각합니다..ㅎㅎ
제가 블루스 가수이자 기타리스트, 故채수영 님의 팬이거든요. 그분을 이야기로 녹아내 보고 싶었습니다.
많은분들께서 좋아해 주셨던 밀리언 달러가 등장하는 ‘98잔. 만석.’ 에피소드의 경우 참고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엄상익 변호사 님께서 칼럼으로 기고하셨던 ‘사보이 호텔 바텐더의 조언’ 이라는 글을 모티프로 제가 재해석해 보았습니다.
당시 펀치 라인이던 바텐더가 서비스로 낼 수 있는 가장 비싼 잔은? 이란 말은 퇴고하던 중 휘리리릭~! 스친 말이었습니다.
덕분에 그날 잠을 못 자고 글을 수정했죠. 반응이 좋아서 참 기뻤습니다.
글을 쓰며 많은 분께 도움을 받았습니다.
우선, 당연히 바텐더 분들.
‘루팡’ ‘르챔버’ ‘앨리스’ ‘커피바케이’ ‘코블러’ ‘어비스’ ‘바참’ 등 초창기 글도 안 쓰고 다녀간 곳부터.
‘바 흐르’ ‘바 모로가도’ ‘바 홍단’ ‘바 메디치’ ‘바 솔티독’처럼, 글을 쓴 후에도 많은 걸 알려주신 가게까지.
바텐더께 부끄럽지 않은 글을 쓰겠다던 결심이 전해졌는지 알 수는 없습니다.
다만, 덕분에 하나의 글을 완성할 수 있었습니다.
깊은 절을 전하고 싶습니다.
독자님들께도, 다시 한 번 감사의 절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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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남겨주신 질문에 대해 답을 드리고자 합니다.
- 회귀한 스토리?
- > 마지막에 다뤘다고 생각합니다..약간은 환상이 필요한 바이니, 이 정도만 푸는 게 딱! 예. 이해 부탁드립니다!
- 항공과 친구랑은?
- > 사귀는 겁니다! 아실을 세울 때 늬앙스만을 풍겼죠! 왜 그렇게 애매하게 다뤘냐? 예. 제가 솔로입니다! 좀 됐습니다! 모릅니다! 남녀사이에 예. 그렇고 그런 거. 모릅니다! 아뇨. 아니. 몰라요. 처음부터. 아니, 모른다고요. 모른다고!
- 오리지널 칵테일은 안 나오나요?
- > 오리지널이 실은.. 지-인짜. 힘들어요. 다른 분 걸 가져올 수도 없고...ㅠㅠ 다른 분 걸 가져오려면 허락을 구해야 하고 허락하신 분이 계시긴 했지만...옙.. 그리고 직접 만든다? 전 바텐더도.. 전문가도 아닙니다ㅠㅠ 또, 마지막 장면을 위해 안 쓴 것도 있습니다. 클래식 바텐더가 마지막에야 오리지널을 만들어 낸다! 그런 느낌을 의도..했습니다!
- 작가님이 칵테일 소설을 쓴 계기는?
- > 앞서 언급한 내용에 답이 있습니다 :) 다만, 조금 더 설명하자면, 재밌을 거 같아서요! 누가? 제가! 이걸 핑계로 바에도 다니구요!
- 각국마다 바텐더의 색이 있나요? 다들 주인공이 일본 출신인 걸 알아보네요.
- > 저는 있다고 봅니다. 여러 가게에 있으신 후 나오신 분들을 보면, 그런 느낌을 받죠. 일본 출신분들은 더 딱딱한 느낌이 강합니다. 일본은 그런 문화가 아직 남아있어서요. 대신, 더욱 전문적인 느낌도 들죠. 일본에서 배우신 분을 뵈었을 때 제가 느꼈던 건 딱 그 만화 느낌이다! 라는 거였습니다.
- 작가님이 자주 마시는 칵테일은 무엇인가요?
- > 진 피즈나 김렛으로 시작해서 프렌치75를 꼭 거친 후 추천 받은 칵테일을 마십니다.(아, 진은 탱커레이는 절대 안 됩니다! 고든스! 비피터! 넘버 쓰리만! 첨향이 적고 깔끔한 맛을 좋아합니다!)
날에 따라 다르지만, 에스프레소 마티니도 자주 마십니다. (앱솔루트 치워주세요. 스미노프나 다른 거로. 예. 예. 그걸로. 감사합니다!) 이건, 집에서도 만들어 먹을 정도로요.(제가 다른 분들보다! 응! 에스프레소 마티니 하나는 맛깔나게 만듭니다!)
사실, 이건 TMI입니다만, 술을 잘 못마십니다. 특히 소주는 1병을 다 못 마실 정도입니다.
해서, 매번 아는 맛 위주로 도는 편협한 입맛입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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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며.
흠. 여러모로 싱숭생숭 합니다. 그만큼, 정이 많이 든 글이었겠죠.
다뤘던 칵테일도 어느덧 80잔이 넘어가네요. 히익.
하지만, 글에서도 말했듯, 꽃이 지기로서니 바람을 탓할 순 없겠죠.
늘 감사했고, 앞으로도 감사하며 살겠습니다.
여러분의 잠시에 머물 수 있었던 걸 영광으로 생각하겠습니다. 오늘은 저도 술을 마셔야 겠습니다. 독한 거로.
부디, 제가 드린 한 잔의 글이 입맛에 맞으셨길 바라며 글을 줄이려 합니다.
언제고, 마지막이 온다면, 또 그 마지막이 그렇게 나쁘지 않고 후련하다면.
한 가게를 떠나보내던 중년의 바텐더처럼 인사를 전해보고 싶었습니다.
안녕-, 여러분-.
이라고.
다시, 새로운 글로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2023년 3월 01일, 조비본 올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