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귀자의 술은 특별합니다-124화 (124/175)

124잔. 이젠 한마디 해볼까.

1.

머리가 가벼워진 것만 같다.

상큼하게 시작되는 하루에 드는 첫 느낌은 바로 그것.

한동안 머리를 시름 앓게 했던 오만을 떨쳐낸 정환의 시작은 제법 가벼웠다.

회귀자라서. 또 남들이 겪지 않은 기사를 겪어서. 자신이 조금 특별할 거라, 또 자신이 해야 하는 일에는 선이 있을 거라.

홀로 가졌던 오만이 결국에는 부질없음을 이제야 알게 된 그였다.

‘내가 뭐라고….’

생각해본다면 이미 많은 일을 바꾸고 많은 일을 되돌렸던 그였다. 그중에는 결과를 장담할 수 없었던 일들 역시 다수.

그런 일들을 행하기 이전에는 한 번도 하지 않았던 고민을 이제야 떠올린 것 그 자체가 그에게는 오만처럼만 느껴져 스스로의 지난날이 조금은 부끄러워지던 때.

정환은 자신의 든든한 단골 바텐더를 만나 이렇게 정신도 차리고 다시 살아나게 되었다.

맑아진 머리로 시작하는 종로의 하루가 그는 싫지 않았다.

딸랑.

홀로 나와 준비를 마치고 여유를 만끽하던 그에게 일상이 시작되는 소리가 들려온다.

아직은 햇살이 밝아 시간이 이름을 나타내는 때에 들어선 이는 아실의 바텐더 윤수.

그리고 바로 이웃한 가게의 오너인 재훈이었다.

두 사람의 복장이 아직은 일할 준비를 끝낸 이들의 복장은 아니었다.

“일찍 나오셨네요, 정환 씨.”

“사장님. 언제 오셨어요? 준비는 다 되셨죠?”

이들은 아실에 앉을 생각도 하지 않고는 정환이 밖으로 나오길 기다렸다.

“네. 이것만 치우고요. 준비는 끝나셨데요?”

그러고 보니 한사람이 보이지 않는다. 이제는 이 종로에서 뺄 수 없는 한 사람, 믹솔로지스트 신주용.

늘 재훈과는 아삼육처럼 붙어 다니는 그가 오늘은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마치, 저기서 말하는 ‘준비’를 맡은 사람처럼.

“저희만 가면 될 거예요! 연희 씨랑 다른 분들은 도착해서 먼저 살펴보고 있어요. 얼른 가요!”

“그래요. 다 됐어요.”

정환은 간단히 있었던 자리를 정리한 후 얼른 이들을 따라 아실 밖으로 향했다.

외투를 챙겨 입어 조금은 갖춰 입은 듯한 정환.

이들의 발길은 아실의 대문을 벗어나 멀지 않은 곳에서 멈춰 설 수 있었다.

아실을 기준으로 ‘숲’과는 반대 방향에 있는 한 가게 앞이 이들의 목적지로 보였다.

“아. 오셨어요? 얼른 들어와요.”

코너를 도니 익숙하지 않은 한 가게가 일행을 맞이한다. 아직은 이른 시간임에도 분주해 보이는 가게의 모습.

이제야 새롭게 문을 여는, 주용의 가게였다. 주용은 어느새 밖까지 나와 이른 시간에도 축하를 위해 찾은 이들을 반기고 있다.

“오픈, 축하드려요. 주용 씨. 이건 작은 선물.”

“저도 여기 선물입니다!”

“이건 제 선물이구요.”

“뭘 이런 걸 준비하셨어요. 우리끼리.”

“이런 사이일수록 이런 걸 잘 챙겨야죠.”

“맞아요! 달아 놓으세요! 나중에 저도 챙겨 받을 거니까요!”

“앞으로 잘 부탁한다는 뜻입니다. 신 사장님.”

오늘은 주용의 가게가 공사를 끝내고 처음으로 문을 여는 날.

함께 가게를 기획하고, 또 준비하며 동고동락했던 이들이 잠시의 시간을 내 이곳에 축하를 전하러 왔다.

주용은 아직은 어색한 모습으로 축하를 받으며 어색한 칭호 역시 어색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가게가 독특하네요. 이건, 예전에 있던 가게의 간판을 그대로 쓰는 건가요?”

인사가 끝나자 가게 투어가 시작된다. 오가며 공사 중인 모습은 보았어도 완성된 모습은 처음인 이들.

제일 처음 이들의 시선이 닿은 곳은 다름 아닌 간판이다.

새로 단장한 가게의 간판이 조금은 어색하다.

“네. 이전에 있던 곳이 한약방이라서요. 한옥에, 한약방. 제가 열 가게랑은 딱이지 않나요? 마땅히 쓸 가게 이름이 없었는데, 정환 씨가 그대로 써보는 건 어떻냐고 제안을 해줘서요.”

주용은 만감이 교차하는 표정으로 간판을 보며 설명을 이어간다. 그의 시선이 닿은 간판에는 ‘봉황당 탕제원’이라는 이름이 조금은 촌스러운 폰트로 존재감을 나타내고 있다.

“사장님이요?”

“몇 년 전까지 여기서 탕제원을 운영하셨던 분이 있으시다고 들어서요. 딱히 준비한 이름이 없으면 이것도 어떨까 했죠. 제안만 드렸고 선택은 주용 씨가 하셨죠.”

“나름 어울리는 것도 같네요. 컨셉도 전통주를 이용한 칵테일을 파는 곳이니까요.”

“흠. 레트로? 그런 느낌인가요? 나쁘지 않네요.”

“봉황당이라는 이름도 입에 붙고요. 누구는 봉황당. 누구는 탕제원이라 부를 수도 있겠네요.”

지금이야 어색한 시도일 수는 있지만 몇 년이 지나면 이런 가게는 늘어나게 된다.

구옥을 개조해 새로운 스타일의 장사를 시작하며 예전의 간판을 그대로 쓰는 것.

이는 2010년대 후반부터 2020년대 초반까지 부는 레트로 붐에 얽혀 제법 많은 이들이 따라오는 스타일이 된다.

마침 새롭게 계약한 곳이 탕제원이라는 칵테일과 어색하게 비슷한 가게였고 마침 이곳을 맡을 이가 전통주를 베이스로 칵테일을 만들 바텐더였기에 더욱 어울리는 걸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전 주인께서 허락해주셔서 이렇게 쓸 수 있게 되었죠. 전 만족합니다. 탕제원이라는 느낌도 위트 있고요.”

“젊은 세대들을 겨냥한 만큼 나쁘지 않은 시도라고 봅니다. 요즘에야 잊혀지지 않는 상호가 또 먹히니까요.”

“자자. 들어가시죠. 보여드릴 게 간판만 있는 건 아닙니다.”

간판 구경이 끝나자 주용은 이들을 안으로 데리고 들어간다. 내부는 아실보다 조금 더 넓은 오래된 한옥.

마당이 거의 없는 거나 마찬가지라는 단점이 있었지만, 대문을 들어가는 순간 보이는 통창의 내부는 제법 멋들어진 모습이다.

“이야. 역시. 이런 백바는 진짜 여기 아니면 볼 수가 없을 거예요.”

바 테이블이 있는 방으로 들어서자 윤수가 크게 감탄하며 탄성을 내지른다.

진, 보드카, 위스키, 럼, 브랜디, 리큐르 등. 어느 바에서나 볼 수 있는 백바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 이들을 반겼다.

“바에서 백바를 보고 무슨 술인지 모르는 경우가 다 있네요. 허. 그동안 주용 씨랑 다니면서 공부를 많이 했다고 생각했는데….”

“저도요. 재훈 씨. 여긴 메뉴판을 찾아야겠는데요?”

바텐더가 바에서 백바를 보고는 술병의 정체를 가늠하지 못한다.

조금 역설적인 상황에서 허탈하게 웃어 보이는 재훈과 정환.

백바는 온통, 다양한 모양의 전통주 술병들로 가득한 모양새였다.

거기에 주용이 직접 담근 술과 여러 양주까지 곁들여지니, 이건 정말 이곳에서만 볼 수 있는 풍경임이 확실해 보였다.

“메뉴판이 따로 준비되어 있긴 합니다. 새로운 컨셉이니 손님들께 알려드려야 하는 것도 있으니까요.”

“그래요?”

“시그니처부터 제가 창작한 아이들까지. 자세한 설명과 특징을 작게 적어둔 메뉴판을 만들어 뒀어요. 물론, 클래식도 다룹니다.”

주용은 잔뜩 어깨를 넓게 벌리고는 자신의 가게를 설명하기 시작했다.

아직은 어색해도, 자신이 만든 공간에 진한 자부심이 묻어 있는 그였다.

“영업은 오늘부터 시작인가요?”

“그렇죠. 조금 있으면 일할 사람도 올 거고요.”

“새로 뽑으셨다는 분?”

“괜찮은 분이셨어요. 경력도 2년 정도 있으셨고. 아무래도 여기 골목에 몰리는 사람들이 있으니 혼자서는 무리일 거 같아서요.”

“잘하셨네요. 처음에도 몰리는 손님이 적지는 않을 겁니다. 개업발이라고도 하죠.”

“역시, 해보신 분은 다르네요. 많이 도와들 주십쇼. 선배님들!”

“저도 잘 부탁드립니다!”

“힘냅시다. 같이!”

간단한 인사와 사진, 그리고 응원을 끝으로 돌아가는 바텐더들.

몇 걸음 옮기지 않은 곳에서 이들이 갈라지며 각자의 가게로 이들의 걸음이 바뀐다.

윤수와 정환은 아실로, 재훈과 연희를 비롯한 다른 이들은 숲으로 돌아가는 모습.

아실 안으로 들어서던 정환은 그 광경이 싫지 않아 다시 고개를 내빼고는 한참을 지켜봤다.

‘이 골목에만…’

바텐더가 이제는 몇이나 된다. 주용과 새로 일할 사람까지 포함해 이제는 한 손으로 셀 수도 없을 정도.

‘숲’과 ‘아실’만이 있었을 때는 우연히 두 개의 가게가 같은 동네에 있는 거라며 치부할 수도 있었다.

허나, 이제는 조금 달라질 때.

언제까지나 뒤에서 ‘계획’으로 불렀던 그 바의 골목이. 바의 거리가.

가게가 3개가 되는 순간 현실이 되어 가는 것이다.

색, 컨셉, 실력 그리고 인지도까지. 이제는 전면에 저 단어를 내밀어도 모자람이 없는 지금.

정환은 무언가 생각이 스친 사람처럼 고개를 한번 끄덕이고는 아실 안으로 들어섰다.

새로운 골목의 하루는 그렇게 시작되었다.

2.

주용의 가게인 ‘봉황당 탕제원’이 문을 열고 며칠 후.

종로 바 골목의 중심인 아실에는 이 골목을 지탱하는 세 가게의 오너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아실의 정환과 숲의 재훈, 그리고 봉황당의 주용이 아실에 모여 차담을 나누고 있다.

한껏 멋을 내고는 찻잔을 드는 이들의 모습이 어색하다. 누가 본다면 개업 전의 시간이 아닌, 여가를 즐기는 시간이라 불러도 모자람이 없을 이들의 모습이었다.

“어떠세요? 새 가게. 힘들지 않나요?”

“말도 마세요. 이거, 직원으로 일하던 거랑 운영은 다르네요. 하나부터 열까지 신경이 안 쓰이는 곳이 없습니다. 힘들어요.”

“그래도 반응은 괜찮지 않나요? 벌써 다녀오셨다는 분들도 제법 있던데.”

“나쁘지 않은 정도죠. 아직은.”

“흠. 그렇죠. 이제 시작이니까.”

마치 기업체를 운영하는 젊은 사업가들처럼 빼입고는 현 상황을 논하는 이들.

솔직하게 평하자면 봉황당은 나쁘지 않은 반응을 얻고 있다. 그게 아직은 초반이라 섣불리 확언하기 부족해서 주용이 겸양할 뿐.

레트로를 기반으로 인테리어한 게 손님에게 제법 인상을 심어준 모양이다.

SNS가 한창 태동하던 이 시기에 어설프게 흘러나오는 구식 네온사인 간판이 있는 곳은 그야말로 사진 찍기 좋은 장소.

구식 간판에서 흘러나오는 초록빛 형광 네온사인이 젊은 층들 사이에서는 점점 명소로 입소문이 나는 중이다.

거기에 손맛까지 더해지니 누군들 이곳을 싫어하겠나.

아직은 아실과 숲에서 흘러나온 손님을 대상으로 인지도를 높여가는 중이지만, 나쁘지 않다는 말 정도는 모자람이 없는 상태일 것이다.

“앞으로 한 달은 처음과 비슷한 상황이 유지될 거 같습니다. 우선, 골목을 찾아주신 분들을 위주로 잡고. 그 후로는 봉황당만의 손님도 만들어야죠.”

“‘숲’도 딱 그랬습니다. 너무 서두르지 마시고 천천히. 그렇게 봉황당만의 색을 만들어 가시는 게 좋을 겁니다.”

“그런가요. 확실히 ‘숲’에서 배운 것들이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열심히 해야죠. 이렇게들 도와주셨으니.”

훈훈하게 오가는 차담 사이로 작은 정적이 찾아온다. 매일 보는 사이에 무슨 할 말이 그리 많겠나.

허나, 이런 정적을 기다리던 사람도 있었으니.

정환이 잠시 두 사람의 눈치를 보더니 이내 입을 연다.

“저어. 괜찮으시면 저도 전할 소식이 하나 있습니다.”

“말씀하시죠.”

“아직 약속까지는 시간이 조금 남았네요. 무슨 말씀을?”

두 사람은 아무렇지 않게 정환을 보며 시선을 보낸다. 딱히 더는 나올 무거운 말도 없을 이 시점.

가볍게 바라보던 그들에게.

“얼마 전에 드렸던 말씀, 기억들 하시나요?”

“얼마 전이라면?”

“얼마 전에 일들이 하도 많아서요. 정확히 뭘 말씀하시는 거죠?”

“그레인 호텔에서 제안을 받았다는 이야기요.”

“아.”

“대회. 맞죠?”

정환은 일전에 들려줬던 그 이야기를 꺼내온다. 월드 클래스 대회와 관련된 그 말을.

“나가볼 생각입니다.”

담백하게. 또 다른 미사여구나 뜸을 들이는 시간도 없이. 정환은 그대로 자신이 결론 지은 생각을 이들에게 들려준다.

고개를 끄덕이며 듣는 두 사람이 결국은 그럴 줄 알았다는 표정이다.

“역시 그렇게 되는 건가요.”

“좋은 기회죠. 일이 더 복잡해지기 전에 씬에 이 골목을 각인시킬 수도 있고요. 손님들 반응과 미디어의 관심도 중요하지만 결국은 바씬에서 인정받지 못한 바는 오래 가지 못하니까요.”

잔을 내려두며 고개를 끄덕이는 두 사람 역시 이 문제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해본 모습이다.

정환과는 결이 조금 다른 고민이었겠지만.

“큰 의미는 두지 않으려고 합니다. 결과도, 또 어떻게 흘러갈지도 정해진 건 없으니까요. 조금…, 오만한 생각도 있었지만, 이제는 지웠구요. 오히려 오만했던 생각을 덜어낸 지금이 아니면 안 될 거 같아서요. 결과는 당연히 모르지만, 최선을 다해볼 생각입니다.”

자세한 설명은 없다. 어떤 오만함이 있었는지. 또 그걸 어떻게 극복했는지도.

다만, 전해지는 건 당찬 포부와 짙은 결심.

최선을 다해볼 생각이란 말에서 조금은 오싹한 생각이 들어 만만치 않은 대회가 될 것 같은 두 사람이었다.

“좋은 결과가 있을 겁니다.”

“응원하겠습니다. 좋은 결과도 있을 거구요.”

재훈과 주용 역시 한 번쯤은 도전해볼 실력을 가진 이들이다. 허나, 한 가게를 이제야 막 문을 연 입장에서 대회란 이름 아래 신경을 분산하기에는 몸이 모자라다.

이들은 아쉬움도 응원에 섞어 정환의 걸음에 보태보려 한다.

“후회 없이. 또, 반성한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하고 오겠습니다. 두 분께는 먼저 말씀들을 드려야 할 거 같아서요.”

“다른 분들은 뭐라고 하시던가요?”

“윤수 씨는 유달리 들뜬 모습이고 형들은 열심히들 하라고 하시죠. 김태현 교수님은 벌써 계산기부터 두드리십니다.”

“마스터는요?”

한국 우승으로는 어림도 없습니다.

명진의 반응을 묻는 재훈의 말에 정환이 알 수 없는 웃음을 지어본다.

세계 대회 우승을 해오라는 부담 주는 말처럼 보이지만. 누구보다 든든한 응원이었음을 모르는 정환은 아니었다.

“응원해 주셨습니다.”

아직은.

아직은 저 말을 꺼낼 때가 아니라.

오만을 털어낸 정환은 그저 그렇게 말을 갈무리하고는 다시금 찻잔을 들었다.

이제는 오만과 자신감을 확실히 구분할 수 있는 그였다.

“예선 접수는 하셨나요?”

“이제 해야죠. 아직 기간은 여유로워요.”

“본선부터는 가게를 비워야 할 수도 있을 텐데요.”

“저희한테 맡기시죠. 윤수 씨도 있지만, 돌아가며 사람을 보내겠습니다.”

“그렇게 해주시면 정말 감사하죠.”

직업 단위의 이들이 모여 하나의 단체를 구성하면 이를 길드(Guild)라 부른다.

바텐더는 세상 어느 직업보다 견고한 길드를 갖춘 곳.

미국 서부 시대에는 바텐더를 쏘면 세상 어느 바에도 출입하지 못한다는 암묵적인 룰까지 있었을 정도였으니, 이들의 견고함은 더는 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이번에도 견고한 이들의 길드가. 새로운 도전을 응원한다.

하나의 주제가 끝나자 많은 생각이 이 셋을 스치고 간다. 앞으로 있을 일, 결과에 대한 예상, 또 결과에 따른 파급력까지.

그렇게 각자가 잠시 생각에 빠져 있을 때.

딸랑.

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누군가 아실에 들어선다. 셋은 동시에 자리에서 일어나 들어선 이에게 인사를 건넸다.

깔끔한 차림에 커다란 가방. 그리고 밝은 표정의 여성이 아실로 들어섰다.

아직은 해가 밝은 조금 이른 시간.

아실을 찾은 이는.

“오랜만이에요. 사장님. 카이칸 피즈. 그거 한잔 마시면서 시작할까요?”

정환을 취재했던 잡지사의 주민경 에디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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