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잔. 믹솔로지스트.
2.
“고구마 소주, 사과 증류주, 그리고 오미자 술에 소나무 술까지. 나머지는 일단 됐고, 우선 이렇게만 사서 가볼까요?”
“넵. 차에 전부 실어둬도 되겠죠?”
“그럼요. 날씨가 선선해서 크게 상관은 없을 거예요.”
공동체로 조성된 양조장을 한 바퀴 전부 돌아본 정환. 정환은 여기서 맛봤던 술 중 칵테일에 쓸만한 술을 신중히 골라 이를 차에 실었다.
전통주 그 자체의 맛으로만 평가한 건 아니다. 바텐더로서 철저히 맛을 계산해 다른 술과 조화를 생각해 골라낸 술이 딱 이 정도.
수많은 술 중에서도 이 정도면 많이 찾은 거라. 정환은 그렇게 평가하며 주차장으로 나섰다.
전통주를 베이스로 칵테일을 만든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닌 것 같다.
술은 그 자체로 완성된 하나의 완제품으로 여겼던 게 전통을 시작한 시절의 개념일 터.
그런 개념에 맞춰 여러 향을 첨향하거나 그 자체의 맛을 강하게 만들었다는 게 맛에서 직접적으로 느껴졌기 때문이다.
하나의 술이 너무 다양한 맛을 품고 있다면 이는 칵테일의 재료로 적합하지 않다.
개인의 개성이 너무 강해도 이는 마찬가지.
물론, 답을 찾자면. 또 굳이 어울리는 맛을 찾자면. 수많은 주류 중에 페어를 찾지 못할 것도 없겠지만, 이는 억지스러운 느낌을 줄 수도 있다.
최대한 그런 느낌을 줄이는 맛을 찾으려 하니, 여간 생각이 복잡해지는 게 아닐 수 없다.
타악.
양쪽으로 열렸던 차 문이 닫히고는 두 바텐더가 차로 들어섰다. 그리고 드르르륵. 소리를 내며 걸리는 늙은 차의 시동.
윤수는 그대로 차를 출발하려다 잠시 옆을 돌아본다.
아니나 다를까. 옆에서는 빤한 정환의 시선이 윤수의 뺨을 훑는다. 윤수를 바라보는 정환의 눈에는 무언가 간절한 눈빛이 아려있다.
“……?”
“아직…조금 이른 거 같은데….”
“…….”
무슨 말인지는 안다. 아마 어딘가 한 곳을 더 가고 싶은 거겠지.
“아래로 쭈욱 내려가면 나오는 굴다리가 하나. 그 굴다리 길 따라서 쭉 다시 올라가면 나오는 합판으로 지은 가건물! 거기 가보자는 거죠?”
윤수는 정환의 의도를 모르지 않아, 그대로 숨은 뜻을 찾아냈다.
정환은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은근한 눈빛을 보낸다. 어디까지나 오늘은 윤수가 호의로 따라와 준 상황.
여기서 정환은 당당히 한 곳 더 가자! 라며 강요할 그런 사장은 아니었다.
“가요. 그럼. 뭐 어려운 일이라구요.”
다행히 윤수가 쉽게 정환의 간절함을 받아준다. 뭐, 바로 앞이 아닌가. 그리 멀지도 않고, 또 윤수 역시 그곳에 대한 흥미는 있었다.
“고마워요. 윤수 씨. 최고!”
“아뇨. 저도 궁금하기도 해서요. 뭘까요. 왜 바텐더라는 사람이 여기까지 와서 술을 만들고 있는 걸까요?”
“글쎄요. 저도 감이 안 잡혀서요. 가서, 한 번 만나보면 알겠죠?”
“바텐더가 만드는 술이라. 저도 재밌을 거 같아요.”
와아아앙.
차는 둔탁한 소리를 내며 작은 시골길을 달렸다. 자그마한 굴다리 밑을 지나 다시 언덕을 올라. 그렇게 조금을 달려가니 나오는 합판으로 지어진 가건물.
간단한 건물일까. 그런 생각도 했지만, 생각보다 본격적으로 지어진 것 같은 외관이 보인다.
윤수는 그런 건물 앞에 차를 세워두고는 다시금 시동을 끈다.
탁. 탁.
차 문이 차례로 닫히고는 정환이 마당에 들어섰다. 딱히 특색은 없어 보이는 외관.
하지만, 차에서 내려 이내 건물로 조금 다가서니 향긋한 향기가 불어와 정환의 코를 간지럽히고 갔다.
달콤한 향이다. 거기에 더해지는 온기까지. 마치, 밥을 짓는 것처럼 포근한 향.
정환은 그런 향을 천천히 음미하며 공장의 대문으로 다가섰다. 공장식 건물답게, 유독 큰 대문이 정환을 막아섰다.
탕탕탕.
살짝 쳤는데도 제법 큰 소리가 들린다. 울리는 내부의 소리. 저 멀리서 누군가 저벅거리며 걸어오는 소리도 들리더니.
끼이이이익.
이내 둔탁한 소리와 함께 대문이 열렸다.
“안녕하세요. 여기, 술 빚는 분이 계신다고 해서요.”
정환은 최대한 밝은 미소를 얼굴에 지으며 열리는 문틈으로 인사를 건넸다.
그리고 들려오는 답은.
“어? 차…정환 씨?”
정환을 알아보는 말이었다.
3.
툭.
“드시죠. 둥굴레찹니다.”
찻잔이 테이블에 놓이며 정환과 윤수를 반긴다. 이를 내어온 이는 조금 전 문을 열며 정환을 알아본 사람.
그는 아래위로 작업복을 걸치고 목에는 수건까지 둘러 제법 본격적으로 일하고 있는 사람처럼 보였다.
“이야. 이 시골에서 티비에 나오는 사람을 만나다니, 이것 참 신기하네요. 전 신주용이라고 합니다.”
“차정환입니다.”
“장윤수!입니다.”
방송에서 정환을 봤다던 그는 스스럼없이 다가와 밝은 인사를 전한다.
같은 업계에, 또 요즘 미디어를 타 한창 관심을 받았던 정환을 그가 알아보는 것도 이상한 건 아니었다.
“방송은 잠시 나온 건데 바로 알아보시는군요.”
“알아볼 수밖에요. 블루 블레이저! 크흐! 우리나라 방송에서 그걸 볼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멋지셨습니다. 클래식하고.”
“방송이라 과장된 게 조금은 있습니다.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손님 외에는 이렇게 알아보는 사람을 만난 건 처음이다. 정환은 처음 하는 경험에 어색함을 감추지 못한다.
“그래서, 그. 전통주 베이스의 칵테일을 연구하신다고요?”
“이제야 겨우 시도만 해보는 중입니다. 마침, 여기 아래에 공동체에 술을 보러 갔더니 여길 추천하셔서요. ‘바텐더’가 있다고.”
씨익.
바텐더를 찾아왔다는 정환의 말에 사내는 무언가 장난기 가득한 모습으로 입꼬리를 올렸다.
바텐더가 아닌 걸까. 그가 지은 웃음이 왜인지 그렇게 말하는 것 같이 보였다.
“바텐더라…. 정확히는 ‘믹솔로지스트’입니다. 바텐더는 영감님들이 저 말을 너무 어려워하셔서 대충 둘러댔던 말이죠. 파리에서 재료학을 공부하고 한국에 들어온 건 2년 정도 되었습니다. 요즘은 술을 빚어서 먹고 살고 있죠.”
아니나 다를까. 그는 자신이 바텐더가 아닌 믹솔로지스트란 소개를 덧붙였다.
정환은 같은 업계에 비슷한 모습으로 몸담고 있는 저 믹솔로지스트란 말을 모르지 않았다.
말이야 어려워 보이고 요즘은 혼합해서도 많이 쓰이는 추세다. 바텐더라는 말 속에 사회적으로 부정적인 인식이 깔려있어 바텐더가 먼저 나서서 자신을 믹솔로지스트라 부르기도 하는 게 요즘의 현실.
허나, 정환은.
저 두 개념이 완전히 다른 것임을 모르지 않았다.
구별하는 건 생각보다 간단하다. 바텐더에게서 가장 소중한 것. 다른 모든 걸 내버려 둔 채 그걸 지운다면.
이는 곧 믹솔로지스트가 된다.
아니, 지운다는 말은 조금 어감이 이상할지도 모른다. 지운다는 말보단, 중점을 옮긴다는 말이 어울릴 터.
믹솔로지스트는, 다른 무엇보다 ‘술’ 그 자체에 더 집중하며 새로운 칵테일을 개발하고 또 그 맛을 발전시키는 일을 하는 사람을 말했다.
즉, 바텐더가 중점을 손님에게서 술로 옮기면. 이는 믹솔로지스트가 된다.
“뭐. 요즘은 바텐더랑 같이 쓰는 말이기도 하지만, 아는 사람을 만나면 꼭 따로 말해보긴 합니다.”
“확연히 다른 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자부심이 느껴져, 더 멋져 보이십니다.”
“그렇습니까? 하하. 감사합니다. 영광이군요. 티비에까지 나오신 분께 이런 말을 다 듣고.”
신주용이라는 사내는 바텐더처럼 붙임성 좋게 함박웃음을 지으며 정환을 반겼다.
바텐더가 아니어도 바씬에는 발을 걸친 이들이 믹솔로지스트. 바씬이 좁다는 말은 여기에도 적용되듯 그는 아무런 경계심이 없어 보였다.
“그럼, 여기서는 메뉴 연구와 주조까지 함께 하시는 건가요? 올라오면서 보니 아래에는 증류기가 있던데요.”
주인장의 호의적인 태도 아래에서 정환이 얼른 본론을 물어간다. 여기서 뭐하냐는 말.
2층에 있는 사무실로 올라오며 바라본 공장 안은 증류기와 발효통 등 여러 도구가 있어 한눈에 봐도 술을 빚는 곳으로 보일 뿐이었다.
“네. 맞습니다. 현재는 증류식 소주를 만들고 있습니다. 뭐, 여러 전통주를 맛봤지만, 딱히 칵테일 재료로 쓰일 녀석이 많지는 않아서요. 직접 만들어 볼까, 하다가 여기까지 오게 되었네요. 허허.”
“확실히 전통주를 베이스로 하는 게 쉽지는 않아 보였습니다. 저도 아직은 딱히 떠오르는 게 없더라구요. 어쩌면 만드시는 게 답일 수도 있죠.”
“제대로 보셨네요. 쉽지가 않아요, 이게. 전통주라는 애들이 애초에 개성이 워낙 강한 녀석들이 많아서 말이죠.”
“첨향이 많더군요. 깔끔하게 떨어지지 않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오. 거기까지 보셨군요. 역시! 이게 우리 조상님들이 미식가라서 그래요. 다들 하나의 맛으로 만족을 못 하시니까! 이거 넣고 저거 넣고. 약소주라고 아세요?”
“약…소주요?”
“아니지. 아니지. 이렇게 이야기만으로 하면 모르실 수도 있지.”
오랜만에 말이 통하는 상대를 만나서일까. 주용은 신이나 몸을 방방 뛰며 설명을 이어갔다.
칵테일이라는 걸 다루는 비슷한 직업인 만큼, 정환과 그의 시선이 제법 닮아 있었다.
‘이야. 무슨 소린지 하나도 모르겠다.’
옆에 앉아서 차를 홀짝이는 윤수만이 홀로 외로운 지금이다.
“자. 차는 잠시 두시고, 한 번 둘러 보시지 않을래요? 아래에는 아마 보면 좋아하실 것들이 많을 겁니다. 연구실은 더 좋아하실 거구요.”
“그래도 되는 건가요? 공동체는 보안이 철저하던데….”
“그럼요. 거기랑은 또 달라요. 이건 뭐 보신다고 하루 이틀 만에 따라 하실 수 있는 것도 아니라서요. 자, 가시죠. 제가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이건 생각지 못한 행운이다. 정환은 졸지에 직접 술을 만드는 사람에게 안내까지 받으며 증류소를 돌아볼 기회까지 얻었다.
염치는 조금 없어 보여도 다시 못 올 기회지 않나. 그런 생각에 정환은 못 이기는 척 얼른 몸을 일으켰다.
윤수 역시 정환의 뒤에서 쪼르르 걸음을 함께 했다.
텅. 텅.
철판으로 대충 이어 붙인 계단을 타고 세 사람이 아래로 내려갔다.
1층은 여러 칸막이로 방이 나뉘어 있어, 저마다 제 역할이 달라 보였다.
계단을 내려가자 아까 불어오던 향기가 다시금 코를 간지럽힌다.
정환은 이 향의 정체를 모르지 않았다.
“쌀을 쪄서 직접 누룩을 만드시는군요. 달큰한 향이 좋네요.”
“그게 전통이니까요. 술 빚는 집에서는 늘 나는 향기죠.”
“요즘은 화학 효모로 대체하는 곳도 많지 않나요?”
“아. 그럼 훨씬 쉽기는 합니다. 요즘은 화학이라고 해도 맛이 나쁘지 않고요. 그래도 미세한 차이는 있습니다. 거기서 맛이 갈라지는 거죠.”
하나를 물어도 나오는 답이 풍부하다. 제대로 공부한 것 같은 주용의 모습.
정환은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는 걸 느끼며 귀를 기울이는 중이다.
“자. 구역이 나뉘어 있죠? 이게 재료별로 구역을 분리해 둔 거라서요. 여기는 이제 흔히들 아시는 쌀 소주. 대표적인 전통 소주가 이쪽에 해당합니다. 이건, 많이 보셨을 테니, 넘어가시죠.”
주용은 마치 스코틀랜드의 위스키 증류소를 투어하듯 정환과 윤수를 데리고 자신의 공장을 누볐다.
그리 크지 않은 크기지만, 제법 잘 나뉘어 있어 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여긴 저장실입니다. 전통 방식은 옹기가 맞지만, 요즘은 오크통에 저장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아직 내보일 정도는 아니지만, 저도 분명 해보고 있죠. 나쁘지 않을 겁니다. 한 10년? 그 뒤에는요.”
말에서 나오는 단위가 제법 크다. 술을 빚는 건 시간과의 사투라는 누군가의 말처럼.
이들이 다루는 시간은 다르게 흘러가는 것만 같다.
“이건 수수소주라는 겁니다. 문배술. 들어보셨나요? 그게 대표적인 수수소주죠.”
“아뇨…. 제가 전통주 쪽은 약한 편이라.”
“2000년 남북 정상회담에 쓰인 술이 문배술입니다. 기원이 북쪽이거든요.”
“문배면 야생 돌배로 알고 있습니다. 그걸 첨가한 건가요?”
“그건 아닙니다. 재료에는 과일이 전혀 안 들어갑니다. 그래도 입에 머금으면 그런 맛이 난다고 해서 이런 이름이죠.”
“이야. 신기하네요.”
“마침, 여기 참고용으로 가져다 둔 한 병이 있네요. 제가 빚은 건 아니지만 한 번 드셔보시죠. 명인이 빚은 거라, 더 맛있을 겁니다.”
주용은 옆에 놓인 문배술을 꺼내 이를 정환에게 권한다. 한잔 마셔보고는 이내 놀라는 표정을 짓는 정환.
구수한 향이 깔리면서도 혀에는 묵직하게 내려앉는 술맛이 나쁘지 않다.
과일향은 아니어도 나름 시큼한 향도 있었고.
“괜찮네요. 바디감도 적당히 있고 고집도 그렇게 강하진 않습니다.”
“그렇죠? 그나마 이 녀석이 제일 덜한 편입니다. 시럽 조금 넣고 라임이나 레몬즙. 딱 이렇게 넣어서 흔들면 아마 최선일 겁니다. 탄산을 더해도 좋을 거고요.”
“쿨러 스타일인가요?”
“그렇죠. 역시, 바텐더시라 말씀이 잘 통하네요.”
주용은 마치 한동안 대화를 못 나눠본 사람처럼 정환과 나누는 대화를 즐겨간다.
술이 좋아 이렇게 지내고는 있어도, 원래는 사람을 좋아하는 사람. 그게 그의 본모습처럼 보였다.
“자. 아까 말씀드린 약소주가 이런 녀석들입니다. 연구실에서 보여드리겠지만, 감홍로. 흔히들 아는 그런 술이 이제 약소주죠. 혹시, 비슷한 게 떠오르진 않으신가요?”
“인퓨징…. 인퓨징이군요!”
정환은 주용이 보여준 여러 술 단지를 들여다보며 인퓨징이란 말을 꺼냈다.
진, 보드카 등 증류한 원액에 여러 재료를 담가 맛을 첨가하는 것이 인퓨징으로 이걸 우리말로 하면.
“담금주라고도 하죠. 물론, 증류식 소주에 기반해야 약소주라 불리지만요.”
제법 간단해지기도 했다.
“이강주, 죽력고, 감홍로. 조선 3대 명주로 뽑히는 녀석들이 전부 이 약소주입니다. 아시겠지만…, 이것들 역시 자체로 맛있는 술이기에 칵테일 재료로 굳이 쓸 필요는…. 네. 그래도 방식만 따오면 활용은 무궁무진합니다.”
“지금 하시는 방식처럼, 직접 인퓨징을 하는 걸 말씀하시는군요.”
“직접 증류한 소주에 복분자, 둥굴레, 꽃, 매실, 여주 등등. 여러 재료를 넣어 인퓨징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이건, 다음에 조금 더 숙성된 후에 맛보여 드리죠.”
‘다음’이란 말이 무척 마음에 든다. 정환은 그런 생각에 웃으며 주용을 따라 이제는 연구실이라 적힌 곳 앞으로 나아갔다.
“연구실은 뭐죠?”
조용히 이들의 뒤를 따라 걷던 윤수가 간만에 존재감을 뽐낸다. 차를 가져와 술을 들지 못하는 윤수는 조금 심심한 참이다.
“아마, 두 분께서 제일 좋아하실 공간일 겁니다.”
윤수의 물음에 나오는 답이 두 사람의 기대치를 높여둔다. 또 어떤 걸 보여주려는 걸까.
오늘 본격적으로 전통주를 배워감에 기대감이 잔뜩 올라간 두 사람.
끼이이익.
하는 소리를 내며 문이 열리자 두 사람은 익숙한 공간을 마주한다.
“이건….”
“어, 여긴…?”
술병이 가득 들어찬 벽장과 하나의 기다란 테이블이 놓인 연구실은.
“‘바’…?”
마치, ‘바’와 닮은 공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