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잔. 같은 것.
9.
“그게 무슨 소리인가···? 사제락이라니?”
“설마···, 그럼 이게 마지막 사제락란 뜻인가?”
바텐더의 말이 떨어지자, 두 손님은 크게 반응하며 몸을 앞으로 기울였다.
그들은 자신이 들은 말을 제법 크게 받아들이는 모양이다.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차라리 아직 맛을 보지 못한 다른 칵테일이었다면 쉽게 포기할 수도 있는 일.
허나, 이들은 조금 전 저 바텐더가 만든 사제락이라는 최상의 맛에서 아직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는 중이었다.
“그런 뜻은 아닙니다. 그저 제가 만들어 드리지 않을 사제락은···두 분이 각자 마시고 있는 잔. 즉, 두 분이 다음에 마실 거라 예상하셨던 그 잔이 되겠죠.”
!!!
“그 말은···?”
“허어, 설마?”
“네. 지동철 교수님께는 위스키 사제락을, 김태현 교수님께는 브랜디 사제락을 드리지 않을 겁니다.”
단호하게, 그리고 강경하게. 바텐더가 나이에 맞지 않는 태도로 말을 뱉었다.
그의 태도가 제법 반듯해, 허투루 하는 말은 아닌 게 분명했다.
“······.”
“······.”
이제야 사태가 파악되는 두 손님. 둘은 눈을 몇 번 껌뻑이고는 고개를 잠시 이리저리 돌리며 생각을 정리했다.
그리고 그런 생각이 끝나자, 서로의 잔을 향해 시선을 보내는 둘.
지동철 교수의 눈에는 위스키 사제락이, 김태현 교수의 눈에는 브랜디 사제락이 들어온다.
자신들이 기대하며 또 갈망하던, 그 칵테일이.
사제락이라는 칵테일이 그렇게 자주 찾는 칵테일은 아니다. 다만, 지금 이걸 포기하기에는.
방금 마신 잔이 너무나 매력적이었기에. 둘은 또 다른 저 잔이 궁금해 미칠 뿐이다.
‘위스키가 들어간 사제락···’
‘파스티스가 아닌 압생트의 향은···’
그저 그런 잔이었다면 아쉽다며 한숨 한 번 내어 쉬고 포기할 수 있을지 모른다.
허나, 그 잔을 만든 바텐더의 실력이 어떠한가.
그는 단 한 잔으로 이 두 교수를 이곳까지 끌어모았으며 이들은 오로지 그 한 잔을 위해 넉 달이라는 시간을 견뎠다.
그런 이들에게 포상처럼 주어졌던 사제락이라는 칵테일.
‘마시고 싶다!’
‘사제락!’
그냥 넘어갔다면 몰라도 이렇게 제약까지 걸리니, 술에는 진심인 두 사람의 머릿속은 이미 저 사제락으로 가득 찬 지 오래였다.
씨익.
그런 둘을 바라보는 바텐더의 입이 올라간다. 만족스러운 표정의 바텐더.
그의 계략이 제대로 들어맞는 순간이다.
‘칵테일은 못 참는 사람들이지.’
칵테일이라면 사족을 못 쓰는 둘에게, 제법 가혹한 제약이 내려졌다.
서로가 뱉었던 찬사는 서로에게 부러움으로 바뀌었을 것이다.
“···오늘은 특별한 날이니 다음부터 그렇게 하는 건 어떤가?”
“그, 그렇지. 오늘은 아르센이 대접하는 날이지 않나? 제약은 다음부터로···”
제약이 너무 가혹해서였을까. 두 교수는 슬쩍 상황을 모면하려 이런저런 논리를 가져와 본다.
어떻게든 상황을 빠져나가고 싶은 둘.
하지만.
“바에서 한 약속입니다. 제가 직접 주관한 내기였고요. 바텐더가 손님 앞에서 한 입으로 두말할 수는 없죠.”
“······.”
바텐더의 단호한 거절이 이들을 막아선다.
이들이 바텐더의 앞에서 내기에 참가했던 이유는 여러 가지였다. 그중 하나는 이런 바의 바텐더라면 절대 손님 앞에서 꼼수 같은 걸 쓰지 않을 거란 믿음도 있었을 터.
그런 믿음이 이번에는 반대로 자신들의 발목을 옭아 묶는다.
“···독한 바텐더였군.”
“독해도 아주 독하지···. 뛰어난 게 실력만은 아니었어.”
“자네 대학에서는 사람을 어떻게 가르치는 건가?”
“흥. 내가 가르친 거라면 억울하지라도 않지···.”
앓는 소리를 해보는 두 중년인. 그럼에도 바텐더는.
“죄송합니다만. 손님께 뱉은 말을 거둘 수는 없습니다.”
여전히 단호하다.
“···원리 원칙이라 이건가.”
“그런 바텐더를 싫어하는 건 아니지만···”
그게 나와 관련된 때에는 조금 유해도 되지 않나. 그런 생각마저 하는 두 사람이다.
“바 안에서 바 테이블 위까지. 바텐더는 말, 술, 그리고 행동까지 모든 걸 책임져야 합니다. 죄송합니다.”
정환은 단호하고 절도있는 모습으로 고개를 숙이며 재차 교수들의 말을 반려한다.
“······.”
두 번이나 거절당하니 어쩔 수가 있나. 내기에서 지고, 또 조건을 풀어달라 매달리고.
이런 모습을 더는 보여줄 수 없는 교수들은 그저 지금 앞에 놓인 남은 잔을 들며 씁쓸함을 달랜다.
그렇게, 김태현 교수가 자신의 앞에 놓인 위스키 사제락을 들며 입가를 가릴 때.
- 바 안에서 바 테이블 위까지···
‘!!’
그의 머릿속에 조금 전 바텐더가 뱉은 말이 빛처럼 스치고 간다.
- 휙!
고개를 들어 큰 눈으로 정환을 바라보는 김태현 교수. 정환은 애써 그와 눈을 마주치진 않았지만, 짙은 미소가 담긴 얼굴을 보여준다.
‘설마···?’
그리고 다시금 천천히 옆으로 돌아가는 김태현 교수의 고개.
그의 고개가 자신의 왼쪽으로 앉은 한 남루한 복장의 중년인에게 닿는다.
그의 시선이 닿은 곳에 앉은 중년인 역시.
천천히, 그리고 조금은 큰 눈을 하고는 김태현 교수를 보고 있다.
‘설마···?’
그 역시 바텐더의 말 속에 숨은 뜻을 찾은 듯 찝찝함을 가득 품은 표정으로 김태현 교수를 바라봤다.
둘은.
자신들에게 사제락을 건네고, 또 이런 제약을 건 바텐더의 의도를 이제는 아는 것처럼 보였다.
그래,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서로에 대한 경쟁심과 졌다는 사실이 눈을 가리지 않았다면 진즉에 알아차렸을 수도 있는 일.
오센틱 바의, 그것도 제법 고상한 바텐더는.
절대 의미 없는 잔을 손님에게 먼저 권하지 않는다는 것을 말이다.
- 꿀꺽.
지동철과 김태현의 눈빛이 가운데서 마주친다. 둘은 눈빛으로 무슨 말을 하는 걸까.
아마, 바텐더가 전하려던 말을 이해한 이들은 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내게 만들어 주진 않지만···’
‘저치에게는 만들어 주는 잔···’
‘그리고 바 안에서 바 테이블 위까지만.’
‘그렇다면 바 테이블을 떠난 뒤라면?’
생각과 함께 뒤엉켜 가는 두 사람의 눈빛. 둘의 욕망이 하나의 결론에 닿는다.
차마 먼저 말을 뱉고 싶지 않은 하나의 결론,
- 서로의 잔을 바꿔 마신다면, 둘은 다른 사제락을 마실 수 있다!
는 그 결론에 말이다.
죽어도 하기 싫은 일이다. 다른 이들과 대작(對酌)하는 건 몰라도 9년, 10년을 자존심 싸움을 벌이던 이와 잔까지 바꿔가며 대작이라니.
거기에 저 조건이 충족되려면, 사제락을 마시기 위해서는 늘 둘이 함께여야 한다는 말이 아닌가.
오늘처럼 우연이 아니었다면, 딱히 만나지도 않았을 사이가 두 사람의 사이였다.
바텐더는 그런 모든 사정을 알면서도 둘에게 이런 가혹한 과제를 던져준 걸까.
아니, 다 떠나서 두 사람은 과연 그 모든 사정을 배경에 두고 잔을 바꿀 수가 있기는 한 걸까.
누군가 이를 지켜보고 상황을 모두 알고 있다면 이는 바텐더의 무리수라. 둘의 사이는 그렇게 회복될 수 없는 거라.
그렇게 생각하며 고개를 절레 저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 스윽.
- 덜덜.
감정이 가득 담겨 덜덜 떨리는 한 사람의 손이 옆으로 올라간다.
그리고 그와 마주하듯 올라가는 반대쪽 사람의 손.
- 스윽.
- 덜덜.
반대편에서 손을 올리는 이 역시 감정이 꾹꾹 담긴 듯 손을 조금 떨고 있다.
들어 올린 이들의 손끝에는.
‘사제락’이라 불리는 칵테일 한 잔이 들려있다.
반쯤 비워졌지만, 여전히 향을 뿜는 사제락이 말이다.
‘교, 교수님들···?’
이를 지켜보던 다른 바텐더들은 정환의 의도대로 흘러가는 상황에 당황을 감추지 못한다.
슬며시 훔쳐보던 그들의 시선이 노골적인 구경으로 변할 즈음.
잔을 들어 올린 두 손님 앞의 바텐더만이 의미심장하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모든 게 자신의 생각대로 흘러갔다는 표정이다.
‘술 앞에서는 어쩔 수 없는 사람들이지.’
애초에 둘이 이곳까지 온 이유가 무엇인가. 이들은 칵테일, 즉 바텐더가 만들어 내는 한 잔을 위해 이곳, 바라는 곳에 앉은 이들이다.
정말 상대가 너무도 싫고 다시는 상종하기 싫다면 진즉에 자리를 떴어야 하는 게 당연한 상식.
이들이 이곳에 앉아 싸웠다는 것부터, 이들에게는 자존심과 경쟁보다 앞서는 무언가 다른 하나의 가치가 있다는 뜻이다.
한 사람은 칵테일의 맛을 보고 규정까지 어겨가며 시험장을 뛰쳐나온 사람이고, 다른 한 사람은 칵테일을 마시고 평소 가깝게 지내지도 않던 학생을 찾아온 사람이다.
이 둘에게 무엇보다 우선하는 건 항상.
정환이 만든 맛있는 술이란 뜻이다.
정환은 그런 둘의 내심에 감춰진 욕망을 그대로 꿰뚫어 봤다.
둘이 끝까지 싸우면서 바에 끝까지 앉아 있는 것도, 또 바텐더의 억지스러운 내기에 참여하면서까지 잔을 드는 것도.
둘은 결국, 바에서 마시는 이 한 잔을 포기하지 못했기 때문이란 것을.
정환은 바텐더로서 그런 이들의 심리를 교묘히 이용했다. 숨기거나 속인 건 아니다. 그저 이들의 욕망을 살살 건드리며 미끼를 던졌을 뿐.
그리고 그런 미끼에, 이들은 당당히 걸려든 것뿐이다.
“화해···따위라 생각하지 말았으면 하네.”
“나 역시 마찬가지. 아직도 내 말은 맞고 자네 말은 틀렸으니.”
둘은 올린 손을 서로를 향해 내밀며 퉁명스러운 말을 주고받는다.
그리고 교차하듯 서로의 옆에 놓이는 두 개의 잔.
사제락과 사제락이 자리를 바꿔 다른 주인을 맞이한다.
김태현 교수의 앞에는 브랜디 사제락이, 지동철 교수의 앞에는 위스키 사제락이 자리했다.
둘은 한 번 더 시가 연기를 내뿜고는 그대로 잔을 들이켰다.
그토록 기대하며 갈망하던, 그리고 자존심까지 한 수 접어가며 손에 넣은 그 잔을.
- 호르르륵.
잔은 여전히 부드럽게 이들의 입안을 적시고 목으로 향한다. 독한 맛에 타오르듯 이글거리는 식도의 촉감이 나쁘지 않다.
“하아.”
“후우.”
그리고 퍼지는 이들의 마지막 감탄사.
“하, 바뀐 레시피가 왜 위스키인지 이제야 알겠군. 최고의 조합이야. 브랜디가 아니라 위스키라도 이런 맛이 나다니···!”
“음, 브랜디 사제락이라. 올드하면서도 전혀 요즘 맛에 밀리지 않는 맛이군. 과연···!”
둘은 바꾼 잔을 비우고는 새로운 감상을 들려준다. 그들의 말이 향하는 곳에는 이런 우스꽝스러운 광경을 만든 바텐더가 자리하고 있다.
“크흡. 뭐···, 이제 만족하는가?”
“헙헙. 처음부터 이럴 작정이었겠지.”
둘은 서로를 보지 않고 아무런 대화도 나누지 않는다. 상황이 부끄러운 듯 그저 바텐더만 바라보며 말하는 그들.
바텐더는 그들을 향해 시침을 뚝 떼어본다.
“그저 두 분께 적절한 잔을 드렸을 뿐입니다. 마침 내기에 이겼다는 사실이 떠오르기도 했구요.”
어느새 사제락을 두 잔 더 만들고 있는 정환의 모습. 다음 주문을 듣지 않아도, 그는 다음 잔이 무엇일지 아는 모습이다.
“아무 의도가 없었단 말인가?”
“허, 사람 참.”
두 교수는 그런 바텐더에게 작은 투정이나마 부려본다.
그리고.
그에 맞춰 열리는 바텐더의 입.
“위스키 사제락은 주로 호텔 바에서 많이 사용하는 레시피입니다. 유행에 맞춰 그에 맞는 가장 트렌디한 칵테일을 만들어 내는 곳···, 그런 곳이 호텔 바니까요.”
바텐더는 차분히 자신이 왜 이 손님에게 이 잔을 권했는지, 또 왜 다른 잔을 금했는지에 대해 풀어가기 시작했다.
“그래서 내게는 위스키 사제락을 줬다? 호텔 바 출신이라서?”
“허면···”
“로드 바는. 특히나 긴자처럼 전통을 중시하는 오센틱한 로드 바들은 브랜디를 주로 사용합니다. 파스티스 역시 잘 쓰지 않고 주로 사용하는 건 압생트. 그들은 레시피 역시 전통을 따르는 편이죠.”
호텔 바를 상징하는 김태현 교수에게는 변화를 상징하는 위스키 사제락을, 그리고 전통을 중시하는 지동철 교수에게는 오래된 브랜디 사제락을.
바텐더는 알게 모르게 이들의 사연과 관련된 의미를 잔에 담아 대접했다.
그리고 이 말은.
“···허면, 바꿔 마신 잔은···”
“이게···”
이들이 바꿔 마신 잔은 이들이 그토록 부정하던 호텔 바의, 그리고 로드 바의 방식이었다는 말.
이미 바꾼 잔에 대해 극찬을 뱉은 둘은 여기서 재차 부끄러움이 몰려온다.
“······.”
“······.”
호텔 바의 방식도, 로드 바의 방식도 어느 하나 틀린 건 없는 게 당연하다. 두 곳 모두 바이고, 두 곳 모두 손님을 위한 공간이니까.
그저 이들이 주장하며 내세웠던 건 자기 자신의 자존심이었을 지도 모르겠다.
아무것도 모르고 마셨을 때는, 부정하던 방식에 대해 극찬을 뱉은 두 사람이었으니까.
“어떠셨나요? 바꿔 드셨던 사제락은?”
부끄러움이 몰려온 둘에게 아무렇지 않게 묻는 바텐더.
“맛있더군···. 더할나위 없이···.”
호텔 바 출신의 김태현 교수도.
“뭐라 말을 바꾸겠나. 최고였네. 그 역시.”
긴자의 바 호퍼인 지동철 교수도.
여기서는 같은 답을 할 수밖에 없다.
- 씨익.
바텐더는 둘의 반응을 보며 기대했던 답이란 표정을 지어본다.
“둘 모두···, 같은 사제락이니까요.”
방법도, 재료도, 또 모습도 다르지만 두 개의 잔은 모두 같은 이름의 사제락이다.
이를 전하는 말을 듣는 두 손님의 귓가에는 말이 조금은 다르게 들려온다.
‘호텔 바도···’
‘로드 바도···’
결국에는 같은 ‘바’라는 범주에 드는 곳.
어느 한 곳이 더 뛰어난 곳이고 어느 한 곳의 방식이 더 올바른 방법은 아니란 말처럼 들리는 둘.
“···그 말이 하고 싶은 거였나.”
“아뇨. 그저 칵테일을 드렸을 뿐입니다.”
“그래, 그런 거겠지. 자네는.”
“훗.”
바텐더는 저마다 각자의 방식이 있고 저마다 손님에게 전하는 메시지도 그 방법도 다른 법이다.
이들이 오늘 만난 바텐더는 말이 적은 바텐더.
대신, 그는 잔으로 이야기하는 바텐더였을지도 모른다.
나이와 명성 제법 있다는 두 손님은 그런 바텐더를 어떻게 생각할까.
아마 나쁘게 평하진 않을 것 같다.
적어도 그렇게 생각했다면, 지금 펼쳐지는 풍경은 없었을 테니까.
바텐더의 앞에서 두 손님 사이로 다시금 잔이 교차했다.
- 스윽.
- 스윽.
아무런 대화는 없다. 서로 주고받는 눈빛도. 그저 말없이 반쯤 빈 잔이 서로를 스치며 작은 소리를 냈다.
- 차안.
스치듯 건배 아닌 건배가 되어버린 두 개의 잔.
호텔 바를 외치던 이는 로드 바의 술을, 로드 바를 외치던 이는 호텔 바의 술을 입으로 들이킨다.
화해는 없다. 진심 어린 사과도. 그럼에도 이들은, 자신이 애써 밀어내던 걸 스스로 받아들고 있다.
한 명의 바텐더만, 또 한 곳의 바만을 무시하면 되는 일이다.
그렇다면 다시 자유롭게 자신이 원하는 술을 주문해 마실 수도 있는 둘.
허나, 둘은.
오늘 만난 바텐더를, 자신들이 기다렸던 바텐더를 여전히 떠나지 않고 있다.
그들에게는 이 바텐더의 방식이.
영 마음에 들지 않는 건 아닌 모양이다.
높은 언쟁이 오가던 ‘바’ 안에는 가느다란 잔 스치는 소리만이 들려온다.
여전히 대화 소리는 섞여 있지 않은 맑은소리.
그렇게 몇 번의 잔 스치는 소리가 몇 번은 더 들리고 나서야.
정환의 데뷔전 아닌 데뷔전이 막을 내릴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