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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하면 잘살거 같지-239화 (238/2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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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 몰락 그리고 배달의 미래.

이리얀 해의 동부지역에 식민지 세력이 사라지고 파이온 왕국으로 한창 변신하고 있을 무렵, 가이아대륙의 동부지역에서는 왕국연합과 신성교국의 전쟁이 이제 종반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알다시피 1차전(?)에서는 카운티 백작의 전략이 빛을 발했고 포트리스 대신관의 무능이 겹쳐 왕국연합이 크게 승리했다.

2차전에서는 니벨룽겐 개인의 욕망과 신성교국 코모도의 적절한 대비가 어우러져 몬스터 군단이 크게 승리했다.

결과적으로 1:1의 무승부였지만 상대적인 피해는 왕국연합이 훨씬 컸다.

“자자~ 상당한 피해가 발생했지만 다음에는 충분히 만회할 수 있을 것이오. 그러니 모두들 기운 차리고 회의에 임합시다.”

크로아티아 왕국의 대전이라서 이곳의 왕 레퍼드가 의장이 되어 왕국 대표들을 다독였다.

그런데 이런 찜찜한 분위기를 만들었던 니벨룽겐이 얼굴에 철판을 깔았는지 주둥아리를 마구 놀려댔다.

“레퍼드 전하의 말씀이 맞소. 다음 전투는 다를 것이오. 나, 니벨룽겐에게 모든 병력을 몰아주며 신성교국의 코를 납작하게 만들어줄 것이오.”

“···하아~ 여러분. 첩보에 의하면 신성교국이 이곳 크로아티아 전선에 모든 병력을 집중시키고 있다고 합디다.”

“그렇다면 우리도 병력을 집중시켜야합니다. 화끈한 승부는 역시 나, 니벨룽겐이 전문이오. 나에게 맡겨주시오.”

“자자, 여러분. 가만히 듣고만 있지 마시오. 무슨 좋은 의견이 있으면 기탄없이 말씀해주시기 바라오.”

“의장! 내가 방금 병력을 집중···”

니벨룽겐이 다시 주절주절 헛소리를 늘어놓으려는 순간이었다.

“거기 시종장!”

“네, 네? 넵, 전하~”

“자네. 회의장 관리를 어떻게 하나? 귀한 손님들이 많은데 내 얼굴에 먹칠할 생각인가?”

“네? 죄송합니다. 잘못을 지적해주시면 당장 시정하겠습니다.”

“허허~ 무엇을 잘못했는지도 모르다니··· 시종장. 자네는 귀가 먹었나?”

뜬금없는 트집에 각국 대표들이 옆 사람의 귀에 작게 소곤거렸다.

‘웅성웅성~’

“어디서 자꾸 개소리가 들려오잖나. 너무 시끄러워서 어디 회의를 진행하겠나?”

“네, 네? 아~ 네에. 죄송합니다, 전하.”

니벨룽겐이 졸지에 개가 된 순간이었다.

그제야 니벨룽겐의 헛소리가 중단됐다.

“···”

따끔하게 일침을 놓은 레퍼드가 다시 의장이 되어 회의를 주재했다.

결론적으로 신성교국이 크로아티아 방면에 전력을 집중했기 때문에 방어자인 왕국연합도 병력을 집중시키는 것으로 의견을 통일했다.

다음안건은 이렇게 결집한 군대를 어느 누가 통솔하느냐!

“의장으로써 본인은 카운티 백작의 손을 들어주고 싶소.”

레퍼드의 선택은 1차전에서 능력을 발휘했던 카운티 백작. 그런데 그는 겨우 백작이라서 소위 ‘레베루’가 맞지 않았다.

“의장. 카운티 백작의 능력을 의심하는 건 결코 아니지만 이제 겨우 백작 나ㅂ··· 험험~ 고작 백작일 뿐이오.”

다행히 ‘백작 나부랭이’라는 단어가 완성되지 않았다.

“맞습니다. 연합군을 제대로 통솔하려면 백작 타이틀로는 너무 부족합니다. 능력이 중요하다는 건 알지만 그만한 지위도 중요합니다. 막말로 지휘능력이 아무리 뛰어나도 부하들이 따라지 않으면 어떻게 하겠습니까?”

“그렇다고 능력이 검증되지 못한 자를 사령관으로 삼을 순 없잖소. 레퍼트 전하의 말씀처럼 카운티 백작이 사령관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카운티 백작이 병력을 지휘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웅성웅성~’

카운티 백작을 사령관에 임명하느냐, 마느냐로 실랑이가 오고갔지만 신성교국의 군세가 너무도 위협적이었다.

이런 이유로 실력이 검증된 카운티 백작이 사령관에 사실상 내정되었다.

그럼에도 이리 실랑이가 오고가는 건 승리 후에 발생할 전리품을 위한 신경전이자 기세싸움이었다.

한마디로 김칫국을 마셔도 너무 일찍 마시고 있었다.

자고로 사공이 맞으면 배가 산으로 가고 이 때문에 될 일도 어그러지게 된다.

그리고 크로아티아 전선이 뚫리면 이곳의 왕 레퍼트에게 가장 큰 손해가 될 것이다.

그래서 레퍼트 왕이 강력하게 고집 부려 카운티를 사령관에 임명하게 했다.

대전에 불려온 카운티 백작. 왕국대표들에게 자신의 전략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했다.

“이번엔 대회전으로 승부할 것입니다. 당연히 야지로 나가야겠지요.”

카운티 백작의 선택은 가진 모든 역량을 한곳에 쏟아 승부를 결하는 대회전으로 니벨룽겐이 얼마 전에 대차게 아군병력을 말아먹은 적이 있었다.

“대, 대회전? 아니 왜 또 대회전이오?”

“단단한 성을 의지하는 것이 낫지 않겠소?”

“당연히 농성전이 피해가 적을 겁니다. 하지만···”

농성전을 시작하면 전쟁기간이 기약 없이 길어질 수가 있었다.

그런데 신성교국은 단일 세력인데 반해 연합군은 수많은 이해당사자들이 일시적으로 뭉친 연합이었다.

전쟁이라는 당면과제보다는 그 이후에 벌어질 잿밥에 더욱 집중하는 분위기였다.

전쟁기간이 길어지면 어떠한 돌발적인 변수가 발생할지 장담할 수 없었다.

게다가···

“공성전은 우리가 가진 가장 강력한 패가 무용지물이 됩니다. 이번 대회전에서는 기갑세력을 이용하여 신성교국을 물리칠 생각입니다.”

왕국연합이 가진 가장 강력한 패는 역시 장갑차였다.

성에 틀어박혀 싸우는 농성전에서는 장갑차를 활용할 수가 없다.

장갑차를 제대로 활용하려면 너른 평지로 나가야 한다.

“그런데 사령관. 장갑차가 만능이 아니잖소. 알다시피 장갑차는···”

몇 가지 치명적인 결함을 밝혀졌다.

(배달의 것과 달리 왕국연합이 보유한)장갑차들은 모두 고무와 서스펜션 등의 완충장치가 거의 없었다.

기계적인 정밀성도 떨어져 1시간 이상을 과도하게 운용하면 반드시라고 말할 정도로 고장이 발생했다.

“게다가 또 다른 문제도 있소. 사령관도 잘 알다시피 신성교국은···”

오우거 군단을 이용한 장갑차 대응책을 마련했다는 점이다.

그래서 카운티 이번 대회전에 적극 사용하겠다는 장갑차는 예전처럼 만능은 아니었다.

“맞습니다, 맞고요. 그럼에도 이번 대회전에서는 장갑차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생각입니다.”

“그렇다면 신성교국의 대비책을 파훼할 무슨 대책을 준비한 것이오?”

“당연히! 여러 왕국들이 맡긴 군대를 통솔하는 사령관으로써 여러분들이 걱정하는 바를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기갑부대에 가장 위협적인 오우거 군단을 상대할 대책을 따로 준비했습니다. 그것이라면 장갑차가 가진 능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습니다.”

“오~ 정말이오? 그런데 그 전략이 무엇이오?”

“자세하고 구체적으로 듣고 싶소.”

“죄송합니다만 적을 속이려면 아군부터 속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보안 때문에 자세하게 설명하긴 곤란합니다. 다만, 비장의 수가 되기 위해서는 저에게 전폭적인 권한을 위임해 주셔야만 합니다.”

“뭘 알아야 전폭적으로 지원할 것 아니오?”

“맞소. 우리에게만 살짝 알려주시오.”

왕국대표들이 꼬치꼬치 캐물었지만 카운티 백작은 보안을 이유로 끝내 밝히지 않았다.

그저 대회전의 그날 승리를 통해 자신의 전략을 증명하겠다고 장담했다.

그리고 일주일이 지났다.

카운티 백작은 30만 병력을 이끌고 크로아티아 평원에 미리 진을 치고 신성교국의 대군을 몰려오길 기다렸다.

이에 맞선 신성교국은 데이비드를 사령관으로 그들이 동원 가능한 몬스터 군단 80만을 이끌고 배틀 필드에 들어섰다.

교군은 왕국연합 진형과 5Km의 거리에 도착과 함께 진형을 구축했다.

그런데 워낙 수가 많다보니 후미가 도착해 진형을 구축하려면 한나절 이상이 필요할 것 같았다.

‘놈들이 단단해질 때까지 기다려? 그것 같이 멍청한 짓은 천하에 없을 것이다. 당연히···’

“부사령관. 대회전을 시작하겠소이다.”

“지금 말이오? 사령관. 적들이 아직 도착하지도 않았소이다.”

부사령관의 작위가 후작이라서 두 사람이 어색한 하오체를 사용했다.

“지금처럼 취약할 때에 공격해야지요. 작전대로 드라군을 출전시키세요.”

“뭐, 알겠소.”

카운티의 첫수는 최근 전장에서 찾아보기 힘든 기마부대로 후장식 소총으로 무장한 용기병(dragoon, 龍騎兵) 5천이었다.

‘뿌우우우~ 뿌우, 뿌우~’

“출전신호다!”

“작전대로 1연대부터 순차적으로 출발한다.”

‘이히히히힝~’

‘떠걱, 떠걱~’

용기병 오천이 1,000씩, 다섯 부대로 나누어 적들을 향해 나아갔다.

다섯 무리는 상당한 거리를 두고 처음에는 완보로 시작해서 차츰 속도를 더하기 시작했다.

‘떠거덕, 떠거덕~’

“설마 저놈들··· 추기경님. 놈들이 겁도 없이 기마돌격 할 것 같습니다.”

‘피식~’

“그러면 우리야 고맙지. 기마부대는 이제 옛말이야. 예전에는 매우 강력했지만 지금은 화약무기시대다. 총병들의 일제사격에 눈 녹듯이 녹아내릴 것이야.”

데이비드의 말처럼 기마돌격은 화약무기의 등장과 함께 급격하게 사라지는 병과였다.

데이비드는 FM대로 오크 총병 5만을 1Km 앞으로 진출시켜 가마돌격을 대비하게 했다.

교군이 적절하게 반응하는지도 모르는지 용기병 무리는 일정한 간격을 교군에게 접근했다.

“속보로!”

“속보로 가속하라! 이랴~”

‘떠거덕, 떠거덕~’

오크 총병들을 향해 조금씩 가속하던 1,000기의 용기병 1연대, 150m 지점에서 갑가지 기수를 90도로 꺾었다.

참고로, 화승총은 유효사거리가 대략 80~100m 사이였고 용기병들의 후장식 소총은 대략 150m가량이었다.

“지금이다, 발사하라!”

‘빠바바바바빵~’

“즉각 후방으로 물러선다.”

일제사격에 오크 50여 마리가 죽거나 다쳤다.

사격을 마친 1연대는 기마돌격하지 않고 미련 없이 후방으로 물러갔다.

그리고 그 자리를 2연대, 3연대, 4연대, 5연대의 순서대로 몰려와 총탄을 쏟아 붓곤 1연대처럼 후방으로 물러갔다.

그런데 그것이 끝이 아니었다.

마상에서 장전을 마친 1연대가 다시 몰려왔다.

이제 보니 바바리안의 기마대처럼 거대한 원을 그리며 끊임없이 총탄을 발사, 조금씩 피해를 강요하고 있었다.

“발사!”

‘빠바바바바빵~’

‘꿰웨에엑~’

‘크륵~ 크르르르~’

이번에도 4~50마리가 죽거나 다쳤다.

가랑비에 옷 젖는다고, 오크총병들에게 조금씩 피해가 누적됐다.

그러자 오크들을 통제하던 하급교인들이 반격탄을 발사하라고 명령했다.

“이이~ 우리도 반격한다. 사격신호를 보내.”

‘삐리리리리~’

‘빠바바바바빵~’

일반적으로 기마부대의 천적은 총병일 것이다.

그런데 5만 병력이 일제히 사격했어도 낙마하는 기수가 손에 꼽을 정도로 적었다.

연대별로 1,000기의 비교적 적은 기마가 간격을 넓히고 빠르게 내달렸다.

그래서 화승총으로 명중시키기가 매우 어려웠던 것. 결정적으로 150m의 거리는 화승총의 유효사거리 밖이었다.

그래서 총탄에 피격되더라도 보호구 때문에 가벼운 부상에 그쳤다.

“그렇다고 가만히 구경할 셈인가? 포대를 500m까지 진출시켜 기마부대를 요격해라.”

‘삐리리리릿~’

데이비드의 지시에 포병세력이 오크총병 뒤까지 진출, 일제히 대포를 발사했다.

‘뻐버버버버뻥~’

포탄 수백발이 발사됐지만 이번에도 별다른 피해를 입히지 못했다.

기마간의 간격이 꽤 넓었고 용기병들이 포구방향을 살피며 포격을 회피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겨우 4~5기의 기마가 산산 조각나는 수준에 그쳤다.

“3연대, 발사하라!”

‘빠바바바빵~’

‘꿰웨에에엑~’

천여발의 총탄이 다시 발사되어 이번에도 4~50마리가 죽거나 다쳤다.

선봉이 5만에 달하는 것에 비하면 모기에 물린 수준일 것이다.

그러나 피해가 계속 누적되자 무시 못 할 정도가 되었다.

“도저히 안 되겠군.”

“추기경님. 명령을 내려주십시오.”

“좋다. 오우거 군단을 출전시켜라.”

데이비드는 대응책은 오우거 군단. 이놈들은 거대한 타워실드와 소형대포로 무장했다.

휴대용 대포라 일반적인 대포보다는 파괴력이 떨어졌다.

그러나 명색이 대포였다.

맞기만 하면 소위 ‘사망각’이었고 결정적으로 수가 많았다.

오우거 군단 2천기! 거대한 타워실드로 방벽을 만들어 차근차근 거리를 좁혔다.

그러자 용기병들의 사격은 더 이상 피해를 강요하지 못했다.

반면 오우거들은 배속된 오크와 합작으로 소형대포를 발사했다.

‘삐리리리리리~’

‘뻐버버버뻥~’

“저, 저런! 빨리 회ㅍ··· 컥~”

“으아악~ 파, 팔이··· 내 팔이 없어졌다.”

‘이히히히힝~’

단발마를 남기고 즉사한 기수. 그 옆의 기수는 잘려나간 팔목을 붙들고 필사적으로 지혈했다.

확실히 물량 앞에서는 장사가 없었다.

용기병들이 빠르게 내달려도, 간격을 넓혔어도 한꺼번에 2,000발이 발사되자 60여기의 용기병이 죽거나 다쳤다.

카운티는 효용성이 사라진 용기병을 후퇴시켰다.

“드라군 후퇴. 대신 기갑부대를 내보내라.”

카운티 사령관의 명령에 장갑차 400대가 횡대로 펼치고 오우거 군단을 목표로 일제히 진군하기 시작했다.

이에 데이비드가 크게 비웃었다.

“크하하하하~ 참으로 멍청하군. 너무 마음이 급했나?”

“흐흐흐~ 그렇습니다, 추기경님. 장갑차는 오우거 군단에게 밥이라는 사실을 잊은 것 같습니다.”

두 사람의 대화처럼 장갑차는 이제 전장의 무적이 아니었다.

강력한 신체능력을 지닌 오우거 군단에 치명적인 약점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도 카운티가 오우거 군단을 상대로 기갑부대를 상대하게 했다.

“부사령관, 특수부대를 따르게 했겠지요?”

“그렇소, 사령관. 저기 장갑차 뒤에 숨어 이동하고 있지 않소.”

그랬다. 장갑차 뒤에는 카운티가 준비한 비장의 수가 숨어 있었다.

70. 몰락 그리고 배달의 미래-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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