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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하면 잘살거 같지-216화 (216/2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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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무소의 뿔처럼.

크로우, 나바호, 푸에블로의 주민들에게 새로운 세상이 열렸다면 주변의 영주와 강자들에게도 뜬금없이 새로운 세상이 열려버렸다.

갑툭튀, 갑자기 배달이란 괴물이 툭 튀어나왔다.

제국동부의 강자이자 황제의 강력한 검으로 칭송받던 파이온 백작에게 ‘뜬금없는’ 서자가 튀어나왔다.

북부전장에서 공을 세워 쇼쇼니 반도에 ‘뜬금없이’ 배달이라는 영지를 열었을 때에는 그런가 보다며 한귀로 듣고 다른 귀로 흘려버렸다.

워낙 척박한 지역이라서 고생만하다가 곧 반납할 것이라고 예측했는데 ‘뜬금없이’ 배달파우더(천일염)를 개발하여 돈을 벌고 화승총으로 자신을 지키기 시작했다.

마나기관을 이용하여 모직물까지 생산하자 아주 조금 관심을 기울였다.

척박한 영토에 대한 욕심이 절대 아니었다.

자신의 금고를 채워줄 염전과 마나기관과 병사들을 무장시킬 화승총에 관한 지식에 관해서였다.

그래서 간자를 파견하거나 정보길드에 의뢰하여 원하던 것들을 확보했다.

확실히 염전을 조성하고 방직 공방을 세우자 도자기를 구입하느라 빈약해진 재정에 상당한 도움이 됐다.

화승총으로 무장하자 몬스터 토벌도 한결 쉬워졌다.

뭔가 더 좋은 기물을 더 있을까 계속 관심을 기울였더니 메주와 된장, 두부를 개발하여 영주가 먹고 주민들에게도 먹인단다.

아마도 너무도 척박한 토양이라서 식량을 자급자족하기가 어렵고 그래서 ‘그 따위’ 하찮은 음식을 만들었으리라.

[얼마나 살기 힘들었으면 (농노와 가축이나 먹는)콩으로 음식을 만들었다니. 쯧쯧쯧~]

팰리스가 고향의 맛 때문에 만들었지만 이런 사정을 모르는 강자들은 더 이상 배달에 관심 가질 것이 없다고 판단했다.

주민의 수가 너무 적어- 사실은 블락의 모사드가 활동하고부터 -간자나 정보길드원이 쉽게 발각되는 점도 한몫했다.

그래서 신경을 끄고 지냈는데 ‘뜬금없는’ 배달상단을 통해 후추와 향신료, 설탕, 초콜릿을 팔기 시작했다.

카파를 즐기는 카페도 제국 주요 영지에서 운영하기 시작했다.

취급하는 상품이 워낙 희귀하고 생소한 것이라서 같은 무게의 황금보다도 비쌌다.

허나, 한번 맛들이면 좀처럼 끊을 수가 없었다.

솔직히 ‘나는 이런 비싼 기호품을 즐길 정도로 잘 산다.’ 라고 자랑하거나 귀족 특유의 허영심을 충족시키기 위한 면도 없지 않았다.

[그런데 어떻게 그것들을 구했지?]

처음에는 운이 좋아 일회성 판매로 그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배달상단은 지속적으로 판매했다.

지금이야 이리얀 해에서 가져왔다는 사실을 알지만 당시에는 어디에서 구했는지 참으로 궁금했다.

몇 년간 계속 팔아 젖혔으니 엄청난 양의 금괴와 마나석, 마정석을 쌓아뒀을 것이다.

쇼쇼니 반도 아니, 배달의 땅은 여전히 관심이 없었다.

그저 배달의 영주가 벌어들인 골드와 마나석이 몹시 탐났다.

탐이 나면 기득권답게 빼앗으면 된다.

영주민이 1만도 안 되는 영지쯤은 어린아이 손목 비틀기보다 쉽게 점령할 수가 있을 것이다.

문제는 쇼쇼니 반도가 지리상의 워낙 동떨어진 곳이고 거리까지 멀었다.

직접적인 무력행사가 불가능했다.

여기에 뭔가를 눈치(?)를 챘는지 영주란 자는 전승행사 이외에는 일절 황도를 방문하지 않았다.

20살도 안된 젊은이가 곧 죽을 노인처럼 시골(쇼쇼니 반도)에만 처박혀 지냈다.

정치적인 술수나 음모로 통해 배달영지를 빼앗을 기회가 원천적으로 봉쇄됐다는 뜻.

[그래서 포기했냐고? 설마 그럴 리가.]

직접적인 방법이 곤란하면 간접적인 방법을 이용하여 알맹이만 쏙 빼먹으면 된다.

이를 테면 엄청나게 쌓아놓았을 금괴와 마나석, 마정석 같은 것 말이다.

그래서 쇼쇼니 반도의 원주인이었고, 이젠 부유해진 배달을 시기하던 샤이엔 백작을 슬쩍 부추겼다.

영지전쟁을 벌이면 중간에서 이권만 쏙 빼먹으려는 목적이었는데 샤이엔 백작이 도통 말을 안 들었다.

유통마진 즉, 배달이 주는 콩고물 때문에 좀처럼 움직이려 하질 않았다.

그래서 정보길드에 의뢰하여 배달상단이 취급하는 상품은 도대체 어디에서 구했는지를 조사하게 했다.

[세상에 이럴 수가. 남부 야만인들과 교역했다니. 그런데 어떻게 해양몬스터가 들끓는 먼 바다를 항해했지?]

[추진체계로 마도기관을 이용했고 전격마법으로 해양몬스터를 물리쳤다고? 좋아. 우리도 야만인들과 교역하여 골드를 벌어들이자.]

때는 바야흐로 타이판 제국을 지배했던 황제와 그 후계자들이 한꺼번에 폭사 당한 시기였다.

그로 인해 춘추시대가 열렸다.

기회만 된다면 누구라도 황제가 될 수 있는 세상이 됐다.

황위를 차지하려면 병사를 육성하고 무기를 충실하게 갖춰야 하는데 군대를 본래 돈 먹는 하마다.

황위를 차지하려면 군비를 마련해야 하고 이를 위해서라도 이리얀 해에 배를 띄워야 한다.

안타깝게도 처녀항해는 대부분이 실패했다.

(나중에 알았지만)배달에서 운영하는 사략함대에 격침당하기도 했다.

다행히 바다는 아주 넓었다.

해적(사략함대)들의 발길이 미치지 못하는 해로를 통해 교역을 시작했다.

단 한 번의 교역으로도 엄청난 골드를 벌어들였다.

그 사이 샤이엔이 백작이 마침내 배달과 영지전쟁을 결정했다.

과거에는 샤이엔 백작을 부추겼지만 이젠 관심이 뚝 떨어졌다.

배달이 부유해진 진정한 이유를 알았으니까.

[그래 너희는 싸워라. 나는 남방과 교역할 테니.]

이런 이유로 배달의 ‘뜬금없는’ 승리에 그리 신경 쓰지 않았다.

샤이엔 영지가 패배한 것이 정말 이상했지만···

[얼마나 못났으면 코딱지만 한 영지에게 패배했을까? 뭐, 샤이엔 백작이 멍청해도 너무 멍청했어.]

상당히 궁금했지만 배달 같은 아주 사소한 곳에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한척이라도 배를 더 건조하고 한번이라도 더 상단을 보내 남방의 특산물을 가져와야 한다.

[아니다. 아예 남방의 왕국을 차지해 버리면 더욱 많은 수익을 얻을 것이야.]

천우신조로 남방왕국에 천연두가 창궐했단다.

크리스탄 교단의 의료 활동으로 이제 사라진 전염병인줄 알았는데 천연두로 인해 남방왕국들이 크게 약화됐다.

[놈들이 전염병 때문에 약해졌단 말이지?]

[그렇잖아도 욕심이 났었는데 마침 잘됐다. 우리가 잡아먹자.]

급하게 배를 띄워 남방왕국을 점령하고 총독부를 설치했다.

식민지의 부와 특산물을 모조리 가져와 제국에 풀었더니 엄청난 양의 황금으로 변했다.

다만, 너나할 것이 없이 경쟁적으로 가져오자 가격이 꽤 하락했다.

[가격이 떨어졌어? 그럼 다른 곳에서 벌충하면 된다.]

이를 테면 후추만 생산되는 자신의 식민지와 달리 설탕과 카파까지 생산하는 식민지를 빼앗으면 된다.

그럼 더욱 많은 골드를 벌어들일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반드시 투자를 해야 한다.

풍족해진 골드로 병사를 늘리고 선박을 찍어내듯이 건조했다.

[지킬 힘도 없는 자가 가진 보물? 하하하~ 그건 죄악이다.]

군함과 병력이 늘어났으니 당연히 사용해야 한다.

그래서 평소 욕심냈던 식민지를 전격적으로 공격했다.

배달과 인근의 세 영지가 심상찮다는 소식이 들려왔지만 식민지 전쟁 때문에 그곳에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그런데 배달상단이 미쳤는지 엄청난 양의 남방 특산물을 시장에 풀어버렸다.

그 때문에 가격이 폭락수준으로 하락했다.

남방 특산물을 가져오면 여전히 흑자였지만 예전처럼 엄청난 수익을 기대할 수가 없었다.

여기에 식민지를 차지하기 위한 전투가 너무도 치열해졌다.

이젠 빠져나오고 싶어도 빠져나올 수가 없었다.

식민지 간의 전쟁은 본래 보다 많은 이익을 차지하기 위해서였다.

그래서 전투는 이리얀 해로 국한됐는데 어느 날, 식민지를 상실한 도야마가 가리발디를 기습 공격했다.

제국 강자들의 불안한 휴전상태가 붕괴되며 진정한 난세가 시작된 시발점이었다.

이곳저곳에서 분쟁이 발생하며 제국 유수의 세력 간의 이합집산이 발생했다.

군소영지들도 생존을 위해 헤쳐 모였다.

이런 뒤숭숭한 분위기 때문인지 크로우와 나바호, 푸에블로 영지가 배달영지를 전격적으로 그러나 충분히 예상했던 기습공격을 감행했다.

이때는 얼추 이합집산을 끝내고 숨을 고르는 시기였다.

[샤벨타이거가 뛰니깐 코볼트까지 뛰는 격인가?]

[같잖은 자들이 침 발라놓은 곳을 감히 욕심내?]

우습고 어이가 없었다.

자신의 것, 배달을 탐하는 세 영지가 심히 괘씸했다.

[놈들의 고약한 버릇장머리를 고쳐··· 아니지. 완전히 점령할 때까지 기다렸다가 세 영지를 잡아먹자.]

세 영지가 연합했기 때문에 일방적으로 우세할 것이다.

그러나 전쟁을 벌이면 아무리 강자라도 병력이 소모될 것이다.

세 영지가 배달을 완전히 점령하면 그제야 세 영지를 잡아먹거나 주변의 우호세력을 지원하여 이권을 차지하려고 했다.

그런데 배달이 또 ‘뜬금없이’ 세 영지를 이겨버렸다.

그것도 너무도 빠르고 압도적으로 점령했다.

이제라도 영지전쟁에 참견하거나 거대해진 배달을 잡아먹어야하나?

직접적인 무력투사를 고민했는데 ‘뜬금없이’ 또 장갑차란 신무기가 등장했단다.

혹시 몰라 파견했던 간자와 정보길드를 통해서였다.

- 후작각하. 배달이 승리했습니다.

“뭐, 배달이 이겼어? 어떻게?”

- 무엇보다도 그들의 신무기, 장갑차라는 철갑마차 때문이었습니다. 배달은 장갑차를 이용하여 세 영지를 빠르게 점령했습니다.

“철갑마차? 도대체 무엇에 쓰는 물건인고?”

- 말도 소도 없이 움직이는 강철마찹니다. 아무래도 마도기관을 이용한 것으로 추정합니다. 장갑차는 총알은 물론이고 포탄까지 튕겨내며 돌격, 적진을 박살냈습니다.

“뭐, 포탄가지 튕겨냈다고? 도저히 믿을 수 없다.”

- 믿으십시오. 제가 직접 목격했습니다. 자세한 사항은 별도의 서면으로 보고하겠습니다. 다만 장갑차를 가진 배달이 너무도 강력합니다.

“우리와 싸울 수준인가?”

- 넵. 그렇습니다.

“한 점 주저함이 없군. 정말 그 정도인가?”

- 넵, 각하. 현 상태에서 싸우면 반드시 패배할 것입니다. 아무래도 우리가 장갑차로 무장하기 전까지는 분쟁은 삼가야 합니다.

갑툭튀, 갑자기 장갑차라는 괴물이 툭 튀어나왔다.

배달을 결코 얕볼 수가 없는 세상이 되었다.

지금껏 함선을 건조하는 데에 집중했던 강자들이 이젠 장갑차라는 신무기에 집중했다.

식민지 문제가 수렁에 빠진 것 마냥 지지부진해진 면도 없지 않았다.

뭐, 마도기관을 이용하여 스크루를 회전시키는 방식처럼 장갑차도 마정석과 마도기관을 이용했을 것이다.

[그래도 배달의 것을 참고해라. 최소한 개발기간이 단축되겠지.]

장갑차 제작소에 간자를 보내고 정보길드에 장갑차 제조법을 의뢰했다.

그런데 배달은 다시 국경을 폐쇄했다.

배달과 통하는 길은 오직 황금마탑이 운영하는 이동포털, 아무리 바보라도 이동포털을 이용한 자를 주시할 것이다.

여기에 배달의 실체에 대해 보고했던 간자와 정보원들이 모두 발각됐다.

갑툭튀처럼 등장했던 배달이 다시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그러나 알만한 내용은 얼추 알려진 후였다.

배달영지의 기적적인 승리의 비결은 장갑차였다.

자신이 황위를 차지하려면 반드시 장갑차를 보유해야할 것이다.

혹시 몰라 장갑차 기술공여를 전제로 동맹을 제의하기도 했다.

물론, 일언지하에 거절당했고 다시는 그런 용무로 통신하지 말자는 핀잔만 들었다.

[고약한 놈! 언젠가 꼭 버릇을 고쳐주겠다.]

[현 시간부로 조선소를 폐쇄한다. 영지의 모든 역량을 집중하여 장갑차라는 무기를 개발해라.]

들은풍월에 의하면 장갑차 개발은 몹시 어려울 것이다.

그런데 어려울 것이란 예상과 달리 개발은 그리 어렵지가 않았다.

장갑차의 심장인 마도기관은 제법 공개됐다.

마정석은 시장에서 구입할 수 있고 너무도 복잡한(실제로는 허술할 정도로 단순한) 기계장치는 대장장이나 드워프들에게 만들게했다.

아참~ 제국의 강자들은 최소 3명 이상의 드워프와 신성한 계약을 맺어 예술품이나 무기를 생산하게 했다.

가리발디의 경우에는 타영지에서 탈취해 노예를 부리듯이 강제로 일을 시켰다.

아무튼 이런 노력덕분에 1달도 안되어 프로토타입의 장갑차가 만들어졌다.

단, 모양만 그럴듯했지 실제의 전투에 사용할 물건은 결코 아니었다.

배달은 처음부터 기계부품들을 규격화했다.

전생에서 기름밥 먹었던 팰리스는 여유가 생기자마자 선반과 프레스 등의 공작기계부터 만들게 했었다.

여기에 배달의 공돌이들은 지구의 과학기술을 습득했고 팰리스가 발전방향을 제시했다.

시행착오가 발생하려야 발생하기가 어려운 환경이었다.

자연, 배달의 장갑차는 가이아에서 가장 완벽한 장갑차일 것이다.

그럼에도 케이지 차장은 (장갑차의 내구성 및 내마모성) 때문에 브레이크 밝기를 주저했었다.

그렇다면 부품의 규격화도 없이 망치로 적당히 두드려 만든 장갑차는 과연 쓸 만한 물건이었겠나?

그들이 만든 장갑차는 배달의 것과 비교하면 장난감 수준이었다.

참고로, 한국 공군이 가장 애지중지하는 전투기를 말하라고 하면 모두들 F-15K와 KF-16을 거론할 것이다.

그리고 전투기는 비행기의 특성상 매우 꼼꼼하게 정비하고 관리한다.

이리 철저하게 관리했지만 실제 가동률은 70~80%에 불과하다.

러시아제 전투기들은 더욱 처참하다.

엔진의 수명이 서방제보다 최대 30배 이상 짧았다.

북한의 경우에는 전투기 가동률이 20~30%일 정도로 처참했다.

가장 잘 관리되는 전투기의 가동률이 이럴진대 망치로 두드려서 만든 장갑차는 얼마나 잘 작동하겠나.

뭐, 잘 작동하더라도 배달의 것과 성능차이가 너무 컸다.

꼴에 장갑차라서 외부를 20mm 강판으로 둘렀다.

그러나 배달과 동일한 (표준)마정석을 사용했어도 출력이 겨우 60마력에 불과했다.(배달의 장갑차 출력은 500마력)

속도 또한 겨우 5Km 남짓이었다.

출력과 에너지의 효율, 내구성, 내마모성 등 전 부문에서 어이없을 정도의 차이가 발생했다.

게다가 생산효율도 문제였다.

배달에서는 트랙터 100대를 1달 만에 장갑차로 개조했었다.

그런데 유수의 강자들이 만든 장갑차는 그만은 인력을 투입하고서도 1주일에 1대를 생산할까 말까할 정도로 효율이 떨어졌다.

규격이 없어 부품을 공유할 수 없다는 문제까지 거론하면 너무도 불쌍해 이쯤 말을 아끼겠다.

아무튼, 제국의 강자들이 개발한 장갑차는 모양만 그럴듯한 전시용 장갑차였다.

군사용인 배달의 장갑차와는 질적으로 차이가 났다.

[이런 한심한 상태로 전투에 투입할 수 없다. 지금은 최소한의 성능이 나올 때가지 기다려야 한다.]

괴물 같은 장갑차를 보유한 배달을 건든다는 건 그야말로 잠자는 드래곤의 코털을 뽑는 격이다.

팰리스와 가신들이 원했던 대로 바, 배달은 세 영지를 합병하고 배달인으로 동화시킬 소중한 시간을 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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