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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하면 잘살거 같지-193화 (193/2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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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라? 어디서 개소리가 들린 것 같은데."

“?··· 험험~”

팰리스는 무안함을 헛기침으로 달랬지만 열혈 오빠바라기 헬레나는 달랐다.

곧장 응징이 들어갔다.

참고로, 단순무식 토머스는 여자에게 무척 약했다.

물론, 여자라도 상대가 적일 경우에는 검과 주먹으로 양성평등을 실현한다.

‘찌릿~’

“토머스 오빠! 오늘 나한테 죽어 볼래?”

“어, 어? 갑자기 왜 또···”

“갑자기 왜 또~오? 이 ‘아자씨’가 정말··· 설마 뭘 잘못했는지도 모르는 거야?”

“이 씨··· 내가 무슨 잘못했다고 그래? 왜 나만 미워하냐고!”

솔직히 토머스의 평소 행실을 보면 충분히 미워할 만했다.

“허허 참~ 방금 개소리가 어쩌고 씨부렸잖아. 안 그래?”

“그거야 당연히 개소···”

“아이 씨ㅂ~ ‘아자씨’ 너무 하는 거 아냐? 아무리 친구라지만 ‘아자씨’ 주군이고 영주님이야. 대갈빡이 아무리 단단해도 할 말 못할 말을 구별 못해?”

“내가 대가리가 단단한 맞긴 한데 진짠데. 정말로 개소리가 들렸는데··· 쩝.”

‘컹! 컹, 컹, 컹····’

때마침 핀치에 몰린 토머스를 구원하는 개소리가 조금씩 크게 들려왔다.

진짜 개소리(?)에 세 사람이 일제히 성문으로 고개를 돌렸다.

‘컹, 컹! 컹, 컹, 컹····’

“마, 막아! 성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막아!”

“너, 너무 빨라요. 도저히 못 잡겠어요.”

“그럼, 몸으로라도 틀어막아! 한 놈이라도 빠져나가면 너희들 모두 군기교육대다!”

들려오는 고함소리로 볼 때에 성안에서 한바탕 난리가 난 것 같았다.

“뭐야, 저거. 설마···”

“거봐! 내 말이 맞지?”

‘훌쩍, 훌쩍, 훌쩍~’

‘우두두두~’

소동의 주인공들이 모습을 드러낸 건 성문 쪽이 아니었다.

(진짜로)황소만한 개! 아니, 실버 라이칸 20마리가 차례대로 성곽(병사들이 꽁꽁 틀어막은 성문 대신)을 뛰어넘어 맹렬하게 달려왔다.

채찍처럼 마구 꼬리를 흔들면서 말을 탄 팰리스···

“어머~ 우리 아이들이네?”

“엄마 정말이야? 럭키야~ 여기야, 여기··· 이리와 럭키!”

···가 아닌 축복과 선샤인이 타고 있는 마차를 향해 달려왔다.

녀석들은 창문 밖으로 내민 선샤인의 손과 얼굴이 무슨 꿀이라도 되는 양 마구 핥고 비벼대며 난리 쳤다.

시찰단이 개판(?)이 되는 건 그야말로 순식간이었다.

평소 축복과 선샤인을 잘 따랐던 녀석들이 기어코 목줄을 끊고(?) 마고성과 부산성을 월담하여 빠져나왔으리라.

참고로, 실버 라이칸(실버 라이칸 슬로프)은 알다시피 15마리에서 출발했는데 어느새 70여 마리로 불어났다.

절반 이상이 젖먹이고 새끼에게 젖을 주거나 돌볼 암컷들이 마고성에 남았다.

그래서 마차 옆에서 발광하는 실버 라이칸은 모두가 (철없는)수컷들이었다.

아참, 라이칸 슬로프는 개과 속하는 몬스터라서2살 때부터 새끼를 낳을 수가 있다. 그러나 그건 애가 애를 낳는 격인데 인간으로 치면 9살짜리 아이가 아이를 낳는 셈. 그나마 암컷들은 좀 진중한 편인데 수컷들이 넘치는 힘을 주체하지 못했다.

그런데 실버 라이칸이 익숙한 부산성의 주민에서는 이제 애완견(?)이 되었겠지만 녀석들을 처음 보는 지역에서는 영락없는 중급 몬스터, 실버 라이칸슬로프였다.

아무리 (목덜미 보호용)가시목걸이를 예쁘게 만들어 채워놨어도 황소만한 실버 라이칸은 결코 애완견이 될 수 없었다.

‘이런 녀석들을 여행에 데려가면 난리난다. 당연히 데려갈 수가 없지.’

그래서 팰리스가 손수 영악한 녀석들. 그중에서도 철없는 수컷들의 목걸이에 고장력 쇠사슬에 묶어놨는데 무슨 이유인지 죄다 풀려났다.

‘안 되겠다. 녀석들을 다시 마고성에 묶어놔야겠다.’

“이랴, 가자~”

‘푸릉~ 푸르르르~’

팰리스가 마차로 향하려고 했으나 말들이 움직이길 거부했다.

실버라이칸과 몇 년 동안을 함께 생활했지만 본능적인 두려움을 완전히 떨치지 못했던 것. 강하게 다그치자 잔뜩 싫은 태를 내며 그제야 움직였다.

“어허~ 가자니까!”

“이런 씨펄놈이··· 주먹 맛 한번 볼텨?”

‘이히히히힝~’

‘떠걱, 떠걱~’

“라이칸 이놈들!”

‘흠칫!’

‘끼이잉~ 낑낑낑····’

‘벌러덩, 벌러덩~’

“모두 일어난다, 실시!”

‘후다닥~’

“전체··· 차렷!”

신기하게도 팰리스의 명령에 배를 내보이던 실버 라이칸들이 일제히 일어나 부동자세를 취했다.

엉덩이를 바닥에 붙이고 앞발을 가지런히 편 채로.

참고로, 실버 라이칸들은 자신들을 거둔 축복 그리고 그녀의 자식이면서 매일 자신들과 놀아주는 선샤인을 가장 좋아했다.

허나, 개과 동물은 본래 서열을 중요시 한다.

팰리스가 하도 바빠서 놀아주지 않았고 그래서 그와는 꽤 데면데면했다.

그러나 팰리스를 우두머리나 상위의 존재로 받아들였는지 그의 ‘명령’에 절대적으로 복종했다.

“여보~ 어떡하죠? 녀석들이 이렇게 따라와 버렸네요. 헤헤헤~ 아마도 나처럼 마고성이 꽤 답답했나 봐요.”

“그래? 그런데 좀 이상하군. 내가 분명 단단한 쇠사슬로 목줄을 채워놨는데.”

“어중이 네가 풀어줬나 보죠.”

“어중이? 글쎄, 어중이는 절대로 아냐. 내가 하루 뒤에야 풀어주라고 단단히 말했거든? 설마 내 지시를 무시했겠어?”

“아 네에~”

“그나저나 녀석들이 어떻게 풀려났지?”

“그, 그렇다면 당신이 실수했나 보죠. 뭐.”

”···?···!“

‘말을 더듬는 것이 어째 좀 수상해.’

‘찌릿!’

“정말?”

‘삐질, 삐질~’

“저, 정말이에요.”

“···”

축복을 말없이 지그시 바라봤다.

“···정말인데. 아무튼 일이 이렇게 된 것 녀석들을 함께 데려가요, 네? 아이들이 한창 뛰어놀 때잖아요.”

“여보, 이런 말 하긴 뭐하지만 저 녀석들이 얼마나 많이 처먹는지 알지? 저 녀석들을 먹일 사료를 준비하지 못했어.”

“사료는 내가 무한주머니에 미리 챙겨 놨··· 아, 아니 평소에 항상 가지고 다녀요. 헤헤헤.”

“···”

‘역시 축복이 범인이었군.’

“사료도 문제지만 주민들이 두려워할 거야.”

“아이 참~ 우리 라이칸들이 얼마나 착한데요? 우리 아이들은 절대로 사람을 안 물어요. 그치 애들아?”

‘컹, 컹!’

“영주 아저씨. 라이칸 들이 그러는데 사람을 절대 안 문대요.”

마차 창문으로 달님이가 고개를 내밀어 실버 라이칸의 말을 통역했다.

“거 봐요. 얘들이 이렇게 똑똑하잖아요.”

애견가들 대부분이 항상 이렇게 말한다.

우리 개는 절대로 사람을 안 문다고.

허나, 그런 아주 착하디착한 개들이 필자를 비롯한 꽤 많은 사람들을 물었다.

당연히 팰리스를 납득시킬 수가 없었다.

“안 돼! 물고 안 물고의 문제가 아니잖아. 이 녀석들은 본질적으로 몬스터야.”

“어머! 우리 아이들에게 몬스터라니··· 여보~ 그 말 취소해요. 어째서 우리 아이들이 몬스터예요?”

“또, 또··· 이번엔 안속아.”

팰리스가 고개를 가로 저었다.

“쳇~ 안 통하네. 그렇다면···”

억지가 안통하자 축복이 전략을 달리했다.

“하아~ 우리 샤이(선샤인의 애창) 어쩌면 좋아? 아빠가 방금 럭키는 아주 흉악한 몬스터라고 하네?”

“히잉~ 럭키는 몬스터가 아니에요. 아주 착한 동생이에요.”

“추, 축복이 너···”

“어머, 무서워라. 럭키랑 라아칸 때문에 아빠가 엄마를 혼낼 것 같은데··· 어떡하지? 엄마는 아빠가 너무 무서워. 막 때릴 지도 몰라. 으으~”

가증스럽게도 축복이 겁먹은 얼굴로 몸을 떨었다.

여자를 때리는 남자? 팰리스가 설마 그럴 리가!

그가 비록 (전생 시절에)배운 것이 없었다지만 (탤런트 김혜자의 저서)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 라는 책을 아는 ‘남자’였다.

뭐, 내용까지 읽지는 않았지만···

팰리스의 폭력은 오직 침실에서만, 그것도 축복을 비롯한 첩들이 신음하며 죽여 달라고(?) 사정할 때에만 다리(?)를 마구 휘둘러왔다.

그런데 가이아에서는 철과 마누라는 두드려 팰수록 좋아진다는 말이 공공연하게 통용된다.

‘찌릿!’

“아빠 미워!”

‘찌릿!’

“오라버니···”

‘찌릿!’

“험험~영주님. 실망입니다.”

선샤인을 시작으로 헬리나 아르펜, 드레이크 등의 가신들이 실망감을 표시했다.

더욱 기가 막혔던 건···

‘찌릿!’

‘으르르~ 컹! 컹컹컹···’

“영주 아저씨. 럭키랑 라이칸들이 방금 욕했어요. 남자가 그렇게도 쪼잔하고 한심하냐고요. 그런데 저도 막 욕하고 싶네요.”

‘저, 저런 저··· 이젠 개새끼들까지···’

실버 라이칸과 녀석들의 언어를 통역한 달님이까지 그 대열에 동참했다.

예외라면 평소에 마누라(루비)에게 맞고 산다는 드워프 티아늄. 그만이 홀로 팰리스를 존경스럽게 바라봤다.

여담이지만 아이들과 티아늄을 제외한 사람들이 팰리스를 폭력남편으로 오해한 건 아니었다.

그저 축복의 장난에 잠시 동참했을 뿐이다.

“그, 그런 거 아니외다. 그대들이 생각하는 건 모두 오해요.”

“오해라···”

“어머, 어머! 사람들이 뭘 생각했을까요? 그리고 뭐가 아닌데요?”

“험험~ 영주님의 명이오. 우리가 오해한 것이오.”

“그렇습니다. 영주님 말씀대로 우린 그냥 오해한 것 뿐입니다.”

“이이~”

‘젠장 분위기가 어째··· 어쩔 수 없나? 그래, 죽은 사람 소원도 들어준다는데.’

“하아~ 그래, 알았다. 라이칸 녀석들을 데려간다. 이제 됐지?”

“오호호호~ 고마워요, 여보.”

“와아~ 고맙습니다, 아빠.”

“그래, 그래. 하지만 라이칸 녀석들은 알다시피 몬스터다.”

“아빠, 럭키는···”

“그만 샤이! 그래~ 나도 안다. 녀석들은 아주 똑똑하고 함부로 사람을 공격하지 않는 다는 사실을. 하지만···”

부산의 주민들을 잘 알고 있더라도 다른 지역에서는 이런 사실을 모른다.

자연, 라이칸을 마을 안으로 대동하면 큰 혼란이 발생하고 겁을 먹는다.

“샤이야. 그래서 앞으로는 도시나 마을을 피해서···”

이제부터는 편안한 잠자리를 대신 하늘을 벗 삼아 야숙해야 한다.

그런데 말이 캠핑이지 집나오면 개고생이다.

“와아~ 아빠가 예전에 말했던 그 캐, 캐···”

“샤이야 캠핑! 영주 아저씨가 캠핑이라고 말했었어.”

“맞아, 캠핑. 달님이형 말대로 이제부턴 캠핑하는 거예요? 아빠, 그런 거예요?”

“그래, 아마도 여행이 꽤 힘들어질 게다.”

“괜찮아요, 아빠. 럭키랑 동생들이 있으면 하나도 안 힘들어요. 아참~ 달님이 형도 도와줄거지?”

“샤이 네가 원한다면!”

“히히히~ 그럼 됐네. 아빠. 라이칸이랑 우리 캠핑해요.”

‘피식~’

‘아직 뜨거운 맛을 보지 못해 이러나? 하긴~ 이편이 선샤인의 교육에 도움이 되겠다.’

“그래, 좋다. 그 대신 이제부터는 힘들다고 울거나 떼를 쓰면 안 된다. 알았지?”

“네, 알았어요. 절대로 힘들다고 울거나 떼를 쓰지 않을게요.”

선샤인이 럭키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자신했지만 글쎄올시다.

반나절 만에 밝았던 얼굴이 어두워졌다.

일단은 식사와 화장실 그리고 씻는 문제. 여건이 잘 갖춰진 ‘집(House)'에서만 생활했던 아이들에게 야외생활은 그야말로 고생길이었다.

축복은 원래 유목민이라서 야외생활이 익숙했다.

가신과 병사들도 자주 야숙하고 밤이슬이 익숙한 이들이었다.

반면, 선샤인과 달님이는 처음 겪어보는 야외생활이 생경하고 힘들었다.

“어, 어떻게··· 화장실이 너무 급한데. 히잉~”

“흐흐흐~ 저기 덤불보이지? 그곳에서 해결하렴.”

“아, 아닌데. 화장실이 아닌데···”

“그래? 그렇다면 샤이 네가 저곳을 화장실로 만들면 되겠네, 뭐.”

장난기 다분한 축복의 대꾸에 선샤인의 얼굴이 어느새 울상이 되었다.

허나, 팰리스에게 약속한 터라 인상만 찌푸릴 뿐 울거나 떼를 쓰진 않았다.

이렇게 아이들에게는 ‘체험 삶의 현장’이 되어버린 여행이 시작됐다.

모두가 마차와 말을 이용한 까닭에 이동속도가 꽤 빨랐지만 엘프들이 마을을 건설한 대전까지는 무리, 도중에 야영해야만 했다.

병사들은 능숙하게 천막을 치고 우물과 화장실로 사용할 곳을 팠다.

세계수 덕분에 이젠 땅을 파면 물이 나왔다. 다만, 식수로는 충분했지만 목욕은 불가능한 양이었다.

“엄마. 땀 때문에 찝찝해.”

“샤먼 아줌마. 목욕은 언제 해요?”

“뭐, 목욕? 호호호~ 정 목욕을 하고 싶다면···”

아이들에게 각각 면수건과 수통 하나씩을 건넸다.

수건에 물을 적셔 몸을 닦으라는 뜻. 이런 생활이 처음인 아이들에게는 꽤 고역이었다.

식사도 불편하긴 마찬가지였다.

마고성에서는 거대한 식탁에 여러 식기들을 이용했지만 야외에서는 그럴 수가 없었다.

아이들의 얼굴이 더욱 울상이 되어갔다. 식사도 평소와 달리 단출했다.

“히잉~ 힘들어. 고기도 더럽게 맛없고 딱딱해.”

아이들의 고생이 자신들 때문이라는 걸 알았을까?

럭키와 라이칸들이 선샤인과 달님이에게 다가와 애정을 표시했다.

‘할짝할짝~’

“히힛~ 흐흐흐··· 그, 그만! 럭키야, 애들아 그만해. 너무 간지럽잖아.”

‘컹! 컹, 컹컹컹.’

“애들이 방금 힘내라고 말했어. 힘내자 샤이야.”

“히히히~ 알았어, 달님이 형. 힘들어도 우리 힘내자.”

두 아이에게는 이 모든 것이 고생이지만 한편으론 모험이었다.

방금 전까지는 고생이라고 생각했는데 이젠 모험을 즐기자는 것으로 생각을 달리했다.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라는 말처럼 생각하기에 따라 전혀 다르게 받아들일 수가 있다.

이제 겨우 학교에 입학한 아이들이 고생하며 차츰 세상을 배워가기 시작했다.

* * *

57. 너흰 싸워라. 우린 성장하겠다-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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