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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하면 잘살거 같지-180화 (180/2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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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아 대륙의 상단과 용병단은 으쓱한 곳에서 서로 마주치면 종종 강도로 돌변하곤 한다.

이처럼 가이아는 강한 자가 약한 자의 것을 거리낌 없이 빼앗는 분위기였다.

이런 이유로 상단들은 반드시 자위를 위해 무장해야만 한다.

배달상단 또한 자위를 위해 강력하게 무장했는데 그 정도가 너무 심했다.

배달이 보유한 삼봉이급과 슈퍼스타 호는 이 시대의 반칙 같은 존재로 그야말로 괴물이랄 수 있다.

외부를 두꺼운 강철장갑으로 둘러 웬만한 함포사격에도 끄떡없었다.

‘삼동이 급이나 슈퍼스타호는 (북부초원과 남방교역을 위해)블랙드래곤강과 주변해역을 자주 통행해왔다. 외양이 제법 알려졌겠지만 어떤 무기로 무장했는지는 전혀 알려지지 않았을 것이다. 미끼로 삼기에 충분해.’

“요세프. 슈퍼스타호는 언제쯤 도착할 예정이지?”

알다시피 슈퍼스타호는 2만 톤 급의 거대한 여객선이자 화물선으로 지금껏 배달과 톨롱항 사이를 정기적으로 운항해왔다.

배달은 슈퍼스타호를 이용하여 교역상품과 (이리자야 출신의)고향방문단, 교대 병력들을 수송해왔었다.

- 3일 후가 도착 예정일입니다. 이번에도 교역물자와 함께 친정을 방문하려는 여인들을 함께 수송했습니다.

“호오~ 마침 잘됐군.”

- 잘 됐다면 혹시 슈퍼스타호로···

“그래, 내 말을 잘 듣게. 자네가 앞으로 어떻게 하냐면···”

팰리스는 남방무역을 독점할 비책을 조곤조곤 설명하기 시작했다.

그 시간, 가리발디와 호이안 선단의 책임자, 요한슨과 파킨슨은 티무르 왕에게 톨롱항에서의 교역을 허락받았다.

그들은 즉시 톨롱의 교역시장을 방문하여 이틀 동안 상품정보들을 조사했다.

“이럴 수가··· 후추가 소금보다 싸게 거래되다니.”

“다른 향신료들도 헐값이나 다름없습니다.”

“마나석과 마정석도 제국의 절반시셉니다.”

“허허~ 이곳이 완전 노다지였군.”

“맞습니다. 가능한 많이 구입해 가야 합니다.”

“그래야겠다. 그런데 수송비를 고려하면 마나석이나 마정석 거래는 손해다. 수익성이 높은 후추와 향신료 교역에 집중해야 해.”

톨롱의 향신료 가격이 제국의 비해 1/300 (본래는 1/1,000가격이었지만 3배 이상의 바가지를 썼다) 가격이었다.

아무리 상재가 없는 자라도 이것들을 구입하여 제국에 실어가면 엄청난 돈을 벌어들일 것이다.

- ···그래서 무조건 실어 나르면 돈을 버는 구좁니다.

“요한슨. 자네 말이 사실인가? 그렇다면 당장 무역용 선박을 더욱 늘려야겠군. 아니 조선소를 지어야겠어.”

- ···이런 이유로 남방교역을 독점하려면 조선소를 짓고 교역용 선박과 전투함을 빨리 건조해야 합니다.

“좋다, 파키슨. 자네의 요청을 수락하겠다. 가리발디도 교역에 뛰어들었다니 물량으로 승부하겠다.”

마법통신으로 톨롱의 소식을 전해들은 가리발디와 호이안 후작. 더욱 많은 부를 얻어 군대를 조련하기 위해 교역선박을 개조하고 조선소를 지어 새로운 선박들을 건조하기로 결정했다.

각설하고, 영지에 보고를 마친 상단들을 (교역용 상품으로 가져온)천일염과 모직, 제국산 사치품들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동시에 후추를 비롯한 향신료와 이곳의 특산물들을 구입하기 시작했다.

두 영지의 선박들은 전염병의 우려 때문에 부두접안이 금지된 상태. 각각 가져온 물품들을 작은 보토로 하역하여 톨롱의 상인들에게 판매했다.

그리곤 후추와 향신료를 구입하기 위해 톨렁의 상인들을 찾아갔다.

“가리발디 영지에서 왔소. 후추를 구입하기 위해서 말이오.”

“가리발디라면 혹시 제국에서 오셨다는··· 제국과 거래하려면 허가가 필요합니다만.”

“티무르 전하께 교역을 허락받았소.”

“아~ 성주님께 언급하신 그 상단이었군요? 그렇다면 거래는 문제가 없습니다.”

“그나저나 요즘 후추의 시세가 어떻게 되지요?”

“후추의 시세라···”

잠시간 뜸을 들이는 톨롱의 상인. 그에게 배달은 오랜 교역 파트너였다.

그래서 그가 보유한 물량 대부분은 내일 도착하기로 예정된 슈퍼스타호에 선적하기로 예약되었다.

반면, 가리발디와 호이안은···

‘아직은 뜨내기손님이다. 당연히 단골인 배달에게 판매할 물량부터 챙겨야한다.'

“물량이 부족할 지도 모르는데. 그래, 얼마나 필요하시오?”

거래선을 확보를 위해 배달과 거래하고 남은 물량을 팔기로 마음먹었다.

‘남은 물량을 팔더라도 저들은 아직 뜨내기손님이다.’

‘전하께서 (배달과의)거래내역을 밝히면 죄를 묻겠다고 엄명하셨다. 이곳의 시세를 속이고 제대로 바가지를 씌워보자.’

톨롤의 상인들에게 가리발디와 호이안의 교역선단은 아직 정식손님이 아니었다.

그들은 배달에 공급하고 남은 물량을 판매하기로 결정했는데 그것도 서로 담합하여 3배 가격으로 왕창 바가지를 씌웠다.

허나, 가리발디와 호이안 상단에게는 3배의 바가지도 엄청난 수익이었다.

제국과의 가격차이가 무려 300배였다. 수송비를 비롯한 각종 경비들을 제외하면 최소 20배로 줄어들겠지만 어쨌든! 막대한 수익이란 점은 변함이 없었다.

그래서 기분 좋게 계약하다보니 금세 목표한 양을 모두 계약해 버렸다.

참고로, 수송선에는 20톤의 상품을, 전투선에는 5톤의 상품을 선적할 수가 있었다.

‘젠장! 가져가면 모두가 돈이 되는데.’

“선장 조금만 더 실을 수 없겠나? 자네도 알다시피 많이 실으면 실을수록 수익이 커진다.”

“안 됩니다, 요한슨님. 화물을 너무 많이 실으면 파도에 너무 취약해집니다.”

“아깝잖나. 영지로 가져가면 모두가 돈으로 변하는데.”

“그야 저도 잘 알지요. 허나, 아무리 그래도 안전이 우선입니다. 그 이상을 적재하면 안전을 보장할 수가 없어요.”

20톤과 5톤의 화물!

예상보다 너무 적은 양이라서 고개를 갸웃거릴 수도 있을 것이다.

실제로 슈퍼스타호는 탑승자와 그들이 가져간 화물을 제외하더라도 교역상품만 5,000톤 이상을 적재할 수가 있었다.

보통은 물량조절을 위해 1,000톤 이하의 상품만 선적해왔지만···

삼동이 급도 500톤의 상품을 선적할 수가 있었으니 상당히 이상하게 여겨질 것이다.

허나, 이점을 알아야 한다.

수송선이든 전투선이든 선박은 일정한 수의 선원이 탑승해야한다.

두 영지의 가장 큰 수송선도 판옥선 크기의 300톤 규모에 불과했다.

탑승자들이 소비할 식량과 식수, 물자를 실어야 하고 여기에 자위를 위한 대포와 포탄까지 적재되어 있었다.

그래서 배수량이 각각 300톤과 200톤이었지만 상품화물은 겨우 20톤과 5톤만 적재할 수 있었다.

다음날 정오 무렵, 화물문제로 안타까워하던 이들 앞에 배수량 2만 톤의 거대한 슈퍼스타호가 나타났다.

두 영지의 선박들은 (전염병의 우려 때문에)부두에 접안하지 못했고 그래서 한창 작은 보트를 이용하여 식량과 식수, 상품들을 적재하는 중이었다.

그런데 뜬금없이 나타난 슈퍼스타호는 당당하게 부두에 접안했다.

더욱 놀랄 만한 광경은 거대한 배가 1,000여명의 여행객과 화물들을 연신 토해냈다는 점이다.

여행객들은 대부분 이리자야 출신의 여인들로 갓난아이와 남편을 대동하고 마중 나온 가족과 얼싸안고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상당히 훈훈한 장면이었는데 가리발디와 호이안이 주목한 건 결코 이런 모습이 아니었다.

거대한 배에서 하역되는 엄청난 양의 화물이었다.

“저, 저것이 소문으로만 들었던 그 괴물인가?”

“파킨슨 전대장님. 상인에게 들어보니 슈퍼스타호라고 합니다.”

“맞아, 슈퍼스타호. 배달과 톨롱항을 2달에 1번씩 왕복한다고 했었나?”

“그렇습니다. 무려 1,000톤 이상의 화물을 수송할 수 있다고 합니다.”

본래는 5,000톤을 수송할 수 있었지만 배달이 어떤 곳인가.

당연히 곧이곧대로 말하지 않고 톨롱의 상인들에게 3,000톤이라고 줄여 말했다.

그리고 상인들은 또 1,000톤 이라고 줄여서 이들에게 알렸던 것이다.

아무튼 1,000톤만 하더라도 수송선 50척 분량의 화물을 수송할 수가 있다.

‘만일, 저 배를 우리가 차지한다면!’

‘배도 배지만 저들이 빈 배로 떠나지 않을 것이다. 엄청난 화물을 싣고 출발할 테니 저 배만 빼앗는다면···’

소위 대박일 것이다.

문제는 300톤 급의 선박으로 2만 톤급의 슈퍼스타호을 어떻게 나포할 것인가!

‘누구나 목숨은 귀한 법이다.’

“흐흐흐~ 대포로 위협하면 제 놈들이 어떡하겠어?”

“그렇습니다, 전대장님. 아무리 살펴봐도 상갑판에 대포가 없습니다. 상갑판이 저리 매끈하고 별다른 흔적이 없는 것으로 보아 배달 놈들은 아직 대포를 모르는 것 같습니다.”

신무기 대포였다.

대포는 매우 강력한 원거리 투사무기다.

아무리 배가 크더라도 대포 앞에는 꼼짝하지 못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요한슨과 파킨슨은 대포의 원조가 배달이라는 사실을 몰랐다.

슈퍼스타호가 거대한 선박이라 대포를 상갑판이 아닌 하갑판에 숨겨둔 것을, 그것도 작열탄(폭발하는 포탄)으로 무장한 줄을 꿈에도 몰랐다.

두꺼운 도색 때문에 슈퍼스타호가 철갑을 두른 것도 몰랐고 2만톤에 달하는 배가 너무도 빈약한 수차로(미끼로 삼기 위해 며칠 전에 급히 장착한 장식용 수차) 움직인다는 점도 이상하게 여기지 않았다.

“됐다. 충분히 나포할 수 있다. 그렇다면!”

탐욕에 눈이 먼 요한슨과 파킨슨은 즉각 이 사실을 보고했다.

가리발디 후작과 호이안 후작의 대답은 예상대로였다.

- 뭐, 화물만 1,000톤을 실을 수 있단 말이더냐?

“그렇습니다, 각하!”

호이안 후작과 파킨슨 전대장 간의 대화였다.

- 파킨슨. 배달 놈들이 배가 몹시 크다고 보고했는데. 어떤가, 뒤탈 없이 나포할 수 있겠나?

“배만 컸지 대포가 없었습니다. 아니, 화승총도 없는 것으로 보아 배달 놈들은 화약무기를 전혀 모르는 것 같습니다.”

- 흐흐흐~ 그렇단 말이지?

“정말 어처구니없는 작자들입니다.”

- 하하하~ 그렇다면 당연히 배를 빼앗아····

호이안 후작이 갑자기 개소리를 중단했다.

생각해보니 모양이 빠지는 대사였기 때문이다.

- 험험~ 파킨슨. 자네도 알다시피 지금은 약육강식의 시대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시대에는 약한 것이말로 죄악일 것이다. 죄를 지었으면 당연히 죄를 받아야 하고 우리가 그 처벌을 집행해야 한다.

“오~ 정당한 처벌! 맞습니다, 각하! 저희가 정의의 심판을 내리겠습니다.”

참으로 어이없고 신기한 개소리였다.

- 좋다, 파킨슨.적당한 기회를 노려서··· 알겠지? 정의의 심판을 내리되 증거가 남지 않도록 으슥한 곳에서 심판해라.

“하하하~ 걱정하지 마십시오. 반드시 놈들의 배를 압수하여 다음 교역에 사용하겠습니다.”

호이안은 이렇게 헛소리를 남발하며 슈퍼스타호를 나포하기로 결정했다.

가리발디 영지도 사정은 이와 비슷했다.

“···대포도 화승총도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 오~ 그렇단 말이더냐?

“그렇습니다, 각하! 배의 크가 좀 크지만 나포하는 건 여반장입니다.”

- 그렇겠지. 그렇다면 놈들의 배를 나포··· 그런데 잠깐! 요한슨. 뭔가 좀 이상하군.

가리발디 후작이 갑자기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는 귀족파 연맹의 거두로 호이안 후작과 달리 호락호락한 자가 아니었다.

“이상하다면··· 각하, 무엇이 이상하단 말씀입니까?”

- 자네가 알지 모르겠지만 화승총은 본래 배달에서 개발한 무기였다.

“아~ 그랬습니까?”

- 대포를 개발하지 못한 건 이해할 수 있다. 그런데 선원들이 왜 화승총으로 무장하지 않았지? 분명 화승총을 보유했을 텐데 말이다.

“그건 저도 잘···어제와 오늘 계속 감시했지만 경계병들은 모두 가꿍과 검으로 무장했지 화승총은 전혀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 참으로 이상하군. 분명 화승총을 보유했을 텐데 그리 큰 배의 선원들에게서 화승총을 찾아볼 수 없다니. 흐음~ 그렇다면 설마····

주세페가 뭔가를 알아차린 눈치를 보이자 요한슨이 살짝 긴장했다.

“···”

‘꿀꺽~’

- 그래! 그거다. 그래서 그랬을 게야.

“각하! 그것이 무엇입니까?”

- 방심이다! 바다에서 적을 만날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한 것이야.

“네? 방심이란 말입니까?”

심심찮게 해적이 출현하는 이리얀 해와 달리 타이판 제국의 바다에는 해적이 출몰하지 않았다.

물류와 유통이 바다가 아닌 육지를 주로 이용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리얀 해에는 왜 해적이 존재할까?

그건 이곳이 제법 ‘장사(?)’가 되었기 때문이다.

이리얀 해의 국가들은 (내부적으로는)부족국가였고 (외형적으로는)거대한 밀림의 대륙에 점으로 흩어진 도시국가나 섬의 형태였다.

도시국가들의 위치가 설혹 대륙에 존재했어도 사실상 섬이나 다름없었다.

여기에 수심이 얕고 많은 섬들이 밀집되어 있었다. 해양 몬스터의 위협에서 상대적으로 안전했다.

이런 사정이니 물류와 유통은 주로 선박을 이용해야만 했다.

여기에 해안선까지 복잡하고 섬의 숫자를 헤아리기도 힘들 정도로 많다면 해적들에게 매우 좋은 영업환경일 것이다.

뭐, 배달상단이 통행하는 항로는 해적들에겐 죽음의 해역이 되었지만···

“아하~ 그렇군요. 육지에는 산적을 주의해야 하지만 바다라서 방심했겠습니다.”

- 흐흐흐~ 그렇지. 참으로 멍청한 자들이야.

“각하, 저들이 멍청한 것이 우리에겐 행운입니다. 반드시 놈들의 배를 나포하여 남방교역에 활용하겠습니다.”

이렇게 가리발디 또한 배달의 선박을 약탈하기로 결정했다.

가리발디와 호이안의 선단은 구입한 상품을 적재하고 식량과 식수도 넉넉하게 보급했다.

그리곤 톨롱항을 떠나 슈터스타호가 반드시 지나갈 길목에 매복하려고 했다.

슈퍼스타호는 일주일 후에 톨롱항을 출발하기로 예정됐다.

아마도 (2달 전에 방문했던)여행객들을 태우고 교역상품을 잔뜩 싣고 매복하려는 길목을 통과할 것이다.

가리발디와 호이안의 선단은 각각 일주일 후에 벌어질 약탈의 꿈에 부풀었는데 갑자기 전혀 예상하지 못한 문제가 발생했다.

“아무래도 수상해. 이곳은 가리발디 영지로 향하는 항로가 아내. 정 반대 방향이지. 그런데 놈들이 이곳의 으슥한 섬 그늘로 향한다면····”

“호이안 놈들이 으슥한 곳에 매복하고 있다? 그렇다면···”

“그래, 해적질하려는 수작이다!”

“그래, 해적질하려는 수작이다!”

요즘 국회에서 자주 보는 광경처럼 자신들은 정의의 심판이고 나포였지만 상대편의 행실은 해적질이라고 비난했다.

몇 년 전 자신들이 대한민국이란 국가를 얼마나 후퇴시키고 엉망진창으로 만들었는지를 전혀 생각지도 못하고···

“호이안! 감히, 우리 배(?)를 넘보다니! 결코 용서하지 않겠다!”

“가리발디! 감히, 우리 배(?)를 넘보다니! 결코 용서하지 않겠다!”

똑같은 놈들이 똑같은 헛소리를 남발하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그리곤 자연스럽게 슈퍼스타호를 나포하기 전에 전초전부터 시작하려고 했다.

떡줄 놈은 생각도··· 아니, 이제야 겨우 떡방아를 찧고 있는데 벌써 김칫국부터 마시는 꼴이었다.

54. 이리얀 해의 최강자-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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