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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하면 잘살거 같지-157화 (157/2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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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전체회의로 돌아와, 국제결혼이 증가하면 이리자야 출신 여인들의 권익에도 신경 써야할 것이다.

팰리스는 잠시 이 문제를 거론했다.

“알다시피 이리자야의 가난한 여인들이 가족을 위해 우리 병사들과 많이 결혼하고 있소. 아마도 배달사회에서는 약자일 것이라고 생각하오. 딸을 가진 아비로써 다소 내키지 않지만 인구가 부족한 영주로써 결혼을 장려해야 하는 실정이지요.”

팰리스는 전생시절, 농촌총각이 외국인과 결혼하면서 발생한 다문화가정의 문제점들을 똑똑하게 목도했다.

그나마 다행스럽게도 배달은 여러 민족이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영지였다.

허나, 이리자야는 퉁구스처럼 동떨어졌으나 그와 달리 수가 적고 아직은 사회적으로 성공한 모델이 없었다.

축복이나 머릿바람, 어중이 같은 인물 말이다.

그래고 퉁구스는 부족 전체가 이주했기 때문에 무시할 수 없었지만 이라자야의 여성들은 소수, 소수는 곧잘 왕따의 제물이 될 수 있다.

인간을 비롯한 동물들은 대체로 약자나 규격 외의 동료를 잔인할 정도로 터부시하고 소외시키기 때문이다.

그래서 팰리스 처음부터 이런 문제에 관심을 기울였다.

그는 그녀들이 불협화음 없이 배달인으로 녹아들길 바랐다. 아무래도 이 문제는 축복이 가장 적임일 것이다.

“샤먼!”

“네, 영주님.”

“그녀들의 어머니가 되어 주시겠소? 따뜻하게 보듬어 그녀들이 제 2의 고향이 될 수 있도록 도와주시오.”

“당연히 그렇게 하겠어요.”

“여러분도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길 바라오.”

“알겠습니다, 영주님.”

“그런데 티아늄. 유람선 건조는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나요?”

병력과 물자수송에 최적화된 삼동이호와 달리 유람선 즉, 슈퍼스타 호는 가족단위의 여행객 수송에 최적화된 철선(鐵船)이었다.

배수량만 자그마치 2만 톤!

200명의 선원과 무장병력 300명, 승객 1,000명이 2달간이나 항해할 수 있는 물자와 화물을 적재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말이 유람선이었지 이리자야에서 시집온 여인들의 고향방문과 교대 병력을 수송을 주요 목적으로 설계했다.

자연, 해적과 해양몬스터가 자주 출몰하는 해역을 주로 항해해야 한다.

그래서 삼동이 급보다 더욱 막강한 방어력과 화력을 보유할 것이다.

“아~ 슈퍼스타 호말이야? 하하하~ 당연히 크고 아름답게 만들고 있지.”

“그래요? 2달 후에 교대 병력과 고향방문단을 출발시킬 예정인데··· 괜찮을까요?”

“2달 후면 좀 빡빡한데··· 방금 전에 삼동이 5호를 만들어 달라고 했잖아. 그걸 건조하려면 시간이 꽤 부족할 거야.”

“그럼, 5호는 다소 늦추더라도 유람선부터 건조해주세요.”

“그편이 낫겠습니다. 차라리 슈퍼스타 호를 남방거래에 이용하는 편이 어떻습니까?”

“슈퍼스타 호를 남방거래에 이용한다? 헤라클 경(하든), 자세히 설명해 보시오.”

“유람선은 배수량만 2만 톤입니다. 티무르왕의 요청에 따라 거래가 4차례로 확대될 것이고 고향을 방문하려는 부인들도 많아질 겁니다. 슈퍼스타 호를 이용하면 고향방문과 남방거래를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습니다.”

“아하~ 좋은 생각이오. 본인은 좋은 해결책이라고 생각하는데··· 여러분은 어떻소?”

“저도 찬성합니다.”

“슈퍼스타 호를 활용하는 편이 낫겠습니다.”

“좋소. 그럼 그 건은 그리 하는 것으로 결정합시다. 그럼 다음으로··· 성녀?”

“네, 영주님.”

“보건의료에 관해 브리핑하시오.”

“그럼···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우린 3년 전에 종두법 즉, 천연두 예방접종을 마쳤어요. 그리고 재작년부터는 황도의 모사드 경(블락)과 크리스탄 교단을 통해···”

예방접종을 시행했고 천연두의 발생 원인과 치료법을 세상에 널리 알렸다.

가이아의 천연두는 신성력과 포션 때문에 죽을병은 아니었다.

허나, 신전에 기부할 형편이 못되는 평민에게는 죽을병이었다.

이로 인해 해마다 많은 이들이 죽어간다.

다행히 2년 전부터 블락과 크리스탄 교단에서 실시하는 천연두 예방접종으로 인해 많은 이들이 천연두의 공포에서 해방됐다.

원래는 제국차원에서 시행해야 할 사업이지만 팰리스는 과감하게 예방접종을 무료로 실시했다.

팰리스는 배달의 자비심을 알리거나 얻은 만큼 베푼다는 말로 자신을 포장할 수도 있겠으나 인간으로써 최소한의 도리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영주님의 지원덕분에 많은 이들이 공포로부터 해방됐어요. 하지만 여전히 충분하진 않아요. 황도나 소수 영지에서만 시행중이지 대부분은 무지와 편견 그리고 현실적인 여건 때문에 예방접종이 널리 확대되지 못하고 있어요.”

“그럼, 어떻게 도와주면 되겠소?”

“카페배달이 예방접종활동을 지원해주고 양심적인 신전들에게 예방접종을 널리 홍보해주시면 감사하겠어요.”

“블락에게 협조하라고 통보하겠소만 신전은 좀··· 일단은 제랄드 신관님께 요청하겠지만 신전 측의 협조는 너무 기대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소.”

“고마워요, 영주님. 그것만 해도 큰 도움이 될 거예요.”

“그럼 됐고··· 그럼 이제부터는 마법부문으로··· 마도사님?”

이젠 드레이크가 브리핑할 차례. 그는 북부초원에서 확보한 무한주머니 현황과 요즘 진행하는 사업들을 찬찬히 보고했다.

여담이지만 북부초원은 몇 백 년 동안의 약탈 때문인지 무한주머니의 보고였다.

3년이 지난 요즘에도 간간이 소금과 교환해 갔는데, 지금까지 초원에서 확보한 무한주머니가 자그마치 200여개에 달했다.

팰리스는 이렇게 확보한 무한주머니의 절반을 가신단과 군용 따로 빼놨다.

나머지 절반은 드래이먼드에게 맡겨 제국 내의 거래에 활용하도록 했다.

그래서 배달상단은 포탈과 무한주머니를 이용해 교역했다.

덕분에 영지와 영지간의 이동을 어지럽히는 마적들의 피해 없이 교역량을 늘려갔다.

혹자는 가이아의 상단들이 왜 배달처럼 포탈과 무한주머니를 이용한 거래를 시행하지 않느냐고 따질 수도 있다.

허나, 포털은 원체 사용료가 비쌌다.

그리고 그보다 더욱 비싼 것이 바로 무한 주머니였다.

무한 주머니!

가장 하급품을 제작하더라도 최소한 중급의 마나석을 사용해야 하고 가격만 10,000골드에 달한다.

여기에 6서클 마법사의 인건비와 기타 부대비용까지 계산하면 얼추 2만 골드까지 상승한다.

그렇게 제작한 하급 무한주머니는 기껏해야 가로세로높이가 각각 2~3m의 공간만을 사용할 수가 있다.

더욱이 팰리스가 가진 무한주머니의 경우에는 마나석도 더욱 고급을 사용해야 하고 7서클 마법사가 직접 제작해야 한다.

이런 상황이니 무한주머니를 상거래에 이용할 수가 없었다.

그저 배달이 매우 특별하고 운이 좋았을 따름이다.

“···중입니다. 그리고 최근 학교에서 익스퍼트 기사들을 배출했다는 소식이 들리더군요.”

“들었습니다. 마나호흡과 크라켄 고기의 덕을 좀 봤지요.”

“허허허~ 그렇지요. 덕분에 우리도 제법 성과를 보일 것 같습니다.”

“오~ 그렇다면···”

“네, 영주님. 조만간 3명 정도가 학교에서 배출할 것 같습니다.”

여기에서 말한 3명은 대외적으로 마법사라고 인정받는 3서클을 말한다.

팰리스가 학교를 만들고 12세 이하의 어린이에게 의무적으로 마법과 검술, 행정, 화학을 가르친 성과가 드디어 나타나고 있었다.

팰리스는 고무적인 성과에 음식을 먹지 않아도 배가 불러오는 것 같았다.

가신들도 마찬가지, 모두들 얼굴에 웃음꽃이 피었다.

다음에 이어지는 보고도 대부분 배달의 밝은 내일을 기약하는 보고들이었다.

물론, 부정적인 문제가 없을 순 없었다.

대표적인 문제가 인구유입에 따른 스파이와 보안문제 그리고 여전히 해결책이 보이지 않는 황무지의 개간문제였다. 황무지를 개간하지 못하면 인구를 늘리지 못한다.

배달이 엄청난 돈을 벌어들이고 있음에도 3년 동안에 인구가 겨우(?) 2배 밖에 늘지 않은 결정적인 이유였다.

이 시대의 식량은 전략적인 상품이었고 배달은 토지는 겨우 5~6천명을 인구를 부양할 수준밖에 안 된다.

현재의 인구도 위험한 수준으로 샤이엔과 분쟁이 발생하면 육로를 통해 곡물을 수입할 수가 없게 된다.

뭐, 무한주머니와 포털을 이용하면 제법 사정이 나아질 것이다.

팰리스와 드레이크는 이 때문에 배달에 이동포털을 설치해줄 것을 제국정부에 요청하는 중이다.

그러나 귀족파연맹의 반대로 포털의 설치는 지지부진한 상태였다.

아무튼, 전체회의는 몇몇 부정적인 문제가 존재했지만 대체로 밝은 분위기였다.

팰리스는 올해도 열심히 노력해줄 것을 주문하며 신년 첫 번째 전체회의를 마쳤다.

* * *

동부 산악지대.

쇼쇼니 반도의 동부 산악지대는 오랜 세월동안 인간의 발길이 닿지 않아 몬스터들의 소굴로 알려졌다.

실제로도 건강하고 풍부한 생태계를 바탕으로 많은 수의 몬스터들이 번성하고 있었다.

다른 곳에서는 보기 드문 오거나 트롤이 심심찮게 돌아다녔다.

스밀로돈(검치호)이나 리미아, 바실리스크 같은 희귀한 몬스터도 종종 모습을 드러냈다.

세상사 그러하듯, 포악함의 상징 같았던 몬스터들 사이에서도 나름의 질서가 있다.

어께의 높이가 15m에 달하는 미노타우루스 가족과 신장 30m의 키클로프스(Kyklops) 부부가 동부산악지대를 양분하여 대대로 아니, 수천 년을 군림하고 있었다.

그렇다고 동부 산악지대는 몬스터만 살아가는 곳은 결코 아니었다.

이곳에도 인류가 삼천년 넘게 명맥을 유지하고 있었는데 100여명의 엘프 종족이 바로 그들. 공교롭게도 미노타우루스와 키클로프스 세력권의 딱 중간 지점에 마을이 위치했다.

인류에게 적대적인 몬스터. 그중에서도 정점을 차지한 놈들 사이에서 어떻게 그리 오랜 세월을 살아왔을까?

“일라이~ 이유를 알고 있겠지?”

잿빛 머리카락에 얼굴에 주름이 가득했지만 소싯적에 사내들을 꽤나 울렸을법한 미모의 노파였다.

그런 노파가 감정 없이 20살 정도로 보이는 딸에게 물었다.

“네, 어머니. 위그드라실의 가호 때문이에요.”

일라이도 무표정한 얼굴로 대답했는데, 목소리는 종달새가 지저귀는 것처럼 느껴졌다.

참고로, 감정 없는 대화는 둘 사이가 나빴기 때문이 아니었다.

그저 엘프 종족의 ‘종특’ 때문이었다.

“그렇단다. 우리 엘프들의 어머니, 세계수가 우리 종족을 지켜줬기 때문에 우리가 3,200년을 버텨왔지.”

“정확하게는 위그드라실을 중심으로 건설한 결계지요. 지금은 중심축이었던 위그드라실이 수명을 다해 죽어가고 있어 문제지만요.”

“그렇지. 위그드라실이 수명을 다하면 결국 결계가 무너질 거야. 그럼···”

딜라일라가 뒷말을 아꼈음에도 일라이는 자신들의 종족이 멸망할 것이란 뜻을 모두 알아들었다.

결계를 유지하려면 수명이 다한 세계수를 후손으로 대체해야 한다.

그래서 1,000년 전부터 세계수의 씨앗들을 모아 (인간세상에서 구한)무한 주머니에 담아 보관하고 있었다.

문제는 다음 세대의 씨앗이 제대로 자라나지 아니, 싹조차 틔우지 못했다는 점에 있었다.

“마나가 부족해서 그런 것이지. 세계수는 마나를 창조하지만 싹을 띄울 때만은 엄청난 마나가 필요하단다.”

이런 이유로 1,000년 전부터 엘프들은 미노타우르스나 키클로프스를 사냥하고 놈들에게서 취한 마정석을 거름삼아 세계수 싹을 띄우려고 시도했었다.

결과는 눈치 챘다시피 참담한 실패였다.

1,000년 전까지만 해도 2,000명을 헤아리던 엘프들이 100여명으로 줄어든 결정적인 이유였다.

엘프들의 무력이 약해 사냥하지 못했을까?

아니었다. 엘프는 매우 강력한 종족이었다.

마법과 정령술을 호흡하는 것처럼 쉽게 사용하는 존재들이었다.

평범한 엘프조차도 정령술을 이용해 싸우면 익스퍼트 급의 기사와 맞먹는 무력을 발휘한다.

가디언이나 레인저는 익스퍼트 중급에서 상급의 무력을 위그드라실의 수호자는 소드마스터 급의 무력을 보유했을 정도였다.

몬스터들이 너무 강력했던 것이다.

게다가···

“일라이~ 놈들의 마정석으로 정말로 싹을 띄울 수 있을까?”

“그, 글쎄요.?”

순간적으로 표정이 없던 일라이의 가면에 금이 갔다.

그녀의 얼굴에 얼핏 당황한 기색이 떠올랐다가 사라졌다.

그랬다. 놈들의 마정석이 세계수 씨앗을 발아시킨다는 확신이 없었던 것이다.

위그드라실의 선대(先代) 수호자였던 딜라일라가 이리 의심한 건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전해오는 이야기에 따르면 현재 수명이 다해가는 세계수는 (2,000년 전부터 모습을 감춘)그린 드래곤이 싹을 띄웠는데 당시의 드래곤조차 몹시 고단한 작업이었단다. 그래서 수백 년을 수면기로 허비하며 마나를 보충했다고 한다.

“결제 밖으로 나가는 방법도 있어요.”

“결계밖에 득시글거리는 몬스터 무리를 뚫고서? 설혹 그것이 가능하다고 해도 밖으로 나가면 무슨 특별한 대책이 있을까? 그리고 탐욕스러운 인간이 두렵지도 않니?”

“그건···”

당대(當代) 수호자 일라이의 얼굴에 당황한 기색이 떠올랐다.

그러나 그건 찰나지간, 이번엔 안타까운 기색이 스쳐갔다.

“그렇다고 어머니가 희생하는 건 너무해요. 자연의 순리에도, 엘프의 율법에도 어긋나요.”

엘프의 율법에는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스스로 목숨을 끊을 수가 없다.

“딸아~ 이건 율법이 허용하는 특별한 경우란다. 그리고 나는 살아갈 날이 얼마 남지 않았어.”

“아, 아니에요. 아직도 100년은 충분히 더 사실 수 있어요.”

“아니? 기껏해야 30년이겠지.”

30년? 100년? 엘프들의 평균수명이 800년 이었기에 가능한 소리였다.

“남은 생명을 이용하여 위대한 존재에게 구원을 청하는 것이 옳단다.”

남은 생명으로 자기희생주문을 실행하여 위대한 존재 즉, 드래곤을 부른다?

2,000년 전까지는 굳이 이럴 필요도 없이 드래곤을 초청할 수 있었다.

간단한 마법통신이면 엘프에게 친절한 그린 드래곤이 날아왔었다.

그런데 무슨 일인지 2,000년 전부터 드래곤들이 모습을 감췄다.

엘프와 친했던 그린 드래곤도 툭하면 기분 나쁘다며 숲을 태웠던 레드 드래곤도 응답하지 않았다.

그래서 딜라일라는 마지막 남은 생명으로 드래곤을 부르고 그에게 세계수 씨앗을 발아시켜 줄 것을 부탁하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내가 죽어야 한단다. 이제··· 이해했겠지?”

그렇다고 일라이가 설마 이해했을까!

그런데···

“하아~ 네, 이해해요. 그럼 자기희생주문은 언제 시작할 건가요?”

일라이의 입에서 아름답지만 감정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감정이 무디고 몹시 이성적인 종족이었기에 가능했다.

각설하고, 딜라일라는 자신의 목숨을 바쳐 드래곤을 초청하기 위해 자기희생주문을 실행하기 시작했다.

“?У! Э ? ?? ЮЯ···”

‘위대한 존재시여 부탁합니다. 제발 이곳으로 찾아와 우릴 구해주세요.’

알 수 없는 주문이 길어질수록 딜라일라의 생명력이 조금씩 사라져갔다.

급기야는 아름답던 머리카락이 빠지기 시작하더니 얼굴에도 깊은 주름살이 새겨졌다.

딜라일라는 생명력이 사라지는 고통 속에서도 끊임없이 간절히 기원하고 또 기원했다.

‘위대한 존재시여 부탁합니다. 제발 이곳으로 찾아와 우릴 구해주세요. 위대한 존재···’

생기가 사라지고 쪼그라들다가 2m 키의 딜라일라가 절반으로 줄어들었다.

그러다 어느 순간!

‘파파팟!’

‘고오오오오~’

자기희생주문이 완성되는 순간, 딜라일라의 존재, 머리카락 하나까지 이 세상에서 완전히 사라졌다.

그녀의 간절한 염원만을 남기고서···

‘위대한 존재시여 부탁합니다. 제발 이곳으로 찾아와 우릴 구해주세요.’

그때였다.

여전히 담담한 일라이의 얼굴이 순간적으로 일그러지다 눈물이 주르르 흘러내렸다.

담담하게 슬퍼하는 일라이 주위를 맴돌던 딜라일라의 마지막 염원. 어느 순간 세상으로 퍼져나갔다.

동쪽으로, 서쪽으로, 남쪽으로, 북쪽으로!

그녀의 염원은 수신이 완료될 때까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생명을 담보로 수신 대상을 드래곤에 버금가는 존재로 제한했기 때문이다.

딜라일라의 염원을 수신하는 존재는 없었다.

그래서 가이아를 돌고 돌아 마침내 출산이 임박했던 축복에게까지 전달되었다.

46. 동부산악지대 원정-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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