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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하면 잘살거 같지-156화 (156/2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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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추와 커피가 경이적인 폭리를 취했지만 설탕분야도 상당한 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되었다.

그런데 왜 구체적인 수치가 아닌 아직도 ‘예상’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냐면···

‘쿵! 쿵! 쿵!’

“배달의 정당한 지배자이신 팰리스 파이온 배달 자작께서 입장하십니다.”

트리스탄의 고(告)함에 팰리스가 회의실에 들어왔다.

그와 동시에 연초 휴가 때문에 겨우 1월 중순에야 소집한 첫 번째 전체회의가 시작되었다.

잠시간 가볍게 안부를 묻던 팰리스는 가장 먼저 드래이먼드에게 설탕사업의 진행상황을 물었다.

“신년 휴가를 잘 지낸 것 같아 다행이오. 지금부터 본론에 들어가겠소. 일단은 상업부문부터··· 세바스찬 경. 설탕공장은 아직도 그 모양 그 꼴이오?”

팰리스가 이리도 부정적으로 발언한 건 설탕사업이 예상보다 훨씬 지지부진했기 때문이다.

배달은 드워프라는 무지막지한 건설의 달인들을 다수 보유한 덕분인지 샹보르 성처럼 거대한 건축물마저도 뚝딱 반년 만에 만들어냈었다.

그런데 설탕공장은 (사탕수수 즙에 석회처리하고 탈수시켜 흑설탕으로 만들어주는)생산설비까지 배달에서 만들어 수송해줬어도 이제야 겨우 시험 생산할 정도로 진척이 느렸다.

“영주님. 현지 사정도 이해해 줘야 합니다.”

“내가 마냥 억지를 부리는 것이 아니잖소. 그래서 넉넉하게 시간을 줬고 해양몬스터를 상대할 배가 없으면 섬에 갇힌다는 불만에 거북이 2호까지 배치했잖소.”

거북이 2호는 재작년에 진수되었다가 작년 8월에 이리얀 해에 배치된 판옥선 크기의 반잠수정이었다.

(삼동이호에 비해)크기가 작아도 방어력 면에서는 오히려 더욱 단단했다.

내파성과 안정성까지 뛰어나 이리얀 해를 종횡무진 누볐는데, 해양몬스터 때문에 통행이 단절된 섬과 섬 그리고 톨롱항 사이를 이어주는 소중한 발이 되었다.

사족을 붙이자면, 거북이 2호가 통행하는 정기항로는 (이리얀 해의 골칫거리였던)해적들이 감히 얼씬하지 못한단다.

“영주님. 거북이 2호 때문에 그마나 시험 생산할 정도로 진행시켰던 겁니다.”

“쩝··· 너무 느려서 내가 이러잖소.”

“드워프들을 투입하지 않는 한 그것이 매우 정상적인 속돕니다. 노동인력이 너무 부족하니까요.”

“···”

‘하긴 뭐, 특별 보호 산업이라서 외부 인력을 함부로 수급할 수가 없었겠지. 그래도 늦은 건 늦은 것이지.’

“좋소. 그렇다면 이제부터는 본격적으로 설탕을 생산할 수 있겠소?”

“네, 영주님. 아마도 지금쯤이면 (독도 섬의)설탕공장에서 울릉도 섬에 수확해 보관했던 사탕수수 즙으로 한창 (흑)설탕을 생산하고 있을 겁니다.”

“그럼 다행이고··· 혹, 원당이 부족하지 않겠소?”

“2년 동안이나 재배한 사탕수수에서 모은 물량입니다. 당장 사탕수수 수확을 멈추더라도 6개월 이상을 가동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영주님도 아시다시피 울릉도 섬은 사시사철 기온이 따뜻해서···”

사탕수수를 매달 연속적으로 수확한다.

처음부터 공장의 원료용으로 계획했기 때문에 울릉도 섬을 12개의 구획을 나눠 순차적으로 씨를 뿌리고 수확하는 방식으로 재배했던 것이다.

즉, 무한제철소처럼 사탕수수도 매달 한 구획씩 수확한다는 뜻이다.

“그래요? 그래도 명색이 대량생산이오. 장기적으로 생산과 원료 수급에 신경써야할 것이오.”

“당연합니다. 그래서 요세프를 통해 티무르 왕과 사탕수수 원액을 수입하기로 계약했습니다.”

“호오~ 그렇다면 다행이오. 작년에 제공한 제지기술로는 뭔가 부족하다고 생각했는데 이리자야 측에서 종이와 사탕수수를 수출하면 심각한 무역 불균형이 제법 해소되겠소이다.”

‘끄덕끄덕~’

팰리스가 만족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혹자는 무조건 많이 팔아 상대의 돈을 몽땅 긁어오면 좋지 않느냐고 말할 지도 모르겠다.

허나, 그건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소리다.

교역은 서로에게 이익이 되어야 하고 심각한 무역불균형은 더욱 심각한 정치적인 문제를 만들어낸다.

그래서 결국에는 거래관계까지 파탄 낸다.

아편전쟁이 왜 발생했을까!

당시 유럽은 청나라가 수출하는 차와 도자기에 환장했다.

그래서 식민지 남미에서 추악한 방법으로 모았던 은(銀)을 싸들고 무지막지하게 구입했다.

이로 인해 세상의 모든 은이 모두 청나라로 흘러간다는 말이 나올 정도가 되었다.

당연히 영국은 심각한 무역적자에 시달려야 했다.

당시 영국은 산업혁명을 거쳤고 그로 인해 대량생산된 상품을 판매하면 무역적자가 해소됐을 것이다.

그런데 대량생산한 모직물과 인도 면화로는 심각한 무역불균형을 메울 수가 없었다.

그래서 시행한 악마의 결정이 바로 마약 즉, 인도에서 재배한 아편을 팔아 무역적자를 해소하는 ‘반인륜적인 범죄’였다.

당연히 청나라는 마약을 단속했고 영국은 상거래를 방해했다며 추악한 전쟁을 벌였던 것이다.

이후의 일까지 설명하면 잔소리. 무역불균형은 이리자야에게도 배달에게도 결코 이롭지 않았다.

게다가 제지산업은 특성상 목재와 담수가 풍부해야 한다는 점이다.

안타깝게도 배달은 종이를 만들 나무도 물도 풍족하지 않았다.

배달은 전면적인 의무교육으로 많은 종이가 필요했지만 종이를 생산할 여건이 안 되어 칠판이나 목판, 중요한 서류들은 양피지나 하급몬스터의 가죽으로 종이를 대신했다.

그래서 작년의 팰리스는 이리자야에 제지(製紙)기술을 제공했고 이리자야는 대신 배달에 종이를 저렴하게 수출하기로 계약했던 것이다.

아참, 티무르왕은 재작년에 사망한 왕을 대신하여 이리자야의 새로운 왕이 되었다.

“세바스찬 경! 남방거래와 관련해 뭔가 필요한 건 없겠소?”

당연히 없을 수가 없었다.

드래이먼드는 요세프가 요청한 사항들을 보고했다.

“요세프가 보고하길, 티무르왕이 강력하게 거래의 확대를 요청했다고 합니다. 구체적으로 매년 2차례의 상행을 4차례로 늘려달라고 합니다.”

“4차례라··· 세바스찬 경. 4차례로 늘려도 물량은 문제없겠소?”

“물량은 문제될 것이 전혀 없습니다. 남방거래의 주요 품목이 소금과 무기라서 수요가 늘어도 쉽게 물량을 뽑아낼 수 있습니다. 다만, 수송문제가 해결된다는 전젭니다.”

“수송문제라··· 얼추 상업무문의 토의를 마쳤으니 이제부터는 군부에 관해 의논하겠소. 휘슬러 경! 상업부에서 수송문제로 협조를 요청하는데··· 일단, 함정(艦艇)들의 운용상황이 어떻지요?”

배달은 외부와의 교역이 중요해지면서 선박의 필요성이 절실해졌다.

그래서 삼동이호와 거북이호의 형제 함들을 건조해왔다.

“함정의 현황과 운용에 대해 보고하겠습니다. 현재 상동이급 전함은 모두 4척이고 거북이급 고속정 또한 4척입니다. 삼동이 4호는 알다시피 남방거래와 북부초원의 수송과 거래를 담당합니다. 2호와 3호는 각각 쇼쇼니 반도의 동서해역을 순찰하고 1호는 정비와 예비용으로 임무해제 상탭니다.”

아르펜이 잠시 목을 가다듬고 보고를 다시 이어갔다.

“거북이 급은 4호가 이리얀 해에 배치되었습니다. 그리고 나머지 3척은 모두 부산의 모항에 머물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예비용 삼동이 1호를 남방거래에 전담시키고 4호 또한 초원과의 거래를 전담시켜도 문제없겠소?”

남방과 초원에 각각 1척씩 전담시킨다는 구상이었다.

“단기적으로는 문제될 것이 없습니다만 만일의 사태나 예비용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바다로부터 위협은 거의 없을 것으로 예상하는데. 휘슬러 경! 꼭 그래야합니까?”

“그렇습니다. 상시 3척 임무와 1척을 휴식하는 체재는 단순히 (선박의)정비나 비상시 때문만이 아닙니다. 아시다시피 배를 타면 그때부터 선원과 수병들의 휴일이 사라집니다.”

“휴일? 휴일이라면··· 아~ 휴일!”

‘끄덕끄덕~’

팰리스가 뭔가를 이해했는지 고개를 끄덕였다.

“네, 방금 영주님의 생각처럼 임무에서 해제되어 전함을 정비할 때가 바로 수병들의 휴일입니다. 그래서 단기적으로는 몰라도 거래를 확대한다면 반드시 삼동이급 전함을 추가로 건조해야 합니다.”

아르펜은 말미에 티아늄을 흘깃 바라보며 발언을 마무리했다.

팰리스의 고개도 티아늄에게 향했다.

“티아늄, 그렇다고 하네요.”

“그래? 그렇다면 추가로 1척 더 만들지 뭐.”

“그럼 선박문제는 이쯤 해결된 것 같고··· 아참~ 배달소총(M1 소총)은 이제 완전히 배치된 것이오?”

“모든 병사들에게 가각 대인용과 대몬스터용 배달소총을 지급했습니다.”

“경도 잘 알겠지만 신무기는 우리 배달의 생존이 걸렸습니다. 그러니 보안에 각별히 신경써야할 것이오.”

“당연합니다. 그래서 평소에는 지휘관의 무한주머니에 군수품과 함께 보관하는 방식을 취하도록 지시했습니다.”

3년 전의 팰리스는 오랜 노력의 끝에 뇌홍의 제조법을 알아냈다.

물론, 제조법을 알아냈다고 뇌관이 뚝딱 만들어질 순 없었다.

다른 물건과 달리 뇌홍은 너무도 위험했다.

그래서 사우스 섬 인근의 무인도에 관련시설을 만들고 한동안 연구했는데 작년에야 겨우 개발을 마칠 수가 있었다.

그로 인해 대량생산된 뇌관! 배달은 마침내 풀 메탈 재킷 형태의 탄환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드워프들의 장난감으로 사용되던 M1 소총이 그제야 배달소총이란 이름으로 제식화되었던 것이다.

“참고로, 우리 배달의 총 병력은 1,500명입니다. 독도 섬을 비롯한 이리얀해에 300명, 샤이엔 접경지대에 300명을 배치했습니다. 나머지 900명은 이곳 부산의 중요한 시설에 분산하여 주둔하는 중입니다.”

“물론, 순환배치겠지요?”

“당연합니다. 병사들이 남방 파견을 너무 원해서 순환배치를 원칙으로 시행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잠깐! 병사들이 장기 해외 파병을 원한다는 말이 좀 이상하게 들릴 것이다.

왜 병사들이 낯선 외국에서의 근무를 반길까?

그런 이유로 장기파병에 따른 특별수당과 위험수당까지 더해져 2배의 월급을 지급받기 때문···

은 결코 아니었다.

배달의 주민은 팰리스의 정책적인 결정으로 인해 각종 사업에서 거둔 수익 일부분을 배정받는다.

그래서 3년이 지난 오늘날, 주민 모두가 소위 부자가 되었다.

그래서 금전적인 이익으로 병사들의 사기를 고취시킬 수는 없었다.

정확한 이유를 알자면, 이 시간 두사람의 대화를 엿들으면 이해할 수 있다.

그들은 욕쟁이에다 주먹을 부르는 면상을 가진 3분대장 아니, 이젠 브라보 백인대장이 된 나르손과 고문관짓에 관심 사병이 된 병사였다.

* * *

“백인장님. 세상은 참 이상하지 말입니다? 우리 집은 이제 부자지 말입니다.”

“응? 고문관 새끼 또 너냐? 그런데 생뚱맞게 무슨 소리야?”

“이상하게고 돈도 참 많은데 아직도 이 몸이 솔로지 말입니다.”

‘피식~’

“야, 고문관 새꺄~ 너네 집만 부자냐? 이젠 모두 부자가 됐어.”

나르손의 말대로 배달 주민들은 부자가 됐다.

그런데 예전과 달리 남초현상이 매우 심각해졌다.

화약무기로 무장하고 포션과 성수를 남발하자 남성의 사망률이 거의 제로에 수렴했다.

여기에 노동력 때문에 외부에서 남자들이 꾸준하게 유입됐다.

과거, 아나톨리아 시절에는 과부천지였던 것이 이젠 여자가 없어 결혼하지 못하는 남성들이 많아졌다.

그런데 (여성의 유입이 가장 유력할)샤이엔의 처자들은 정보통제 때문에 이런 사실을 몰랐다.

그래서 외출을 나온 병사들이 데이트를 신청하면 별 볼일 없는 영지의 병사라며 멸시했다.

“솔직히 말해봐, 새꺄~ 고문관 새끼 너··· 또 채였지?”

“하아~ 정말 어렵지 말입니다. 알고 보면 우린 돈도 많고 그리 위험하지도 않은데.”

“쩝···”

“가만~ 그런데 백인장님은 어떻게 결혼 하셨슴까? 그런 무지막지한 쌍판대기로 어떻게 여자 자빠··· 헉! 죄, 죄송합니다.”

“이이~ 고문관 새끼 너··· 내가 항상 말했지? 주둥아리를 나불거리기 전에 열 번을 생각하라고!”

“시, 실수지 말입··· 컥! 사, 살려 주십셔!”

“이 새끼가 아직도 혀가 졸라 짧네? 고문관 새끼 너··· 뒤져봐라.”

한동안 주먹으로 대화하던 둘은 곧 입으로 대화하기 시작했다.

“야, 고문관 새꺄!”

“으으~ 방금까지 졸라 때려놓고서··· 친하게 말 걸지 말지 말입니다?”

“응? 이게 무슨 말이야 방구야? 아무튼 조금만 참아라. 이 멋진 백인장께서 힘을 써 2달 후에는 우리가 남방으로 배치된단다.”

“남방이라면··· 아~ 솔로부대의 지옥 말입니까?”

솔로부대의 지옥! 남방에 배치되면 거의 전멸당하기 때문이었다.

육탄공세를 펼치는 이리자야의 여인들에게···

이리자야는 샤이엔과 달리 배달이 얼마나 잘사는지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가족의 가난탈출 임무를 부여받은 아리따운 처자들이 외로운 솔로부대원들을 적극적으로 공략했다.

팰리스도 심각한 남초현상의 해결과 인구증가를 위해 이리자야 처자와의 결혼을 장려했다.

그런데 독신자에게 천국이면 기혼자들에게는 지옥일까?

아니다. 가이아는 딱히 이렇다 할 결혼제도가 없었다.

물론 일부다처제가 일반적이지만 (극소수지만)능력이 좋은 여성은 여러 남편을 거느리기도 한다.

다만, 나르손처럼 기혼자의 경우에는 1명만 이리자야의 여성의 결혼을 허락한다.

나르손이 무지막지한 얼굴에도 불구하고 부인을 둘이나 둘 수 있었던 결정적인 이유였다.

참고로, 이렇게 국제 결혼한 병사의 부부는 남편이 다시 남방으로 파견 나가면 대체로 부인도 함께 따라가 고향을 방문한다.

아무튼, 고문관에게 중요한 건 2달만 견디면 불행 끝, 행복 시작이란 점이다.

“우와~ 저, 정말입니까?”

“그래, 새꺄~ 너 새끼 구제해주려고 내가 얼마나 좆뺑이 치고 로비했는지 알아?”

“싸, 싸랑합니다, 백인장님.”

갑자기 아부신공을 발휘하는 고문관. 맘속으로는 반드시 아리따운 이리자야의 처자 둘을 자빠뜨려서···

아니, 자빠뜨림을 당해 솔로부대를 전역할 꿈에 부풀었다.

45. 3년 후의 배달-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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