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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두(두창, Smallpox)!
과거에는 원인도 치료법도 몰랐기에 더욱 무서웠던 질병이었다.
근대 이전까지 꾸준히 인류를 괴롭혀왔던 대표적인 바이러스성 질환으로 유럽인들이 전파한 천연두로 인해 아즈텍 문명이 멸망하고 아메리카 원주민(속칭 인디언, 인디언은 잘못된 용어임) 대다수도 사망했다고 한다.
여담이지만 아메리카 원주민의 땅을 욕심낸 어떤 유럽인이 의도적으로 천연두에 걸려 죽은 시신을 원주민 마을에 갖다놓아 몰살시키고 그 땅을 차지했다는 기록도 존재한다.
‘착한 인디언은 오직 죽은 인디언뿐이다’라는 당시의 유행어 즉, 아메리카 원주언을 모두 죽여 멸종시키자 라는 망언을 일삼으며!
각설하고, 가이아에도 천연두가 존재했다.
수많은 사람 아니, 평민들을 죽게 한 대표적인 전염병이었다.
그런데 귀족과 부자들은 천연두에 걸려도 거의 죽지 않는단다.
‘젠장 이 판국에 전염병이라니··· 종두법(소 두창에 걸린 소의 고름을 이용)이나 인두법(두창에 걸렸다가 나은 환자의 딱지를 이용)으로 예방하는 건 너무 늦었다. 세균이나 바이러스성 질환은 포션으로 치료가 불가능하다는데, 일단은···’
“들으시오. 지금부터 비상계엄령을 선포하겠소. 일단, 환자를 철저하게 격리하고···”
팰리스는 천연두와 콜레라, 장티푸스가 자주 유행했던 시절을 살아왔고 적절한 대책들을 잘 알고 있었다.
가정 먼저 천연두에 걸린 환자를 비롯하여 의심스런 증상을 보이는 이들까지 방직 공장으로 계획했던 건물(실제로는 창고)에 격리하라고 지시했다.
아쉽게도 만병통치약 같았던 포션으로도 천연두는 치료할 수가 없었다.
증상을 완화시키거나 늦출 수만 있었다.
그래서 목숨이 위급한 환자가 발생하면 포션을 복용시켜 연명하도록 지시했다.
“환자는 그렇게 조치하고··· 이제부터 영지민들은 개인위생에 철저해야 할 것이오. 아울러 환자를 직접 만지거나 환자가 사용했던 물품을 만질 때에는···”
장갑을 착용하고 천으로 입과 코를 막아라.
물은 끓여서 마시고 환자나 환자의 물품을 함부로 만지지 말고 가능하면 불에 태워라.
건강한 사람도 비누를 이용해 깨끗하게 씻어라.
초동단계부터 적절한 대책들을 강력하게 시행했으니 천연두의 전파속도가 한풀 꺾이리라.
“마침 빈 건물이 있어 그곳에 환자를 격리했습니다. 모두 52명입니다.”
피리온의 보고. 이젠 천연두에 걸린 50여명을 치료하는 일만 남았다.
시급한 대책을 처리한 팰리스는 경험이 풍부한 드레이크를 찾아가 치료에 대해 의논했다.
참고로, 팰리스가 알아보니 귀족과 부자들은 천연두를 두려워하지 않는단다.
그런 이유는···
“드레이크님. 파이온에서 이럴 때에 어떻게 대처했습니까?”
“지금처럼 포션으로 엄중한 환자의 생명을 연장했지요. 그리고 가능한 빨리 신전에 찾아가- 치료비 명목으로- 돈을 기부하고 신관에게 천연두를 치료했습니다.”
“신관이라면··· 설마, 신성력이 천연두를 낫게 합니까?”
“그렇습니다. 한낱 질병 따위가 어찌 신의 권위를 버텨내겠습니까! 돈만 있으면 어떤 질병이라도 쉽게 치료할 수 있습니다.”
드레이크가 이리 말했지만 신성력은 중독이나 감염성 질환, 내과에 특화되었다.
반면, 포션은 골절이나 외상의 경우 신성력보다 더욱 효과적이었다.
그리고 안타깝게도 배달에는 신전이 없었다. 아무튼 정답은 의외로 간단했다.
“그렇다면 빨리 빨리 신관을 초빙해야겠군요.”
해답을 찾은 팰리스는 파이온과 이웃 샤이엔 영지에 마법통신을 보내 신관을 초빙하려고 했다.
그런데 일이 꼬이려는지, 파이온의 노아신관을 비롯한 텔루스 신관들이 후원자 2부인의 부탁으로 아나톨리아를 단체 방문했단다.
통신마법사를 대동하지 않아 소식을 전할 수가 없었다.
샤이엔의 헬리오스 신전은 면죄부로 남발하던 중세의 종교인처럼 타락해 버렸다.
그들은 배달행을 허락하는 대신 의뭉스럽게 거마비 즉, 치료비를 협상하려고 들었다.
전염병은 한시가 급한 질병이다.
“따, 따블! 두 배로 사례할 테니 빨리 배달을 방문해 주시오. 이곳의 주민들에게 태양의 신, 헬리오스의 광명을 비춰주시오.”
- 흐음~ 당장 달려가고 싶지만 헬레오스께 올리던 제례를 올리는 중이라서··· 돈 아니, 그 문제는 내일 다시 상의하시지요.
마음이 급한 팰리스가 일반적인 치료비의 2배를 제안했지만 그래도 무거운 엉덩이를 움직이기에 부족했다.
[흐흐흐~ 메뚜기도 한철이라고, 이제 겨우 첫날이다.]
[배달의 영주는 부자로 소문난 자고 천연두는 시간이 지날수록 널리 확산된다. 가만히 기다리며 저절로 몸값이 높아져.]
[그렇지. 시간을 끌어 몸값을 높였다가 한몫 크게 뜯어내자.]
실제로 헬리오스 신전은 이런 목적으로 시간을 끌며 배달행을 미루고 있었다.
‘신전이 타락했다는 소릴 들었지만 이 정도일 줄이야, 하아~ 젠장!’
“달님이가 위험하다는데··· 축복아~ 달님이는 괜찮아?”
팰리스와 축복이 관심을 가졌던 달님이가 천연두에 걸렸다.
모친 무내미가 아이를 간호했지만 상황이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다.
다행이라면 무내미가 과거에 가볍게 앓아 천연두에 내성을 보유했다.
“다행히 포션과 주술로 위험한 고비는 넘겼어요.”
“그래? 그나마 다행이군.”
“죄송해요, 서방님. 신통한 샤먼은 천연두도 낫게 할 수 있다는데··· 흐흑~”
자신의 무능력을 자책하는 축복. 샤먼은 바바리안 사회의 신관이었다.
샤먼도 주술을 이용해 질병을 고칠 수도 있었으나 그런 능력은 특별하고 나이가 많은 소수에 불과했다.
축복은 아직 나이가 어렸다.
“어, 어? 진정해. 그건 네 탓이 아니잖아.”
“아니어요. 샤먼이라면 당연히 사람들의 마음과 몸을 다스릴 줄 알아야 해요. 그런데 나는··· 하아~ 신전이라도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신전이라···”
‘젠장~ 돈 버느라 의료문제를 너무 등한시했군. 나중에 꼭 신전을 유치해야겠다.’
“놀고 있는 신관이라도 있다면 당장이라도 납치해서 주민들을 구할 수··· 자, 잠깐!”
‘놀고 있는 신관···· 있었잖아? 그곳도 이곳에!’
그제야 술주정뱅이 신관 제랄드가 떠올랐다.
알다시피 그는 태아시절의 팰리스를 신성력으로 구한 적이 있었다.
신성력을 가진 신관이라면 최소 중급신관이다.
팰리스는 서둘러 아르펜을 방문한 제랄드를 찾아갔다.
“제랄드님, 제랄드님.”
술주정뱅이답게 제랄드는 술에 취해 구석에 퍼질러 자고 있었다.
“뭐야, 누가 귀찮게··· 응? 아~ 영주님이었소?”
“제랄드님. 신성력을 사용하실 수 있지요?”
“그, 그런데요?”
제랄드가 인정하는 순간, 팰리스가 곧바로 그에게 무릎을 꿇었다.
달님이와 주민들을 구한 수만 있다면 백번이라도 꿇을 생각이었다.
“어, 어? 갑자기 왜 이러십니까?”
“제랄드님. 부탁합니다. 제발 주민들을 구해주십시오.”
“일단 몸부터 바로 하십시오.”
“주민들을 구해주겠다고 약속해 주세요. 그 전에는 절대로 일어날 수가 없습니다.”
“영주님. 도대체 무슨 일인데 이러시는 겁니까? 갑자기 주민들을 구해달라니요.”
“?····”
“누가 천연두라도 걸렸답니까?”
아무래도 제랄드는 술에 취해 돌아가는 사정을 모르고 있었던 것 같았다.
팰리스는 오늘 아침에 발생한 일들을 간략하게 설명했다.
“···그래서 빨리 환자들을 치료해야 합니다.”
“정말로 천연두에 걸렸다니··· 갑시다. 빨리 앞장서시지요.”
다행히 제랄드는 술주정뱅이일지언정 타락한 신관은 아니었다.
팰리스와 제랄드는 환자들을 수용한 건물로 들어가 위급한 환자부터 치료하기 시작했다.
“세상과 우주를 창조하시고 오롯하게 존재하신 가이아시여~ 이곳의 가여운 영혼들을 구원하소서. 이들이 비록 당신의 뜻을 알지 못하지만 모두 당신의 권능으로 태어난···”
제랄드가 무릎을 꿇고 기도하자 신기하게도 그의 몸에서 하얗고 성스러운 빛이 흘러나왔다.
성스러운 빛은 환자에 몸속으로 스며들었다.
그러자 힘겹게 숨을 몰아쉬던 환자가 고른 숨을 쉬면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고롱고롱~’
가쁜 숨을 몰아쉬며 울어대던 달님이도 안정을 찾고 단잠에 빠져들었다.
참으로 기적 같은 일이지만 기적은 본래 흔하지 않아 특별하다.
제랄드가 치료한 환자는 5명에 불과했다.
“헉헉~ 좀 쉬었다가··· 영주님. 신성력이 바닥났습니다.”
팰리스는 몰랐지만 중증 환자 5명을 연속으로 치료하는 신관은 소수였고 대부분 고위신관이었다.
무슨 이유로 제랄드가 그린포레스트의 술주정뱅이로 살아가는지는 알 수가 없었지만 그는 매우 특별했다.
각설하고, 한동안 몸을 추스른 제랄드는 늦은 방에 기운을 치리고 다시 5명을 치료했고 이것이 이날 그가 할 수 있는 모든 치료였다.
확실히 신전의 신성력도 의료기관의 대안이 될 순 없었다.
지금처럼 인구가 적고 환자가 적을 때는 문제없지만 영지가 커지면 지구의 병원과 같은 의료기관이 필요했다.
‘젠장 기회가 되면 병원도 만들어야겠군. 왜 이렇게 필요한 것들이 많아? 아무튼···’
팰리스는 기진맥진한 제랄드를 편히 쉬게 하는 한편 천연두 내성을 지닌 이들에게 포션을 주어 위급한 환자들의 명줄을 붙들게 했다.
“빨리 갑시다!”
다음날, 기운을 차린 제랄드가 아침부터 환자들을 찾아가 치료를 시작했다.
이날 그는 20명을 치료하고 기절했다고 한다.
이렇게 포션으로 목숨을 연명시키고 제랄드의 신성력으로 치료하는 패턴으로 환자를 치료했다.
21세기 지구보다 더욱 안전하고 빠른 치료법(?)이었지만 한계는 명백했다.
천연두는 이제 시간이 해결해 줄 것이다.
그동안 영지의 분위기가 크게 들썩였다.
귀족과 부자들에게 천연두는 별것 아니지만 평민들에게는 몹시 두려운 병이었다.
신전에 기부할 돈도, 목숨을 연명시킬 포션도 구입할 돈이 없는 이들에게 천연두는 걸리는 절반이 죽어나가는 무서운 괴질이었다.
평민의 목숨을 하찮게 여기는 세상이라 그렇게 죽는 것이 당연했다.
그런데 이곳의 군주는 아낌없이 포션을 사용하고 신관까지 초빙(?)하여 환자들을 치료했다.
이런 조치도 고마운데···
“들었나? 영주님이 글쎄 제랄드신관님께 무릎을 꿇었다는구먼.”
“응? 그것이 무슨 소리야? 영주님이 왜 무릎을 굻어? 도대체 왜!”
“뭐, 오해 때문에 그랬다지만 아무튼, 중요한건 말이야? 천연두에 걸린 우리 평민을 위해 무릎을 꿇었다는구먼.”
“우, 우리 때문에? 아~ 영주님···”
“오~”
팰리스의 미담이 알려지자 영주민들이 크게 감격했다.
일부는 가이아 여신의 대리자라며 팰리스를 칭송했다.
그런데 칭송의 대상자인 팰리스는 그런 찬사들을 만끽할 여유가 없었다.
“제랄드님, 이곳에 정착하시죠?”
천연두에 놀란 팰리스가 .제랄드를 정착시켜 의료기관(?)으로 활용하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제랄드가 완강하게 정착을 거절했다.
“영주님. 저의 집은 그린 포레스트의 작은 오두막입니다. 그리고 제 사명은 그곳에서 여신의 뜻을 알리고 환자들을 치료하는 일입니다.”
“파이온에는 대지의 신, 텔루스 신전이 있잖습니까. 그린 포레스트는 텔루스 신전에 맡기고 이곳에 오십시오.”
“마음이 내키지 않는군요.”
“이곳에 가이아 여신을 모시는 멋진 신전을 지어드릴게요.”
“영주님, 화려한 건물은 겉치레에 불과합니다. 중요한 건 외양이 아니라 내면이겠지요.”
“···죄송합니다, 제랄드님.”
타락했으면 돈으로 회유하련만, 정직한 신관이라 설득하기가 어려웠다.
그러자 보다 못한 축복이 나섰다.
“서방님 잠시만··· 제랄드님. 잠시 저 좀 보아요.”
축복이 제랄드를 집무실 구석으로 데려가 작게 속삭였는데 완강하게 거부하던 그가 순순히 고개를 끄덕이는 것이 아닌가.
왠지 모를 배신감이 느껴졌다.
‘뭐야! 몇 마디 안한 것 같은데 고개를 끄덕이네?’
“어떻게··· 결정하셨습니까?”
“네, 영주님. 허락하시면 이곳에 정착하겠습니다.”
“정말입니까? 정말 잘 생각하셨습니다.”
“험험~ 멋진 신전을 지어주신다는 약속, 믿겠습니다. 그럼···”
신난 제랄드는 다소 허탈하게 웃는 팰리스를 뒤로하고 집무실을 나갔다.
“축복아~ 도대체 어떻게 설득했어?”
“호호호~ 안 되어요. 아무리 서방님이라도 저와 제랄드님 사이의 비밀이에요.”
“그러지 말고 나한테만 살짝 알려줘라, 응?”
“안 된다니까요?”
“그럼, 힌트만이라도···”
“힌트요? 움··· 제랄드님이 가장 원하는 거요. 그것을 주겠다고 약속했어요. 헤헤헤~”
“그, 그래?”
‘크고 화려한 신전은 아닐 테고··· 도대체 뭘 준다고 약속했지?’
아무리 생각해도 그것이 뭔지 알 수가 없었다.
그러다 문득···
‘주정뱅이니까 설마·· 술? 에이~ 그래도 신관인데. 그건 아닐 거야.’
아니기는, 설마가 항상 사람 잡는다.
고위신관 급의 신성력을 지녔다지만 술주정뱅이가 아니었던가.
확실히 축복은 지혜로웠다.
갑작스럽게 천연두가 유행했지만 팰리스가 강력하고 효과적으로 해결하여 민심을 크게 얻었다.
배달은 영주를 중심으로 하나로 똘똘 뭉쳤다.
이런 기세를 살려 팰리스는 황도를 출발하기 전까지 시급한 일들을 처리했다.
가장 먼저 전염병 때문에 중단한 배달 파우더의 거래를 재개했다.
삼동이도 적재공간에 소금을 잔뜩 싣고 북부초원을 향해 떠났는데, 이번 거래에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투라와 무한주머니를 최대한 끌어모아 오라고 주문했다.
다음은 건설부분, 드워프들에게 그들이 원하는 ‘크고 아름다운’ 가이아 신전을 의뢰했다.
한편으론 배수량 200톤 규모의 축소형 삼동이 2호 즉, 거북이호의 제작을 부탁했다.
거북이호는 특이하게도 (통로를 밀폐하면 공기까지 차단되는)지붕을 설계해서 이런 이름을 지었다.
탐사선은 파도가 높은 원양을 주로 항해할 것이다.
흘수선이 얕은 삼동선은 아무래도 높은 파도에 취약했다.
그래서 삼동선의 중앙바닥을 뾰족하고 두껍게 설계했다. 이를 통해 무게 중심이 크게 낮아져 선박의 안정성이 극대화될 것이다.
이런 설계로 인해 200톤 규모의 작은 선박임에도 거친 원양을 안전하게 항해할 수가 있단다.
그리고 (창문과 통로를 밀폐하면)공기까지 차단하는 지붕으로 둘러싸 외부의 공격을 방지하고 높은 파도에 배가 전복되어도 몇 시간쯤은 충분히 항해할 수가 있었다.
아닌 말로 잠수해도 무사할 선박으로 설계했다.
거북이호의 탑승정원이 120명이지만 탐사대는 겨우 10명 안팎으로 계획했다.
이 때문에 안정성에 최대한 치중했던 것이다.
워터젯 추진기를 2개나 설치할 예정이었다.
건조되면 아마도 현대의 모터보트 못지않은 엄청난 속도를 자랑할 것이다.
각설하고, 팰리스가 이런저런 업무들을 처리하며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마침내 황도로 출발하는 날이 찾아왔다.
팰리스는 일행은 병사들의 호위를 받으며 샤이엔 영지로 행군하여 다음날 오전에 경계에 도착했다.
많은 병사들을 이끌고 이웃영지를 방문하는 건 예의가 아니다.
그래서 호위로 50명만 대동하고 이동포털이 설치된 마탑으로 이동했다.
팰리스가 마탑에 막 도착했을 때였다.
마탑 옆의 화려한 건물에서 붉은색 신관복을 걸친 자들이 나와 거드름을 피우며 팰리스 일행하게 다가왔다.
‘누군데 어께에 잔뜩 힘을 주는 거지?’
무슨 일인지 궁금했지만 괜한 오지랖은 사절이다.
그래서 고개를 돌렸는데····
“그쪽이 아니오. 그곳은 신전이 아니라 마탑입니다.”
“으, 응? 누구시오?”
“그대들이 애타게 찾았던 헬리오스의 신전의 신관이올시다.”
그들은 가당찮게도 팰리스가 자신들을 초빙하러 직접 행차한 것으로 오해했다.
팰리스는 하도 어이가 없어 말없이 바라봤다.
“···”
“?···”
“됐다. 마탑으로 가자.”
“어라? 배달의 군주시여. 기다리십시오.”
“천연두! 천연두를 치료해야 할 것 아니오.”
“천연두?”
‘피식~’
‘버스는 이미 떠났단다. 이 타락한 신관 새끼들아.’
“됐네요. 그냥 무시하고 가자.”
“어, 어? 이러면 안 되는데···”
당황해서 어쩔줄을 모르는 신관들. 여담이지만 헬리오스 신전은 한몫 크게 뜯어낼 것으로 확신했다.
그래서 외상으로 사치를 즐겼는데 그만 일이 어그러졌다.
이때의 과도한 지출로 인해 신전은 파산을 신청했다고 한다.
아참, 이렇게 타락한 신전이지만 (영주가 아닌)제국정부에 ‘세금’을 꼬박꼬박 납부한다.
신의 권능이니, 신권이나 왕권을 따질 것도 없었다.
그저, ‘수익’이 발생하는 곳에는 ‘세금’이 존재한다는 너무도 당연한 상식이 통용됐기 때문이었다.
뭐, 이렇게 당연한 상식이 21세기임에도 아직 정착되지 못하는 나라가 존재하지만 어쨌든!
팰리스 일행은 샤이엔 영지의 포털을 이용해 단번에 황도 올림피아스로 이동했다.
40. 황도행- 3(살짝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