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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하면 잘살거 같지-124화 (124/2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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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번 포, 5번 포···· 쏴!”

안전한 세컨드 데크(2층 갑판)의 좌현을 담당한 티아늄이 명령했다.

이에 선임 분대장이 복명복창했다.

“넵, 기술부장님! 4번 포, 5번 포···· 쏴!”

‘쿠아아앙, 쿠아아앙~’

4번 대포와 5번 대포가 큼지막한 철환을 발사했다.

우현을 담당한 드워프 여인, 루비는 일일이 지시하기가 귀찮았다.

“준비된 대포부터 그냥 쏴 버려요. 사방이 적들이니 설마 빗나가진 않겠지요?”

“넵, 마담!”

‘쿠아아앙~ 쿠아아앙~ 쿠아아앙····’

가이아 최초로 대포가 전쟁에 사용된 순간이었다.

그런데 대포로 무장한 배의 모양이 꽤 이상했다.(이미지 참조)

밑바닥이 하나가 아닌 셋. 삼동선 이었다.

그것도 팰리스가 예상했던 20~30톤 규모가 아닌 자그마치 배수량이 1,300톤에 달하는 거함이었다.

길이 70m에 너비 26m, 흘수선 위로 메인 데크(상갑판)까지의 높이가 15m나 되었다.

상갑판 위로도 널따란 2개 층의 브릿지가 들어선 거대한 목철선으로 한눈에도 21세기 미국의 연안전투함(LCS-2)과 매우 유사한 형상이었다.

거대한 강철 돛대가 세워졌고 스텔스 디자인 대신 양측 현이 직각이란 점만 제외하면···

분명 거대한 강철 돛대가 우뚝 솟았지만 돛은 장식품마냥 꽁꽁 묶여 있었다.

그저 삼태극(팰리스의 문장)이 그려진 삼각형 깃발만이 바람에 나부꼈다.

바람이 한 점 없는 날에···

그만큼 삼동이(배의 이름)의 속도가 빨랐다.

거의 20노트(knot, 1노트는 1.852km/h)에 달하는 엄청난 속도였다.

20노트도 마음에 차지 않았을까?

아니면 팰리스의 위기에 놀랐을까!

조타실(브릿지 2층)에서 외부를 살피던 드레이크 남작이 나팔처럼 생긴 전송관의 뚜껑을 열어젖히고 고함쳤다.

“기관실! 최고 속도로!”

- 기관실, 최고 속도로 가속합니다.

전송관을 통해 기관장의 목소리가 들리길 잠시. 거대한 삼동선이 괴음을 터뜨리며 다시금 용트림하기 시작했다.

‘쉐에에에에엥~’

30노트! 55Km가 넘는 속도로 급가속한 삼동이(배의 이름)가 강물 위를 내달렸다.

녀석은 1차 말뚝지대를 통과하기위해 줄지어선 뗏목무리를 향해 그대로 돌격했다.

“저, 저건····”

“어? 이곳으로 온다. 서, 설마···”

뗏목에 탄 전사들은 자신들을 향해 돌격하는 괴물체에 경악했다.

기마돌격보다 더욱 빠른 속도였다. 피륙으로 어찌 강철더미를 상대하겠나.

‘조, 좆 됐다.’

“마, 맙소사!”

“이런 씨팔~ 세상에 이딴 것이 어디····”

오버 테크놀로지에 경악한 밍간이 텡그리에게 미처 항의하지도 못했다.

거대한 강철배가 그들을 덮쳐버렸기 때문이다.

‘쒸이이이잉~’

‘뻑! 빠직, 빠지지직~’

삼동이 고유의 괴음과 어우러진 파괴음이 비명소리까지 삼켜버렸다.

그러나 이건 1차 공격에 불과했다.

멀어졌던 삼동이는 팰리스군을 구하기 위해 다시 선수를 돌렸다.

이번엔 마지막 말뚝을 뽑으려고 작업 중이던 카누와 뗏목들이 목표가 되었다.

삼동이가 다시 목표를 향해 돌격했다.

‘쒸이이이잉~’

‘뚝, 뚜둑! 뚜두두뚝~’

연합군이 힘들게 박아놓은 말뚝이 단번에 부러져 나가더니 기어이 한곳에 어지럽게 뭉쳐있던 카누와 뗏목무리까지 덮쳤다.

“사, 살려줘~”

“오~ 텡그리여! 잘못했습니다. 제발 용서를···”

‘뻑! 빠직, 빠지지직~’

카누와 뗏목이 부서지는 소리가 비명을 신께 용서는 비는 목소리도 모두 삼켰다.

대칸이 준비한 모든 수를 완벽하게 박살내버린 순간이었다.

삼동이는 상류와 하류를 빠르게 왕복하며 테라칸 전사들을 계속 갈아(?)댔다.

쥐를 몰때도 도망갈 여지를 남겨두고 몬다고···

어찌 보면 과유불급(過猶不及)이었다.

실제로 대칸은 사상자가 너무 늘어나자 후퇴를 결정하지 않았다.

오히려 뼈다귀에게 계속 공격하라는 신호를 보내게 했다.

희망을 잃고 완전히 자포자기했던 것이다.

“안됩니다, 대칸! 더 이상은 의미가 없습니다.”

‘피식~’

“처음부터 의미 없었던 싸움이다.”

“그렇다면 지금이라도····”

“그럴 순 없지. 시간의 차이일 뿐, 멸망은 운명이었다. 게다가 오늘 너무 큰 피해를 입었다.”

“죄, 죄송합니다. 제가 잘못 보필해서···”

“그것이 어디 자네 잘못이겠나. 모두가 나의 잘못인걸. 아무튼, 이왕 이렇게 멸망이 결정된 것! 화려하게 불태워보자.”

“····”

“뼈다귀! 마지막 명령이다.”

“···알겠습니다, 대칸!”

‘뿌우우우~ 뿌우우우우~’

계속 공격하라는 뿔나팔 신호에 테라칸 전사들이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팰리스군과 퉁구스 부족도 마찬가지. 이겼다며 어께 춤을 추고 있었는데 아직도 전쟁의 뿔나팔이 울리고 있었다.

게다가 삼동이의 난동으로 인해 말뚝지대가 사라지며 섬까지의 방해물이 깨끗하게 사라지고 말았다.

테라칸 전사들도 인간이었다.

당연히 살고 싶었다.

헌데, 공격하라는 뿔나팔 신호가 울렸고 뒤처지만 독전대의 곡도를 마구 휘둘렀다.

여기에 괴물같은 강철배가 강에 떠 있었다.

살아날 길은 오직 섬에 상륙하여 적을 소탕하는 것뿐이었다.

과도한 화력투사가 불러온 부작용. 테라칸의 전사들은 카누와 뗏목을 몰아 느릿느릿 섬을 향해 다가가기 시작했다.

삼동이가 왕복하며 동체로 갈아대도(?) 카누와 뗏목의 수가 너무 많았다.

기어이 상륙에 성공한 자들이 생기더니 그 수가 급격하게 늘어났다.

“사, 상륙했다. 드디어 섬에 도착했어.”

“섬에 도착했으니 게임 끝이다. 동료들의 원수를 갚자!”

“옳소! 저놈들 때문에 내 친구들이 너무 많이 죽었다. 놈들의 사지를 잘라 몬스터 먹이로 던져줘야 해!”

사기가 오른 전사들이 대열을 갖춰 공격을 개시했다.

팰리스와 퉁구스 부족은 바리케이를 방벽삼아 테라칸 전사들과 교전하기 시작했다.

“이런 어쩌다가··· 안 되겠다. 삼동이를 섬에 접안시켜라.”

드레이크의 명령에 삼동선이 좌현을 섬에 접안시켰다.

그리곤 아군을 구하기 위해 양측 현의 대포를 마구 발사하기 시작했다.

아군과 접전을 벌이는 곳은 철환을 다소 안전한 곳에는 작열탄(폭발하는 포탄)을 발사했다.

‘콰쾅~ 콰, 쾅~’

‘쒜에에엥~“

직경 10Cm짜리 철환이 앞으로 쭉 나아가며 핏빛 죽음의 선을 그어댔다. 그 선(線)에 걸쳤던 20여명의 전사들을 완전히 박살냈다.

‘뻐어어엉~’

테라칸이 한데 뭉쳐있던 곳에 작열탄이 폭발했다.

순간, 30~40명이 단번에 피를 흘리며 쓰러졌다.

어떤 전사는 다리가 날아간 줄도 모르고 대열을 정비하다가 시체더미위로 나뒹굴었다.

어떤 자는 잘려나간 팔을 붙들고 서럽게 울부짖었다.

인세의 지옥이 따로 없었다.

화약무기의 진정한 모습이겠지만 독약도 잘만 쓰면 약이 된다. 화약무기도 마찬가지, 무기가 잘못이 아니라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선(善)이 되기도 악(惡)이 되기도 할 것이다.

화약무기는 대포만이 아니었다.

포병들이 새로운 철환을, 작열탄을 장전하는 사이에는 (2층 갑판에 몸을 숨긴)사수들이 캐논소총으로 아군을 엄호했다.

냉병기시대에 등장한 화약무기는 그야말로 먼치킨 중의 먼치킨이었다.

허나, 전쟁은 본래 병력이 많고 무기가 좋다고 이기는 것이 아니다.

그보다는 싸우겠다는 의지! 전쟁의 승패는 의지가 무척 중요했다.

팰리스가 여전히 마음을 놓을 수가 없었던 이유였다.

바리케이드와 삼동이의 화력으로 공세를 무난하게 막아내고 있었지만 상륙한 전사들은 수가 너무 많았다.

그들은 뒤가 없는 자들처럼 무조건 섬에 상륙했다.

죽을 줄 뻔히 알면서도 바리케이드를 향해 달려들었다.

무지막지한 대포탄환과 화살, 총탄에 죽어가면서도···

‘뻥~’

팰리스가 캐논소총이 발사하여 단번에 3명을 쓰러뜨렸다.

그는 소총을 재장전하면서 자근애기 아니 축복에게 소리쳤다.

“축복아~”

“네, 서방님.”

“도저히 안 되겠다. 부족민들을 빨리 피신시켜.”

팰리스가 생각하기에 퇴출이 최선이었다.

다행히 드레이크가 끌고 온 배는 엄청난 크기라 예상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을 구할 수 있을 것이다.

“어, 어디로요?”

“강철배! 빨리 강철배로 부족민을 피신시켜.”

“아, 알았어요.”

축복은 현명한 바람의 도움을 받아 (적들의 시야와 공세에서 안전한)좌측 현으로 퉁구스 부족민을 태우기 시작했다.

워낙 많은 사람들을 태워야 해서 탑승시간이몹시 길었다.

게다가 적의 화살공격으로부터 엄폐된 공간을 이용해야 하는 바람에 더욱 많이 시간이 필요했다.

팰리스군과 퉁구스 전사들은 부족민의 퇴출을 위해 목숨을 걸고 싸웠다.

바리케이드로 방벽을 삼았지만 부상자가 속출했다.

워낙 급박한 상황이라 포션으로 치료할 여유가 없었다.

“부상자를 먼저 강철배로 후송해라!”

사망자도 발생했지만 일단 숨이 붙었으면 무조건 삼동이로 후송했다.

그러자 테라칸 부족의 전사들이 삼동이를 주목했다.

“놈들이 도망가려고 한다!”

“철배에 사람이 거의 없다. 철배에 오르면 우리 배가 된다.”

삼동이는 특이하게도 상갑판에 아무도 없었다.

지휘부는 브릿지에서, 포병은 2층 갑판에 몸을 숨기고 대포와 총탄을 발사했다.

얼핏, 지형지물로 가로막힌 좌현대신 우현을 이용해 오르면 엄청난 배를 쉽게 빼앗을 것만 같았다.

그 때문일까. 적들의 일부가 삼동이의 우측 현에 카누와 뗏목을 붙이고 갑판까지 오르려고 했다.

삼동이의 옆구리는 그야말로 직각으로 세워진 15m짜리 철벽. 단도를 끼워 놓을 수도 없었고 미끄러워 발을 걸칠 수도 없었다.

배에 오를 수 없음이 증명되자 놈들은 다시 바리케이드로 몰려가 연합군과 싸웠다.

팰리스가 정신없이 싸우고 있을 때였다.

그도 축복도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일이 발생했다.

부족중의 일부가 갑자기 배에서 내려 탑승을 거부했던 것이다.

그들은 머리가 하얗게 샌 남녀 늙은이들로 각각 곡도와 활로 무장했다.

늙은이들이 내리며 염원가 억센 마빡이가 쓰게 웃으며 따라 내렸다.

“어머니. 족장님! 그리고 어르신들~ 빨리 배에 오르세요.”

“아닙니다, 신녀님! 우리까지 타면 젊은 것들이 탈 곳이 없답니다.”

어느 노인의 말처럼 퉁구스 부족은 5,000명이 넘었다.

삼동이가 아무리 거대해도 퉁구스 부족민 모두를 태울 수가 없었다.

“아, 아니에요. 꽉꽉 우겨넣으면 얼추 태울 수 있을 거예요.”

“그럴 지도 모르지요. 하지만 샤면~ 영주님과 병사들은 어떡하지요?”

“네? 그, 그건···”

“영주님과 전사들이 무사하려면 누구든 이곳에 남아 싸워야 한답니다.”

“신녀님! 우린 살만큼 살았다오. 우리가 남아 싸우겠소이다.”

남녀 노인들이 섬에 남아 적과 싸우다가 죽길 원했다.

퉁구스의 노인들이 존경받는 이유였다.

그들은 아집에 휩싸인 21세기 대한민국의 노인과 전혀 달랐다.

그들은 자신이 아닌 후손들의 미래와 행복을 위해 하나뿐인 생명을 바치려고 했다.

“아무리 그래도···”

“샤먼! 우리는 살만큼 살았다오. 부족을 위해 싸우다가 죽겠소.”

“머리가 하얀 노파지만 한때는 부족 최고의 활잡이였다오. 흘흘흘~”

“하, 할머니····”

축복이 망설이는 동안 바리케이드가 돌파당할 위기에 처했다.

팰리스군과 퉁구스 전사들은 거대한 방패와 방패를 연결, 움직이는 방벽을 만들었다.

방벽은 느릿느릿 삼동이를 향해 접근했다.

사정이 급해지자 노인들이 축복 일행에게 빨리 배에 오르라고 소리쳤다.

“급하오. 지금 이럴 것이 아니라오.”

“바람님~ 샤먼을 부탁해요.”

“염원님과 마빡이님도 빨리 배에 오르시오.”

“빨리요, 빨리. 뒤는 우리 늙은이들이 책임지겠소.”

노인들의 성화에 바람이 축복의 손을 잡아끌어 배에 올랐다.

그런데 함께 오를 줄 알았던 염원과 마빡이가 배에 오르지 않았다.

“어, 어머니! 어째서···”

“알잖니. 퉁구스 부족이 있는 곳에는 항상 샤먼이 함께했단다.”

“험험~ 샤먼, 족장도 함께였지요.”

“호호호~ 그렇지요? 사랑하는 나의 딸, 축복아~”

“어, 어머니···”

울고불고 매달릴 것 같았던 축복이 생각 외로 담담했다.

아니, 서글피 눈물만 흘렸다.

“샤먼이니, 너도 얼추 알고 있었지? 이곳이 나의 마지막이란 사실을···”

‘끄덕끄덕~’

“방금 전에··· 방금 전에야 겨우··· 흐흐흑~”

“나도 어렴풋이 알고 있었단다. 축복아~ 행복하게 살아야 한다, 알았니?”

“네··· 어, 어머··· 엄마!”

“샤, 샤먼···”

“족장님! 족장님이··· 크흑~”

배에 탄 부족민들이 눈물을 흘렸다.

그들은 오늘 죽어갈 노인들의 모습 한사람, 한사람을 또렷하게 눈 속에 박아 넣었다. 자꾸만 흐려지는 망막에···

염원과 마빡이를 비롯한 노인들이 활을 쏘며 움직이는 방벽으로 다가갔다.

그런데 여기에 새로운 동참자가 있었으니···

“아버지! 저도 함께하겠습니다.”

주먹을 비롯한 부족의 배신들이었다.

그들은 삼동이에 먼저 올랐다가 사정을 듣고 죽음의 대열에 합류했던 것이다.

“주먹아~ 배에 타거라. 부족민이 용서할 게다.”

“그래요, 밍간! 지금껏 싸운 것으로 충분해요.”

“아닙니다, 큰 샤먼! 제가 벌인 일 때문에···”

오늘의 사태를 불러왔다. 허나 지금 그걸 따져 무엇하겠나.

“아참, 지금 그런 걸 따질 시간이 없습니다. 빨리 영주님과 교대해야 합니다.”

“그래, 주먹아~ 마지막으로··· 신나게 싸워보자꾸나.”

마빡이가 고개를 끄덕이곤 팰리스는 찾아 사정을 이야기했다.

‘흠칫~’

팰리스는 순간적으로 오만가지 상념들이 머릿속에 떠돌았다.

허나, 그는 수많은 생명들을 책임진 영주였다.

영화처럼 신파극을 찍어대다가는 애꿎은 전사자만 늘어날 것이다.

“····알겠소. 배달과 퉁구스는 당신들의 희생을 결코 잊지 않을 것이오.”

팰리스는 노인들의 요청을 받아들이곤 그들과 병력을 교체하기 시작했다.

마침내 움직이는 방벽과 후위가 완전히 노인들로 교체되었다.

팰리스는 차분하게 삼동이로 병력을 후퇴시켜 배에 오르게 했다.

마지막으로 팰리스가 오르고 뒤따라 타워실드를 든 아르펜이 삼동이에 올랐다.

영주가 탑승하자 거대한 승강대가 원위치로 돌아오며 사람들의 시야를 가로 막았다.

동시에 삼동이가 괴음을 퍼뜨리며 용트림하기 시작했다.

‘쏴아아아아아~’

‘덜컹, 덜컹~’

배의 흔들림에 잠시 휘청거린 것도 잠시, 팰리스는 축복과 함께 급히 브릿지로 향했다.

팰리스가 브릿지에 올랐을 때에는 방벽이 붕괴되고 난전으로 치닫고 있었다.

이젠 대포로도 캐논소총으로도 엄호해줄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하나둘 노인들이 쓰러졌다.

급기야는 마빡이 등짝에 도끼날이 박혔다.

“이야야압~”

마빡이는 아직 죽지 않았다.

몸을 돌려 치명상을 안긴 적을 격살했다. 그리곤 목청껏 소리쳤다.

“퉁, 퉁구스··· 만세! 퉁구스는 영원할 것이···큭! 그릉, 그르릉~”

화살에 꿰뚫린 목에서 피거품이 일었다.

그도 잠시, 테라칸의 곡도에 목이 잘려 죽었다.

보조마법으로 동료들의 용기를 북돋던 염원도 화살에 맞아 휘청거리다가 곡도에 베여 죽었다.

억센 주먹과 영악한 늑대도 마찬가지. 누구 한사람 항복하는 이가 없었다.

모두가 용감하게 싸우다가 죽어갔다.

그때였다. 삼동이가 굽이를 돌며 갑작스럽게 잔인하고 참혹한 광경이 사라졌다.

시야를 가득 채운 건 푸른 강물과 초원 그리고 평화로운 일상이었다.

“하아~ 젠장!”

‘죽은 사람은 죽었고 산 사람은 계속 살라는 뜻인가?’

괜스레 미안해져 눈을 돌렸다.

그러자 입술을 우물거리며 힘겹게 울음을 찾는 축복이가 시야에 보였다.

팰리스는 양팔을 벌려 축복을 불렀다.

“이리로··· 축복아, 이리와.”

‘덥석~’

‘우물우물···’

“울어도 돼! 아니, 마음껏 울어.”

“으아아아앙~ 서방님. 엄마가··· 엄마랑 족장님이··· 으아아앙~”

그제야 대성통곡하는 축복. 아무리 자식을 낳을 나이였고 퉁구스의 샤먼이라지만 그녀는 아직 14살이었다.

축복은 팰리스의 품에 안겨 펑펑 울었다.

눈물과 함께 슬픔이 모두 씻겨가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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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차세대 연안전투함(LCS-2) 인디펜던스호의 이미지로,

삼동이는 위의 모양과 거의 흡사하다고 생각해도 무방합니다.

다만, 위로 갈수록 폭이 줄어드는 스텔스 디자인이 아닌 직각으로 올라갑니다.

그래서 더욱 많은 화물과 병력을 수송할 수 있습니다.

37. 전쟁영웅의 귀환-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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