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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하면 잘살거 같지-109화 (109/2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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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팰리스군이 기동타격대가 되어 바바리안의 식량을 빼앗아 식량이 부족해진 북부군을 살린다!”

이렇게 팰리스가 큰 가닥을 결정했다. 그러자 백부장들이 자잘한 부분들을 주도적으로 나서 추진했다.

“영주님! 임무의 성격상 한번 나가면 성공할 때까지 목책 안으로 돌아올 수가 없습니다. 미리 충분한 양의 화살을 가져가야 합니다.”

“보르츠라는 것을 실제로 조리해 먹었더니 전투식량으로 아주 좋았습니다. 부피만 차지하는 곡물은 북부군에게 주고 이번 임무에는 보르츠와 곡물가루를 휴대해야 합니다.”

“말들을 모아 놓고 옆에서 화승총을 발사해 봤습니다. 처음에는 깜짝 놀라 발광했지만 이젠 제법 익숙해졌는지 흠칫거리기만 할 뿐 제법 익숙해졌습니다.”

“바바리안의 말이라고 해서 특별할 줄 알았습니다. 허나 막상 병사들이 타고 돌아다니다 보니 크기가 작아 오히려 다루기가 편했습니다. 이젠 말을 타고 제법 편전도 날립니다.”

팰리스군은 워낙 정예화 된 병사라서 그런지 이틀 만에 훌륭한 궁기병으로 변신했다.

북부군은 이런 팰리스군의 훈련에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편전을 날리는 모습을 보곤 생각을 달리했다.

“대, 대단하다. 저런 식으로도 화살을 날릴 수도 있었네?”

“크기가 작으니 적들이 재활용하지 못한다. 반면 우리는 놈들이 사용한 화살을 주워 다시 사용할 수가 있다.”

“속도가 훨씬 빠르고 눈에 잘 보이지 않는다. 게다가 사거리까지 늘어나 방어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사실 편전사격은 발사절차를 한번만 보면 따라할 수가 있을 정도로 쉬웠다.

일반적인 활보다 익숙해지기가 어렵고 목표를 맞추기가 어렵다 뿐이지 흉내 정도는 어렵지 않았다.

아무튼, 북부군 궁수들도 팰리스군을 따라 편전용 화살을 만들어 연습하기 시작했고 이런 배경에는 팰리스의 결심이 한몫했다.

알다시피 편전은 본래 파이온과 팰리스만의 비밀무기였다.

‘아무리 비밀무기라지만 아끼다간 똥 된다. 우리의 전쟁이 아니지만 북부군은 아군이다. 아군이 버텨야만 우리가 산다. 조금 아쉽지만 편전에 대한 비밀을 풀어버리자.’

이렇게 되었던 것으로 편전 사용으로 북구군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방어력이 대폭 상승했을 것이다.

각설하고, 이렇게 세세하게 준비를 마친 팰리스군이 마침내 출정을 앞뒀다.

새벽 4시. 한국전쟁을 통해 전쟁을 경험했던 팰리스는 해뜨기 직전이 가장 취약한 시간이라는 상식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미리 초저녁부터 잠을 재우는 등의 만반의 준비를 갖췄다.

‘이히히힝~’

팰리스군 400명은 개인당 초원의 말 2~3마리씩을 배정받았다.

병사들은 개인 짐이나 예비화살 그리고 지금 당장 사용하진 않지만 전투가 벌어지면 도움이 될 무기들을 예비마에 보관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식량은 부피가 많이 나가는 곡물대신 보르츠와 볶은 후에 가루로 만든 곡물가루로 대신했다. 무거운 식수나 천막 등은 모두 무한주머니에 보관해 기마의 부담을 대폭 줄였다.

팰리스는 북부군이 모아온 무한주머니를 주요 수뇌부와 백부장에게도 분배 사용하게 했는데, 확실히 무한주머니를 사용하자 팰리스군이 대폭 가볍고 빨라졌다.

이렇게 3일 동안 팰리스군은 이 순간을 위해 철저하게 준비했던 것이다.

“이제부터 기동타격대는 적지로 나간다.”

“···”

평소라면 우렁찬 함성으로 복명복창했겠지만 지금부터는 작전시간이다. 기도비닉을 위해 복창을 생략했다.

“임무의 성격상 목책 안으로 복귀할 때까지 긴장을 풀어선 안 된다.”

“···”

“모두 무사히 복귀하길 빌며 자~ 이제부터 작전시간이다.”

‘끼이익~’

말을 마친 팰리스가 살짝 열려진 목책 밖으로 말을 몰았다. 목책 밖을 나서는 순간 어둠이 팰리스를 집어삼켰다.

‘떠걱, 떠걱~’

멀찍이 목책을 빙 둘러 수많이 모닥불들이 어둠 속에서 빛을 발했다.

불빛 하나하나가 모두 게르였다.

그 안에는 10명의 바바리안을 잠을 자고 있을 것이다.

포위망이 워낙 허술하고 사위가 어두워 이곳을 탈출하는 건 일도 아니지만 긴장감은 어쩔 수가 없었다.

‘일단은 이곳을 무사히 탈출해야 한다.’

급하다고 처음부터 말을 전력으로 질주하게 하면 금방 지칠 것이다.

그럼, 바바리안에게 따라잡힐 것이다. 지휘관으로써 팰리스는 기동타격대의 속도를 적당히 조절해야만 한다.

‘떠걱, 떠걱~’

처음에는 완보로 불빛과 불빛 사이로 이동했다.

그러다가 피리온이 야간투시마법으로 알려준 안전한 방향으로 기마를 질주하게 했다.

“지금이다. 이곳을 전력 탈출한다. 이럇~”

팰리스의 명령에 팰리스군의 일제히 말의 속도를 올렸다.

순간, 이때를 위해 목소리를 아껴왔다는 듯 400명이 일제히 함성을 지르며 박차를 가했다.

“전군, 질주! 질주로 이곳을 탈출한다.”

“와아~ 달려라, 달려!”

‘떠그덕, 떠그덕, 떠그덕~’

1,100마리 가량의 말들이 일제히 전력을 질수했다.

어째 탈출이 아닌 야간기습공격으로 오해할 만한 광경이었다.

바바리안도 바보는 아니라서 당연히 경계병을 세워 기습공격을 대비하고 있었다.

허나, 워낙 취약시간이고 설마 제국군이 공격할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한 상태에서 갑자기 함성소리와 말발굽 소리로 주변이 요란해졌다.

바바리안 경계병들이 순간적으로 당황했다.

“기, 기습이다.”

“전사들은 빨리 방어진형을 갖춰라.”

“뿌, 뿔나풀을 불어!”

‘뿌우우웅~ 뿌우, 뿌우우우우~’

아무리 강한 군대도 기습 앞에는 장사가 없고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

바바리안들이 이렇게 허둥지둥 방어준비를 하는 그때였다.

가동타격대가 이를 무시하고 쌩 지나쳐 버렸다.

“으, 응?”

“이쪽이 아닌가 보다. 뭐, 다른 부족을 공격하나보군.”

그들은 자신들 앞을 지나치는 기동타격대를 빤히 지켜볼 뿐, 요격하거나 추격할 생각을 전혀 하지 못했다.

[포위망을 돌파하는 동안 상당한 사상자가 발생할 것이다.]

이렇게 예상했던 팰리스가 도리어 어이없어할 정도였다.

“어라? 왜 이렇게··· 쉽냐?”

“그러게 말입니다? 아무튼 피해가 없으니 우리야 탱큐죠.”

한창 달리는 와중이라 대화하는 둘은 서로를 향해 악쓰는 것 같았다.

‘피식~’

“그렇지. 우리야 땡큐겠지. 토머스~”

“넵, 영주님.”

“분명 우리를 추격하는 부대가 따라붙을 것이다.”

“그렇습니다, 영주님. 놈들이 바보가 아니라면 반드시 그럴 겁니다.”

“헤리클 경! 놈들에게 지옥을 보여주도록!”

“층, 마이 로드! 모든 일은 영주님의 뜻대로 처리될 것입니다.”

토머스가 편전사격에 능한 자들을 선발하여 무리의 후미로 이동했다.

한편, 새벽의 소동에 한참 깊게 잠들었던 첫발이 잠에서 깼다.

“호위전사, 무슨 일인가!”

“저희는 잘··· 대칸을 호위하느라···”

“대칸, 저 뼈다귑니다.”

“그래, 왜 이리도 주변이 소란스럽지? 설마, 야간 기습인가?”

대칸은 급히 보고하러 달려온 뼈다귀에게 상황을 물었다.

“다행히 야간기습은 아니었습니다. 아무래도 탈주병 같습니다.”

“기습공격이 아니라 탈주병이라고?”

“넵, 대칸! 어두워 정확한 규모가 밝혀지지 않았습니다만, 말발굽 소리로 예상할 때 아마도 1,000~ 1,200명 정도였습니다.”

오판? 뼈다귀의 잘못이 아니었다.

팰리스군은 2~3마리의 예비마를 동반했고 주변이 너무 어두웠다.

이것이 오판의 빌미로 작용했던 것이다.

“1,000명에서 1,200명이면 제법 규모가 되는군.”

“그래봐야 엉덩이가 무거운 제국군입니다.”

‘피식~’

“그렇지. 고맙게도 놈들은 움직임이 너무 둔하지. 게다가 인원까지 제법 많으니 멀리 도망가지 못했을 것이야.”

“맞습니다, 대칸.”

“뼈다귀, 초원은 우리의 전장이다. 적당한 밍간(천인대)을 보내 놈들을 사냥하도록.”

대칸은 이렇게 조치하는 것을 끝으로 팰리스군을 완전히 머릿속에서 지워버렸다. 그리곤 게르에 들어가 다시 피곤한 몸을 뉘였다.

허나, 단순한 탈주병으로 여겼던 이들은 기동타격대로 변신한 팰리스군이었다. 대칸의 기억에서 결코 사리지지 않을 것이다.

실제로 정오 무렵의 대칸은 탈주병이란 생각부터 수정해야만 했다.

“뭐라? 사냥하러 나갔던 밍간이 오히려 사냥당해 돌아왔다고?”

“···죄송합니다, 대칸! 죄를 청합니다.”

뼈다귀가 오체투지로 몸을 낮추며 죄를 청했다.

허나, 용서를 전제한 다소 의례적인 행동에 불과했다.

“쓸데없는 소린 집어치우고··· 도대체 왜 당한 것이지? 숫자도 우리 측이 2배 이상 많았다고 말했잖나!”

바바리안의 상식상 초원에서 제국군과 싸우면 백전백승. 빠른 기동력으로 느린 적을 마음껏 희롱하다가 유린한다.

이것이 바로 초원의 상식이었다.

그런데 사냥꾼들이 도리어 사냥당하고 2/5가량이 죽고 다쳐 후퇴했다고 한다.

“탈주병이···느리지···”

“뭐라고? 뼈다귀, 좀 더 크게 말해라.”

“대칸! 단순한 탈주병 아니었습니다. 놈들은 결코 느리지도 않았습니다.”

“···왜?”

대칸의 고개가 한쪽으로 기울어졌다.

“놈들은 우리처럼 초원의 말을 타고 있었습니다. 게다가 전사의 말을 들어보니 예비마까지 동반했고 놈들이 사용하는 화살이 무척 매서웠다고 합니다. 마치 우리 초원의 전사들처럼 말입니다.”

“허허~ 기가 찰 노릇이군. 가만! 놈들이 설마···”

불현듯 대칸은 보급기지가 걱정됐다.

한차례 회전으로 13만 군세로 줄었지만 이 또한 엄청난 대군일 것이다. 이들이 사용할 군수품과 식량 또한 엄청난 양이었다.

군대는 보급이란 말이 있고 전쟁의 승패는 보급에 따라 달라진다.

그리고 위험한 전장에 모든 군수품을 보관할 수는 없다.

대칸은 위험한 전장과 떨어진 곳에 보급기지를 마련하여 대회전을 임했었다.

그런데 만일, 엄청난 군수품의 보관된 보급기지가 공격받는다면···

‘아뿔사~ 오히려 우리가 불리해진다. 그래, 탈주병이 아니라 보급기지를 불태우려는 특수부대다.’

“뼈다귀! 보급기지다! 놈들이 보급기지를 노리는 것이다.”

“네? 보급기지를 노린단 말입니까?”

“그렇다, 뼈다귀! 군수품을 망실하면 오히려 우리가 시간에 쫓긴다. 제국 놈들이 선택할 최선의 묘수란 말이다.”

역시 전장에서 구르고 구른 대칸이었다.

그런데 뼈다귀가 좀처럼 고개를 끄덕이려고 하질 않았다.

“그런데 저···”

“응? 기탄없이 말하라.”

“감사합니다, 대칸! 그런데 놈들은 보급기지와 반대 방향으로 움직였다고 합니다.”

“응? 반대방향으로 움직였다고?”

“그렇습니다, 대칸.”

“혹시 기만술이지 않을까?”

“기만술이라고는 좀··· 놈들을 쫒는 추적자의 말에 따르면 도무지 영문을 모르겠다고 합니다.”

“탈주병이면 탈주병이고 특수부대면 특수부대지 영문을 모른다?”

“처음엔 보급기지와 반대의 방향으로 움직였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보급기지로 방향으로 방향을 틀어 기동하다고가 또 엉뚱한 방향으로 움직여서 도무지···”

400명으로 이루어진 소부대가 광활한 초원을 중구난방으로 돌아다니고 있다.

마치, 길을 잃은 초원의 늑대처럼···

이는 팰리스가 결코 의도한 것이 아니었다.

그저, 보급기지의 위치를 몰라 이리저리 헤매고 있던 것. 이것이 오히려 바바리안 수뇌부들에게 상당한 혼란을 야기했다.

“그래서 탈주병인지 특수부대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고 합니다.”

“흐음~ 그런가? 뼈다귀, 중요한 건 그들의 목적이 아니다. 놈들이 변수를 만들기 전에 빨리 제거해야 한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밍간 10개 부대를 빼내 놈들을 요격하도록 지시하겠습니다.”

“10개 밍간? 10개의 밍간이면···”

10개의 망간이면 경기병 1만 병력이었다.

400명을 상대하기에 과도한 병력이었다.

“그래 좋다. 추격대를 승인하겠다. 뼈다귀, 그대로 진행하도록!”

“넵, 대칸!”

이대로 시간을 보내면 초원이 승리한다.

대칸과 뼈다귀는 현 상태에서 돌발적인 변수를 원치 않았다.

그래서 천인대 10개 부대가 이때부터 팰리스의 기동타격대를 추격하기 시작했다.

30. 기동타격대의 활약-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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