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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하면 잘살거 같지-106화 (106/2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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팰리스는 안전한 목책 내부의 망루에 올라 멀리 보이는 전투상황을 처음부터 지켜보고 있었다.

북부군과 바바리안의 대군이 서로 거리를 좁혀가는 중에 바바리안 측에서 먼저 1만의 경기병 2개 부대를 진출시켜 각각 ‘<’와 ‘>’ 방향으로 진격하게 했다.

북구군의 본진 양측 날개를 공략하겠다는 모양새였다.

그러자 북부군 사령관이 이에 적절하게 대응하는 한편 곧장 초강수를 꺼냈다.

그건 기사와 중장기병을 출진시켜 바바리안의 중앙을 관통하려는 계획이었다.

대회전을 조기에 승리하려는 목적, 이에 바바리안 측이 7,000의 경기병을 진출시켜 그들을 막게 했고 보병 3,000까지 가세해 어느새 혼전양상으로 진행되었다.

“이상합니다, 영주님.”

팰리스군에서 가장 경험이 많은 아르펜이었다.

“뭐가 말이오?

“아무리 적의 수가 많다지만 강력하기로 소문난 기사단과 중장기병입니다.”

“그런데요?”

“강력한 기마돌격이 돈좌된 데다 이젠 혼전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돌아가는 상황이 좀··· 느낌상 뭔가 우려할 만한 일이 벌어질 것 같습니다.”

아르펜의 염려에 팰리스는 가장 그럴 만한 세력, ‘<’와 ‘>’ 형태로 느리게 진격하는 바바리안 기병대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응? 1만 기병이 아니었나?”

대회전 초반에는 분명 각기 1만의 경기병들이 출발했었다. 이제 보니 각각 2만의 기병들이 추가로 그들의 뒤를 따르고 있었다.

그런데 언제 합류했는지 모르는 기병대열 중앙에는 (전차라고 보기에는 너무 작은)수레를 매단 예비마들이 자주 목격되었다.

‘수레? 이 판국에 수레는 아닐 테고. 도대체 뭐하는 물건이지?’

팰리스가 고개를 연신 갸웃거릴 때, 바바리안 기마대가 아군 본진의 300m 지점에 정지하여 대열을 정비하기 시작했다.

그들의 가장 유력한 군사행동은 아마도···

‘이 판국에 기마 돌격할 생각인가?’

팰리스의 추측처럼 기마부대의 가장 무서운 전술은 기마돌격이었다.

아무리 가벼운 경기병이라도 무시할 수가 없는 전략이었다.

“기마돌격이라··· 이건 좀 이상하군. 아무리 강력하다지만 경기병으로 아군 본진에 피해를 주긴 힘들 텐데.”

북부군은 여러 병종들의 유기적인 조합을 통해 경기병들의 돌격쯤은 충분히 막아낼 것이다.

특별한 꼼수가 아니라면···

그때였다.

적의 양측 선두로 팰리스의 궁금증을 자아냈던 작은 수레들이 전면에 나섰다.

언제 손을 봤는지 예비마의 뒤에 딸려오던 그것이 이젠 거꾸로 말의 정면에 장착되어 있었다.

그러자 그것의 모양가 딱···

“저거 설마··· 불도저? 아니 검차(檢車)인가?”

예비마의 정면을 불도저 삽날 같은 나무판자에 쇠꼬챙이를 박아 놓은 수레, 팰리스의 말마따나 딱 검차의 모양이었다. (이미지 참조)

검차들이 서둘러 대열을 정비했다.

빠르게 완성된 수백 미터에 달하는 검차의 울타리, 그것도 1겹이 아닌 3겹까지 완성되었다.

‘검차로 아군진형을 돌격한다면!’

“마, 맙소사!”

이 모습에 팰리스가 경악했다.

북부군 본진 중앙에서 기사단과 중장기병을 지켜보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던 사령관과 지휘관들 또한 경악했다.

“서, 설마 저거···”

“마, 맙소사! 뜬금없이 검차가 등장하다니···”

“구, 궁수! 궁수들은 빨리 요격을 준비해!”

“마법병단도 놈들을 접근하면 요격하라.”

오스카가 적을 상대할 대책들을 급히 지시했다.

오스카의 고함소리가 신호라도 됐을까!

‘뿌우우우~ 뿌뿡~ 뿌우, 뿌우~’

“공격신호 떨어졌다! 순차적으로 공격한다.”

“검차 1파~ 출발하라!”

바바리안 지휘관의 명령에 검차부대의 1파들이 각각 양측 날개를 향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느릿느릿 움직이다가 조금씩 속도를 붙이더니···

‘피릿, 피리리릿~ 피리릿···“

화살이 날아오기 시작하자 예비마의 엉덩이를 사정없이 때려 돌격하게 했다.

“지금이다, 검차를 돌격···컥!”

“검차를 돌격시켜라.”

‘휘익, 휘익~’

‘이히히히힝~’

‘우르르르릉~’

검차의 울타리가 일제히 돌격하기 시작했다.

메마른 대지가 나지막하게 비명을 질러댔다. 북부군도 마냥 당하진 않았다.

“마법병단! 공격 개시~”

“파이어볼, 샷~”

“거스트 오브 윈드, 샷~”

‘휘익~ 휘익, 휘익, 휘이이익~’

마법단장의 명령에 북부군 마법사들이 주로 화염계열과 바람 계열의 마법으로 검차의 대열을 폭격했다.

‘콰아앙~ 퍼엉, 펑~ 꽈, 콰앙···’

‘휘이이잉~’

파이어볼에 적중된 검차가 화염과 함께 폭발했다.

거스트 오브 위드 마법으로 발생한 돌개바람은 부근의 검차에까지 불을 붙였다.

여기에 화살비까지 쏟아져 내렸다.

‘피릿, 피리릿~ 피리리리~’

‘이히히힝~’

‘이힝, 이힝~ 이힝···’

화살에 맞은 말이 고통스럽게 울어댔다.

불타는 검차 때문에 산채는 불타는 말은 펄쩍펄쩍 뛰며 난리치다 옆의 검차를 전복시켰다.

허나 멀쩡한 검차의 수가 너무도 많았다.

“방패병! 어께에 힘을 줘라!”

“장창부대는 방패 사이로 장창을 내민다.”

“손잡이 끝을 꼭 땅바닥에 고정해라. 충격에 대비해야 한단 말이다.”

“너희가 뚫리면 모두가 죽는다.”

지휘관들의 고함소리에 방패병들이 온몸으로 지탱했다.

장창을 든 병사는 고슴도치처럼 외부로 가시를 곤두세웠다.

“오, 온다!”

‘콰아아아앙~ 콰쾅~ 꽝···’

검차의 대열이 차례대로 부딪히며 방패의 대열이 물결쳤다.

순간, 여기저기에서 창대와 뼈 부러지는 소리들이 터져 나왔다.

‘뚜뚝~ 뚜드드득~’

“으아악~ 파, 팔이 부러졌다.”

“교대! 빨리 부상자와 교대하라.”

양 날개의 진형 몇몇 부분이 움푹 파였지만 전반으로는 무난하게 막아냈다.

그러나 아직도 위협은 사라지지 않았다.

“여, 영주님! 2팝니다. 검차 2파가 돌격합니다.”

아르펜이 비명 지르듯이 소리쳤다.

그의 말대로 검차의 2파가 돌격하며 약화된 북부군 진형을 다시 강타했다.

‘콰아아아앙~ 콰쾅~ 꽝···’

“으아아악~ 사, 살려줘···”

그 뒤에도 검차의 3파가 다가오고 있었다.

그러나 더 이상의 검차돌격은 필요가 없어졌다. 북부군의 외곽이 완전히 무너졌기 때문이다.

바바리안은 결코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뿌우우우~ 뿌뿡~ 뿌우, 뿌우~’

“지금이다. 전원 돌격! 일제히 돌격하라!”

이만오천씩 양측의 5만의 기마병과 그들이 대동한 예비마. 일제히 북부군의 양 날개를 파고들었다.

‘떠그덕, 떠그덕~’

‘이히히히힝~’

“으아악~ 저리가, 저리 가란 말이야.”

“에잇~ 죽어···· 으아악~”

14만이 넘는 말들이 날뛰기 시작했다.

북부군의 양 날개가 빠르게 무너지기 시작했다.

밀집보병은 대열을 갖춰야만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뿔뿔이 흩어지면 그만큼 본래의 힘을 사용할 수가 없다. 날뛰는 말 때문에 여기저기에 흩어져버린 북부군 보병. 바바리안 경기병에게 마구 학살당하기 시작했다.

크리스티앙에게 그나마 다행이라면 워낙 대군이라 본진 중앙은 아직도 건재했다는 점이다.

그러나 그것도 시간 문제였다.

양 날개의 혼전이 조금씩 크기로 넓혀가고 있었다.

갑작스럽게 발생한 위기에서 벗어나려면 가장 자신 있는 전력을 투입하여 해결해야 한다.

“기, 기사단! 빨리 기사단과 중장기병을 불러들여라!”

“넵, 사령관님.”

‘둥! 두둥, 두둥~ 둥! 두둥, 두웅~’

기사단과 중장기병의 후퇴신호. 그제야 하딩이 현실을 깨닫고 크게 경악했다.

“후퇴하라! 본진을 구해야 한다.”

“본진으로 후퇴하라.”

하딩의 명령에 기사와 중장기병들이 후퇴하려고 했다.

그러나 들어올 때는 마음대로 들어왔지만 나갈 때는 마음대로 나갈 수가 없었다.

악마의 풀에 중독된 전사들이 죽기 살기로 물고 늘어졌기 때문이다.

“크흐흐흐~ 죽인다, 죽어도 죽··· 컥!”

‘서걱~’

“목을 잘라 버려! 그것이 힘들면 심장을 찔러!”

“그래야 놈들이 달라붙지 않는다. 에잇~”

“목을 자르고 심장을 찔러라!”

다소 어이없고 우습게 들리겠지만 이것도 요령이었다.

목을 자르거나 심장을 찔러 즉사시켜야만 바바리안의 악착같은 공세에서 벗어날 수가 있었다.

허나, 미끼로 던져진 이들의 수가 자그마치 1만이었다.

돈좌되면서 다수의 기마가 죽거나 부상당한 상황이었다. 1만을 물리치고 두 발로 달려가 본진을 구하기란 시간적으로 불가능에 가까웠다.

“크흑~ 제엔~장! 이럴 수는··· 이럴 수는 없다.”

돌아가는 상황에 하딩이 마음이 타들어갔다.

그는 분노를 검에 담아 바바리안들에게 거칠게 풀어낼 뿐, 전황을 단번에 뒤집어버릴 만한 묘수는 없었다.

“이야야야야~”

‘서걱, 서걱~’

멀리서 이 모습을 바라보는 팰리스 또한 속이 탔다.

‘아군 본진이 괴멸되면 우리까지 위험해진다. 어떡하지?’

미우나 고우나 북부군은 아군이었다. 바바리안에게 유린되는 아군을 마냥 바라보자니 자꾸만 속이 탔다.

“진채를 향해 후퇴한다.”

더 이상은 안 되겠다고 생각했는지,크리스티앙은 군사작전 중에서도 가장 어렵다는 작전, 후퇴작전을 하달했다.

“대열을 갖춰! 대열이 무너지면 모두가 죽는다.”

“대열을 유지하면서 조금씩 진채를 향해 물러선다.”

“북소리에 발을 맞춰라!”

‘둥! 둥! 둥!····’

‘처척, 쿵! 처척, 쿵! 처척 쿵!···’

아군 본진이 발을 맞춰 느릿느릿 뒷걸음쳤다.

문제는 진채와 아군 사이가 아직도 400m나 남았다는 점. 물론, 진채에 도착해도 무작정 후퇴하려 하면 대열이 붕괴되고 엄청난 참사가 발생할것이다.

‘진채에서 수비하는 아군과 협력하려는 생각이군. 그러나 그때까지 기다리기엔 상황이 너무 급박하다.’

팰리스의 판단처럼 당초 8만이었던 북부군은 어느새 5만 오천 정도로 줄어들었다. 현대의 군사용어에 대비하면 전멸과 다름없는 지경이었다.

더욱 심각한 피해를 입기 전에 빨리 수습해야 한다.

팰리스가 급히 진채의 방어를 책임진 자에게 물었다.

“필리포스 자작님! 어떻게···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대, 대기한다. 함부로 목책을 열었다간 이곳까지 위험해진다. 나는 사령관님의 명령을 따를 뿐이다.”

전적으로 틀린 말은 아니었지만 본진이 무너지면 이곳도 오래 버틸 수가 없을 것이다.

필리포스는 전장의 유연성보다는 그저 명령받은 대로만 수행하는 자였다.

팰리스는 우유부단한 필리포스에게 전적으로 자신의 생명을 맡길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다소 위험하더라도 어떻게 해서든 주력병력을 구해야 한다. 그래야 내가 살고 우리가 산다.’

문제는 진채의 2만 병력에 대한 지휘권한은 우유부단한 필리포스에게 있다는 점이다. 팰리스에겐 그가 데려왔던 400명에 대한 권한 밖에 없었다.

알다시피, 10만 단위의 병력이 회전을 벌이는 상황에서 400명이란 수는 티끌에 불과했다.

특별한 방책이 없다면 그저 헛된 희생자만 늘릴 것이다.

티끌처럼 미약한 팰리스군이 불리한 전세를 역전시키는 묘수!

‘혹시 그걸 사용한다면···’

“아르펜 대장! 레인저들을 소집하시오.”

“레, 레인저 말입니까?”

“그렇소, 아르펜 대장! 총성으로 말을 놀래게 만들어야겠소.”

팰리스가 꺼내든 카드는 확률이 무척 낮지만 소수의 인원으로 단숨에 전세를 역전시킬 묘수였다.

“총성··· 말입니까?”

“그렇소. 어제도 상당한 거리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말들이 총성에 놀라 날뛰었소. 알다시피, 아군은 주력이 보병이고 바바리안은 대부분 기마병이오.”

도박! 그야말로 요행수를 바라는 도박이었다.

팰리스는 자신의 생명과 아군의 안위를 판돈으로 걸어볼 생각이었다.

너무도 어처구니가 없는 대책이었지만 지금처럼 아무런 역할도 없이 그저 지켜보는 것 보다는 훨씬 나을 것이다.

다행히 레인저는 기사에 비할 바는 못 되지만 빠르기는 그들을 훌쩍 앞섰다. 허나, 레인저의 지휘관은 팰리스의 도박수가 그리 탐탁지 않았다.

“···”

“아르펜 대장! 본진이 무너지면 결국 이곳도 당할 것이오.”

“···알겠습니다. 영주님의 결정을 따르겠습니다.”

아르펜이 결국 현실을 인정하고 팰리스의 도박수를 따르기로 결정했다.

팰리스는 아르펜과 토머스, 레인저 20명을 이끌고 밧줄을 이용하여 목책 밖으로 나갔다.

무한주머니의 수석식 소총을 분배한 직후, 두 갈래로 나눠 아군의 혼전을 벌이는 아군의 양 날개로 급히 달려가 적당한 곳에 자리 잡았다.

탄환장전을 마치고 이젠 결행만이 남았다.

‘이왕 총을 쏘는 거··· 놈들의 지휘관을 맞춘다.’

팰리스는 성대에 마나를 두르고 큰소리로 명령했다.

“지금! 지금이다. 지금 즉시, 발사하라!”

‘뻐어엉~’

‘뻐, 뻐어어, 뻐버버버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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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차 이미지를 찾아 참고용으로 올립니다.

이미지는 상당히 거대하게 표현되었지만 소설속의 검차는 합판에 뽀족한 창 1~2가가 삐죽 튀어나온 것 정도로 받아들이면 됩니다.

31. 기동타격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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