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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하면 잘살거 같지-79화 (79/2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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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잠시 거슬러, 헨타이 망가의 최초 제안자는 분명 팰리스였다.

그러나 이것을 현실로 구현시킨 사람은 알다시피 피리온이었다.

피리온은 자신이 상상한 이미지(팰리스의 음담패설과 야설)를 현실로 구현하기 위해 천재적인 두뇌를 사용했다.

그래서 탄생한 것이 바로 가이아판 헨타이 망가, 사진처럼 매우 사실적인 묘사로 사람들의 심금을 울린 매우 예술(?)적인 그림책이었다.

그런데 피리온은 어떻게 해서 양피지나 몬스터 가죽에 그림을 그릴 수 있었을까?

마법? 아무리 마법이 존재하는 세상이라도 질량보존의 법칙은 유효하다.

마법은 결코 만능 치트키가 될 순 없었고 가이아의 ‘과학’이었다.

천재적인 피리온은 헨타이 망가를 실현시키기에 위해 고민하다가 몬스터가 마정석을 형성하는 메커니즘을 주목했다.

알다시피 가이아의 기사들은 고된 단련을 통해 몸 전체에 마나를 받아들여 쌓는다.

아마도 고된 훈련으로 근육조직이 찢어졌다가 다시 봉합되는 과정에서 더욱 단단한 조직으로 다시 형성되는데 이때 마나가 근육조직에 스며들었기 때문일 것이다.

반면, 몬스터는 그저 숨을 쉬는 것으로 자연스럽게 마나를 받아들인다.

몸에 쌓인 마나는 대부분 심장으로 이동하여 압축되고 이것이 임계점을 넘기면 마정석으로 변환된다.

일종의 단전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몬스터의 장기나, 뼈, 가죽에는 마나가 없을까?’

피리온이 이점을 주목한 것이다.

결론적으로 몬스터의 장기나 가죽에도 소량이나마 마나가 깃들어 있었다.

그 때문에 몬스터 가죽과 뼈, 장기들이 마법사들의 마법실험에 사용되고 있지 않던가.

다만, 부산물에 깃든 마나는 몬스터가 죽는 것과 동시에 자연으로 환원되기 시작한다.

“그렇다면 마법실험에 사용되는 부산물에는 왜 마나가 깃들어있지?”

그건 몬스터를 사냥한 헌터들이 몬스터 부산물을 채취한 후에 마나가 환원되지 못하도록 고정시키는 약품으로 처리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약품은 2서클 마법사도 재료만 있다면 언제라도 만들 수 있는 수준이었다.

즉, 약품처리로 인해 몬스터 가죽이나 뼈, 장기에 머문 마나가 흩어지지 않고 고정된다는 뜻이고 이렇게 일정한 마나가 존재한다면 그것으로 마법실험을 할 수 있다는 뜻이 된다.

“오호~ 좋았어! 이제부터는 상상했던 이미지를 몬스터 가죽에 구현시킬 마법진을 개발하자.”

피리온은 헨타이 망가를 현실에 구현시키겠다는 의지로 마법진을 창조하기 시작했다.

의지가 얼마나 강했는지 일주일 만에 ‘이미지변환 및 구현 마법진’의 대략적인 얼개를 완성할 수 있었다.

그런데 마법진을 완성했더라도 문제는 여전했다.

가죽에 깃든 마나가 부족하면 마법이 실패할 것이 분명했기 때문.

다행히 ‘이미지변환 및 구현 마법진’에 요구되는 마나가 미량이라서 헨타이 망가를 성공적으로 만들 수 있었다.

다시 현실로 돌아와··

‘그렇다면 탄약포를 폭발시킬 에너지를 (마나가 깃든)몬스터 가죽으로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이것이 바로 뇌관문제를 해결할 가이아인 피리온의 방식이었다.

개략적인 설명에 드레이크가 탄성을 터뜨렸다.

“오~ 그럴 듯해! 아니, 타당성은 충분하다.”

“드레이크님! 정말 마법으로 뇌관문제를 해결할 수 있겠습니까?”

“충분히 가능합니다. 몬스터 가죽을 시약으로 처리하면 그곳에 깃들어 있는 마나가 고정됩니다. 가죽에 폭발 마법진을 그리면 뇌관 대용으로 충분히 사용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아직은 이론에 불과합니다만.”

“좋습니다. 비용이 얼마가 들어도 좋으니 반드시 뇌관을 만들어 주세요.”

“그래, 늙은 인간! 우리 드워프도 부탁한다.”

“맞다요, 늙은이. 나도 빨리 만들어주길 기다린다요.”

“허허허~ 알겠소이다. 제자와 함께 가능한 빨리 뇌관을 개발하겠습니다.”

이렇게 해서 팰리스는 그림의 떡이었던 니들건(공이치기총, 후장식 소총, 볼트액션방식의 소총)을 본격적으로 개발하기 시작했다.

“그럼, 이제부터 니들건 프로젝트를 시작하겠소. 일단···”

드레이크와 피리온, 캐논, 세륨을 한 팀으로 묶어 니들건 개발을 전담시켰다.

드레이크와 피리온이 뇌관문제를 맡기고 지구의 화학지식을 전수한 캐논에겐 흑색화약과 더불어 여러 무연화약과 뇌홍을 개발하게 했다.

그리고 드워프 세륨에겐 당연히 니들건 즉, 볼트액션방식의 소총이 어떤 방식으로 작동하는지 설명하며 그에 충족되는 설계와 제작을 맡겼다.

즉, 노리쇠를 당기고 탄환을 넣은 후에 노리쇠로 약실을 폐쇄하는 구조 말이다.

그런데 화약무기는 파급력이 매우 크다.

그래서 팀원들에게 프로젝트를 극비리에 진행하라고 당부했다.

그로부터 두 달이 흘렀다.

아나톨리아는 그동안에 곡물을 수확했다.

팰리스에게 지구의 화학지식을 전수받은 연금술사들은 자신의 것으로 체화하는 동시에 가성소다를 만들어 비누를 생산, 판매하기 시작했다.

아직은 가이아에 위생이란 개념이 거의 없고 날씨마저 쌀쌀해지는 관계로 예상보다 판매가 저조했다.

그래도 비누는 실생활에 매우 유용한 물건이었다.

파이온 상단과 드레이먼드는 비누의 효용성을 널리 알리고 있으니 판매량이 차차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런데 비누를 만들려면 원료로 사용할 글리세롤 즉, 지방(脂肪, 비계)이 대량으로 필요했다.

팰리스는 추수를 마치자마자 연례행사 같은 몬스터 토벌을 개시했다.

알다시피 가이아는 인간의 수보다 몬스터의 수가 훨씬 많아 매우 위험했다.

그래서 추수를 마치면 반드시 주변의 몬스터를 토벌하여 일정한 개체 수 이하로 떨어뜨려야한다.

그래야만 안전한 겨울을 보낼 수 있었다.

이런 사정 때문에 아나톨리아도 다른 영지에서도 몬스터 토벌을 매우 중요하게 여겼으나 한동안 아나톨리아는 근처에 서식하는 몬스터 위주로 토벌했었다.

올해는 사정이 크게 달라졌다.

아나톨리아군은 분대(十人隊)마다 수석식 소총 2정씩을 보급했기 때문이다.

올해는 대대적으로 몬스터를 토벌하려고 했다.

최근 아나톨리아의 정책을 따라하는 파이온도 화승총을 지원받았다.

이런 군사적인 자신감 때문인지 파이온도 대대적인 몬스터 토벌을 개시했다.

“총기 지급이 완료되었소. 이젠 트롤이나 오우거를 만나도 더 이상 위험하지 않을 것이오. 올 가을에는 적극적으로 토벌할 것이오.”

팰리스의 말마따나 총이라는 강력한 투사무기로 무장했으니 예전보다 훨씬 안전한 토벌이 될 것이다.

실제로 입이 더럽기로 소문난 브라보 백인대 3분대장 나르손을 보면 결과를 미리 알 수 있을 것이다.

3분대는 현재 본대(本隊)의 토벌에 앞서 정찰임무를 수행하고 있었다.

‘떠그덕, 떠그덕~’

‘이히히힝~’

첨병으로 미리 앞서가던 신병이 말을 몰아 급히 되돌아왔다.

“트, 트롤! 분대장님, 트롤입니다.”

“뭐야, 신삥이 새끼잖아? 얌마~ 뭐가 급하다고 이리 난리 부르스야?”

“아이고~ 트롤이라니까요? 우리를 향해 트롤이 달려오고 있다고요.”

“그래서 뭐! 그래서 뭐, 어쩌라고! 그리고 새꺄~ 군대는 무조건 ‘다’나 ‘까’로 끝낸다. 알간?”

“네, 네? 넵! 알겠습니까.”

긴장했는지 신병이 또 실수했다.

‘피식~’

“병신, 지랄옆차기하고 자빠졌네. 야, 3분대 씹탱구리들아~ 트롤새끼가 온단다. 손님 맞을 준비해라.”

“넵, 씨팔 3분대.”

나르손의 지시에 방패병 3명이 수레에서 내려 타워실드로 벽을 세웠다.

그 뒤에는 5명이 장창이나 검을 땅바닥에 박아놓고 만일을 위해 편전을 준비했다.

그리고 남은 2명은 방패 위에 꽤 무거워 보이는 소총을 거치하곤 멀리서 달려오는 트롤을 겨냥했다.

“쏘지 마, 쏘지 마··· 총병 새끼들! 내가 뭐라고 했었지?”

“트롤 새끼 좆 대가리가 보이기 전에 쏘면 뒈진다!”

“거러취~ 늬들이 더욱 잘 알겠지만 총이란 놈은 위력이 아주 좆같이 세고 좋아. 그러나 명중률이 아주 좆같은 놈이다. 안 그러냐?”

팰리스는 전장식 소총의 명중률이 극악할 정도로 떨어진다는 사실을 확인하곤 병사들에게 이런 사실을 지겹도록 주입했다.

“넵, 씨팔 3분대!”

“그래, 그래~ 그 때문에 트롤이든 오우거든 좆 대가리가 보일 때까지 가까이 끌어들인 후에 쏴야한다. 알간?”

“넵, 씨팔 3분대!”

음담패설로 들리지만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전장식 소총의 운용 요령이었다.

실제로, 전장식 소총으로 대열을 이뤄 툭하면 전투를 벌이던 시절. 지휘관은 적병 상의(上衣)의 단추가 보일 정도로 접근했을 때에야 발사명령을 내렸다고 한다.

명중률이 그만큼 떨어졌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분대에 그 분대원이라고, 고참병 심슨이 장난스럽게 질문했다.

“그런데 분대장님. 트롤새끼가 암놈이면 어떡합니까?”

“어, 어?”

당황한 나머지 순간적으로 말을 잊었다 .그러나 나르손은 역시 나르손이었다.

“크흐흐흐~ 심슨 새끼냐? 야, 이 새꺄~ 도끼자국도 있고 젖탱이도 있잖아, 안 그래?”

“아하! 헤헤헤~ 접수했습니다, 분대장님.”

트롤이 달려오고 있었어도 나르손과 고참병들은 이처럼 꽤 여유로워 보였다.

과거엔 트롤과 만나면 전멸을 각오해야 했었다. 그러나 이젠 놈을 무력화시킬 총이란 무기를 가졌다.

각궁이나 편전으로도 상대하기가 꽤 곤란한 트롤이었지만 총이라면 중상을 입힐 수 있고 운이 좋으면 머리통이나 심장에 예쁜 구멍을 만들어 단번에 즉사시킬 수도 있었다.

병사들이 여유롭게 행동하자 트롤의 숨소리가 거칠어졌다.

놈은 ‘겁 대가리를 상실한 사냥감’에게 응징하기 위해서 더욱 빠르게 달려들었다.

‘캬아~ 캬르르르~’

“쏘지 마! 쏘지 마! 총병 새끼들아~ 아직도 한참이다.”

100m, 90m, 80m··· 40m. 마침내 30m 앞까지 접근했다.

나르손은 그제야 발사하라고 명령했다.

“씨팔, 지금! 좆 나게 발사!”

‘뻐어엉, 뻐어엉~’

엄청난 굉음과 함께 2Cm크기의 탄환이 발사됐다.

그와 동시에 20m까지 접근한 트롤의 가슴과 머리통에 자그마한 구멍 2개가 생겨났다.

피격의 충격이 얼마나 대단했는지, 4m에 달하는 덩치가 뒤로 벌러덩 뒤로 자빠졌다. 그래도 트롤하면 재생의 몬스터라는 말이 떠오른다.

방심의 대가는 곧 죽음일 것이다.

“다구리! 뒈질 때까지 찌르고 쑤셔!”

“우와~ 죽여라~”

병사들이 일제히 함성을 지르며 트롤의 숨통을 끊기 위해 달려들었다.

다행히 머리를 관통한 트롤은 이미 즉사한 상태였다.

“뭐야. 저 새끼··· 벌써 뒈진 거냐?”

“그, 그러지··· 말입니다?”

“이런 씨팔 좆도~ 아직 몸도 못 풀었는데. 3분대 씹탱구리들아, 안 그러냐?”

“넵, 씨팔 3분대!”

나르손이 같잖다는 투로 툴툴거렸지만 검을 수납하는 오른손을 살짝 떨고 있었다.

트롤을 간단하게 잡은 것 같지만 놈은 아주 무서운 몬스터였다. 두렵지 않았다면 거짓일 것이다.

“야, 이 씹탱구리들아, 뭐해? 아까운 피 다 쏟으면 책임질 껴? 빨리 돈 아니, 피부터 받아.”

나르손의 욕설에 병사들은 급히 가축의 내장으로 만든 주머니에 (포션의 원료로 사용되는)피를 받았다.

이후에는 가죽을 벗기고 마법실험의 재료로 사용되는 뼈와 장기, 힘줄 같은 부산물 채취했고 마지막엔 비누의 원료로 사용할 비계까지 알뜰하게 발라냈다.

물론, 마나를 고정시키는 약품처리도 잊지 않았다.

이렇게 나르손의 3분대가 챙긴 트롤의 피와 부산물은 본대로 옮겨져 한곳에 모였다가 센트럴로 배달되었다.

몬스터의 뼈와 장기들은 종류별로 차곡차곡 창고에 쌓여 파이온 상단이 방문할 때까지 기다려야 했지만 트롤의 가죽만은 특별취급을 받았다.

그것은 곧바로 니들건 프로젝트 팀으로 전달되었다.

“스승님. 드디어 신선한(?) 트롤 가죽이 들어왔습니다.”

“오~ 그래? 그럼 빨리 테스트해보자.”

얼마나 기다리고 있었는지, 피리온과 드레이크가 눈을 희번덕거리며 달려들었다.

그도 그럴 것이 폭발 마법진까지 개발한 바람에 매우 순탄할 것 같았던 뇌관개발이 현재 난관에 봉착했기 때문이다.

피리온은 (도장처럼 칼날이 둥근)조각도를 망치로 내리쳐 둥근 딱지 모양으로 잘라냈다.

지름 1Cm 크기로 둥글게 잘린 트롤가죽.

“스승님 여기에 있습니다. 트롤 가죽이라면 꼭 마법진을 폭발시킬 수 있을 겁니다.”

“후우~ 그래야하는데··· 트롤 가죽이 실패하면 총독님 볼 면목이 없어.”

드레이크가 한숨을 쉬곤 자그마한 가죽에 (마법 잉크로)폭발 마법진을 그리기 시작했다.

폭발 마법집 발현의 실패!

2달 전의 분위기를 생각하면 상당히 의아했다.

당시에는 금방이라도 성공할 것 같았던 뇌관개발이 왜 난관에 봉착했을까?

그건 몬스터 가죽에 깃든 마나가 너무 부족했기 때문이다.

헨타이 망가는 하급 몬스터의 가죽을 사용했어도 마법 발현에 전혀 문제가 없었고 그 때문에 많은 이들의 심금을 울리며 소원했던 부부관계도 개선시켜왔다.

하급몬스터의 가죽이라 확실히 마나의 농도가 옅었다.

그러나 헨타이 망가는 A4용지보다 살짝 작은 크기라 전체적인 마나의 양을 따져보면 마법발현에 필요한 임계점을 가뿐하게 넘겼던 것이다.

그러나 뇌관딱지(뇌관)는 망가와 사정이 달랐다.

탄약의 일개 부속물인 까닭에 지름 2Cm 이상으로 커질 수가 없었다.

가죽의 크기가 작아지면 전체적인 마나의 양도 줄어든다. 결국, 마법을 발현시킬 임계점에 한창 모자랐고 마법발현이 실패했던 것이다.

[그렇다면 마나의 농도가 짙게 깃든 가죽으로 실험하자. 트롤이나 오우거 가죽이라면 혹시···]

드레이크와 피리온은 실패 원인을 깨닫고 농도가 짙게 깃든 중상급 몬스터의 가죽이 들어오기만을 기다렸던 것이다.

그런데 왜 뇌관딱지(폭발마법진이 그려진 몬스터 가죽, 뇌관) 크기가 왜 2Cm가 아닌 1Cm일까?

그건 대인용 탄환까지 고려한 팰리스가 그렇게 요구했기 때문이다.

각설하고, 매우 조심스럽게 그려지던 마법진이 깔끔하게 완성되었다.

이젠 공이(굵고 끝이 뭉툭한 바늘 모양)로 적당한 충격을 가해 뇌관딱지가 실제로 폭발하는지 확인해야 한다.

피리온은 쇠판에 뇌관딱지를 올려놓은 후에 중앙에 공이를 대고 작은 망치를 치켜들었다.

“스승님, 시작할까요?”

“그, 그래! 후우웁~”

“그럼···”

피리온이 망치를 살짝 내리쳐 공이를 때렸다.

공이는 자신이 받은 충격에너지를 그대로 뇌관딱지로 전달했다.

상당한 에너지를 전달받은 뇌관딱지는 마침내····

‘틱~’

폭발하지 않았다. 이번에도 실패였다.

“엥?”

“뭐, 뭐야! 왜 실패했지?”

22. 무식한 놈! 똑똑한 놈!-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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