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4/261 --------------
21. 가신(家臣)을 받아들이다.
정상적인 군대에서 총을 쏴보고 사격보다 더욱 중요한 ‘총기수입(총기청소)’ 했던 사람이라면 잘 알 것이다.
‘총? 알고 보니까 별것 아니었네?’
총은 탄환을 꽉 붙잡고 탄환의 뇌관을 때리는 기계장치 그리고 이때 발생하는 폭발력을 감당할 만한 기계뭉치에 불과했다.
아이들이 장난감으로 가지고 노는 화약총을 만들 수준이라면 총도 만들 수 있다.
실제로, 필리핀의 오지에서는 아직도 원시적인 ‘대장간’에서 사제총기를 만들어 불법유통하고 있다.
“뭐야! 진짜 문제는 탄환이잖아? 이런 젠장.”
그제야 탄환이 더욱 문제라는 점을 인식한 팰리스. 탄환을 제조할 시에 발생하는 여러 문제들을 진지하게 따져봤다.
일단, 과학수준이 너무 낮아 무연화약이나 면화약은 고사하고 흑색화약조차 생산이 가능한 지를 확인해야 했다.
그리고 팰리스가 만들려는 M1소총은 뇌관을 사용하는 풀 메탈 재킷 방식의 탄환을 사용한다.
뇌관은 일반화약이 아닌 뇌홍이라는 특수한 화약이 꼭 필요하다.
문제는 팰리스가 뇌홍의 제조법을 아직 알지 못한다는 점이었다.
‘뇌관이나 뇌홍 같이 위험한 물건이 화학 교과서에 떡 나왔을 리는 없을 테고··· 이거 참 문제네.’
여담이지만 방금 전에 ‘아직’이란 단어를 사용했다.
뇌홍 즉, 뇌산수은(Hg(ONC)2)은 같은 양의 수은과 질산을 반응시킨 후에 여기에 에틸 알콜을 작용시키면 만들어진다.
이런 정보는 팰리스의 머릿속 폴더에 들어있긴 들어 있었다.
아주 깊숙하고도 깊숙한 영역에 숨겨져 있어 제때 찾아내기가 매우 어려워서 문제였지만 어쨌든!
가성소다도 대량생산 단계에서 난관에 봉착했는데 무연화약이나 뇌홍은 제조법을 알고 있다손 치더라도 현재의 과학수준으로는 실질적인 생산이 불가능할 것 같았다.
‘그렇다면 흑색화약으로 총알을 만들어야 하나? 뇌관문제도 그렇고 보안문제 때문에 화승총부터 시작해야 할지도 모르겠군.’
화승총은 팰리스에게 한참 구닥다리 총기였지만 가이아의 과학수준으로는 최선이었다.
이마저도 흑색화약을 만들 수 있다는 전제에서 출발한다.
그리고 이제야 생각해보니 M1소총을 만들면 남들도 (도자기의 경우처럼)따라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들과 비교우위를 점하려면 화승총부터 시작해야 한다.
게다가 총기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가 필요했다.
그런 바탕으로 수석식 소총, 니들건(공이치기 소총), 반자동소총, 자동소총 순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혹자는 남들이 다 따라 만들면 어쩔 것이냐고 따질지도 모른다.
‘그러라지? 무기가 어디 총 하나뿐인가? 내 머릿속엔 탱크도 있고 비행기도 있어. 웬만하면 만들지 않을 생각인데 나를 죽이려는 적이 나타나면 어쩔 수가 없는 거지. 안 그런가? 그러고 보니 정말 바쁘게 움직여야겠군.’
“아이고~ 바쁘다, 바빠.”
우려를 날려버린 팰리스. 가성소다의 대량생산 문제로 한창 골머리를 썩이고 있던 윈스턴과 그의 제자들의 연구실에 찾아갔다.
일단, 황산과 질산염 계열에 전문가라고 들었던 캐논을 불러 그에게 화약의 존재를 알고 있는지를 물었다.
“쉽게 폭발하거나 불에 뿌리면 크게 번지는 검은색 가루 말씀이십니까?”
“그렇다, 캐논. 혹시 그것이 뭔지 알고 있나?”
“흐음~ 혹시 파이어 파우더(Fire powder)를 말씀하신 것인지···”
“파이어 파우더?”
‘불 가루라는 이름이면··· 뭐, 화약이랑 비슷한 물건인가?’
팰리스가 의문을 표하자 캐논이 서랍을 뒤적이더니 작은 나무상자를 가져와 내용물을 보여줬다.
전생시절의 자식들이 화약총으로 놀았던 검은색 가루, 화약이었다.
‘뭐야! 이곳에도 화약이 존재했네? 이곳에서는 화약을 어디에 사용하고 있으려나?’
팰리스는 다시 무슨 목적으로 사용하며 어떻게 가지고 있냐고 물었다.
“파이어 파우더는 황도(皇都)축제 때 가끔 선보이는 ‘그것’을 위해 사용합니다.”
‘갸우뚱~’
“축제 때··· 그것?”
“악마의 불, 천둥불, 꽃불, 미친 꽃 등 여러 이름으로 부르는 지라 그것이라고···”
“호오~ 그렇다면 자넨 뭐라고 부르는데?”
“저는 하늘 꽃불이라고 부릅니다. 밤하늘에 불꽃으로 이루어진 아름다운 꽃을 피우니까요. 파이어 파우더는 하늘 꽃불을 만드는 때 꼭 필요한 가룹니다.”
‘하늘 꽃불? 하늘 꽃불이라면···’
“불꽃놀이?”
“불꽃··· 놀이요? 아~ 그러고 보니 불꽃놀이라는 이름이 제일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하늘 꽃불’이라는 이름도 제법 어울렸지만 캐논은 팰리스에게 잘 보이려고 불꽃놀이 어쩌고 하며 아부했다.
캐논은 몰랐다.
생각 없이 주절거린 아부로 인해 ‘그것’의 여러 이름들이 사라지고 불꽃놀이라는 이름으로 정착될 것이라는 사실을. 물론, 그건 훗날의 일이었다.
지금은 화약에 대한 전반적인 정보가 중요했다.
“화약··· 아니, 파이어 파우더라는 가루 말이네. 그걸 캐논 자네가 만들었나?”
“그렇습니다, 총독님. 황가루와 숯가루 그리고 발한이나 이뇨제로 사용하는 질산칼륨 가루를 비법대로 혼합하면 파이어 파우더가 만들어집니다.”
“혹시, 다른 연금술사들도 파이어 파우더를 만들 수 있나?”
“네, 각하. 축제에 가끔 사용하는 물건인지라··· 그러나 몇몇만 아는 특별한 기술입니다.”
“흐음~ 그래? 그렇단 말이지.”
‘가이아에도 벌써 화약을 사용하고 있었군. 아직은 널리 사용하진 않지만 언제라도 화승총이나 대포가 만들어져도 이상하지가 않겠어.’
팰리스가 잠시 총기의 미래에 대해 생각했다.
캐논은 이것을 다른 뜻으로 오해했는지 자신의 능력을 적극 홍보(?)하기 시작했다.
“총독님, 이런 말 드리긴 뭣하지만 파이어 파우더는 제가 만든 것이 제일 낫습니다. 품질도 가장 우수하고요.”
“응?”
‘갑자기 뭔 소리래?’
“캐논 사형의 말이 맞아요. 제가 아는 사람이라서 이런 말을 하는 것이 절대 아니에요. 캐논 사형이 만든 파이어 파우더는 원래 축제에 납품되어야 했어요. 그런데 투메이가라는 아주 비열한 연금술사가 미인을 바치고 뇌물을 쓰는 바람에··· 아무튼 파이어 파우더는 우리 사형이 제국 제일의 전문가에요.”
팰리스는 어떤 상황인지 대충 파악했다.
아마도 투메이가라는 연금술사가 뇌물로 축제에 사용될 화약을 납품했고 윈스턴 일행은 이 때문에 납품에 실패해 생활고에 시달렸을 것이다.
그리고 팰리스의 후원이 줄어들까 두려워 지금처럼 자신들의 능력을 적극 홍보했으리라.
장난기가 동한 팰리스가 슬쩍 미끼를 던졌다
“투메이가라··· 그자의 실력이 좋다면 영입해 볼까?”
투메이가를 영입할 분위기를 살짝 피우자 가만히 듣고 있던 윈스턴까지 끼어들었다.
“아, 안됩니다. 그자는 사기꾼입니다. 그리고 많은 돈을 번 부자라서 총독님의 제의를 거절할 것이 분명합니다.”
“부자는 그렇다 치고··· 그자가 사기꾼이다, 이 말인가?”
“네, 각하. 투메이가는 연금술을 연구하기보다는 어떻게든 남을 속여 돈을 벌려고 혈안이 된 사기꾼입니다.”
“맞아요, 총독님. 그자의 능력이 뛰어난 건 사실이에요. 하지만 손에 꼽을 정도는 절대 아니에요. 게다가 남이 연구한 것을 빼앗거나 자신이 연구한 것으로 속이는 사기꾼 아니, 비열하고 교활한 장사치에요.”
엘리아나의 보충 설명에 투메이가가 대충 어떤 사람인지 견적이 나왔다.
‘지구의 에디슨과 비슷한 사람인가?’
알다시피 에디슨은 발명가로 유명했고 실제로도 여러 물건들을 발명했다.
그러나 위인으로 떠받들만한 인성이 결코 아니었다.
그는 발명보다는 언론과 동화책을 이용한 언론플레이로 위인이 된 면이 없지 않았다.
즉, 에디슨은 발명보다는 마케팅 즉, 사업수완으로 유명해졌고 많은 돈을 벌어들였다.
“그렇다면 자넨 영입하지 말아야한다, 그 말이겠지?”
“당연합니다, 총독님.”
“당연해요, 총독님. 그런 자는 우리 연금술사들의 수치에요.”
살짝 속이 들여다보이는 발언이었지만 굳이 투메이가를 영입할 생각 자체가 없었다. 팰리스는 가이아의 화약에 대한 전반적인 정보를 얻는데 주력했다.
그 결과 이곳에도 화약이 존재하지만 일반적이지 않고 상당한 고가에 거래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지구의 근대 이전에는 질산칼륨을 정제하기 어려워 화약이 비쌌다.
다행히 이곳에는 칠레초석과 유사한 플랜트 파우더라는 광물이 흔하게 존재한단다.
다만, 일부지역에서만 비료로 사용하고 사용처가 의약품이나 화약 등의 매우 특별한 용도로만 사용하는 바람에 이 광물이 거의 유통되지 않았다.
그래서 플랜트 파우더를 구하려면 별도로 주문을 해야 했고 이것이 다 비용이라 화약의 원가가 높아지는 것 같았다.
즉, 수요가 없어서 가격이 비쌀 뿐이지 플랜트 파우더를 대량으로 주문하면 화약의 단가가 그만큼 낮아진다는 뜻이었다.
팰리스는 윈스턴에게 당분간 난관에 부딪힌 가성소다를 제쳐두고 플랜트 파우더를 대량으로 주문하여 질산칼륨을 정제하라고 지시했다.
아울러, 현재 보유한 질산칼륨으로 당장 사용할 화약을 급히 만들라고 지시했다.
이렇게 연금술사들과의 업무를 마친 팰리스는 다시 티아늄을 만나기 위해 도자기 공장으로 이동했다.
‘떠그덕, 떠그덕~’
“뭐야! 나, 총독 맞아? 왜 나만 혼자서 바쁜 거야?”
입으로는 이렇게 연신 투덜거렸지만 무엇이 그리 즐거운지 콧노래를 흥얼거렸다.
역시 여자에겐 보석, 남자에게는 총이었다.
도자기 공장에 도착한 팰리스는 티아늄에게 M1 설계도를 회수하곤 양해를 구했다.
“그러니까 설계도의 소총은 만들어도 사용할 수가 없다, 이 말이지?”
“네, 티아늄. 그러니까 튼튼한 쇠관에다 간단한 방아쇠뭉치만 만들어 주면 좋겠어요. 모양은 대략 이런 식으로···”
팰리스는 가장 기본적인 화승총의 구조를 알려주며 시험적으로 1정만 만들어달라고 부탁했다.(이미지 참조)
팰리스가 언뜻 생각해보니 드워프들은 총기에 대한 아무런 사전지식이 없었다.
그래서 M1 소총을 만들어달라는 건 상당한 무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간단한 화승총부터 만들어 실제로 발사되는 장면을 목격해야 총기를 제대로 이해할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그런데 한눈에도 복잡해 보이는 M1소총과 달리 화승총의 구조는 너무도 단순했다. 그 때문인지 루비가 가지고 놀던 장난감을 빼앗긴 아이마냥 살짝 토라졌다.
“웬일이래? 방금 전까지는 에무원을 꼭 만들어달라고 사정하더니만 이젠 집어 치워라, 이런 거야요? 나랑 우리 여보야가 무슨 심심풀이 땅콩인가? 흥~ 별꼴이야요.”
“미안해요, 루비. 사정이 그렇게 됐네요.”
“아무래 그래도 화승총이라는 물건은 좀 심한 것 아니야요? 너무 보잘 것 없잖아요?”
M1소총은 고사하고 화승총이 발사되는 모습조차 목격하지 못한 드워프 부부였다.
총은 발사되는 순간이 바로 총기가 가진 진정한 모습일 것이다.
루비는 총기의 본모습을 아직 목격하지 않았다.
그 때문에 기계적인 구조로만 화승총을 평가했다.
부탁하는 입장이라 저자세였던 팰리스는 화승총을 너무 낮게 평가하자 기분이 살짝 틀어졌다.
‘이 사람들이··· 가만히 있으니까 가마니로 보이나? 보자보자 하니깐 보자기로 보여? 나에겐 구닥다리 화승총이지만 당신들에겐 엄청난 첨단무기란 말이오.’
“보잘 것··· 없어요? 정말 그렇게 생각해요?”
“당연하지. 여보야 안 그래요.”
“그야 우리 자기야 말이 맞지. 너무도 당연한 사실 아닌가?”
“그럼, 화승총이 정말 놀랄 만한 물건이면 어떡할 건데요?”
‘피식~’
“그딴 것이 대단해봤자 얼마나 대단하겠어?”
티아늄이 드워프 특유의 거드름을 피웠다. 그의 반쪽, 루비도 같은 생각이었다.
“맞아요, 맞아.”
“그렇게 생각해요? 그럼, 우리 내기해요.”
인간과 달리 드워프는 약속을 잘 지키는 종족이다.
소심한 팰리스는 티아늄과 루비에게 복수할 겸 내기를 제안했다.
“내기? 내기 좋지. 그런데 어떤 내기야?”
“화승총이 정말 놀랄 만한 물건이라면 음··· 그래요, 한 달간 맥주 안 마시기!”
“하, 한 달··· 씩이나?”
작업을 마친 후에 개인용 목욕탕에서 깨끗하게 씻고 맥주를 마시다가 술김에··· 흠흠~ 요즘은 매일 매일이 즐거운 부부였다.
참고로, 가이아 남성들의 자랑 마정석은 드워프 남성들에게도 자랑이었다.
아무튼, 한 달간의 금주령은 상당히 무거운 벌칙일 것이다.
팰리스의 도발에 티아늄이 살짝 말을 더듬었지만 루비는 발끈했다.
“그래? 그럼 우리가 이기면 어떡할 건데요?”
곰곰이 생각해 보니 내기에 걸만한 것이 없었다.
그래서 역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부부는 잠시 상의하더니 곧 내기거리를 제안했다.
“한 달 간 맥주배급 2배와 우리 작업장에 잡상인 접근금지. 그리고 나의 진정한 친구(?) 토머스가 보여줬던 그, 그거···”
“?····”
‘뭐지? 토머스가 도대체 뭘 보여준 건데?’
“여보야~ 여보야가 왜 말을 더듬어요? 어험~ 잘 들어요, 계약자. 맥주배급 2배와 작업장 내에 잡상인 접근금지 그리고 최신판 헨타이 망가 2권. 콜?”
‘으잉? 뭐, 헨타이 망가라고라? 이 사람들이 정말···’
여담이지만 헨타이 망가는 1년 전부터 알음알음 알만한(?) 사람들 사이에서 꽤 유명하다고 한다.
(저렴한 종이가 없어)몬스터 가죽이나 양피지에 그려야했던 헨타이 망가. 재질의 가격 때문인지 ‘인체의 신비’를 사진처럼 매우 정확하고 세밀하게 묘사했다.
그 때문에 많은 사람들의 심금(?)을 울렸는데 최초로 만든 사람은 의외로 토머스가 아닌 마법사 피리온이었다.
그는 팰리스가 야설이나 음담패설을 할 때마다 잘 기억해 놨다가 조용할 때 혼자 상상의 나래(?)를 펼쳤다고 한다.
[호, 혼자서 뭐했냐고? 에이~ 잘 알면서.]
그러다가 급기야는 자신이 상상한 모습을 양피지에 그대로 옮기는 마법까지 개발하여 헨타이 망가를 만들었다.
이때의 마법개발로 인해 피리온은 완전한 3서클 마스터가 되었다고 한다.
[후르릅~ 이, 이것은··· 예, 예, 예술! 그래, 이것은 추잡한 그림이 아닌 예술적인 마법이라고! 저, 정말이다.]
피리온이 이렇게 항변했다고 하는데 믿거나 말거나나.
아참, 그리고 티아늄 부부가 말한 잡상인은 드워프 친구 3인방을 말한다.
가성소다 대량생산이 곤란해지면서 비누생산에 차질이 생겼다.
그래서 비누생산을 책임진 드워프 3총사가 졸지에 할 일이 없어졌다.
그들은 현재 티아늄 부부의 작업장에 매일 난입(?)하여 예술혼을 불사르고 있었다. 그리고 티아늄 부부는 원래 친구들이 좋아하는 꼴을 못 보는 부부. 최근 드워프 3총사가 즐거워하자 응징에 들어간 것이다.
당연히 주변에게 이 말을 들을 드워프 3총사가 발끈했다.
“저, 저런 저 개···”
“저 새낀 정말 친구도 아냐.”
“팰리스. 꼭 내기에 이겨 우리의 원수(?)를 갚아줘. 알았지?”
“에휴~ 그럴게요. 아참, 그럴 것이 아니라 세륨과 친구 분들이 화승총을 만드는 것이 어때요?”
“우, 우리? 아까 슬쩍 봤는데 내가 보기에도 화승총이란 물건은 좀···”
“아니에요, 세륨. 내가 장담하는데 화승총은 정말 대단한 물건이에요. 자동석궁보다 더한 무기가 될 거라고요.”
“자동석궁보다 더한 무기? 호오~ 그렇다면 화승총이란 거, 우리가 대신 만들어주마.”
이렇게 해서 화승총은 티아늄 부부가 아닌 드워프 3총사의 손으로 넘어갔다.
팰리스는 중상급 몬스터를 상대하기 위해 총구지름 20mm의 대구경 화승총에 그만한 폭발력을 감당할 만큼 튼튼한 화승총으로 만들어달라고 부탁했다.
화승총이 워낙 단순한 구조인데다 드워프는 본래 장인의 종족이었다.
이 때문인지 다음날 원하는 물건이 완성되었다.
참고로, 전장식 소총이라 강선은 새기지 않았다.
팰리스는 전날 캐논에게 받아온 화약과 드워프 3총사가 만들어준 화승총을 가지고 연병장으로 이동했다.
그곳으로 아나톨리아 수뇌부와 드워프들을 소집했다.
팰리스는 그들에게 직접 시범을 보여 화승총의 필요성을 확실하게 인식시키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연병장에 도착한 수뇌부들의 분위기가 꽤 수상했다.
평소처럼 장난치며 소란을 떠는 드워프와 달리 무슨 일인지 얼굴이 잔뜩 굳힌 채로 팰리스 앞에 도열했다.
피리온은 마법통신에 사용하는 수정구를 활성화시킨 채로 들고 있었다.
“···”
‘무슨 일이지? 도대체 분위기가 왜 이래? 쿠데타를 벌이려는 것 같지도 않고.’
팰리스가 이상한 낌새를 알아차리곤 고개를 갸웃거릴 때였다.
연장자이자 수뇌부의 대표 격인 드레이크가 슬며시 대열에서 빠져나왔다.
그는 헛기침으로 목청을 가다듬고는 낭랑하게 소리쳤다.
“지금부터 팰리스 총독님께 충성을 맹세하는 의식을 시작하겠소.”
“으, 응?”
‘충성··· 맹세라고라? 도대체 뭔 소리여?’
너무도 뜬금없는 진행이었다.
영문을 모른 팰리스가 커다란 눈을 끔뻑거릴 때였다.
“팰리스 총독님께 충성을 맹세할 것이오. 가신이 되고자 원하는 사람들은 대열을 나와 내 뒤에 서시오.”
드레이크의 말에 토머스 부자(父子)와 피리온 부자, 기사 안토니아, 윈스턴과 그의 일행이 대열에서 빠져나와 드레이크 뒤에 도열했다.
게다가 활성화된 마법통신구 속에는 황도의 드레이먼드까지 떡하니 자리하고 있었다.
* * *
http://static.munpia.com/files/attach/2017/0510/002/CcGsVCgiObyoR2qj.jpg" style="width:100%;"/>
http://static.munpia.com/files/attach/2017/0510/002/EpeT2xFeJPVVtbye.jpg" style="width:100%;"/>
21. 가신(家臣)을 받아들이다-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