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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하면 잘살거 같지-72화 (72/2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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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냥한 오크사체를 한참 뜯어먹고 있던 트롤. 자그마한 ‘사냥감’들이 슬금슬금 접근하자 피식거리곤 다시 식사를 계속했다.

인간이라는 사냥감은 단맛에 야들야들한 맛이 별미였지만 빠른 네발짐승(말)을 가지고 있어 괜히 헛힘을 쓰기 싫었던 것.

그런데 활을 겨눈다?

‘크릉? 크르르르···’

마석사냥꾼을 사냥해 잡아먹었던 경험에 따르면 그건 따가운 가시(?)를 날리는 도구였다.

트롤은 왠지 모르게 심장이 간질거렸으나 예전의 그것보다 훨씬 작은 크기라 예감을 무시했다.

“지금··· 쏴!”

'피릿! 피리리릿~'

‘뻐벅! 뻐버버벅~’

확실히 불안한 예감은 틀림이 없었다. 가시(?)가 몸통에 박혀 무척 아팠다.

다행히 자신은 목이 잘리거나 심장이 어떻게 되지 않는 한, 죽지 않는 트롤이다.

‘캬아아앙?’

뭐지? 가시를 뽑아내는데 대여섯 개가 끝내 잡히지 않았다.

완전히 몸속에 박힌 가시 때문에 움직이기도 거북했다.

젠장! 그래도 잠깐의 아픔을 감수하고 살을 찢어 가시를 뽑아내면 그만일 것이다.

몸통을 더듬으며 버릇없는 사냥감을 응징하기 위해 다가가는데 저도 모르게 숨소리가 거칠어졌다.

그런데 ‘겁대가리’를 상실한 사냥감이 이젠 자신에게 덤벼들려고 한다.

화가 났다. 화가 나면 곤죽이 될 때까지 때려 응징해야 한다.

‘캬아~’

팰리스가 다가오자 트롤이 괴성을 지르며 통나무 같은 몽둥이를 휘둘렀다.

‘쒜엑~’

“이크!”

트롤에게 달려들던 팰리스. 오른발을 힘껏 앞으로 찍었다.

속도를 확 떨어지면서 몽둥이가 가슴어림을 아슬아슬하게 스쳐갔다.

팰리스는 다시 뛰어들어 허벅지를 베고 트롤의 후방을 점했다. 그리곤 잠시도 쉬지 않고 연신 트롤의 몸을 베고 찔렀다.

“이얍! 이얍, 에잇····”

‘스윽~ 푹! 스윽~’

“아~ 역시··· 트롤은 역시 트롤인가?”

잔뜩 긴장한 드레이크가 작게 중얼거렸다.

팰리스가 제대로 가른 허벅지 살이 쩍 벌어졌다. 트롤의 몸통에도 붉은 거미줄(상처)이 늘어났다.

그럼에도 놈은 생생했다. 재생(再生)의 몬스터답게 벌어진 상처가 꿈틀거리며 저절로 봉합되고 있었다.

아무리 봐도 영 적응하기 힘든 모습이었다.

“이야얍! 에잇~”

‘사악, 푹! 스윽~’

‘캬아, 캬아아아아~’

‘쒜엑, 쒝, 쒝!···’

팰리스와 트롤의 대결은 전형적인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 되었다.

팰리스는 트롤의 사각을 이용해 연신 베고 찔렀다.

아쉽게도 검에 마나를 담을 수 없어 얕은 상처에 만족해야 했다. 가벼운 상처는 강력한 재생력으로 인해 1~2분 안에 완전히 아물 것이다.

트롤은 귀찮게 구는 팰리스를 공격하려고 했지만 상대가 너무 빨랐다.

아니, 몸통에 박힌 화살 때문에 평소보다 훨씬 느려 잡을 수가 없었다. 트롤의 눈동자가 언뜻 희번덕거렸다.

‘캬륵, 캬르르르~’

트롤의 숨소리가 더욱 거칠어졌다. 한방이면 끝날 것 같은데 도무지 그 한방을 먹이기가 너무도 힘들었다.

분노한 트롤이 팰리스를 마구 공격했다.

그러나 평소보다 움직임이 훨씬 느렸다.

팰리스는 여유롭게 피하며 분노한 트롤을 베고 또 벴다. 그렇게 다소 지루한 공방이 15분가량 지속되었다.

“후욱, 후욱~ 이야얍!”

‘사악~’

온몸이 땀투성이가 된 팰리스. 거친 숨을 몰아쉬며 또 얕은 상처를 만들어냈다.

이 상처도 3~4분 지나면 완전히 아물 것이다.

그나마 지금처럼 피해를 누적시킨 덕분에 재생능력이 절반으로 뚝 떨어졌다.

이렇게 계속 데미지를 누적시키다보면 결국에는 놈도 쓰러질 것이다.

이 때문에 팰리스가 꽤 지쳐버렸다.

항상 충만했던 단전(의 마나)도 이젠 1/3정도만 남았다. 팰리스와 트롤의 목숨을 건 사투(死鬪)는 이렇게 지루하게 계속되었다.

한참 싸우는 팰리스마저 지루하다고 생각하는데 주변에서 구경하는 이들은 어떻겠는가.

팰리스가 연신 베고 찔렀지만 얕은 상처는 재생력으로 금세 아물어버렸다.

트롤이 공격했지만 몸통 깊숙이 박힌 편전 때문에 평소보다 훨씬 굼떴다.

이런 지루한 공방이 지속되자 긴장감이 뚝 떨어졌다.

“쳇~ 도대체 언제 끝나지? 조장님이요, 배고픈데 빵 먹으면서 구경하면 안 되나요? 쩝쩝~”

“토머스! 긴장 풀지 마라. 총독님은 지금, 지금···”

제이콥이 뒷말이 들리지 않았다.

트롤과 싸우고 있지만 평소의 트롤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아무튼 인마. 긴장해라, 긴장! 알았냐?”

이렇게 토머스를 탓하는 제이콥마저도 알게 모르게 긴장을 끈을 살짝 풀어 놓았다.

예기치 못한 사고는 이렇게 방심하고 있을 때 주로 발생한다.

‘캬악! 캬아아아아~’

도저히 안 되겠다고 생각했을까?

불편과 고통을 감수한 트롤이 괴성을 지르며 평소보다 훨씬 빠른 템포로 몽둥이를 휘둘렀다.

‘쒜엑~’

화들짝 놀란 팰리스가 급히 자세를 낮춰 머리 위로 몽둥이를 흘렸다.

이전까지는 몽둥이를 회수하는 사이에 팰리스가 접근, 트롤의 몸에 상처를 만드는 패턴을 반복했었다.

이번 공격은 방금 전까지의 공격과 크게 달라졌다.

트롤은 몽둥이를 회수하지 않고 그대로 놓아 버렸다. 대신 팰리스와의 거리를 좁히며 머리통만한 주먹을 힘껏 휘둘렀다.

더욱 빨라진 템포로 말이다. 그 때문에 팰리스의 복부에 제대로 적중했다.

‘뻑~’

“컥!”

팰리스가 피를 토하며 공중에 떠 날아갔다.

주먹에 맞는 순간 뒤로 펄쩍 물러났기에 망정이지 조금만 늦었으면 장파열로 즉사했을 것이다.

아무튼 제대로 한방 먹인 트롤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았다.

팰리스가 아직 떨어지기도 않았지만 재차 공격하기 위해 간격을 좁혀갔다.

이 모든 건 극히 짧은 순간에 발생했다.

워낙 창졸지간의 일이라 드레이크도 제이콥도 크게 놀라 ‘어, 어’하고 신음할 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

* * *

‘조, 좆 됐다.’

주먹에 제대로 맞아 공중에 떠서 날아가던 팰리스. 죽을 상황에 처하자 14년 인생이 주마등처럼 펼쳐졌다.

잠시 후에는 자신의 몸이 땅바닥에 떨어질 것이다.

얄미운 놈(트롤)이 빠르게 다가오고 있으니 자신이 미처 방비하기도 전에 놈의 주먹에 맞아 죽을 것이다.

그럼, 전생의 그때처럼 다시 혼과 육체가 분리되어··· 그때였다.

‘으드득~’

‘뭐, 죽어? 아직은 아니다! 이렇게 허무하게 죽을 순 없어.’

그렇다. 어떻게 다시 살아가는 삶이었던가.

이대로 죽기가 너무 억울했다. 팰리스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아니, 살아남기 위해 모든 신경을 깨우고 뇌세포까지 가동했다.

그러자 세상이 고요해졌다.

세상의 소리와 색이 모두 사라지면서 시간이 느리게 흘렀다.

세상에 남은 건 오직 공중에 떠 날아가는 자신과 자신을 공격하려는 트롤뿐이었다.

‘일단은 착지(着地)! 제대로 착지하지 못하면 정말로 좆 된다.’

정신일도 하사불성(精神一到 何事不成)이라고 했던가!

팰리스는 안정된 자세로 착지하기 위해 모든 신경을 집중했다. 극한에 몰리자 신체반응이 빨라졌다.

‘척!’

다행히 체조선수처럼 안정된 자세로 착지했다.

이젠 빠르게 거리를 좁혀오는 트롤을 상대해야 한다. 그것도 가능한 빨리! 트롤이 막 주먹을 휘두르려는 순간이었다.

‘저것에 맞으면 정말 죽는다!’

“훕!”

팰리스가 짧게 숨을 들이마셨다.

단전의 마나를 몽땅 검을 쥔 오른팔에 몰아넣었다.

익스퍼트 급의 실력자라면 마나검으로 놈의 팔을 잘라낼 수 있겠지만 지금의 실력으로는 어림도 없다.

‘그렇다고 순순히 죽어줄 수는 없지. 할 수 있는 데까지 해보는 수밖에!’

고요한 세상에서 홀로 트롤을 상대하는 팰리스. 다리를 벌리며 자세를 낮췄다. 굳게 틀어쥔 검을 뒤로 힘껏 제쳤다.

‘칼아. 제발 한번만 힘써줘라. 응?’

상황이 상황이다 보니 생명 없는 검이 남 같지 않았다. 자신의 팔처럼 친근해졌다.

아니, 자신의 팔이 되어 트롤을 막아내야만 한다.

‘휘이익~’

트롤의 주먹이 빠르게 머리를 향해 휘둘러왔다. 저 공격을 막아내지 못하면 머리가 깨져 즉사할 것이다.

‘제발~’

“이야야야아~”

팰리스는 필살의 의지를 담아 힘껏 검을 휘둘렀다.

무슨 일인지 도중에 힘이 쑥 빠져 나가는 느낌이 들었지만 개의치 않고 더욱 힘껏 휘둘렀다.

* * *

“어, 어?”

“어? 아, 안되는데···”

창졸지간에 벌어진 일이라 모두들 깜짝 놀라 제대로 움직이지 못했다.

토머스도 마찬가지였다.

마음은 친구에게 달려가 몬스터를 작살내고 싶었지만 마음뿐, 굳어버린 몸은 도무지 움직여지질 않았다.

그래도 그는 익스퍼트 급의 실력자였다.

“훕!”

짧고 깊게 숨을 들이쉬며 마나를 일깨우자 굳은 몸이 풀렸다. 극도로 긴장하자 몸에 고루 쌓인 마나까지 단번에 활성화되었다.

이 순간, 팰리스는 기적처럼 착지하더니 트롤을 향해 검을 휘두르려고 했다.

동시에 친구에게 빠르게 접근하던 트롤도 주먹을 힘껏 휘두르고 있었다.

“아, 안···”

‘안 돼, 팰리스! 넌 아직 익스퍼트가 아니잖아!’

‘파앙~’

땅바닥을 힘껏 박찬 토머스가 탄환처럼 튀어나갔다.

친구가 트롤과 맞상대하지 않고 피했더라면 자신이 어찌어찌 구해줄 수도 있었을 텐데. 지금은 너무 늦은 것 같았다.

마침내 트롤의 억센 팔과 친구의 칼이 맞부딪혔고 마침내 친구는··· 친구는?

“어?”

‘우당탕탕~’

무엇에 크게 놀랐는지 달려가던 토머스가 발을 헛디뎌 땅바닥을 굴렀다.

떼굴떼굴 구르는 도중에도 시선은 계속 팰리스에게 고정했다.

서로 마주본 상태로 움직이지 않는 친구와 트롤.

‘떼굴떼굴~’

“뭐, 뭐냐! 도대체가···”

* * *

“뭐, 뭐지?”

시간이 다시 본래의 흐름을 되찾았다.

세상의 빛과 소리도 본래대로 다시 돌아왔다. 변한 것은 오직 너무 놀란 나머지 서로 마주본 채로 굳은 자신과 팔목이 잘린 트롤···

‘응? 팔목이··· 잘렸냐? 저 새끼 팔이 언제 잘렸지?’

팰리스는 저도 모르게 오른손을 들어 검을 살폈다.

쇳덩이가 자신의 팔처럼 아주 자연스럽게 느껴졌는데 얼핏 깜빡거리는 것 같았다.

‘이런 현상은···’

익스퍼트 급의 실력자가 보여주던 마나검이긴 하지만 기운이 다할 때에나 발생하던 현상이었다.

아마도 단전의 마나가 거의 소진되어 깜빡거리는 것일 게다. 그런데 잠깐!

‘그런데··· 마나검? 어떻게 내가 마나검을 사용하고 있지? 아니, 지금 왜 검이 나의 팔같이 느껴지는 것이냐고!’

생각해보니 정말 황당했다.

뜬금없이 마나검이라니. 얼마나 황당한 상황인지 마주보고 있던 몬스터까지 저렇게 놀란 표정을 짓고 있지 않겠는가!

‘크릉? 크르르르르···’

“응?”

‘뭐, 몬스터라고? 이, 이런 미친!’

“이얍~”

그제야 경악한 팰리스가 펄쩍 뛰어 올라 마나검으로 트롤의 목을 잘라냈다.

15분 넘게 (다소 지루했지만)치열한 공방을 펼쳤던 것과 달리 너무도 허무한 결말이었다.

트롤의 목이 잘리는 것을 끝으로 깜빡거리던 마나검은 기운이 다해 사라졌다.

그렇다. 방금 전까지 팰리스는 익스퍼트 급의 상징, 마나검을 발현했던 것이다.

‘마나검! 손이 길어진 것 같은 느낌! 그래, 이건 기연이다. 이 기회를 놓치면 크게 후회할 것이야.’

트롤에 흠뻑 젖은 팰리스는 알아차렸다.

지금 이 순간이 몹시 중요하다는 사실을. 직감이나 예감 같은 느낌이었다.

팰리스는 옷을 갈아입지도 않고 즉시 가부좌를 틀고 앉았다.

“후우웁, 후우~ 후우웁, 후우····”

‘방금 전에 어떻게 했더라? 단전의 마나를 통로(방사형의 마나통로, 팰리스 유일의 경맥(硬脈))를 이용해 오른손에 몰아넣었다가 그 통로를 확장시켜 검까지···’

팰리스는 마나호흡을 하며 방금 전에 경험했던 감각과 깨달음을 갈무리하기 시작했다.

“총독아 뭐해? 웬만하면 옷이나 갈아입고··· 흡!”

멋모르는 토머스가 팰리스의 명상을 방해하려고 했다. 다행히 이곳엔 경험이 풍부한 드레이크와 제이콥이 자리하고 있었다.

“쉿, 조용!”

“헤리클 경! 총독에게 몹시 중요한 순간이네. 경거망동 하지 마시게나.”

제이콥이 급히 토머스의 입을 틀어막았고 드레이크가 중요한 순간임을 일깨웠다.

일행들은 급히 트롤의 사체를 치우곤 가부좌로 앉아 한참 명상에 잠긴 팰리스를 중심에 놓고 보호하는 진형으로 호법을 섰다.

팰리스의 명상은 날이 저물 때까지 지속되었다.

참고로, 여러분들은 분명 토머스가 처음 마나검을 사용했던 순간을 기억할 것이다.

그는 벌칙으로 쇠기둥을 때리는 훈련(이라고 쓰지만 벌칙이라고 해석)을 하다가 손이 까져 눈이 돌아갔고 얼떨결에 그만 마나검을 사용했었다.

마나를 몸 전체에 고루 쌓은 토머스는 무슨 특별한 비법도 없이 ‘기냥’ 익스퍼트급에 올랐다.

반면, 팰리스는 아랫배에 단전을 만들어 그곳에 마나를 저장한다.

당연히 익스퍼트 급에 오르려면 토머스와 전혀 다른 방식 즉, 깨달음이 필요했다.

그 때문에 팰리스는 지금처럼 시간을 들여 당시의 감각과 마나의 유동을 복기하고 갈무리하는 시간이 필요했다.

팰리스는 명상을 통해 당시의 감각을 복기하며 차분하게 깨달음을 갈무리했다.

동시에 완전히 비어버린 단전을 호흡으로 다시 채워갔다.

아쉽게도 (무협소설처럼)단전이 갑자기 2~3배로 확장되는 현상은 없었다.

뭐, 살짝 늘어난 건 사실이지만 깨달음 때문이 아니었다.

그저 단전을 완전히 비우고 다시 채우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현상이었다.

‘그래~ 소설은 그저 소설이었어. 그나저나 몸이 정말 가벼워졌다.’

팰리스가 이렇게 생각하고 있다는 건 명상을 마치고 깨달음을 모두 갈무리했다는 뜻이리라.

실제로 팰리스가 가부좌를 풀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는 조용히 검을 꺼내들었다.

‘스릉~’

팰리스는 꺼내든 검을 지그시 바라봤다. 드워프가 만들고 벼른 명검답게 무척이나 예리했다.

어느 순간 검이 은백색으로 물들며 어둠 속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오~ 설마 저건···”

“마나검! 마나검이다.”

주위에서 탄성이 터져 나왔다.

확실한 마나검이자 상당히 안정된 마나운용이었다.

‘그래! 이제부터 난··· 익스퍼트 급의 실력자다!’

익스퍼트 급의 실력자라니! 친구보다 무려 4년이나 느렸지만 왠지 모르게 가슴이 벅차올랐다.

그래서 그동안에 쌓인 설움(?)과 스트레스를 웃음에 담아 크게 웃어젖혔다.

“움하하하, 움하하하하···”

호탕한 웃음소리가 깊은 어둠속으로 멀리 퍼져나갔다.

* * *

20. 최악을 피해 차악을 선택하다-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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