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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자기생산!
팰리스가 전생에서 경험한 도자기 공장에서는 매일 몇 트럭분의 상품(도자기)을 뚝딱 만들어 도매총판에 납품했었다.
생산단계의 분업화와 자동화 컨베어시스템, 공장식 가스 가마를 적절하게 활용했기 때문이리라.
가이아의 작업장은 전생의 대한민국이 아니다.
하나의 도자기가 완성되기까지 정말 많은 것을 준비하고 여러 단계를 거쳐야만 했다.
일단, 도자기 생산에 적합한 흙부터 충분히 확보해야만 했다.
팰리스는 가용 가능한 인력과 수레를 모두 동원하여 원하는 만큼의 흙과 돌덩이를 가져와 야적장에 종류별로 쌓아뒀다.
어느 정도의 양을 확보한 후에는 이 작업을 담당할 10여명을 남겼다.
그들에게 계속 흙과 돌덩이를 가져와 보충하게 했다.
분업!
팰리스는 인력을 업무별로 세분화시켰다.
우선 1개 조를 뽑아 다소 거친 흙을 (옆으로 누워 허공에 매단 형태의)둥근 금속통에 집어놓고 하루 종일 돌리게 했다.
“야~ 테일러. 수고했다. 이제 그만 나랑 교대하자.”
“아이고~ 벌써요? 막심 형님. 아직 두 시간이 안 지난 것 같은데.”
알다시피 테일러는 (영지전에 패했던)병사출신으로 작년까지 막장에서 철광석을 캤던 30 남자였다.
막심은 센트럴의 평범한 40대 주민이었다.
‘피식~’
“됐다, 인마. 이제부턴 내가 돌릴게.”
“알았어요, 형님. 그런데 이딴 걸 왜 하루 종일 돌리는 거죠?”
“글쎄다. 흙끼리 부딪혀서 더욱 곱게 빻아지라고 돌리라는 것 같던데. 어쨌든 위에서 시키는 일이니깐 열심히 해야겠지?”
“하긴, 그래야 주급을 받죠.”
테일러와 막심의 대화처럼 흙을 퍼왔다고 곧장 도자기를 만들 수 있는 건 아니었다.
흙의 입자가 고와야 성형하기가 좋고 고열(재벌구이)로 구울 때도 잘 깨지지 않는다. 그래야만 상품성이 높아지기에 두 사람이 이처럼 금속통을 돌려야했다.
그런데 테일러와 막심이 부여받은 업무는 도자기 생산의 첫 번째 과정인 ‘수비’과정 중에서도 극히 일부분에 불과했다.
두 사람이 하루 종일 돌려 더욱 곱게 분쇄한 흙은 다음 조(組)에 넘겨졌다.
다음 조는 이것을 촘촘한 체에 거르고 거대한 나무통에서 물과 함께 섞는 것까지가 업무였다.
그럼 그 다음 조(組)는 윗물을 떠서 다른 나무통 속에 옮겨 담아 앙금을 가라앉히고 그것을 그늘에서 10일 정도 말리며 숙성시킨다.
이는 흙속에 섞인 유기물을 삭히고 분해하여 점력과 가소성을 높이기 위함인데 이렇게 해서 겨우 수비과정이 끝난다.
이후의 과정은 ‘흙밟기’의 과정으로 수비를 마친 흙을 나무 바닥에 올려놓고 맨발로 잘근잘근 밟아대는 과정이다.
이 작업은 몹시 힘이 드는 까닭에 건장한 장정 여럿을 배정했다.
이후의 작업은 ‘꼬막밀기’라는 과정으로 흙속의 기포 즉, 공기를 빼내는 과정이다. 도자기 공장에서는 보통 진공토련기(진흙반죽을 15Cm 굵기의 가래떡처럼 뽑아내는 기계)에 넣고 뽑아내는 작업을 3~4차례에 걸쳐 반복한다.
토련을 마쳤다고 토련과정이 모두 끝나는 건 아니었다.
기포가 거의 제거된 (거대한 가래떡 모양의)흙을 그늘에 옮겨 쌓고 마르지 않도록 오크가죽으로 덮어 며칠간 숙성시켜야 한다.
문제는 토련기의 스크류(screw)를 돌릴 동력도 문제지만 매우 정밀하고 단단한 금속 장치들을 어떻게 만들 것이냐다.
“팰리스~ 어떻게 만들 것이냐고? 그야 당연히···”
정답은 티아늄이 아닌 루비의 입에서 흘러나왔다.
“당연히 ‘아주 잘’ 만들면 되는 거죠. 안 그래요?”
“···”
‘이런 염병할 부부가 있나. 말을 참 쉽게 하네.’
“우헤헤헤~ 역시 내 마누라야. 팰리스~ 당연히 ‘아주 잘’ 만들면 돼. 안 그래?”
다시금 느끼는 점이지만 티아늄 부부는 확실히 사람의 속을 확 뒤집는 능력이 너무 좋았다.
‘후우우우~’
“아, 네에~ 그런가요? 그럼 ‘아주 잘’ 만들어 주세요.”
이렇게 해서 가축의 힘으로 작동하는 가이아판 토련기가 10일 만에 ‘아주 잘’ 완성되었다.
다음 과정은 도자기하면 떠오르는 과정으로 모두가 잘 아는 성형과정이다.
성형의 종류로는 물레성형과 압출성형, 압착성형, 주입성형 등이 있다.
영화 ‘사랑과 영혼’의 데미무어나 각종 매체를 통해 물레성형의 과정이 잘 알려져 있으니 더 이상의 설명은 잔소리가 될 것이다.
그런데 물레성형은 보기에 쉬워보여도 실제로 만들어보면 대부분 실패한다.
팰리스는 드워프 부부에게 부탁해 당분간은 그들이 성형을 전담시키곤 인간 기술자들이 성형작업에 익숙해질 때까지 잘 가르쳐달라고 요청했다.
드워프가 직접 도자기 성형을 담당했다.
처음 접하는 과정임에도 단번에 고급스런 모양의 접시가 만들어지고 찻잔이 만들어졌다.
물론, 이것으로 성형작업이 모두 끝난 건 아니다. 이번에도 상당한 시간과 정성이 필요했다.
일단 성형을 마친 흙 그릇은 조심스레 망가지지 않게 (통풍이 잘되는)그늘에 옮겨 완벽하게 말려야 한다.
덜 마른 상태로 구우면 물기가 팽창하며 깨지기 때문이다. 이 과정도 10일의 시간을 요구한다.
잘 마른 흙 그릇은 고열에 소실되지 않은 안료로 그림을 그리거나(이 과정은 초벌구이 이후의 작업이다.) 조각칼로 문양을 파내 그림을 그린다.
아니면 파낸 홈에 색이 다른 흙을 채워 넣어 그림을 그리는 데 이것을 상감기법이라고 부른다.
팰리스와 티아늄은 아직은 시험생산이라 그림 작업과 조각시문의 과정을 일단 생략하기로 결정했다.
이렇게 팰리스가 도자기 생산을 위해 열심이었지만 하나의 도자기는 더욱 많은 시간과 정성을 요구했다.
그래서 금방 만들 것이란 예상과 달리 한창 무더워질 무렵에야 겨우 초벌 가마에 들어갈 토기들이 완성되었다.
팰리스는 생산초반부터 지금까지의 과정을 모두 분업화시켰다.
최초의 작업이고 생산초반이라 이렇게 많은 시간이 걸렸다. 본격적으로 분업시스템을 가동시키면 적은 수량이나마 순차적으로 매일 일정한 양의 토기가 완성될 것이다.
“됐다! 이제부턴 가마에 구우면 되는 거지?”
“네, 티아늄. 그 작업을 초벌구이라고 해요.”
“나도 알아, 초벌구이.”
‘피식~’
“예전에 내가 말했듯이 초벌구이는 800도 전후의 온도에서 굽되···”
“나도 안다니깐? 화력을 천천히 높이라고?”
“어린 총독. 우리 드워프를 무시하는 거예요? 어릴 적에 소꿉놀이로 많이 구워 봤네요.”
앞서 언급했다시피 가이아에도 토기가 존재했다.
드워프들은 소꿉놀이로 (철광석을 제련하는 화로의 잔열을 이용하여)토기를 만들며 논다고 한다.
이런 경험이 풍부했기 때문에 티아늄 부부가 지금까지의 과정을 무난하게 진두지휘했던 것이다.
사족이지만 초벌구이는 800도의 낮은 온도로 소성하기 때문에 재벌구이를 할 때의 잔열을 이용하면 시간과 경비를 아낄 수 있다.
“소꿉놀이로 토기를 만들었어요? 하하하~ 그럼 초벌구이에 관해서는 잘 알겠네요?”
“당연하지. 그런데 팰리스! 도대체 네가 말하는 그 ‘온도’라는 것이 뭐야?”
“어머! 자기야도 몰랐어요? 창피해서 말을 안 했지만 나도 잘 몰랐거든요.”
“아, 그래요? 그건 섭씨온도라고도 하는데···”
섭씨온도는 1기압의 물이 어는 온도에서부터 끓는 지점까지의 온도를 100단계로 나눠 측정한 값이다.
알다시피 단위는 ‘℃’를 사용한다.
“그래? 그런데 팰리스. 굽는 온도는 물이 끓는 온도보다 훨씬 높은 온도인데?”
“맞아요. 800도라면 물이 끓는 것보다 8배나 뜨거운 온도잖아요. 어린 총독, 그걸 어떻게 측정할 건데요?”
“어? 그, 그러네요?”
팰리스가 할 말을 잊고 입만 벙긋거렸다.
초벌구이는 소꿉놀이의 경험이 있어 문제없지만 1250도로 굽는 재벌구이는 드워프들이 작업하지 못했던 과정이다.
팰리스에게 익숙한 수은 온도계도 마찬가지였다. 영하 30도에서부터 영상 360도까지 측정할 수 있다지만 재벌구이의 온도에 비하면 모자라도 한참이나 모자랐다.
그러나 걱정할 것 하나 없다.
세상에는 편법이란 것이 존재하고 드워프는 무지막지한 작업능력을 가진 종족이었다.
그리고 중국이나 우리 조상들이 섭씨온도를 알았기에 도자기를 만들었던가?
그런 거 하나 몰랐어도 잘만 만들어 사용했다.
“흐음~ 그럼 팰리스. 이렇게 하자.”
“어떻게요?”
“일단은 토기가 가장 잘 구워지는 온도를 800도라는 식으로 기준점을 잡는 거야. 그리고···”
물이 어는 온도에서부터 토기가 가장 잘 구워지는 온도까지를 800단계로 나누어 (감각으로)측정하면 해결되지 않겠는가!
그리고 이 감각을 살려 1,250도의 온도까지도 측정한다.
“네? 그걸 말이라고··· 그런 어처구니없는 일이 도대체 어디에 있어요?”
“응? 아니 왜~에?”
“그래요, 어린 총독. 그것이 왜 말이 안 된다는 거죠?”
“아니, 말이 되는 소리를 해야 이해하죠. 어떻게 800단계로 나눠 온도를 측정한다는 겁니까? 그것도 감각으로요, 안 그래요? 무슨 기계도 아니고···”
온도계 없이 물이 어는 온도에서부터 끓는 지점까지 측정하는 것도 매우 어렵다.
그런데 감각만으로 어떻게 800단계의 온도와 1,250도의 온도를 측정하겠다는 말인가!
“팰리스! 설마 너··· 그거 안 되냐? 그냥 감각으로 느끼면 되잖아, 안 그래?”
“네, 네?”
‘어버버···’
“그런 간단한 것도 못하냐고! 정말로 못하는 거야?”
“?···”
“아이 참~ 여보야, 어린 총독은 인간이잖아요. 감각이 너무 둔한 인간종족이요.”
“아참, 쟤는 인간이었지? 아이고~ 불ㅆ··· 쯧쯧쯧.”
티아늄이 너무도 불쌍하다는 투로 팰리스를 ‘꼬라’보며 혀를 찼다.
팰리스는 왠지 모를 패배감과 함께 기분이 나빠졌다.
“···”
‘이런 씨··· 너희 부부는 나에게 굴욕감을 줬··· 하아~ 염병할. 참자, 참아! 오히려 나에게 잘된 일이잖아?’
“하아~ 티아늄 그리고 루비. 인간이라서 정말··· 미안하네요.”
팰리스는 결국 자신과 종족의 한계를 깨끗하게 인정하기로 했다.
그렇다고 무조건 고개를 숙이겠다는 건 결코 아니었다. 초벌구이를 마치고부터는 팰리스의 진가가 제대로 드러날 것이다.
팰리스는 티아늄 부부가 초벌구이용 가마에 불을 넣을 시점부터 유약을 준비했다.
그는 미리 곱게 빻아 잘 보관한 장석가루와 규석가루, 석회석가루, 카올린가루를 각각 4:3:2:1의 비율로 물에 탄 후에 그것을 튼튼한 천으로 불순물을 걸러냈다.
본래는 아주 촘촘한 철망으로 걸러야 하지만 2겹의 천으로 그 작업을 대신했다.
이로써 유약준비 완료!
마침, 유약이 완성될 즈음에 초벌구이를 마친 토기가 적당히 식었다.
팰리스는 드워프 부부에게 유약을 입히는 시범을 직접 보여주면서 주의할 점이나 요령을 전수했다.
‘뒹그르르르~’
‘주륵, 주르륵~ 뚝, 뚝!’
“봤어요? 이런 식으로 유약에 푹 담갔다가 꺼내서 통풍이 잘되는 그늘에 말려야 해요.”
“호오~ 뭐 어렵지 않은 과정이군. 그나저나 손자국이 남지 않도록 아주 조심해야겠어?”
“당연하죠. 실수하면 되돌리기 힘든 작업이에요. 그러니까 아주 조심해서 작업해야 해요.”
“그런데 팰리스~ 이 유약이란 것 말이야.”
“네, 티아늄.”
“흙 그릇에 유약을 입히면 정말로 매끄럽고 반짝이는 그릇이 만들어질까?”
“에헴~ 당연하죠. 직접 구워보고 확인해 봐요. 그럼 깜짝 놀랄걸요? 흐흐흐~”
팰리스는 그제야 ‘이런 간단한 것도 모르냐’는 투로 드워프들에게 우쭐댔다.
이런 팰리스의 마음이 무색하게도 티아늄 부부는 전혀 기분 나빠하지 않았다.
그저 순수한 장인이 되어 초롱초롱 눈동자를 빛냈다.
그리고 다시 10일이 지났다.
“이젠 다시 구워야겠지? 재벌구이 말이야.”
“드디어 재벌구이를··· 아참~ 후미에 초벌구이용 토기를 넣는 다는 거··· 알죠?”
유약을 입히고 그늘에 잘 말린 토기는 그제야 마지막 단계 즉, 재벌구이용 가마에 차례대로 들어갔다.
효율과 경제성을 고려한 팰리스는 가마의 후미에 초벌구이용 토기를 집어넣게 했다. 가마의 잔열(800도)을 이용하여 초벌구이를 할 목적이었다.
“그런데 팰리스. 가마가 여럿인데 왜 한곳만 이용하는 거야?”
“맞아요. 다른 9개의 가마는 언제 사용할 건가요?”
“아, 그거요? 그건···”
분업의 예처럼 끊임없는 작업의 연속성을 위해서였다. 그 때문에 하루에 한곳의 가마만을 이용할 계획을 세웠다.
이제야 밝히지만 팰리스는 10개의 가마를 만들었다.
순차적으로 가마에 토기를 넣고, 불을 지핀 후에, 열을 충분히 식히고, 다시 꺼내는 작업을 ‘매일’ 끊임없이 유지할 목적이었다.
그래서 10개의 가마를 만들게 했다. 이런 팰리스의 설명에 드워프 부부가 깜짝 놀랐다.
“오~ 이런··· 이렇게 한심한 작태가 있나! 어떻게 그런 만행을 저지를 생각이지?”
“맞아요, 어린 총독! 도대체 우릴 뭘로 보고 그런 만행을 계획한 건가요?”
“자, 작태? 만행이라고요? 뜬금없이 무슨 말입니까?”
‘아니 염병할 부부가 또 왜 이러는 거야? 이 대목에서 도대체 뭐가 문제냐고!’
“이런, 이런~ 팰리스. 정말 모르는 것이냐?”
“네, 정말로 모르겠는데요?”
“이봐 팰리스. 우린 기계가 아니다! 하나의 부속품도 아냐! 우리 드워프는 지성을 가진 종족으로 예술을 사랑한단 말이다.”
“맞아요. 그런데 지성을 가진 우리보고 어떻게 매일매일 일하라는 건가요? 기계도 아닌데.”
“니···”
‘니기미··· 이런 염병할 드워프가 있나!’
저도 모르게 욕설이 튀어나올 뻔했다.
“맞아, 맞아! 이 작업장이 정말 크고 거대해. 그래서 참으로 아름다워. 하지만 아름다운 것과 별개로 아닌 것은 아닌 거잖아. 안 그래?”
“지···”
‘지랄 염병을 하고 있네.’
“당연하죠. 가마가 10개나 되는 큰 작업장이라 정말 아름답긴 해요. 하지만 아닌 건 정말 아니죠.”
부창부수! 참으로 어울리는 한 쌍이었다.
황당한 비난을 빙자한 수다가 잠시간 계속되었다. 팰리스는 입을 꾹 닫고 수다가 잦아들 때까지 가만히 기다렸다.
그제야 뭔가 이상하다고 느낀 티아늄이 이유를 물었다.
"어라? 왜 그러고 있어?"
‘까드득~’
“티아늄, 루비! 내가 언제 그러라고 했어요?”
“어, 어?”
“어린 총독. 그게 무슨 말이에요?”
“내가 언제 기계처럼 매일 일하라고 말했냐고요.”
“엥? 그럼 우리 드워프가 일을 안 하면 도대체 누가 일을 하는데? 말이 되는 소릴 해야지.”
“맞아요. 그럼 나랑 우리 자기야는 도대체 무슨 일을 하라고요. 그냥 놀아요?”
“놀던 일하던 그건 알아서들 하시고··· 아무튼, 관리요! 작업장을 관리하면 되잖아요! 안 그래요?”
“관리?”
“네, 관리! 지겨운 단순작업이나 자잘한 건 모두 인간들에게 맡겨요. 그리고 중요하거나 아주 ‘예술’적인 작업만 둘이 하면 되잖아요. 안 그래요?”
“어라? 그래도··· 돼냐?”
“네, 돼요. 대신 일꾼과 기술자들을 확실하게 교육시켜요. 그래야 불량품이 안 생기죠.”
“오호~ 그게 좋겠다.”
“하아~ 이제 됐죠?”
“어, 된 것 같다.”
“하아~ 그럼, 이쯤 가마에 불을 넣죠?”
“아, 알았다. 그런데 석탄으로 불을 넣어도 괜찮을까? 나무를 태워야 한다고 했었잖아.”
"나무를 태우나 석탄을 태우나 어차피 필요한 건 열기에요."
"그건 그렇지만 아무래도 나무를 때는 것이 폼 나는데···"
"폼 두 번 찾다간 저기의 산들이 다 민둥산이 되게요?"
'피식~'
"하여튼 인간들의 허풍하고는 쯧쯧쯧~ 어느 세월에 민둥산이 되겠어?"
티아늄이 허풍이라고 혀를 찼지만 팰리스는 안다.
도자기를 굽기 위해서는 높은 화력이 필요하고 대량으로 만들다보면 인근의 숲이 황폐화 될 것이란 사실을. 그래서 가마에 필요한 화력을 급히 나무에서 석탄으로 변경한 것이다.
"알았다. 아무튼 이제부터 불 넣는다?"
"네, 티아늄. 제발 빨리 좀 넣어줘요."
이렇게 해서 겨우 가마에 불이 들어갔다.
팰리스는 7일후에 마침내 완성된 순백의 접시와 찻잔 들을 손에 넣었다.
이날은 가이아 최초의 도자기가 완성된 날이자 팰리스가 본격적으로 세상에 선을 보인 날로 기록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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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도자기를 만들자-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