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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하면 잘살거 같지-22화 (22/2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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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대왕님 정말 죄송합니다.’

팰리스의 거짓말에 피리온은 벌린 입을 다물지 못했다.

허나, 그것도 잠시 피리온은 한글을 어떻게 사용하는지를 물었다.

“소리를 조립한다고 생각하면 이해하기가 쉬워.”

“소리를 조립한다고? 오~정말 놀랄만한 발상이다.”

“그런 개념을 벌써 이해한 거야? 아무튼 이것이 기역이고 이것이 니은····”

팰리스는 한글에 대해 아주 간략하게 설명했다.

대충 설명을 들은 피리온은 자기 혼자서 1시간가량을 끙끙거리더니 거짓말처럼 능숙하게 쓰고 읽는 수준에 도달했다.

팰리스는 하도 어이가 없어 허튼 웃음만 연신 흘렸다.

‘허허~ 역시··· 예전부터 생각했는데, 피리온은 역시 천재다.’

“와아~ 역시··· 예전부터 생각했는데, 팰리스는 역시 천재다.”

팰리스의 속마음이 어떤지를 전혀 생각지 못한 피리온. 다행히 예전의 눈빛으로 다시 돌아와 팰리스를 찬양, 숭배했다.

그런데 한글을 정체를 함부로 발설하면 팰리스의 입장이 꽤 곤란해진다.

“아참~ 피리온. 입글 이거··· 다른 사람에게는 비밀인 거, 알지?”

“당연하지! 너도 알겠지만 입글은 아주 쉽고 빠르게 글을 배울 수 있는 체계로 보여. 그러나 널리 알리기에는 너무 이르다고 생각해. 만약 이글이 퍼지면 엄청난 사회적인 변화가 일어날 것이 분명해.”

“어, 어? 그, 그렇지? 네가 정확하게 평가했다. 흠흠~”

“우리 같은 평민이 보다 쉽게 학문을 배울 수 있는 입글이야. 우리가 똑똑해지면 귀족중심적인 사회가 바뀔 수밖에 없어. 당연히 귀족들이 매우 싫어하고 경우에 따라 자라나는 새싹을 자르기 위해··· 물론, 팰리스 네가 더욱 잘 알겠지만!”

솔직히 피리온이 말해서 방금 그 위험성을 알아차렸다.

이제 보니 별다른 생각 없이 사용했던 한글이 매우 위험했다.

“다, 당연하지! 그걸 모르면서 어떻게 만들었겠어?”

“오~ 역시··· 지금 약속할게. 반드시 네가 됐다고 말할 때까지 입글의 비밀을 지키겠다고!”

사족으로, 약속은 지켜졌지만 토머스에게만은 예외였다.

아무리 몸으로 때운다지만 최소 글을 알아야 한다는 방침 아래 팰리스와 피리온이- 한글을 이용하여 최소한의 -공용문자를 외우게 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멍청한 줄로만 알았던 토머스도 알고 보니 진흙속의 진주였다.

팰리스 일행이 유학(?)한지 4년째가 되던 어느 날이었다.

그날도 토머스는 기사단 훈련장을 기웃거리며 기사들과 함께 과격한 훈련들을 모두 소화하고 있었다.

이제 겨우 10살짜리가···

“미래의 기사, 토머스! 남자는 뭐라고?”

“힘! 남자는 힘이요, 힘!”

“그럼, 저 쇠기둥이 부러질 때까지··· 때려!”

팔뚝 두께의 쇠기둥에 밧줄로 두껍게 감아놓고 그것을 뭉툭한 칼로 내리치는 훈련이었다.

지치거나 피부가 벗겨져 피가 날 때까지 계속하는 아주 무식한 (벌칙성)훈련! 여담이지만 토머스는 이날 기사들의 간식을 죄다 훔쳐 먹었다고 한다.

“네, 아저··· 아니, 제이콥 조장님. 에잇~”

‘깡~’

“에잇~”

‘깡~’

아무리 20살 청년 같이 보이더라도 이때의 토머스는 10살 아이였다.

그 주제에 180Cm에 가까운 신장을 가졌다지만 어쨌든! 거듭된 충격파에 손바닥이 까지고 얼핏 피를 보였다.

그러나 토머스는 아주 무식했다. 더욱 강하게 검을 휘둘렀다.

“내가 질까보냐? 남자는 힘이다, 힘! 에잇~”

‘깡~’

맑고 고운 울림 뒤에는 극심한 통증이 뒤따랐다.

상처가 도져 피가 줄줄 흘렀다.

그러자 토머스의 눈이 슬슬 돌아가기 시작했다.

지금껏 자신에게 이런 통증을 안겨주고 피를 흘리게 만든 존재가 없었기 때문이다.

‘우리 아빠도 지금처럼 아프게 때리지는 않았어! 아저씨(기사)나 형님(기사)들 주먹도 하나도 아프지가 않았어!’

아니다, 워낙 괴물 같은 신체라 그렇게 느꼈을 뿐이다.

‘그런데 네깟 것이 감히····’

완전히 눈이 돌아간 토머스가 방금 전보다 더욱 강하고 빠르게 검을 내리쳤다.

자신의 모든 힘을 다하여···

“에잇~”

‘싹둑~’

‘스르륵~ 쿵!’

지금껏 끄떡도 없던 쇠기둥이 단번에 잘렸다.

근처에서 벌칙 아니, 훈련을 감시하던 제이콥이 깜짝 놀랐다.

“어, 어라?”

“어, 어? 저거, 저거···”

다른 기사들도 놀라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러자 이상을 알아차린 토머스가 재빨리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제가 안 그랬거든요? 저, 정말 제가 안 그랬어요.”

사연인즉, 괴물 같은 토머스는 훈련장의 기물을 자주 망가뜨려왔다.

뭘 타격하면 부서지고 깨지는 바람에 기사단의 훈련비용이 크게 늘어났단다.

그 때문에 토머스는 툭하면 터져버리는(?) 목검을 대신하여 오늘도 뭉툭한 검으로 살살(?) 훈련했다.

그런데 그만 상당히 비싸 보이는 쇠기둥을 잘라 못쓰게 만들었다.

“저, 저····”

하도 어이가 없던 기사들. 여전히 말문을 열지 못했다.

그러자 변명이 안 통한 것으로 오해한 토머스가 새로운 방식으로 작금의 위기를 모면하려고 했다.

“쳇~ 안 통하네. 그래요, 그래! 제가 그랬어요. 이제 어쩔 거예요?”

“어, 어? 저 새끼가 설마···”

“자~ 죽이려면 죽이고 배를 째고 싶으면 배를 째버려요.”

토머스가 눈을 감고 양팔을 활짝 벌렸다.

그러나 입술은 여전히 얄밉게 나불거렸다.

“동네사람들~ 여기 불량품 하나 고장 냈다고 배를 째고 사람을 죽여요~ 동네 사람드을~”

“하아~ 저 미친 또라이 새끼가 또···”

“정말 미친다, 미쳐! 뭐 저딴 놈이 다 있어?”

“그런데 방금 그거··· 마나검 아냐?”

“동네 사람드을~ 여기 어른들이 어린애 하나를 잡고 배를 째려고···”

“에이~ 아무려면 저런 또라이 새끼가··· 천재적인 나도 28살에야 겨우 마나검을 사용했는데. 쟤는 지금 10살이야, 10살!”

“하지만 익스퍼트가 아니라면 어떻게 저런 쇠기둥을 잘라냈지?”

“그럼, 토머스가 익스퍼트급이란 말이야? 에이~ 그건 좀 아니다.”

토머스의 성취를 두고 치열한 설전이 벌어졌다.

그러나 곧 합의점에 도달했다.

“동네사람들~ 아주 착한 어린이가 불량품 하나를 작살냈다고···”

“닥쳐! 허튼 짓 그만하고··· 토머스~ 다시 한 번 휘둘러봐.”

제이콥의 지시에 토머스가 다시 검을 휘둘렀다.

그러나 예전과 같은 맑고 고은 울림만 만들어냈다.

‘깡~ 부르르르~’

“흐음~ 그랬었군.”

토머스의 몸을 유심히 살피던 제이콥조장. 실력자답게 현재의 상태를 정확하게 진단했다.

“토머스 너~ 지금부터 잘 들어라.”

“넵, 조장님.”

“지금 넌 익스프트급의 마나를 모았지만 그걸 제대로 이용할 방법을 모르고 있다. 쉽게 설명하자면 익스퍼트급에 한발을 걸친 상태다.”

“네, 네? 익스퍼를 뭐에 걸친··· 헉!”

제이콥의 서늘한 눈빛에 토머스는 즉시 헛소리를 멈췄다.

“멍청한 네놈이 그리도 많은 마나를 어찌 모았는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축하한다. 허나, 축배를 들기에는 아직 이르다. 지금부터는 몸에 쌓인 마나를 검으로 이동시키는 훈련에 집중해야 한다, 알았나?”

“넵! 조장님.”

“좋다. 그럼, 빨리 훈련을 시작···”

“그런데 조장님! 궁금한 게 있는데요?”

“그래, 무엇이 궁금하냐.”

“도대체 그 마나가 뭐고 엑스 아니, 익스퍼라는 것이 도대체 뭐예요?”

“으, 응?”

“아까부터 계속 궁금했는데··· 그것이 뭔지를 알아야 어디다 옮겨놓던지 하죠.”

“저, 저런 저 또라이 새끼가···”

오늘만은 침착해 지려고 했던 제이콥. 기어이 뒷목을 잡고 휘청거렸다.

각설하고, 피리온에 이어 새로운 천재가 또다시 탄생했다.

마침, 이때는 피리온이 막 2서클을 형성해 주위를 깜짝 놀라게 했던 시기였다.

6. 천재는 누구?-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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