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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하면 잘살거 같지-19화 (19/2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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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천재는 누구?

5년 후, 가리발디 후작령.

제국의 동부에 파이온 백작이 있어 매서운 검이라면 서부에는 가리발디 후작가문이 있어 제국을 경영한다는 말이 있다.

팜파스 평야에서 생산되는 엄청난 양의 곡물과 이것을 이용하여 상업을 크게 부흥시켰기 때문이다.

개국공신이라 공작(公爵)에서부터 출발했던 가리발디 가문. 믿기지 않게도 100년 전까지는 상당히 유명무실했다고 한다.

초대황제가 세력이 강한 공신들을 견제하기 위해 방위비만 들어갈 뿐 쓸모없이 넓고 황무지가 대부분인 지역을 영지로 하사했기 때문이다.

급기야는 엄청난 영지(황무지)를 가진 자작가문으로 강등되는 수모를 당해왔다.

그러다가 현재의 당주 주세페의 할아버지가 가문을 물려받으면서부터 변화가 시작되었다.

그는 거친 황무지를 개간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침내 기름진 옥토로 변화시키는 데에 성공했다.

그럼에도 가문은 여전히 유명무실한 자작가문이었다. 그래서 그는 똑똑한 둘째에게 상업을 부흥시키라는 임무와 함께 가문을 맡겼고 둘째는 그 임무를 충실하게 수행했다.

상계(商界)의 진출 성공! 둘째는 식량과 상업에 만족하지 않았다.

곡물과 상업으로 저작에서 백작으로 승작했지만 여전히 목이 말랐다. 그러나 이미 자신의 시간을 모두 소진한 상태였다.

그는 장남에게 가리발디 가문을 물려줬고 그 장남이 바로 현재의 당주 주세페 가리발디였다.

주세페는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일군 곡물과 상업이란 기반을 이용해 정계에 진출했다.

당시 백작이었던 그는 도박수로 아끼던 딸을 막내황자의 2부인으로 시집보내며 자신의 운을 시험했다.

도박은 매우 성공적이었다. 막내황자가 마침내 황위에 올랐기 때문이다. 2황비는 7황자를 낳았고 이로 인해 백작가문이 후작가문으로 승작되었다.

가문이 보유한 부(副)와 영향력이라면 외손자 즉, 7황자를 황제로 만들 수가 있다. 그럼, 공작가문으로 출발했던 가문의 성세를 모두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아니지. 그럼에도 아직은 부족해.”

가리발디 후작이 작게 중얼거렸다.

그렇다. 외손자가 황제가 되어야만 가능한 시나리오. 황실이나 귀족가문의 불문율, 장자 승계의 원칙으로 정통성이 떨어졌기 때문이리라.

그러나 그것이 전혀 불가능한 건 아니리니. 작금의 황제가 막내황자였고 가리발디 후작가문이 음으로 양으로 후원했기에 황위를 쟁취하지 않았던가.

그러나···

“당시와 지금은 크게 다르다.”

그렇다. 당시 고령이었던 황제는 막내황자를 총애했고 황태자나 여타 황자들이 모두 고만고만한 세력을 가지고 있었다.

반면, 작금의 황제는 아직도 한창 때라는 40대 중반이고 황태자를 깊이 신뢰하고 있다.

여기에 자베르 재상과 파이온 백작의 지지를 받아 강대한 세력을 자랑하고 있었다.

알다시피 자베르 공작과 파이온 백작은 관료와 군부세력을 대표하는 자였다.

반면 7황자는 이제 겨우 15살 이다.

10~20년 후라면 몰라도 지금은 미래를 위해 조용히 세력을 키워야할 때였다.

“관리와 귀족들은 그다지 문제될 것이 없다.”

“그렇습니다, 각하! 판세가 뒤바뀌면 해결됩니다. 박쥐처럼 곧바로 안면을 바꿀 작자들이죠.”

후작의 지낭이자 책사(策士), 제이슨 자작이 적절한 때에 말을 받아 넘겼다.

“그렇지. 하지만 군부와 기사들은 우리와 전혀 다른 종자들이다.”

“판세를 볼 줄 모르고 일부는 글도 모르는 아주 무식한 종자들이지요. 여기에 충성과 의리만 따지는 그야말로 고집불통입니다.”

“그렇지. 충실한 손과 발이 될지언정 절대로 머리가 될 수는 없는 자들이지.”

“그렇습니다, 각하!”

“허나, 결정적인 순간에 필요한 것이 바로 그런 무식쟁이들의 무력이다. 그들은 판세를 역전시킬 결정력을 가지고 있다.”

“그렇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아주 평화로운 시기지요. 기사단과 군대는 세금 대부분을 잡아먹는 그야말로 골칫덩이가 된지 오랩니다.”

“하하하~ 그렇겠지? 자본이 충실한 우리와 사정이 다르니까.”

가이아는 몬스터로 인해 매우 위험한 세상이었다.

당연히 자신과 영지를 지킬 무력이 아주 높게 평가된다. 게다가 아무리 명분이 없더라도 검이 목으로 떨어지는 순간에는 대부분 검 즉, 무력에 복종하게 된다.

그런데 무력의 기반이 바로 돈! 기사들이 매우 하찮게 여기는 돈이었다.

기사단과 병사들을 창단하고 유지할 경제력이 없다면 이런 탐나는 무력을 유지할 수가 없을 것이다.

식량과 상업을 장악했던 후작이 이젠 무력까지 갖춰가는 배경이었다.

문제는···

“우리가 가능한 건 그저 병사들뿐이었다. 숫자만 많았지 기사단과 특수부대 전력이 너무 부족해.”

정확하게 따지자면 숫자가 아닌 질이 떨어졌다.

이유인즉, 후작가문은 본래 문신으로 출발했다. 그래서 파이온백작과 같은 전통적인 무가(武家)들이 보유한 노하우(기사단과 특수부대를 조련하는)와 일당백의 기사단이 너무 부족했다.

이제야 무력을 갖춰가려는 후작가문이 도저히 넘볼 수가 없는 한계였다.

그러나 극복할 방법이 전혀 없는 건 아니다. 자질이 떨어지면 좋은 무기로 무장하면 된다.

“그래, 자네가 제안한 그 프로젝트 말이야. 언제쯤 시작할 텐가?”

제이슨 자작이 준비한 프로젝트!

드워프를 확보하거나 다른 영주의 것을 탈취하려는 계획이었다.

알다시피 드워프는 인간의 명령을 잘 안 듣고 땍땍거리는 반면 매우 뛰어난 무기를 만들어준다.

때로는 금은보석을 세공하여 부족한 군대운영비를 충당하는 아주 귀중한 존재였다.

이런 드워프를 확보하고 강제해 ‘노예’로 부린다면!

자본과 무력이 확장되는 효과로 나타난다. 게다가 경쟁 귀족이 계약한 드워프를 탈취하면 2배의 효과가 나타날 것이다.

“가시적인 성과는 아직··· 각하! 적당한 타깃을 고르는 중입니다.”

“아직도 성과가 없다? 이거 실망인데···”

“그게···”

“호오~ 염두에 둔 것이 있나보군. 그렇지 않나?”

“그렇습니다, 각하! 그린 포레스트에 주인 없는 드워프가 발견됐다는 정봅니다. 그것도 무려 일곱이나요.”

제이슨 자작이 말한 드워프는 예상했다시피 티아늄의 작업장에 눌러앉은 세륨과 그 일당들이었다.

“오~ 자그마치 일곱이나? 그럼, 우리가 잡아들여 노예로 부리면 되겠군.”

“지당하신 말씀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놈의 파이온 백작 영지라서 문제다, 이 말이겠지?”

드워프를 작은 것을 탐하다가 자칫 큰 것, 자신과 가문이 실각할 수도 있다.

“그렇습니다. 하지만 각하! 파이온백작은 현재 황도에 머물고 있습니다. 그리고 들키지만 않으면 그만입니다.”

“하하하~ 그렇지. 들키지 않으면 그만이지. 그렇다면?”

제이슨이 이리 말했다면 그 나름의 해결책을 세웠다는 뜻이리라.

“그들에게 한 번 맡겨볼 생각입니다.”

“그들이라면··· 아~ 자네가 접촉했다던 그 흑마법사들?”

“정확하게 말하면 크리스탄교단입니다. 그 흔하디흔한 신성력도 없는 주제에 자신들이 믿는 신이 전지전능하고 유일한 신이라고 떠벌이는 작자들이죠.”

“그랬었지. 그래서 사이비로 지정하고 포교를 금지했었지.”

“그렇습니다. 말로는 마왕이나 마족과 계약하는 흑마법사와 싸운다지만 자기들만의 주장이죠. 몬스터를 조종하고 사람의 살을 가르고 째는 것을 보면 영락없는 흑마법삽니다.”

“흐음~ 그런 한심한 놈들인데··· 가능할까?”

“실패하면 버리면 그만입니다. 놈들의 실력을 검증할 때도 됐고요.”

“그래? 하긴 그렇지. 좋다. 그대로 진행한다, 제이슨.”

“알겠습니다, 각하!”

고개를 숙이곤 몸을 돌리려던 제이슨. 후작이 잠시 그의 발길을 붙들었다.

“아참~ 제이슨··· 알지?”

“하하하~ 당연히 알고 있습니다! 일이 틀어져도 저나 후작각하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을 것입니다.”

“하하하. 좋다, 아주 좋아!”

“감사합니다, 각하! 그럼···”

제이슨이 자신만만한 얼굴로 집무실을 나갔다.

후작은 와인을 잔에 가득 채워 창가에 섰다.

“그래~ 한 걸음 한걸음씩 그렇게 앞으로···”

후작은 태양을 향해 잔을 살짝 들어보이곤 단번에 비워냈다. 그리곤 허공을 힘껏 움켜쥐어 보였다.

6. 천재는 누구?-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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