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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한 재앙급 플레이어가 빌런을 다 죽임-201화 (201/206)

제201화

“너희가 의지 없이 망자의 행렬에 참여하였다면, 너희들이 과연 만족할 수 있었겠어?”

-…….

-으음…….

이사야의 물음은 많은 걸 내포하고 있었다.

결국 이들은 이사야와 계약을 하지 않았어도 한을 풀 수 있었을 거다.

이사야의 목적은 분명 이들의 한과 같은 선사에 있으니까.

강대한 힘을 지닌 이사야였으니, 결국 그것은 이루어졌을 거다.

자연스레 그들의 한도 풀 수 있었겠지.

그러나.

“아무 의지 없이 시키는 대로 한다고 풀리는 한이라면…… 너희들이 과연 의지를 갖고 있었을 수 있을까? 내가 그런 식으로 풀어줬다면 만족했겠어?”

-이해했다.

-……동감한다.

결국 목적지에 도달하더라도, 그 사이의 과정도 중요한 법이었다.

굳이 계약을 진행하지 않았더라도, 이들의 목적은 이뤄졌겠지만.

이사야의 말대로 그들의 의지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과연 이들은 만족할 수 있을까?

그럴 리가!

남이 행하여 주는 걸로 만족할 정도의 작은 한이었더라면, 이들은 결코 의지를 지니고 있지 않았을 터였다.

그만큼 지닌바 한이 크기에 망자가 돼서도 생전의 의지를 지니고 있는 것이지 않은가.

이사야의 말은 그 핵심을 찌르는 것이었고.

결국 이들은 그녀의 말에 동의하였다.

‘됐네.’

그리됨으로 둘의 몸은.

휘오오오오-!

주변에 있는 검은 사마력을 빨아들이기 시작했다.

계약을 행함에도 못내 가지고 있던 마지막 망설임.

그 망설임을 버리게 된 순간, 변화가 시작된 것이다.

-으아아아!

-컥…….

그들은 사마력은 물론이고, 주변에 자리하고 있던 의지를 지닌 망자들을 한없이 빨아들여 갔다.

마치 블랙홀처럼.

스스슷-

순식간에 수많은 망자가 둘에게로 흡수된다.

흡수된 힘은, 그들의 의지에 더해져 갔고.

하나의 거대한 결과물로서 만들어졌다.

드드드드득-

생전 전사였던 망자는, 흡수한 망자들을 이용하여 어두운 갑주를 빚어내었다.

-……좋군.

터어억.

마법사였던 망자는, 이사야의 사령술을 익힘과 동시 망자들로 빚은 지팡이를 손에 쥐었다.

그리하여 완성된 둘의 존재는.

[당신은 스스로의 의지로 숨 쉬는 데스나이트를 빚어내는 데 성공했다.]

[당신은 스스로의 의지로 숨쉬 는 리치를 자연 발생시키는 데 성공했다.]

데스나이트와 리치.

죽은 자들 중 최상위에 자리하고 있는 둘을 빚어내는 데 성공한 것이다!

놀라움은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이들이 한점 망설임을 버림으로써 얻게 된 것은 완벽한 계약이지 않은가.

그 계약의 결과로 인하여.

[당신은 리치를 복속시키는 데 성공하였다.]

[당신은 데스나이트를 가디언으로 삼는 데 성공하였다.]

[당신의 업적이 체계에 기록된다.]

이사야는 두 강력한 언데드 병기를 자신의 것으로 삼는 데 성공하였다.

그녀가 지닌 사마력의 부담을 같이 짐과 동시에 큰 힘이 될 수 있는 망자 둘을 얻은 것이다.

이는 한휘의 회귀 전, 리치였던 당시도 결코 이룩하지 못하였던 업적!

그 거대한 업적을 이룬 주제에, 막상 그녀는.

“그 정도면, 딱 마음에 드는데.”

피식- 웃어 보이는 정도로 만족을 표할 뿐이었다.

분명 지금 그녀가 지닌 힘은 강대하고 강력한 힘이었으나.

그녀의 동료인 지한휘가 지녔던 것에 비해서는 아직 부족하다는 것을 명확히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러니 만족스러운 웃음 정도로 넘길 수밖에.

어쨌거나.

중요한 것은 당장 동료들끼리 하는 힘의 비교 따위가 아니었다.

그녀는 지금부터 자기 자신이 해야 할 일을 명확히 알았다.

-우리가 움직일 수 있도록 명을…….

-……어서 주게!

“보채지 않아도, 충분히 그렇게 될 거야.”

그것은 바로, 몬스터 웨이브 뒤로 수습을 하지 못하고 있는 중국을 향해 전진하는 것.

그를 위한 계약을 통해서, 이사야는 데스나이트와 리치라는 두 선봉장을 얻어내었고.

-아아…….

스스스슷-

그 뒤로는, 두 선봉장을 얻어내기까지의 의식을 통해 끝없이 수를 부풀린 망자의 부대가 함께하고 있었다.

이사야, 리치, 데스나이트.

그 뒤로 수만 마리의 좀비와 구울이 함께하고.

공중은 한을 품은 레이스들이 끝없는 비명을 지르며 허공을 채워가고 있었다.

그 거대한 수만의 언데드가 만들어 낸 망자의 행렬.

그들이 향하는 방향은 애당초 그들의 한을 풀기 위한 방향인.

“가자고.”

중국의 동부였다.

* * *

“시작됐나…….”

스스스-

한창 영력을 조율 중이던 나는 고개를 들 수밖에 없었다.

저 멀리 느껴지는 거대한 기운의 진동이 나를 움직이게 만들었다.

그 정체를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었다.

‘이 정도라면…… 부족하진 않겠는데.’

그것은 이사야의 사마력이 움직이며 만들어진 대기의 진동이었다.

내가 이사야에게 원한 건 중국의 소란이 더 이어지지 않게 하는 것.

겸사겸사, 리바이를 그리 죽게 한 자들에 대한 복수다.

꽤 많은 자들이 죽을 것이고.

꽤 많은 몬스터들이 학살당할 것이다.

지금 느껴지는 기운 정도라면, 충분히 그러고도 남을 거였다.

‘그 녀석도 점차 괴물이 되어가고 있으니까…….’

무리도 아니었다.

전이라면 힘들었겠으나, 죽음의 지팡이를 쥔 이사야는 지금 이 순간도 강해지고 있을 거였다.

그것은 죽음의 지팡이가 지닌 본질 때문이다.

이사야는 그 본질을 설명해준 바가 없기는 하다만.

아키텍쳐의 영혼을 흡수한 나는 이제 와선 짐작은 하고 있었다.

그 정체가 무엇인지.

‘그 녀석도…… 비밀이 많은 녀석이라니까.’

그러기에.

그녀에게 홀로 중국을 맡긴 것이다. 그 녀석이라면 충분히 해내고도 남을 테니까.

마리도 마찬가지의 의미였다.

‘죽음과 생명.’

서로 정반대에 있으면서도, 동시에 서로 통하게 되는 힘.

그 둘이 각자 지닌 지팡이의 힘.

그걸 믿고 그녀에게 세계 곳곳을 돌도록 만들었다.

그리하여 시간을 벌었다.

그렇게 번 시간을 이용해 내가 목표로 하는 바는 명확히 한 가지였다.

‘슬슬 마무리를 지을 때가 됐지.’

그 한 가지를 확실히 하기 위한 연습으로, 나는 오래전 죽은 망자 하나를 꺼냈다.

그 망자는.

-흐…… 다 죽어버린 나를 쓸 곳은 없을 건데? 네 녀석이 지닌 힘에 비해선 난 한 없이 비루하단 말이다.

“시끄러, 이 녀석아.”

-아니, 이제 막 봉해졌던 입이 풀렸는데 말을 그만하라고?

“다시 봉해주랴?”

-……큼.

쓸데없는 말이 많았다.

‘전생에도 이렇게 많은 녀석은 아니었는데 말이지.’

이해는 한다.

외신에게 빨려들어 가려는 그의 영혼을 내가 억지로 잡아냈다.

심하게 변질되어 있었기에, 지금까지는 감히 손을 대기도 어려웠다.

이제 와 겨우 꺼내 들었다.

변질된 부분은 제대로 채우지도 못했다. 다른 영혼을 대체할 수도 없었기에, 억지로 영력을 기워 넣었을 뿐이다.

그 부작용이라 해야 할까.

-……정말로 네가 회귀자인가?

“아니면 뭐겠어?”

녀석에게 내 기억 일부가 흘러갔다.

당장 원했던 바는 아니다.

기억을 주더라도 차분히 전해주려고 했으니까. 혼란스럽지 않도록.

그러나 내가 원하기도 전에 전해져 버렸다.

‘아직 내가 영력을 제대로 다루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는 반증이겠지.’

덕분인지 약간의 혼란과 함께 말이 많아지긴 했다.

뭐.

힘을 잘못 다뤘음에도 고작해야 이 정도 부작용이라면 그리 나쁜 건 아니긴 하다만.

-천하에서 가장 뛰어난 사기꾼?

“푸핫. 아무래도 그 사기꾼은 저기 저 옆에 녀석에게 줘서 말이다.”

-……여를 놀리지 말아라.

-그런가? 흠…… 이해는 간다. 네 기억대로면 저 녀석은 천하의 사기꾼이긴 하지.

“바로 그거야.”

스스슷-

정신을 집중하고 꾸준히 작업해야 하는 나로선, 그 부작용이 반가운 게 아니긴 하다만.

어쨌건.

천천히 받아주면서 일을 진행하고는 있었다.

이유야 어찌 되었든 간에,

“그래서, 새로 수복하고 있는 몸은 어때?”

-감각이 완전하지는 않다. 이 할 정도 부족한 느낌이다.

“이 할이라…… 그건 조율을 진행하면서 맞춰가야겠군.”

-조율이라. 아직 완성이 아닌가?

“널 되살리는 게 쉬 울리 없잖냐. 리바이.”

-……흐. 그 이름도 오랜만이군.

나는 과거를 격하고, 이미 죽어버린 내 동료를 깨우는 데 성공했다.

* * *

“음…… 아직 부족하군.”

“육성으로 말 할 수 있게 된 게 어디냐.”

“그건 확실히 좋아.”

조종은 필요로 했다.

부족한 영력은 내가 채워내고, 타락해버리며 잃어버린 영혼의 조각은 과거의 걸 꺼내 기웠다 해도 부족한 건 많았다.

특히 육체가 그러했다.

기본은 이사야가 유보라의 부활을 위해 사용했던 걸 사용해서일까.

몇 개의 조종을 거쳤음에도, 그가 지닌 검술을 구현하는 데 무리가 있었다.

“으음…….”

쒜에엑-!

검술 자체야 여전히 고강했다.

문제는, 그가 지닌 힘이었다.

“아직도 잘 안 되냐?”

“내공이라 칭하던 힘이 아니라…… 영력으로 치환하려니 힘들군.”

현시대에 와서 무력은 검술 따위가 아닌 그에 담겨 있는 힘이 중요했다.

그 힘을 리바이는 내공이라 부르며 사용했는데, 현재에 이르러선 내 영력을 빌어 사용해야 했다.

영력 자체야 내가 계속해 부여해주고 있다만.

문제는 그를 다루는 방식.

내공에 맞춰 만들었던 그의 검술에 내 영력을 들이부으려니, 효율이 좋지 못했다.

“한 방은 어떻게든 만들어 낼 수 있을 거 같다만…….”

“연속적인 전투는 무리라 이거지?”

“그래. 네가 준 힘을 내 방식으로 변환시키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

힘의 연속성이 좋지 못했다.

그는 누구보다 날카로운 검.

한 번의 검을 그려내는 거만으로도, 압도적인 파괴력을 보일 수 있다.

내게 기억을 전수받은 지금은 전보다 더 강력하겠지.

그러나 연속성이 부족하다면 여전히 문제였다.

“으음…… 어떻게 안 되겠어?”

“무리다. 시간이 있다면 어떻게든 해내겠지만…… 네가 전해준 기억대로라면 시간이 없지 않으냐?”

“그렇지.”

“그러니 불가능하다고밖에 못 하겠구나.”

문제는 그 문제를 해결한 시간이 부족하다는 거다.

“그럼 어쩔 수 없네…… 역시 처음 계획대로 너는 단 한 번만 잘 먹여주면 된다.”

“그래…… 한 방이라면…… 언제든 신호해라.”

“좋아.”

하기야, 언제 내게 시간이 넉넉하게 주어졌던가.

단 한 번뿐이라 할지라도.

날카로운 리바이의 검을 사용할 수 있게 됐다는 거만으로도, 이번 일의 성과는 막대하다.

그의 검을 어디에 쓸지는 이미 정해두었다.

‘그때가 좋겠지.’

문제는 그 한방을 만들기 위한 무대를 어떻게 그리냐는 거다.

예상대로라면 쉽지는 않을 거였다.

‘그래도…… 해내야겠지.’

이미 머릿속에서 수백, 수천 번을 그렸지만, 성공할 확률은 한 손으로 꼽을 수 있을 정도다.

10%도 안 된다는 의미.

그래도 어떻게든 해내기 위해서, 리바이와 움직인 지 얼마나 되었을까.

“그분이 찾으십니다.”

뜻밖의 방문자가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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