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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한 재앙급 플레이어가 빌런을 다 죽임-170화 (170/206)

제170화

그녀가 움직여 가는 곳은, 지휘부가 있는 방향이었다.

‘몇 명이나 풀렸을까. 느끼기에도 꽤 많은 거 같은데…… 다시 매혹시키려면 시간이 걸리겠어.’

지한휘의 도움을 받아 영혼을 합일시키던 당시.

그녀가 소유물이라 칭하는 자들.

매혹에 당한 자들 중 일부가 매혹이 풀렸음을 그녀는 분명히 느끼었다.

풀린 자들 중 다수는 그 능력이 상당하였다.

이상한 일은 아니었다.

본래부터 매혹의 능력이란 건 능력이 강한 자일수록 걸기 힘든 법이었다.

저항력이 강력하니까.

그러한 저항력은 설사 매혹에 걸려 있다고 하더라도, 계속해 작용하는 상태였다.

그녀의 상태가 좋지 못한 사이, 그 틈을 타고 매혹에 저항해내는 거.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문제는 그를 수습하러 가야 한다는 게 귀찮을 뿐이었다.

“흐응…….”

그녀는 입술을 삐쭉 내밀곤, 앞으로, 또 앞으로 향해갔다.

* * *

가는 길은 그녀에게 절망적이지 않았다.

“컥…….”

“뭐, 뭐야……! 켁.”

그녀를 상대해야만 하는 적들이 절망적이었을 뿐이다.

필요할 경우 손을 쓰는 데 그녀는 주저함이 없었다.

필요에 의해 처리할 뿐이었다.

-…….

-…….

어느 새부터인가.

그녀를 닮은 형상을 지닌 존재들이 도시를 채우기 시작했다.

그 수는 계속해 늘어났고.

“저게 뭐야?”

“으으…… 괴물이야. 도시가 함락당하는 거 아니냐고.”

“뭐야, 대체! 뭐가 일어나고 있는 거야?”

“사, 사람을 공격한다!?”

처음은 혼란이 커져 갔다.

그러나 누가 그러던가.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라고.

얼마 가지 않아, 사람들은 나헤나를 닮은 것들에 대한 특징을 알아냈다.

“저것들. 일반인은 안 건드려!”

그건, 일반 사람을 적대하지 않는다는 거.

“빌런 자식들만 공격한다고!”

“저기 마피아 녀석들 소굴인데!?”

“총 든 새끼들만 공격한다!”

그 대상은 악의가 있는 자들에 한정되어 있으며.

“오오…….”

“그럼 능력자가 우리를 구해주고 있는 건가?”

그 행위의 결과는 일반 시민들에게 도움이 됨을 금방 파악했다.

그러자 사람들은 안심하기 시작했다.

안정감이 생기자, 사람들은 호기심이 생겼다.

“대체 누구지?”

“뭐지?”

“누가 이런 일을 하는 건데?”

그 호기심이 향하는 방향은 대체 누가 이 일을 벌이느냐는 거였다.

그들이 알기로 저러한 힘을 쓸 수 있는 자는 이능력자뿐이다.

또한 저 정도 힘을 쓸 수 있을 정도라면 꽤 강자일 터였다.

이 정도쯤은 상식이었으니, 더 의문을 가질 것도 없었다.

문제는 누구냐는 거다.

“저런 힘을 쓰는 건 아직 모르겠는데.”

“마임맨인가……?”

“그 녀석은 남자잖아! 저건 여자라고.”

“아니, 여자 형상을 하고 다닐 수도 있지. 알잖아, 마임맨 그 자식 개 변태라고!”

“……아니 변태가 맞긴 하는데. 내가 보기에 아닌 거 같다니까?”

“뭔데, 그럼!? 누구냐고, 대체!”

“그걸 이제부터 알아봐야지!”

“어떻게 알아낼 건데?”

“우선 가보자.”

“뭐?”

“우선 가보자고. 가봐야 알 거 아니야.”

몇몇은 정체를 두고 설왕설래했다.

궁금증은 계속해 커져만 갔고.

사람들은 혼란스러운 와중에서도 그 정체를 알고자 움직이기 시작했다.

본래라면 미친 짓.

“미친 거 아냐? 그러다 총에라도 맞아 죽으면?”

“지금 보면 총 든 자식들이 더 위험한 거 같은데?”

“시바. 그게 말이…… 되네?”

그러나, 아주 말이 안 되는 것만은 아니었다.

저 알 수 없는 존재들은 그들을 향해 공격하지 않으니까.

안 그래도 강심장이 넘쳐나는 게 러시아였다.

거기다.

“지금 안 보면 평생 후회할 거 같지 않냐? 역사적인 순간 같은데?”

“으음…… 하기는…… 다른 데서 그전에 있던 언데드 사태 영웅도 다닌다는 교신도 있더라. 안전할지도?”

도시의 안전을 찾아주고 있는 건, 나헤나를 닮은 존재뿐만이 아니었다.

이전에도 한번 모습을 드러냈던 지한휘.

그도 영력을 움직이며, 빌런이나 광신도 무리를 처단하고 있었다.

생존을 위해서 쉼 없이 무전을 치고 교전하고 있기에, 그 사실은 생각보다 빠르게 퍼져나갔다.

결국 그들 머릿속에 그려지는 단어는 하나였다.

안전.

안전하다. 나갈 수 있다.

알 수 없는 힘을 지닌 이들이 블라디보스토크를 구해주고 있다.

이 와중에 숨어 있으라고!?

“시X. 가자!”

“가자, 가!”

그게 될 리가.

객기라 해도 좋다. 미친 짓이라 해도 상관없었다.

그저 나갈 뿐이다.

처음은 그런 무리가 소수였다.

그러다 이내 소수가 뭉치니 다수가 됐고.

많은 자들이 나오게 되니 그 수는 ‘떼’라고 칭해도 될 정도로 많아졌다.

수는 곧 힘인 법이었다.

처음 그들의 모습을 보고 약탈을 하려던 무리들도,

“물러나. 물러나라고.”

“마지막 한탕은 무슨…… 어서 튀자.”

그런 무리를 보고 점차 물러나기 시작했다.

지한휘와 나헤나. 그 둘을 넘어서 이 도시를 정화하기 시작하는 제 삼의 무리가 생겨난 거다.

이는 지한휘나 나헤나로서도 생각지 못한 효과였다.

하기야 무슨 상관인가.

알았다 하더라도, 둘은 멈출 이유가 없었다.

그 성격대로 계속해 전진해 나갈 둘이었다.

둘은 실제로 그 성격대로 행하였다.

지한휘.

많은 자들이 도시 온 곳곳을 무작위로 휘저으며 움직이고 있는 줄 알고 있지만, 전혀 아니었다.

그는 누구보다 효율적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당신이 지닌 영력이 도시를 뒤덮었다.]

[당신은 도시를 자신의 영력으로 뒤덮는 데 성공했다.]

[일개 개인인 당신이 한 도시를 읽어 들이는 데 성공했다.]

[대단한 업적!]

[당신이 만들어 낸 업적이 체계에 기록된다.]

[여러 성좌들이 당신을 주시한다.]

도시 전체를 휩싸는 거.

이는 회귀 전에도 했던 방식이다.

이 방식을 통해, 그는 도시를 속속들이 파악할 수 있었다.

어떤 사건이 일어나고 있는지.

또 누가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지를 그는 영력을 통해 곧바로 느낄 수 있었다.

“이제 겨우 됐네.”

-미친 짓이로구나. 일개 인간이 이게 된다니…….

“왜 안 돼? 이거 나 말고도 이사야나 유보라도 해냈던 일인데?”

-괴물들 같으니라고! 터져 나올 듯 들어오는 정보량을 대체 어찌 감당하고 있는 것이더냐?!

“아, 그거……?”

그 대가는 미칠 듯한 과부하.

도시 곳곳에 영력을 쏟아부음으로써 소모되는 어마어마한 영력.

동시에 그로부터 들어오는 정보량은 보통의 양이 결코 아니었다.

생각해 보라.

수만의 영혼. 그 영혼들이 전달해주는 정보의 양을!

하나만 놓고 보면 단편적일지라도, 전체를 보면 결코 작은 양이 아니었다.

미쳐 버리기에 충분한 양이다!

그런 일을 벌이고 있는 주제에, 지한휘의 표정은 여유로워 보이기만 했다.

단순 표정만 여유로운 게 아니었다.

그는 실제.

후우욱-

도시를 읽어 들이고, 마왕과 대화를 하면서 동시에 움직이기까지 하고 있었다.

“……누구? 켁!”

퍼어억-!

자신의 레이더망에 빌런이 걸리는 족족, 그곳을 향해서 달려갔고.

빠른 속도로 뒤를 쳐 처단하기까지 했다.

단번에 여럿의 일을 하고 있는 셈이다.

마왕이 놀라지 않는 게 되려 이상한 일이었다.

-대답을 하거라!

“읏차…… 급하기는. 이놈만 잡고.”

“크아아악!”

또한, 놀라서 묻는 거도 당연한 일이기도 했다.

-전생에 어떻게 우리의 움직임을 그리 빠르게 파악하는가 했더니! 이런 방법을 쓸 줄은……!

“푸하핫. 상상도 못 했나 보내.”

-당연한 소리를! 일개 개인이 할 수 있는 일일 리가 있느냐! 그것을 여럿이 했다는 게 대체…… 마왕으로서는 상상도 못 한 일이었으며.

-어쩐지 우리가 행하는 일들을 빨리도 알아채더라니…….

“우리가 좀 빠르긴 했지.”

-좀이 아니니라!

이 상상치 못한 일로 인해서 자신이 벌인 일들이 몇 번이고 파훼가 되었었으니까!

피해자(?)의 입장이다 보니, 흥분하는 거도 당연한 일이었다.

“오버하기는…….”

-어서 말해보기나 하거라!

지한휘 입장에서야, 그 꼴을 보고 더 놀리고 싶었다만.

‘음…… 움직임이 무언가 이상한데? 빠르게 움직여야 하나.’

도시를 파악하고 있으려니, 걸리는 바가 있었다.

‘나헤나 녀석…… 가끔 보면 맹하단 말이지. 어쩔 수 없이 나도 움직여줘야겠네.’

나헤나.

그녀 주변의 움직임이 어딘가 부자연스러웠다.

선택을 아직 하지 않기는 했다만.

선택을 하기 전까지, 나헤나는 좋은 아군이 될 수 있는 후보다.

그런 후보가 생각지도 못한 일로 사망한다?

‘사양이지, 그건.’

지한휘로서는 절대 환영하지 못할 일이었다.

그러니 움직여 줄 수밖에.

그리고 그 전에.

답을 해주기도 해야 했다.

-어서 말하래도……!

‘거참…… 신경 쓰이게.’

이대로 답을 해주지 않으면 마왕은 계속해서 몇 번이고 답을 재촉할 요량인 듯했으니까.

당장 도시 내에 있는 크고 작은 빌런을 처리하는 수준에서야, 마왕이 뭐라 하든 지장이 없다만.

지금 그가 가는 곳에 있는 것들을 생각하면, 변수는 적을수록 좋았다.

마왕의 땍땍대는 소리는 없으면 더 좋고.

결국 답해줄 수밖에.

“씁. 편법을 쓴 거다. 편법.”

-편법? 대체 무슨 편법을 부린 것이냐? 뭐길래 그것이 된다고?

“내가 가져야 할 정보량. 그걸 내가 전부 다 부담할 필요가 있겠어?”

-그렇단 말은…….

“나 말고도 부담할 녀석들 많잖아?”

-설마, 다른 영력에 서린 영혼들에게 그걸 부담시키고 있단 거냐? 그게 된다고?

“되던데?”

때문에 답을 해주었는데.

마왕은 더 놀라 하고 있었다.

마치 생각지도 못한 답을 들은 거 같은 듯한 반응이었다.

마왕은 멍한 상태로 혼자 자문자답하고 있었다.

-허…… 네게 흡수됐다 하더라도 네 말을 듣고 복종하는 건 전혀 다른 문제일 텐데. 그게 되는 건, 내가 알기로는…….

그조차도 지한휘로서는 신경에 거슬리는 상황.

그는 마왕과 더 토론하기 보다는.

“어쨌건 답을 해줬으니, 조용히 해달라고. 지금부터는 또 전투니까 말야.”

-그딴 전투가 중요한 게 아니라 네가 이것은 알고……!

“조용해. 진지하게 말하는 거니까.”

-……후. 알겠느니라.

마왕의 입을 다물게 하는 걸 선택했다.

그제야 뒤로 물러나는 마왕.

‘이제 좀 조용하군.’

지한휘는 그제야 속이 시원해짐을 느끼며, 움직임에 변화를 줬다.

후우욱-!

[당신은 기술 : 그림자 발걸음을 최대로 펼치고 있다.]

[당신은 도시에 둘렀던 시야를 점차 한 곳으로 제한하고 있다.]

그가 원하는 곳을 향해서 시야를 집중시키고서는.

‘위험하군. 아슬아슬하겠어.’

빠른 속도로 나헤나가 있을 곳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 * *

상황은 지한휘가 파악한 대로였다.

“큿…….”

나헤나. 그녀는 생각지도 못한 급습으로 인해 위기에 빠져있었다.

“흐흐흐…….”

“처음부터 이렇게 잡아야 했어!”

“큿…… 망할 버러지들이!”

“워워. 버러지라니. 누가 누굴 버러지라 하는 거냐?”

“감히 우리 힘을 이용해 기생해 놓고 말이야!”

“크윽…….”

이는 그녀로서도 생각하지 못한 위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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