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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한 재앙급 플레이어가 빌런을 다 죽임-152화 (152/206)

제152화

탐색 작전이 펼쳐졌다.

그러나.

지금까지 찾지 못한 여왕이다.

쉽게 찾으려면 진작 찾았을 터였다.

어딘가에 꼭꼭 숨어 있는 게 분명하다.

처음 이틀.

우리는 수색에 전념하기 시작했다.

“혹시 우리가 놓친 곳이 있을 수도 있어. 그런 곳들을 뒤져야 해. 그러니 이번엔 내가 북부를 가볼게.”

“그럼 저는 남부겠군요. 익숙한 곳을 가게 되면, 놓칠 확률이 있으니 그리 조치하는 거죠?”

“맞아. 사람이란 게 익숙해지면 안일해지는 법이니까.”

“이해했어요.”

처음 정찰에서도 그리하였던 것처럼.

이진아와 나를 중심으로 정찰을 돌렸다.

그러나.

이렇게 둘만 정찰을 하게 되면 전과 달라진 게 아무것도 없지 않은가.

다른 자들에게도 정찰 임무를 줬다.

“조를 짜자. 셋으로 나눌 거야.”

“여기서 셋으로요?”

“어. 각자 전력에 맞춰서 하는 거지.”

조를 나눴다.

이진성을 필두로 한 조를 만들었다.

한이수, 박동길, 나헤나가 이 조에 들어갔다.

신입으로 들어 온 대다수의 헌터들.

이젠 길드 단위로 움직이는 그들 모두 이 조에 속하였다.

다음은 ‘두 조’라기보다는 ‘두 명의 개인’이었다.

바로 마리와 이사야다.

“이거 전력 비대칭이라고 말하고 싶은데…… 둘은 강하긴 하죠.”

“나름 고루 배분한 거니까.”

“……쳇. 더 강해져야겠습니다. 이쪽은 이리 떼거리로 다녀야 하는데 말이죠.”

“잘할 거다. 어쨌든, 가 봐.”

그걸 두고 다른 자들은 모두 납득했다.

그간 사냥을 같이 하지 않았는가.

이진성이나 다른 팀원들도 강한 편이긴 하다만.

마리와 이사야가 유독 강력한 것은 모두 잘 알고 있었다.

그간 보여 준 능력들이 있으니까.

그 때문에 개개인을 한 조로 구성시킨 거다.

불만 따위는 없었다.

이진성의 조가 떠나가고. 나는 마리와 이사야를 각기 나눴다.

“마리는 동쪽을 맡아 줘. 그쪽의 신이 알아서 이끌어 주겠지. 그게 무엇이든, 마리에게 도움이 되는 쪽으로 말이야.”

“예. 그럼 저는 동쪽 전역을 훑어볼게요.”

“그래. 부탁할게. 하여간에 그놈의 신은 꼭 마리가 직접 움직이게 한다니까. 귀찮게 말이야. 그치?”

“후후. 저는 답을 않을 거예요.”

[당신에게 이름 모를 성좌가 분노한다!]

‘하라지……!’

신에게 사랑받는 마리.

그녀라면, 분명 이득이 가는 쪽으로 가게 될 거였다.

문제는 그 이득이란 게 오로지 마리만을 위한 거라는 건데.

지금 상황에서는 여왕을 어서 찾는 게 마리로서도 이득이지 않은가.

일단은 그리 생각하며 마리를 정찰대로 보낼 수밖에 없었다.

물론, 불안감은 있다.

‘……성좌는 그 이득이란 관념이 좀 다른 거 같긴 하다만.’

저 다혈질의 성좌라는 녀석이 워낙 이상하였으니까.

성좌기에 일개 인간과는 다른 판단을 하겠다는 건지.

회귀 전에도 항상 우리 예상을 깨는 짓을 종종 벌이곤 하였다.

결과적으로 그 모든 일이 마리에겐 이득이 되긴 했다만.

마리 한 개인의 이득과 우리 전체의 이득이 상반된 적도 있었던지라. 항상 우리에게 이득이 되는 건 아니었다.

그걸 용케도 유보라가 통제해왔는데, 이번은 그게 안 되니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사실 더 불안한 건 이사야였다.

“가서 사고 치면 안 된다?”

“사고는 무슨 사고야. 내가 요즘 사고 친 적이 있었어? 응응?”

“……그래서 더 불안하단 말이지. 사고 칠 때가 돼서 더 크게 칠 것 같아서 말이야.”

“에이. 나를 뭐로 보고! 믿으라구, 친구.”

“후…….”

전생에서도 어디로 튈지 모르는 이사야다.

리치가 되지 않은 현재는 전보다 낫기야 하다만.

그 성격이 어디로 간 건 아니었다.

언제 튈지 모른다는 이야기.

‘마음 같아선 직접 데리고 다니고 싶다만…… 쯧…….’

그런 그녀를 홀로 정찰이라고 보내다 보니 불안할 수밖에 없었다.

“실험 금지. 저주 마법 금지. 이해했어?”

“……쳇.”

이거 봐라.

가서 실험을 하고 다녔을 녀석이다.

물론, 실험하면서도 정찰을 함께할 녀석이긴 하다만. 그래도 한 가지 일에 집중하는 게 낫지 않겠는가.

‘보험을 들어야겠다. 너도 가 줘.’

해서 마왕을 같이 붙여놓으려는데.

-여를 부리는 대가는?

‘아 쫌!’

생각해 보면 이 녀석도 이사야 과다.

내 마음대로 써먹기는 힘든 녀석이란 이야기.

요즘 들어 웬일로 잠잠하나 싶었는데.

역시 기다렸다는 듯 대가를 원한다.

-요즘 대가를 못 받은 지가 꽤 되는지라 이번은 챙겨야겠구나.

‘후우…….’

[당신은 상당한 영력을 당신에게 종속된 마왕 벨린카서스에게 건네주었다.]

마왕은 기어이 나로부터 영력을 받아냈다.

-후후…… 만족스럽구나.

‘너 나중에 두고 보자.’

만족스레 웃는 마왕에게 협박을 날려 본다만.

-여기 말로 두고 보자는 자치고, 정말 제대로 하는 자는 별로 없더구나.

‘제길…….’

전보다 인간물이 들어 버린 마왕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되려 얼굴 위를 가리고 있는 투구, 그 아래 사이로 히죽 웃어 보일 뿐이었다.

-전이라면 여도 체면상 이런 걸 챙기지 않았겠으나. 가만있으니 너무도 안 챙겨줘서 말이지. 어쩔 수 없는 일이니라.

‘……알겠고. 가라. 어서 가.’

-기꺼이.

뻔뻔한 녀석 같으니라고.

어쨌건,

“악! 나 혼자 가려고 했는데.”

-후후후…….

이사야의 통제장치로 마왕을 붙이는 데 성공했다.

이를 깨달은 이사야가 냅다 소리치는 걸로 봐선.

‘역시 저 자식 가서 사고 치려고 했어.’

내 선택은 틀리지 않았다.

분명 혼자 뭔가 수작을 부리고 놀고 있었으리라.

마왕을 보냄으로써 그걸 막아 낸 거고.

영력 일부를 부여해 주는 것으로, 그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게 된 거다.

‘싸게 먹힌 거네. 뭐, 됐다.’

어쨌건 이것으로 조를 나누는 건 완료.

“자자, 각기 움직이자고 시간이 없어.”

“응!”

“다녀올게요, 한휘. 이따 봐요.”

모두 흩어져 움직일 때였다.

* * *

3, 4일이 흘러도 성과는 없었다.

본래 한 달을 잡았던 게 우리 사냥.

20일간 사냥했고.

급작스러운 변화에 시험을 하느라 이틀이 소모됐다.

다시 조를 짜는 데 시간을 소모했다.

여기서 3, 4일이 흘렀다는 의미는.

‘남은 시간이 정말 없네.’

25~26일가량 흐른 지금. 남은 시간은 일주일도 채 되지 않는다는 거다.

갈수록 마음이 급해질 수밖에 없었다.

스스스스-

[당신은 기술 : 그림자 발걸음을 사용하였다.]

[당신은 기술 : 신의 육체를 의도적으로 최상으로 활용하고 있다.]

[당신은 기술…….]

해서 밤낮을 가리지 않고 움직였다.

나 스스로 바삐 움직이는 건 당연했다.

여기에 더해서 영력을 이용해 영혼을 불러들이기도 하고.

때로는 영혼 병사를 일부러 소환해, 주변 곳곳에 소란을 만들어 내기도 했다.

전투가 벌어지게 되면, 그에 흥미가 동한 여왕이 혹여나 나오지 않을까 싶은 생각에서였다.

그러나.

-키이이……!

“또 잔챙이인가.”

[당신은 적성 개체 : 바실락의 돌연변이 성체를 사살하였다.]

이상한 개체들만 걸릴 뿐이었다.

그나마, 성과라고 한다면 하나뿐이었다.

‘슬슬 성체들의 변화가 다변화되고 있는데 말이야…….’

시간이 지날수록 새로 태어나는 성체들의 변화가 더 극적이란 정보뿐이었다.

좋은 정보는 아니었다.

더 극적으로 변화할수록, 더 강력한 개체가 등장할 확률이 높아진다는 거니까.

이쪽에 불리한 정보일 수밖에.

그게 더 마음을 급하게 만들었고.

“후…… 또 움직이자.”

-캬아아!

-명대로.

나를 계속해 움직이도록 만들었다.

그 곁엔 언제나 영혼 병사와 그림자 짐승이 함께 하고 있었다.

* * *

다시 또 이틀이 지났다.

한 달이 되기까지 남은 시간은 삼일 정도.

3일 만에 팀원들 전부가 모였다.

그간 탐색을 벌였으니, 이에 대한 성과 혹은 성과를 내기 위한 회의를 위해서였다.

서로 간 정보 공유를 위해서라도 이러한 시간은 필요로 한 일이었다.

“다들 성과는?”

“동쪽 이상 없어요.”

“남쪽도 아직 아무 흔적은 못 찾았어요.”

“서쪽도 문제없음. 실험도 없음.”

동과 서 어디도 여왕의 흔적은 찾지 못했단다.

-실험은 있었느니라. 단지 저주만 걸고 간 거라 긴 시간을 소모한 건 아니다만.

“후…… 이사야 너는 나중에 따로 이야기하자.”

“윽.”

이사야라는 다소 작은 문제는 있긴 했다만.

그래.

그 정도는 넘길 수 있는 수준이었다.

문제는 성과 자체가 없단 건데.

여기서 마지막 희망은 이진성이 조장으로 있는 조였다.

나는 그들에게 특별히 방위를 정해주지 않았다.

동서남북을 네 개 조가 움직이며 탐색하는 가운데, 이들은 그게 어느 방향이든 탐색을 하도록 말해놓았다.

탐색하는 과정에서 혹여나 놓치는 곳을 이들이 재점검하도록 만들어 낸 거다.

나는 나름 이들에게도 희망을 걸고 있었다.

특별한 전력들보다 못하다 뿐이지, 이들 모두 어디 가서 떨어지는 자들은 아녔으니까.

혹시 아는가.

강함과 별개로 주변을 살피는 눈은 나보다 더 뛰어날는지.

그에 희망을 걸었는데.

“이진성, 너희 조는 어떻게 됐어?”

“……여왕의 흔적은 찾지 못했습니다.”

아쉽게도 실패란다.

대답을 하며 푹 고개를 숙이는 이진성.

‘자식…… 처음엔 진짜 막내 같았던 녀석인데.’

조장으로서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게 분명하다.

일개 팀원일 때야 그가 기죽든 말든 상관이 없었다만.

길드가 된 지금은 그도 중요한 전력이자, 길드의 기둥이지 않은가.

“그래?”

“죄송합니다.”

“네가 죄송할 건 아니지. 아무 희생도 없이 팀원 이끄는 게 얼마나 대단한지 아니까. 괜히 기죽지나 마라.”

“……예.”

나는 조장인 그가 민망해지지 않도록 작게 다독여줬다.

그제야 이진성의 표정이 풀어졌다.

효과가 있었다.

그와 별개로 정찰은 효과가 없었다는 게 문제인데.

“흐음…….”

어쩐다.

머리가 복잡해져 간다.

이런 식으로 여왕이 꼭꼭 숨어 있을 줄이야.

어쩌면.

“혹시 여왕이 어디로 빠져나간 거 아닐까요?”

“그럼 더 최악인데.”

조심스레 말하는 마리의 말처럼 여왕이 이곳을 완전히 벗어난 걸지도 몰랐다.

그건 정말로 최악인데.

다행히도 그건 아니란다.

“……아니에요. 이곳에 있고, 우리 곁에 있어요.”

김민하. 그녀가 아니라 말하고 있었으니까.

어딘가의 무엇과 연결된 김민하.

회귀한 내가 살려 낸 특이점이나 다름없는 그녀의 말은 일종의 계시나 다름없지 않은가.

틀릴 리 없었다.

덕분에 다소 안심하고 있는데.

“그럼 최악은 아니란 건데. 문젠 도대체 어디 있냐는 거네.”

“군중. 그러나 군중이 아닌 곳에 머무르고 있네요.”

그녀가 또 알 수 없는 말을 해왔다.

“그게 무슨 말이야?”

“……모르겠어요. 거기까지는 해석이 안 돼요.”

“……그래.”

일종의 힌트였던 것 같다만.

그 의미를 도저히 알 길이 없었다.

결국 방법은 하나였다.

“……후. 다시 또 정찰들 해보자고. 찾다 보면 찾아지겠지.”

하염없이 다시 정찰해 보는 것.

달리 수가 없기에 우리는 오로지 정찰만을 반복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마음이 답답해진 가운데 다시 3일이 흘렀을 때.

“한휘! 여기로 오세요!”

마리의 긴급한 호출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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