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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한 재앙급 플레이어가 빌런을 다 죽임-139화 (139/206)

제139화

헌터들은 그에 대한 반감을 크게 키웠다.

제아무리 오성이라 할지라도 홀로 모든 걸 해결할 수 없는 법이었다.

당장 오성과 협력하는 자들이 사라지면, 그 세력은 반 이하로 줄게 되어 있었다.

세상은 홀로 굴러가는 법이 아니었으니까.

홀로 굴러가고 싶다면, 그 모든 협력자를 압도하고도 남을 만큼의 힘을 지녀야만 가능한 일이었다.

아쉽게도, 오성은 그런 압도적 힘 따위는 가지지 못하였다.

다만 그 세력이 가장 크기에 대장의 역할을 자처하고 있었을 뿐이다.

“오성에 협력하는 것도 다시 생각해 봐야겠어.”

“나도 그런 생각이 마침 들더군.”

그 협력자들이 변화를 꾀하였다.

변화의 방향은 마냥 오성에 불리하게만 돌아가진 않았다.

“이럴 거면 미래에 붙는 게 맞겠는데?”

“미래? 거기는 흡수하길 원하지, 협력을 하자고는 하지 않을걸. 좋은 생각이 아냐.”

“그런가.”

오성을 버리고 미래로 가자고 하는 자는 소수일 뿐이었다.

홀로 자립하기 힘든 자들.

그런 작은 길드들이나, 오성이 아닌 다른 배로 미래를 택할 뿐이었다.

되려 문제가 되는 자들은 다른 자들이다.

오성에 협력하지만, 혼자서도 자립할 수 있는 자들.

작게는 파티에서부터, 크게는 길드에 이르기까지.

그 방식도 구성원들도 다양하지만, 하나는 확실한 자들이었다.

스스로 자립하여 세력을 이루기에 충분한 힘을 지녔다는 거.

그런 이들이 변화를 꾀한 거다.

그리고 그 변화는 마냥 좋은 방향은 아니었다.

“그럼 어떻게 하자는 건가?”

“새로운 세력을 만들어야지.”

“아예, 새로 판을 짜자는 거군?”

“새로운 판이라. 그래. 그거지.”

“난 찬성이야.”

“나도 찬성하지.”

새로운 판, 새로운 세력.

가진 힘에 상관없이, 작은 협력자를 자처하고 이들로서는 구미가 당기는 이들이었다.

지금까진 가진 힘을 숨기고 있었을 뿐이다.

원한다면, 얼마든 새로 판을 짜는 게 가능했다.

이는 그릇된 판단에서 나온 행동이기도 했다.

그, 지한휘. 그가 현재 가진 힘이 얼마나 되는지 모른 채로 제 멋대로 판단하고 있는 것이긴 하니까.

그러나 몰래 모인 이들을 말릴 자는 없었다.

되려, 서로 부추길 뿐이었다.

“오케이. 그럼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해보자고. 오성에는 이만 협력을 그만한다고 통보하고 말이야.”

“바로 통보하자고? 내 생각은 다른데?”

“그럼?”

“이왕이면 우리가 유리한 방향으로 짜야 하지 않나. 새로 판을 짜는 데 오성은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잖아?”

그 부추기는 방향은 결코 옳은 방향은 아니었다.

지한휘로서는 가장 싫어하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그 방향을 막을 자는 없었으니.

“아아. 깎아 먹잔 거군. 하긴…… 그 오성도 다른 녀석들 세력을 깎아 먹자고 몬스터를 다른 데 보냈잖아?”

“그렇지! 우리라고 못 할 게 있나.”

“좋은 생각인데?”

“좋아. 난 이거도 찬성.”

“바로 하지.”

만장일치로, 이들은 오성과 협력을 그만두고 자신들만의 세력을 쌓자는 의견에 찬성하였다.

단순히 협력을 포기한 것만이 아니다.

이들의 생각대로 오성의 세력을 갉아먹게 되면, 변화는 크게 일어날 거였다.

오성 길드의 세력이 깎인다는 건 헌터 전체의 세력이 깎아 먹힌다는 거나 다름없으니까.

이는 전체적인 상황으로 보면 결코 좋은 일은 아니었다.

당장 위기는 계속해 일어나고 있고.

그러한 위기를 헤쳐나가는 덴 많은 사람의 힘이 필요하니까.

제아무리 지한휘가 전생보다 강력한 힘을 지니고 있다 하더라도 그러했다.

신이 아니고서야 혼자 힘으로 모든 걸 막는 건 불가능하니까.

그러나 이들은 그걸 괘념치 않았다.

애당초 오성에 붙어 있는 것도 서로 이해관계가 맞아서일 뿐이다.

정의관 따위 존재할 리가 없다.

“다들, 깎아 먹고 나선 어딜 차지할 거야?”

“어디가 좋으려나.”

그들은 벌써 다 차린 밥상에 반찬을 집어 먹듯, 이후를 그리고 있었다.

“강남은 여전히 우리 쪽이지.”

“실드, 너희들이 차지한다고? 뭐, 좋아. 그럼 우린 충북 쪽을 도맡아 줘야 하나.”

“너희가 떡고물은 다 먹겠다고?”

“너는 인천 쪽을 먹으면 되잖아?”

“하…… 거긴 영 나랑 성향이 맞지 않는데. 그래도 세력을 생각하면…… 알았다. 그리하지.”

크고 작은 영역들이 그들 손에서 나누어진다.

사실 말도 되지 않는 일.

그들이 말하는 강남 권역은 이미 미래 길드의 손에 들어가기 직전이었다.

화승과 미래가 힘을 합친 지 오래고, 지난 임프 침공 사건 당시의 활약을 기반으로 협상에 들어가 있었으니까.

충북과 인천도 마찬가지였다.

본래부터 충북의 길과 인천의 항구는 화승이 보유한 최상의 것들이었다.

그만큼 많은 힘을 쏟아붓고 있단 의미다.

되려 오성은 이 항만과 길들 만큼은 화승의 것을 빌려서 사용하고 있는 형편이라 봐도 무방했다.

이번 계약이 끝이 나게 되면 그조차도 미래가 가져갈지도 모를 일이었다.

때문에 오성이 미래를 상대로 발악하고 분투한 게 아니었던가.

이런 상황 가운데 화승의 힘을 뚫고, 이것들을 새로 차지하는 게 될 리가.

확률은 지극히 낮다 못해 불가능에 가까웠다.

그러나 누구든 상상은 자유였다.

“바로 움직이자고.”

“알았어.”

“다들 다른 곳에 말이 새어 나가지 않도록 해. 그게 가장 중요하니까.”

“여부가 있나.”

“그럼 가자고.”

그들은 가질 수 없는 것들을 미래에 가질 수 있다고 여기며.

각자가 일을 나눠 받아 움직이기 시작했다.

오성의 백택수.

그의 초조함이 빚어낸 행동들.

그것들에 대한 반작용으로 나온 반응들이, 그가 모르는 사이 오성 내부에서부터 금이 가게 만들고 있었다.

그리고 그러한 금들은.

-이 정도면 노릴 만하지 않겠나?

-킬킬. 재밌게 되었어.

-다시 한국에 발길을 들이미는 게 가능할지도?

틈만 나면, 인간을 위협하는 자들에게 한국이 다시 먹음직한 미끼로 보이게 만들었다.

서로 간의 불신, 의심 등을 집어 먹고 세력을 키우는 이계의 존재들은 언제나 넘쳐나는 법이었으니까.

그러한 상황을 인간 대다수가 알 수 있을 리 없었다.

언제나 이것을 알게 되는 자들은 소수. 그나마도 세계의 관측을 자처하고 있던 자들이었다. 다만 희망적인 게 있다면 그런 관측자 중 일부가.

“이러면 움직일 수밖에 없겠는데.”

“흐름은 좋은 방향으로 갔는데, 그 흐름이 커지니 바람이 너무 거세군.”

“가야 하나.”

인간 그 자체를 위하여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정도다.

그런 그들의 움직임이 과연 모두에게 득이 될는지는 알 수 없었다. 아니 득이 되지 않을 확률이 높았다.

득이 되었더라면,

지한휘가 겪은 과거가 공허가 내려앉은 최악의 엔딩으로 끝이 날 리 없었으니까.

어쨌거나.

그런 그들이 움직이는 가운데, 겉으로 보이는 모든 것들은 그리 좋지만은 않은 상황이었다.

그나마 많은 자들이 희망을 품는 건 역시 한 방향이었다.

* * *

역시 이번도 도드라지게 활약한 건 지한휘 측이었다.

그는 이 활약을 숨길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되려, 이번만큼은 미래 엔터에 협조를 해줘서 영상을 편히 찍을 수 있도록 해줬을 정도다.

때문에 많은 활약이 크게 두드러지고, 또 금방 열기가 식어 사라지는 가운데서도.

지한휘와 그의 팀이 활약하는 것들은 꽤 오래 주목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그 지한휘가, 또?

-쟤들이 이틀 만에 지역 하나를 완전히 처리한 거 같은데?

-실화냐, 진짜.

-러시아는 아직 수습도 못 한 거 같은데…… 그래도 한국은 어찌 되는 듯?

-땅이 작은 게 이득인 듯. ㅋㅋㅋㅋㅋ

-그거뿐이냐? 어쨌건 애들이 잘해주고 있잖아.

-개솔 ㄴ. 지한휘 덕임.

-지한휘 빠 또 나왔고요. 근데 맞기는 한 듯?

실제 일개 팀원치고, 길드 단위의 활약을 하고 있었으니.

그 활약에 반박하는 자가 나오는 게 더 이상한 일이었다.

어쨌거나, 지금까지 이룬 여러 활약으로 인해서 이젠 영웅이라 칭하고 보는 자들도 심심찮게 나오곤 했으니까.

아마, 그가 아직 밝히지 않은 이야기들.

고정 던전인 죽은 공장의 폐허를 고쳐내고, 새로운 세계 따위를 열어냈다는 걸 알게 되면, 세상은 다시 한번 더 놀랄 터였다.

모종의 이유로 숨겨 놓고 있기에, 그나마 있는 관심이 이 정도였다.

……물론 이 정도 관심만으로도 부작용(?)이라 할 수 있는 자들은 심심찮게 양산되고 있었다.

-지한휘 신도들 모집합니다. 우리 지한휘 진리…….

-아, 저 새끼들은 또 난리네. 난 지한휘는 좋은데 저 팬클럽은 좀…….

-……ㅇㅈ. 애들이 정상이 아냐. 정상이. 그래서 가입은 어디로 하는데요?

-와 씨. 미친 사람 1 하나 더 느는 소리가 들린다. 소리가.

지한휘 팬클럽. 소위 지한휘 교라고 불리는 자들이 세를 불리는 속도가 심상찮지 않았다.

그 마왕 벨린카니스조차도, 주의 깊게 지켜보라고 말하고 있는 저주 기술을 지니고 있는 자들.

회귀 전 과거에서도 그들을 이끄는 자를 찾아보고자 했으나, 끝내 찾지 못했던 그가 더 본격적으로 움직여갔다.

과연 그런 그가 이번은 더 빠르게 움직임으로서 또 어떤 결과물이 만들어질지는 아직 두고 볼 일인 가운데서.

“토벌 성공입니다!”

“혹시나 있을 것들은?”

“이미 없는 거 전부 확인했습니다. 이찬호 헌터도 계속 돌고 있구요.”

“좋네.”

지한휘는 목표로 했던 지역의 몬스터를 완전히 소거 하는 데 성공했다.

일차적인 목표는 완벽하게 이뤄버리게 된 셈.

다들 그의 다음 행보를 기대했다.

-이제 어디 갈 거 같냐?

-북부로 더 갈 듯?

-뒤로 빠지지 않겠냐. 그 재앙의 바람인가 뭔가가 브레이크 일으킨다며? 그럼 일어날 만한 곳으로 미리 가서 처리해야지.

-그건 이미 미래의 다른 헌터들이 이미 하고 있잖슴?

-그래도 한 손이라도 보태는 게 낫지.

설왕설래는 있었다.

이미 던전 브레이크가 터진 지역을 소거하러 간다고 하는 측이 가장 다수를 차지했다.

소수는 재앙의 바람이 일어날 만한 곳을 가서 미리 처리해야 한다는 자들이 있었다.

둘 모두의 논리는 나쁘지 않았다.

어쨌거나, 보통 사람들이 보기에 저 재앙의 바람은 결코 막을 수 없어 보였다.

그러니 뒷수습만 하는 게 당연하지 않은가.

그리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지한휘가 하는 건 양측 모두 생각한 예상을 벗어나 있었다.

-저거, 뭐 하는 거냐?

-음…… 뭘 그리는데?

-마법진!? 마법진 아니냐!?

-중2병 보소. 뭔 헌터가 마법진을…… 그리네?

일대의 모든 몬스터를 소거한 그는 마법진을 그리기 시작했다.

-안 움직이나?

-뭐냐. 여기까지만 하려고?

-지한휘 답지가 않은데?

그러곤 모든 마법진을 그린 이후. 이동을 멈췄다. 마치 무언가를 기다린다는 듯이. 그리고 얼마 뒤.

모두의 기대가 사라져가는 가운데서도, 마법진 한가운데만을 제 자리로 고수하고 있던 지한휘.

그가 앞을 바라보며 짙게 미소 지었다.

“왔다.”

그가 원하던 것이 찾아오고 있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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